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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점

분류 제도동향 > BT안정성/윤리
출처 세포응용연구사업단 윤리위원회 조회 27029
자료발간일 2005-04-27 등록일 200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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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점


가천의과대학교 교양학부 권복규


  
들어가는 말

인간배아줄기세포(human embryonic stem cell, hES)를 포함한 탯줄줄기세포, 그리고 성체줄기세포와 그로부터 비롯된 인공장기, 혹은 질병모델동물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엄청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가 그 실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연구를 통틀어 세포응용연구라 부를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이 출범하여 이 분야의 기초 지식을 축적하고 응용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그 잠재적 유용성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볼 수 없는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들 또한 내포한다. 줄기세포의 형성을 위해 근본적으로 인간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인간배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인간 생명을 경시하고 생명을 도구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제작된 인간 배아는 모체의 자궁에 이식하면 태아, 즉 인간 개체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기에 1997년 복제 양 돌리의 탄생 이래로 촉발된 복제인간 탄생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일각에서는 ‘치료복제(therapeutic cloning)’라는 표현으로 복제인간을 탄생이 목적인 ‘생식복제(reproductive cloning)’과 구별하여 이를 정당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치료적 복제의 결과로 만들어진 배아 역시 인간 개체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점 때문에 비판을 피해 나가기는 어렵다.

게다가 시험관시술(IVF)의 과정에서 남은 잉여배아를 줄기세포의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 줄기세포 획득을 목적으로 체세포핵이식기술을 통한 복제배아를 창출할 수 있는가의 문제, 아울러 인간개체복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응용연구에 있어 피하기 어려운 뜨거운 논쟁거리이다. 이 때문에 2000년 발족된 과학기술부 산하의 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서는 2001년 한 해 동안 이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란을 거쳐 인간복제 및 체세포핵이식기술을 활용한 치료목적의 복제는 금지하되, 인공수정 과정에서 남은 잉여배아를 충분한 시간 경과 후에 줄기세포 추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타협안을 내놓았으나 이것 역시 일부 종교계 및 시민단체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커다란 주제 외에도 줄기세포 등 세포응용연구의 과정에서는 다른 생의학적 연구와 마찬가지로 여러 윤리적인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폐기 예정인 잉여배아를 과연 사용할 수 있는가, 누구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부터 탯줄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려는 연구인 경우 과연 누구로부터 그 혈액의 사용에 관한 동의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고, 설사 성체줄기세포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한다 해도 동의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세포를 이용하는 연구에는 연구의 목적과 종류에 따라 해당 세포 외에도 혈액, 혈장, 양수 등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럴 때는 조직의 적출에 대해서 유효한 동의 및 피검자의 안전성을 보장하였는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 연구 목적으로 배아의 어떤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다른 종(동물)의 배아와 결합시키면 종간 경계를 무시하고 잡종(chimera)를 만들었다는 사회적인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동물의 배아세포를 만들어 복제 동물을 만드는 행위 역시 동물의 권리와 생명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동물애호가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으며, 질병모델동물 제조를 위해 유전자를 변형시킨 동물을 만들면 동물학대라는 비판 외에도 그런 과정을 통해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반론에도 마주치게 된다. 또 연구의 전 과정에서 동물의 복지와 건강상태를 보살펴야 하는 윤리적인 의무 역시 존재한다.

