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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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동 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올해 56세 박노화 씨는 요즘 매우 우울하다. 25년 가까이 충성한 회사에서 명예퇴직의 압력을 받고 있으며, 애지중지 키운 자식들도 만족스럽지 않고, 노후 생활도 보장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박노화 씨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마음과는 달리 차츰차츰 기능을 상실해 가는 몸 상태이다. 노안은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모두 볼 수 없게 되었고, 주머니에 들어 있는
핸드폰의 벨소리도 잘 들리지 않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가쁜 숨과 함께 무릎이 아파오고, 최근에 일어난 일도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건망증도 한층 더 심해졌다. 이러다가는 인생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평생 일만 하다가 생을 마감할 것만 같은 허무한 생각에 자꾸 억울하기만 한 것이다. 박노화씨의 몸 상태를 다시 젊은 시절로 되돌려 이번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새로운 삶을 살게 할 수는 없을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박노화 씨의 세포 일부분만이라도 다시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는 없을까?

세포의 나이 - 분화와 역분화

박노화 씨의 몸은 56년 전에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가 우여곡절 끝에 만나 생성된 하나의 수정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계속되는 분열과 분화를 통해 현재는 서로 다른 200여 종류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어떻게 한 종류의 세포인 수정란이 이토록 다양한 세포로 분화되는 것일까? 그리고 각각의 세포 운명은 어떻게 결정되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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