산업동향
의약클러스터냐 ! 바이오밸리냐 !
- 등록일2011-01-07
- 조회수6894
- 분류산업동향 > 종합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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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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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약업신문
-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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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의약클로스터#바이오밸리
의약클러스터냐 ! 바이오밸리냐 !
[신년특집2 - 오송시대 개막 ④]
----------------- 글싣는 순서 ------------------
1. 보건의료산업의 메카
2. 식약청 등 국책기관 이전 러시
3. 생명과학단지 조성의 의미
4. 의약클러스트냐 바이오밸리냐(신약조합 조헌제)
5. 입주업체 탐방(CJ, LG, DHP코리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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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헌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연구개발진흥실장
현재 전 세계 제약 산업은 날로 급증하는 R&D비용과 경쟁심화에 따른 광고비 증가, 안전성 규제강화, 약가규제 심화 등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다양한 요인으로 생산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제약 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전 세계 제약 산업계가 직면해 있는 이와 같은 생산성위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국내 제약 산업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바 있으나 현재는 어느 때 보다도 심각한 각종 도전과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미래 국가성장동력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현재 주요 연구개발중심 제약기업들은 순이익의 70%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혁신활동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국회 차원에서 제약산업육성법 제정 추진을 통한 제도기반 마련을 추진 중이고, 정부도 제약산업발전협의체 운영, 범부처전주기 신약개발지원 프로그램 신설 등을 통한 지원 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우리나라 신약개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족한 신약개발 인프라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합동으로 지난 2005년부터 추진 중에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신약개발과 첨단의료기기개발을 위한 핵심인프라로서 충청북도 오송과 대구 신서지역에 2009년부터 2038년까지 총 8조 6천억 원이 투입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됨으로써 향후 30년간 글로벌 수준의 첨단신약 16개 개발을 목표로 기업, 대학, 연구기관, 의료기관 등의 상호 협력에 의한 신약개발의 활성화 및 연구 성과의 상품화 촉진을 위해 신약개발지원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실험동물센터 등 각종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아울러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하여 연구개발 자금지원, 세제지원, 임상시험용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지급 등 각종 지원과 특혜도 제공될 예정이다.
국내 제약 산업의 신약개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30년간 추진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및 운영은 정부가 차세대 먹을거리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제약 산업의 혁신성 강화에 필수적인 인프라로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기존 지역 바이오클러스터, 바이오밸리, 국가산업단지 등과 차별화해 그 설립목적과 취지에 부합됨으로써 국내 제약 산업계의 글로벌 수준 신약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시장수요에 근간을 둔 글로벌 수준의 지원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한 몇 가지 선행조건이 있는 것 같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차별성 성패 좌우
①구체적 실행방안 강구 필요
우선 실효성과 차별성 확보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바이오(충북 오송)와 합성(대구 신서)이라는 양대 기술 분야로 이원화된 구조 하에 국비로 지원되는 4개 센터(신약개발지원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와 지자체와 민간투자 인프라 및 편의시설(벤처연구센터, 커뮤니케이션센터, 임상시험센터, 연구기관입주구역)로 구성됐다.
이중 2017년까지 각각 국비 4,778억 원이 투자되는 4개센 터가 사실상 핵심시설이고, 나머지 인프라 및 편의시설은 기존 지역클러스터 등과 동일한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실효성확보는 순수 국비가 지원되는 4개센 터의 역할, 기능면에서의 차별성과 실효성확보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수준의 첨단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과의 안전성, 유효성 등에서 차별성을 갖추고 마켓에서의 니즈와 메디컬영역에서의 니즈에 부합되며, 해외 국가별 허가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유망 혁신신약 후보물질도출이 필요하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신규 작용점 탐색 등 원천영역의 연구결과에 기반을 둔 First-in-class급 혁신신약을 개발해야 하지만 거대 다국적제약사들도 투자생산성을 감안해 기존 작용점에 근거한 Best-in-class에 집중한 결과 독점성이 보장되는 블록버스터 약물의 수가 현저히 감소되고 있는 추세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계획에 따르면 신규작용점 발굴, 후보물질도출 기능을 국비지원 4개 센터 가운데 신약개발지원센터가 담당하고 있어 신약개발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실효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 다국적 제약기업들 조차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신규작용점에 근거한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시장수요에 근거해 도출하기에는 공공연구기관성격의 센터가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존재할 수 있다.
