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INpro
(BioIN + Professional) : 전문가의 시각에서 집필한 보고서 제공합성생물학 최신 연구동향과 사회문화적 영향
- 등록일2016-10-06
- 조회수15923
- 분류플랫폼바이오 > 바이오기반기술, 플랫폼바이오 > 바이오융합기술
-
저자/소속
최인걸 교수/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
발간일
2016-10-06
-
키워드
#합성생물학
- 첨부파일
시작하는 말
‘합성생물학'은 21세기 생명과학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고, 에너지, 식량, 환경 등 인류사회가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유망한 차세대 생명공학기술이다. 이 보고서는 합성생물학의 학문적 의의와 배경을 요약하고 최신 연구동향 및 상업화 전망과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또한 최근 유행하는 메이커운동과 맞닿은 바이오해커의 출현과 스스로하기 생물학(Do-It-Yourself Biology)등을 소개하고, 그들을 통해 합성생물학의 사회문화적인 영향도 함께 논의한다.
1. 합성생물학의 개요
가. 무엇이 합성생물학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합성생물학’은 혁신적인 생명과학 연구방법으로, 생물정보학, 유전자합성,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술과 같은 생명공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모두 반영한다. 또한 합성생물학은 화학, 물리, 의약, 재료, 나노, 전자, 정보학을 아우르는 진정한 융복합 과학기술로 분류된다. 합성생물학의 범위는 관련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고 폭넓게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합성생물학은 ‘생명의 구성요소, 장치,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design)하고 제작(construction)하거나, 기존의 생명시스템을 사용자의 목적에 맞게 재설계(re-design)하는 것'으로 정의된다[1]. EC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그 범위를 보다 폭넓게 적용하여 ‘생명체의 유전물질을 설계, 제작, 변경하는 것을 촉진하거나 가속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과학, 기술, 공학’으로 합성생물학을 정의한다[2]. 이 정의들은 기존의 생명시스템을 사용자의 목적에 알맞게 재설계하고 변경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유전공학 연구와 많은 부분이 중복된다[3]. 이런 중복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합성생물학이 기존의 생명공학연구와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을 한다[4]. 합성생물학 정의의 핵심은 바로 생명시스템의‘설계에 의한 제작'(construction by design)이고, 더 단순하게 정리하면 생명과학에 공학적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3]. 이것은 ‘제작에 선행되는 설계'가 항상 있고 ‘제작 기술'로 생명과학이 사용가능하다는 뜻이다[5]. ‘공학적 원리’의 적용은 결국 생명과학이 사용 목적에 맞는 효율적인 ‘설계와 제작'을 어떻게 수행하는가의 문제이다. 따라서 ‘합성생물학이 이전의 유전공학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설계와 제작의 방법에 따라 구분되거나 차별화 된다’라고 답할 수 있다.
나. 합성생물학의 학문적 의의는 무엇인가?
현대 분자생물학은 생명현상을 구성 요소들과 분자수준에서 이해하려는 환원주의적 과학 연구 방법에 근거하고 있다. 최근의 시스템생물학 연구 방법은 환원주의적 연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생명현상의 이해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이 같은 지식의 불완전성은 합성생물학이 갖는 내재적인 불확실성을 만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합성생물학의 불확실성은 생물요소들의 설계와 조립을 통해 ‘항상 결과가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면 해소된다. 따라서 합성생물학은 생물요소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생명시스템의 창발성(emergent property)을 이해하는 연구에도 도움을 준다. 이것이 공학적 원리의 적용과 함께 합성생물학이 갖는 과학적 의의이다[6]. 이러한 학문적 의의는 인류가 당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합성생물학이 시도하는 공학적 원리구현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2. 합성생물학의 연구동향
합성생물학 연구는 공학적 원리구현에 필요한 혁신적인 고유기술(synthetic biology enabling technology)을 개발하고, 합성생물학 원리구현을 통해 새로운 물질의 합성이나 그들의 대량생산방법을 설계 제작하거나, 기존 생명시스템을 목적에 맞춰 개량하는 모든 방법을 포함한다[7-9]. 합성생물학 원리에 따른 새로운 물질생산방법은 희귀식물 등에서 제한된 양으로 생산하던 천연물들의 생산에도 활용된다. 효모를 사용해 개똥쑥에서 유래된 말라리아 치료약 전구물질인 아르테미신을 생산하는 것은 대표적인 합성생물학의 성공사례로 소개된다[10]. 이처럼 어디서나 작동하도록 설계된 유전자들로 만들어진 생물시스템은 대사공학적 개량을 거쳐 유용물질을 생산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합성생물학 기술을 사용하면 모르핀과 같은 마약성분을 맥주효모에서 만드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어 사회 윤리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11, 12].