실험실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사람에게 적용하는 단계로 들어가면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피할 수 없다. 줄기세포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병이 들거나 문제가 있는 조직이나 세포를 대치할 수 있는 건강한 세포를 제조하여 이를 심어주는 것인데 안전성에 대한 분명한 검증이 있기 까지는 실험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고, 이런 경우 피검자의 동의를 어떻게 받으며 복지를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개인의 정보 보호 및 사생활(privacy)보호는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이 과정까지 성공적으로 끝나면 산업화가 가능할 것인데 그럴 때 치료용 줄기세포에 대해 특허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조직제공자와 연구자, 연구비제공자 간에 수익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도 복잡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응용연구의 진행에는 윤리적이고 법률적인 검토가 항상 뒤따라야 하며 연구자들은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정해진 지침에 따라 연구를 진행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커다란 연구 성과를 올린다 해도 인간의 생명권과 존엄성을 침해하였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1. 인간수정란 및 배아에 대한 연구는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인간수정란 및 배아에 대한 연구, 특히 줄기세포를 추출하여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는 그 배아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 배아 자체가 자궁에 착상을 시키면 온전한 인간 개체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윤리적으로 심각한 물음을 제기한다. 배아의 도덕적 지위가 온전한 인간의 그것과 동일하다면 어떤 경우에도 배아를 활용한 연구나 배아조직의 사용은 윤리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가톨릭교회를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배아는 수정된 순간으로부터 온전한 인간의 생명으로서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그 이유는 수정란으로부터 출생한 신생아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명이 시작하는 절대적 순간을 설정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 생명의 연속성(continuity)이 존중되어야 하고, 수정란 및 배아는 추후 인간으로 발달하기 위한 모든 잠재성(potentiality)을 갖추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 배아의 생산, 잉여배아의 연구, 배아로부터의 배아줄기세포추출을 통한 치료의 시도 모두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매우 분명하기는 하지만 그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어렵다. 즉 배아의 연속성과 잠재성을 인정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수정란과 배아, 태아,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동일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낙태죄가 살인죄와 동일하게 처벌받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는 인간의 수정란과 배아, 특히 특정 시점 이전의 배아에 대해 완전한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지위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인간으로 발달 가능한 잠재력을 갖춘 특수한 존재로 인정하려는 입장이 있다. 영국의 워녹 보고서(Warnock Report, 1984)는 배아의 도덕적 지위는 성장하면서 점차 발전하는 것으로 초기 단계에서 연구의 윤리적 정당성은 그 연구가 가져올 이득과 배아를 보호함으로써 얻는 이득을 비교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 결과로 몇 가지의 경우에 한해 수정 후 14일 이내의 배아를 연구 및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정당화된다. 수정 후 원시선이 생기는 14일 이후가 되면 그 배아는 개체성(individuality)을 갖춘 존재로 여길 수 있지만 그 이전의 전배아(pre-embryo) 단계에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도덕적 지위의 차원에서 비교적 낮은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원시선이 항상 특정 시점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14일이라는 절대적인 시간을 정해놓을 수 없으며, 원시선의 설정 역시 임의적인 기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배아 연구 자체를 완전히 금지할 수 없다면, 특정 시점을 정해 놓는 편이 제도의 구비라는 점에서 보다 합리적이기 때문에 이 주장은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나라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체외수정기술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 결과 폐기될 운명인 잉여 배아들이 양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제한적인 연구에 대한 윤리적인 반감은 비교적 덜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종교계 일각에서는 잉여배아를 양산하는 체외수정기술부터가 윤리적으로 그릇된 것으로 간주하지만 현실적으로 폐기될 수밖에 없는 잉여배아를 인간의 복지와 건강 증진을 위해 연구용으로 활용한다는 데는 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으며, 이미 언급한 과학기술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권고안도 이런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 등의 응용 목적으로 배아를 창출하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인간을 수단화한다는 강력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정자나 난자를 기증하는 목적은 다른 방법으로는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불임부부를 돕는 데 있으며 기증 절차상의 동의 역시 그렇게 한정되어 있으므로 이들을 임의로 활용하여 배아를 창출한다면 기증자의 의사를 무시하였다는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배아를 창출하려는 연구의 목적으로 정자나 난자를 기증하는 행위도 받아들일 수 없는데 이는 정자나 난자 등의 성세포는 그 자체로는 기증자의 신체 일부이지만 이것이 결합하여 수정이 되면 전혀 다른 개체(가 될 잠재성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증 받은 성세포를 이용해서 자의적으로 수정란, 혹은 배아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 혹은 그런 목적으로 쓰일 것을 알고 생식세포를 기증하는 행위는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 하에서는 윤리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인간은 살아있는 몸 전체는 물론, 일부 조직이라도 사려 깊게 취급되어야 하며 그것이 생식세포라면 더욱 그러하다.