아울러 신약개발지원센터가 직접적으로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이를 기업에 이전한다는 사업모델이라면 기존 국가출연연구기관과 차별성 문제와 후보물질을 자체 도출하고 있는 기업과의 역할분담문제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약개발 지원인프라로서의 정체성 확보를 위한 면밀한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②글로벌 수준운영체계‧우수인력 확보
두 번째 선행조건은 글로벌 수준의 운영체계 구축과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우수인력확보 문제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기존 국가산업단지 등과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국비지원 4개 센터에서 도출되는 결과가 이를 활용하는 기업은 물론 글로벌 의약품시장과 해외 인허가 기관에서 공히 신뢰성을 인정받음으로서 기업의 신약개발 투자생산성제고와 시장성공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후보물질 도출부터 전 임상시험, 임상시험용의약품생산 전 과정에 걸쳐 철저히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표준 운영체계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③시장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필수
세 번째 선행조건은 시장과의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없을 경우 양대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차별성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시장과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시장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지원인프라가 갖추어야 하는 선행조건이다. 시장수요에 기반을 두지 않는 나 홀로 식 지원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시장수요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기관 또는 입주기업에 국한된 범위가 아닌 작게는 국내 전체 제약 산업계에 존재하는 연구개발주체들인 기업, 대학, 연구기관, 벤처기업으로부터 크게는 글로벌 의약품시장으로부터 도출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발표된 조성, 운영계획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약품시장의 연계기능을 누가 수행할 것이냐에 대한 방법론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운영기관이 이를 자체 수행하기에는 시장기반이 미약함에 따른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됨으로서 의약품시장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관련기관들과의 협업체계구축이 시급히 강구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④오픈이노베이션 방안 강구
네 번째 선행조건은 외부 역량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양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운영계획에는 단지 내 인프라 조직 중심의 혁신지원전략이 두드러져 보인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본래의 취지에 따라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국내 신약개발주체들의 보유역량과 미 보유 역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하는 R&D포트폴리오 구축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될 수 있는 우수 역량을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결집함으로써 지원 생산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지내 입주기업 또는 기관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한 연구개발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⑤민간기업 적극 참여와 투자 절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사업임을 감안할 때 예산이 그리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2009년부터 2038년까지 양대 첨단의료복합단지에 투입되는 정부, 지자체, 민간 투자규모는 8조 6천억 원이지만, 정부 및 지자체 지원액은 각각 2조원규모로서 연평균 680여억 원에 불과한 실정이며, 단지 내 각종 인프라시설가운데 국비지원 핵심 4개 센터에 국한하여 분산 지원된다 하더라도 센터 당 연평균 170여억 원에 불과해, 사실상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투자 없이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유도책 강구도 시급할 것으로 고려된다.
해외의 경우 기존 구축된 바이오클러스터, 바이오벨리 등 각종 단지들의 생산성 제고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클러스터간 융합, 협업체제 구축 등 각종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4-5년 전부터 각 주마다 운영되고 있는 각종 클러스터간 사이버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추구하는 슈퍼클러스터 개념이 형성돼 추진되고 있을 정도로 하드웨어적 클러스터 신설이 아닌 소프트웨어적 네트웍 신설이 선호되고 있는 추세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신약개발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향후 긍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매우 큰 상황에서 기존 바이오클러스터에 추가하여 신설되는 국가적 인프라조직인 점을 고려할 때 그 신설 목적에 걸맞은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차별성 확보전략 수립과 이를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실행방안을 보다 철저히 강구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만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혁신거점으로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중국, 인도가 아닌 한국으로 시선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