가. 무엇이 합성생물학을 가능하게 하는가?
합성생물학 기술의 발달은 전자공학의 발전단계와 자주 비교된다[5]. 유전자 오실레이터 회로나 토글스위치 같은 단순한 생체회로의 제작은 합성생물학기술의 출발점이다. 단순한 생체회로의 제작부터 시작한 기술개발은 복잡한 유전자 논리회로의 제작[13]과 세포 계산기와 메모리의 제작[14, 15], DNA 정보 저장 장치[16]를 거쳐, 최근에는 생물시스템의 설계가 가능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개발[17]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마치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를 거쳐 집적회로까지 전자공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경로와 매우 유사하다. 제한된 수의 전자부품으로 다양한 전자기기를 제작하는 공학적 원리가 잘 설계된 유전자로 우리가 목적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생물시스템을 구성하는 합성생물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 합성생물학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 사례 1: 인공 유전체 합성
합성생물학 구현기술의 좋은 예는 인공 유전체 합성 및 제작기술이다. 2010년 크레이그 벤터 박사를 포함한 연구진은 시험관에서 합성한 DNA를 조립하여 최초의 합성 유전체를 발표하였다[18]. 이는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수행하는 세포공장의 유전체를 통째로 합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이다. 합성 유전체와 같은 인공 생명체 제작의 시도는 미디어의 관심과 함께 생명윤리와 생물안전에 대한 논란을 제공하였다. 오바마 대통령 직속 생명윤리위원회가 청문회를 통해 이러한 논란들을 검토하였고, 그 결과 합성생물학이 지닌 잠재적 유용성과 위험이 현재의 기술로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과 함께 합성생물학 기술개발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계기가 됐다[19]. 이후로 최초의 진핵세포 합성유전체 제작[20], 최소 유전체의 합성, 제작 및 선별 방법개발[21], 유전암호가 재코딩된 합성 유전체[22]등 관련 연구 성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다. 합성생물학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 사례 2: 유전체 편집
2012년 마틴 지넥등에 의해 유전체 편집의 분자기작과 응용가능성이 보고된 이후[23], CRISPR-CAS9 시스템은 최근 관심과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생명공학기술이다. 현재 거의 모든 생명과학분야에서 CAS9유전자 가위는 유전체를 편집하는 도구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CAS9 편집 시스템은 ‘설계와 제작’이 용이하다는 장점과 함께 거의 모든 생물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범용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유망한 합성생물학도구로 각광받고 있다[24]. 최근 유전체 편집된 버섯이 USDA승인을 받고[25], 유전체 편집된 양배추 요리[26]가 주목을 받는 등 유전체편집기술의 합성생물학 제품으로의 응용가능성은 매우 높고 적용도 활발하다.