인공적인 배아의 창출, 그리고 복제기술은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생식방법을 가능하게 했다. 일례로 미토콘드리아로 유전되는 질환을 가진 여성은 다른 여성의 난자를 제공받아 자신의 난핵을 이식하고 이를 자신의 남편의 정자로 수정함으로써 자손에게 더 이상 이 질환이 유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 출생한 아이는 수핵세포질을 제공한 어머니, 유전인자의 절반을 제공한 유전적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세 부모를 가지는 셈이 된다.

이러한 기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런 거부감은 도덕적 감수성(moral sentiment)의 유린에서 비롯된다. 철학자 흄(David Hume)에 따르면 도덕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할 때 해서는 안 되는 것과 넘어서는 안 될 장벽이 존재하는데 이는 어떤 일을 행하는 것이 추잡스럽거나 문명의 타락과 관련된다는 느낌, 즉 무도함의 느낌(sense of outrage)이다. 사실 이러한 느낌이나 일반인의 도덕적 거부감은 자칫하면 근거가 희박한 편견과 구별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사회에서 사람들의 행위를 규제하는 도덕적 규범은 비판적 사고를 통한 윤리적 성찰이라기보다는 그가 그 안에서 자라나서 익숙해진 일반적인 문화형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그러므로 이 “도덕적 감수성”이론은 추상적이고 이론적이라기보다는 현실규범적이고 직관적인 것이며 다원적 윤리관이 존재하는 사회가 어떤 정책을 입안하려고 할 때 어쩔 수 없이 의지하게 되는 잣대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배아복제 등의 연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윤리적인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기독교인을 비롯한 여러 종교인들은 이 연구에서 인간이 “신노릇(playing God)”을 하는 오만을 저지르고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으며, 생태주의자들은 자연의 질서에 어긋나는 지나치게 인위적인 행위가 언젠가 커다란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비록 그 근거가 아주 분명하지는 않다 해도 현대 문명의 갖가지 문제와 결함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가지며 이 문제에 대한 도덕적 판단에 있어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배아복제기술은 인간이 이제까지 자명하게 생각하였던 존재의 핵심개념들 -부모, 자녀, 생식, 탄생, 죽음 등-을 인간에 의해 조작이 가능해진 유동적인 개념으로 바꿔놓았으며 이로 인해 이제까지 인간 삶의 근본 기제로 작동했던 규범과 질서 역시 흔들어 놓았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등장한 실체(복제배아 등)와 개념을 종래의 규범적 질서 안에 끼워 맞추던가, 아니면 이들을 포함하는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 내야 하는데 문제는 이 두 가지 모두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 결과 발생한 윤리적인 혼돈은 그 자체로 사회의 제 규범을 유지하는 데 위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 배아에 관한 연구는 사회적으로 커다란 윤리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느니만큼 이런 연구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그 필요성이 그만큼 급박하고 절실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것은 이득(benefit)과 해악(harm)의 균형잡기라고도 볼 수도 있다. 파킨슨병, 당뇨병, 근무력증 등 배아복제, 혹은 세포발생 및 줄기세포연구를 통해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예상되는 질병들이 과연 우리 사회에 그만큼 중요하고 사회구성원의 복지에 큰 해악을 미치고 있는가? 그런 질병들을 극복하기 위한 다른 대안들은 없는가? 이 연구가 그런 질병들을 극복하는 데 정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존재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다.

이 질문들에 대해서 모두 ‘그렇다’는 답이 나올 경우 우리는 상당한 윤리적 위험성을 무릅쓰고서라도 이러한 연구들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도 완전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없다. 이 역시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의거할 수밖에 없으며 각 사회가 자신의 역사적 경험과 문화적 전통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예컨대 파킨슨병에 걸린 노인을 돌보는 요양원을 짓고 사회의 책임 하에 보살피는 편이 무고한 인간배아를 희생시키는 것보다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우리는 그런 쪽으로 지원을 하고 규제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물음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연구를 해 보기 전까지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인간수정란, 배아에 대한 대안으로 흔히 언급되는 탯줄줄기세포, 혹은 성체줄기세포 등이 과연 더 경제적이고 효과가 있으며 결정적인 취약점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더 연구를 진행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물음에 대해서는 과학 연구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진 과학 연구가 직접적인 성과를 내기 보다는 그 과정에서 많은 부산물과 우연에 의한 발견을 낳았고, 그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였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어떤 치료 목적을 가지고 집중적인 연구를 했을 때 그 치료약, 혹은 치료방법 보다는 그 과정에서의 산물이 과학에 더 기여하는 바가 클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배아로부터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당장 치료에 쓸 수 있는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기보다는 세포의 분화과정, 세포간 상호작용, 신호조절 등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으며 이는 발암기전과 세포면역 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어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수정란이나 배아를 연구 및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윤리적 문제제기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일방적인 설득에 의해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줄기세포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수정란과 배아에 대한 연구를 피해갈 수 없다면 그 과정은 완전히 투명하고 엄격한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 수정란과 배아는 단순한 사물(thing)이 아닌 존엄성을 지닌 귀중한 존재로 조심스럽게 취급되어야 할 것이다.
 
2. 치료복제의 윤리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체세포핵이식기술, 혹은 수정란분할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배아를 흔히 복제배아(cloned embryo)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이 체세포핵이식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복제배아이므로 이 글에서는 복제배아라는 용어를 이에 국한해서 사용하도록 할 것이다.
체세포핵이식기술을 통한 배아복제를 굳이 “치료복제(therapeutic cloning)”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것이 이 기술을 응용하여 복제인간을 만드는 “생식복제(reproductive cloning)”과 구분하기 위함이다. 이 생식복제, 혹은 복제인간이라는 개념이 복제양 돌리의 탄생 이후로 대부분의 인류에게 일종의 악몽이 되었으므로 이와 구별하기 위해 이러한 용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복제배아의 유전자는 애초에 핵을 추출한 환자의 유전자와 (거의)완전히 동일한 유전자를 갖기 때문에 이로부터 유래한 줄기세포는 환자에게 조직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 환자의 성(性)과 무관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갖는 가장 큰 윤리적인 문제점은 이 기술이 인간개체복제로 향하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우려이다. 이는 전형적인 ‘미끄러운 언덕길 논리(slipping slope)'이나 복제양, 복제소, 복제 돼지 등이 태어났고, 또 인간복제를 공언하는 일부 집단이 현존하는 현실 속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물론 복제인간이 특별한 윤리적인 문제점을 갖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와 종교집단에서는 이를 금지하려 하고 있으며 비윤리적인 행위로 간주한다. 이는 부부의 결합에 의한 자녀의 출생이라는 오늘날의 사회의 기초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분야의 과학자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복제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제정 예정인 생명윤리법안에서도 인간복제행위는 금지될 것이 거의 분명하다. 따라서 만약 치료목적의 배아복제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이를 여성의 자궁에 이식하여 인간 개체를 탄생시키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야 한다.