3. 합성생물학의 연구투자 및 관련산업동향
가. 공공연구부문의 투자 동향 – 미국을 중심으로
합성생물학 연구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서 2014년까지 미국내 정부기관의 합성생물학 연구 투자비는 총액으로 약 8억 2천만 불로 집계되었다[27]. 연구비를 지원하는 정부부처 기관의 다양성은 합성생물학이 지닌 융복합 학문으로서의 특징을 잘 반영한다. 기관별로는 다소 증감이 있지만 합성생물학 관련 연구투자총액은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다른 정부부처와 달리 국방부 연구프로그램(DARPA)의 연구비 투입비용이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현재 합성생물학연구에 가장 많은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27]. 영국과 유럽의 경우 합성생물학 관련 연구비가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총액은 미국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27]. 대한민국도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의 지능형 바이오 시스템 설계 및 합성 연구 사업단[28]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시스템합성 농생명공학 사업단[29]을 통해 합성생물학분야에 대규모 연구투자를 진행 중이다.
나. 합성생물학 연구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
현재 100여개 이상의 합성생물학 관련 제품들이 보고되었지만 기존 생명공학기술로 생산되는 제품들과 많이 중복된다[30]. 때문에 지난 10년간의 많은 성공적인 과학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차별화된 합성생물학 고유의 상업적 성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의견도 함께 존재한다. 생명과학지식의 불완전함 때문에 공학적 원리 구현이 처음 생각처럼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31, 32]. 최신의 합성 유전체 제작기술들은 생물봉쇄(biocontainment)기술로 적용이 가능하지만, 아직 세포공장으로의 직접 사용은 요원하다[22, 33]. 특히 성공적인 합성생물학 응용사례로 항상 소개되던 말라리아 치료제 전구물질 아르테미니신의 잠정적 생산중단 소식은 합성생물학 기술의 상업화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34]. 이는 기존제품과의 중복을 피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합성생물학 연구를 하는 것이 매우 드물고 어렵다는 것을 반영한다. 2006년 이후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지원하던 미국 내 대표적인 합성생물학 연구프로그램인 신버크(SynBerc)도 2016년으로 종료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경우 연구주제와 상관없이 합성생물학 과제가 학계로 부터 큰 관심과 호응을 받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35].
다. 합성생물학 관련 시장동향
합성생물학 고유의 시장가치는 기존의 생물공학제품과 기술과의 중복성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합성생물학 관련 시장은 연평균 23%정도 성장하여 2020년에는 전체 시장이 147억 불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36]. 특히 2020년에는 DNA 합성관련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시장의 절반정도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36]. 현재 합성생물학 키워드로 등록된 스타트업 회사는 100여개 이상 존재한다[37].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가진 혁신산업으로서 합성생물학 신생기업이 풀어야 할 문제는 어떻게 정부기관들의 규제와 검토를 통과하고, 허가 및 시판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가이다[38]. 특히 대부분의 합성생물학 최신 기술과 제품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생물공학의 법적규제나 가이드라인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어 평가기준이 모호하거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적용해야 한다. 합성생물학 기술이나 제품의 평가를 위해 기존의 법적규제나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거나 개정할 필요가 있다[39, 39]. 정부차원의 법적규제는 생물안전과 윤리적인 이슈와 함께 보다 면밀한 검토와 함께 활발한 논의진행이 필요하다.
...................(계속)
* 로그인 하셔야 자세한 정보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지식
- BioINpro [국가 바이오 경쟁력] 국가 바이오 경쟁력 평가: 합성생물학(과학기술)과 바이오파운드리(인프라)를 중심으로 2025-04-14
- BioINpro [바이오 융합 소재·제조] 미생물-전극 간 전자 흐름의 재설계: 합성생물학과 바이오인터페이스 기술의 융합 2025-03-31
- BioINwatch 신기술(합성생물학, 유전자편집기술 등) 발전에 따른 유전자변형미생물(GMM)의 합리적 규제 방안 2025-03-27
- BioINregulation 바이오 분야 비용편익분석: '합성생물학 개발·실험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2024-10-07
- BioINwatch 합성생물학과 생체전자공학이 융합한 Living drug 2024-07-09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