치료복제를 반대하는 또 하나의 논거는 이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배아 역시 “인간 배아”이며, 따라서 이를 임의로 제조, 연구, 활용하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서의 문제는 핵치환기술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복제배아」가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여 만들어진 「일반배아」와 도덕적으로 동등한가 하는 것이다. 복제배아는 자궁에 착상하였을 때 일반배아와 마찬가지로 개체로 발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 유전적 본질은 하나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 유일무이하고 독특한 존재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어떤 성체의 일부를 재프로그래밍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존의 「배아」에 대한 정의 자체가 이를 포괄하는 것으로 바뀌든지, 아니면 「복제배아」는 「배아」와 다른 어떤 것으로 별도로 규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핵치환법을 사용하지 않고, 난자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단성생식(parthenogenesis)방법으로 배아를 얻으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난자, 아니면 인체의 어느 조직의 세포든 간에 특별한 방법으로 처리한다면 배아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을 띠고 있고, 잠재성 논변을 확대한다면 인체의 모든 세포 역시 잠재적 인간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역설이 발생한다. 때문에 「배아」나 「복제」라는 용어를 아예 쓰지 말고 「난자-체세포발생(ovasomagenesis)」, 혹은 「난자발생세포(ovasome)」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쓰자는 주장도 있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복제된 “배아”는 자궁착상 시 성체로 발전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배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실체이고, 따라서 그 활용에는 특별한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배아복제와 관련된 인간의 수단화에 대한 또다른 주장은 복제 과정에서 여성의 몸이 심하게 착취당한다는 것이다. 즉 복제를 하기 위해서는 수핵세포질인 난자가 필요한데 이는 여성에게 높은 용량의 호르몬제를 투여하여 과배란(hyperovulation)을 일으켜서 얻는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인격체가 아닌 난자의 생산공장으로서 대상화되며, 아울러 호르몬제의 사용으로 인한 갖가지 부작용-간장과 신장의 손상, 난소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이런 사고에 입각하여 배아복제 및 인간의 난자나 수정란을 활용한 연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난자 대신에 다른 동물(예컨대 소)의 난자를 수핵세포질로 이용하여 복제배아 및 줄기세포를 만들자는 주장이 등장하였다. 소의 난자는 많은 수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난자 채취 과정에서의 윤리적인 비난도 피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이종간의 교잡(hybrid)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소의 난자핵을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인간유전자와 소 유전자의 교잡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난자의 세포질에 존재하는 소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제거할 방법은 없으며 따라서 그 결과로 생긴 복제배아는 분명 교잡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소의 난자에 내재할지도 모르는 이종 병원균이나 바이러스가 줄기세포를 타고 인간에게 들어와 미지의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는 이종간배아복제뿐 아니라 이종장기이식에서도 공통된 문제점이다.
 
3. 성체줄기세포 및 탯줄줄기세포의 윤리적 문제는 무엇인가?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는 성인의 골수, 피부 등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증식이 어렵고 분화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이식된 후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기형종(teratoma)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 또한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탯줄줄기세포는 태반과 신생아 사이의 탯줄(umbilical cord)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특히 혈액줄기세포가 풍부하고 채취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탯줄줄기세포는 일반적으로 성체줄기세포에 포함하여 논의되나 윤리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일단 두 가지 방법 모두 체세포핵이식기술을 이용한 복제나 인간배아를 활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는 윤리적인 문제는 한결 가벼운 것처럼 보인다. 특히 성체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몸에서 추출하여 배양, 혹은 분화를 시킨다면 일종의 자가이식치료(autologous transplantation)의 개념으로 볼 수 있으므로 중간 단계에서의 관리만 적절하다면 통상적인 치료술로서 수용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성인으로부터 얻은 성체줄기세포를 분화시켜 치료가능한 세포군을 제조하였다고 하면 이를 의료용으로 판매할 때 애초의 기증자가 어느 정도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줄기세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미국에서 있었던 존 무어(Johm Moore)사례는 이런 치료와 관련하여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를 예시한다.
 
1976년 존 무어는 캘리포니아 대학병원에서 백혈병 치료를 받던 중 주치의 골드 박사로부터(Dr. Golde) 지라(spleen)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지라를 제거하고 몇 년 동안 골드 박사에게 다니면서 골수와 정액, 피부, 혈액을 채취하는 검사를 받았다. 골드 박사는 무어의 세포가 희귀한 생체물질인 림포킨을 과량으로 생산해 낸다는 사실을 초기에 알았고 제거된 지라의 일부를 남겨두고 이후 진단 과정에서 얻어낸 무어의 조직을 가지고 림포킨을 생산하는 세포를 계속해서 배양하였다. 골드 박사는 이 세포주가 30억불에 달하는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고 몇 군데의 제약회사와 접촉하였으며 세포주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하여 얻어냈다. 무어는 이 과정에서 지라 조직과 세포들이 그런 상업적인 가치가 있다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하였으며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골드 박사와 캘리포니아 대학을 고소하였다. 캘리포니아 최고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무어가 제거된 조직과 세포에 대해서는 어떠한 소유권도 갖고 있지 않으나 골드 박사가 사전에 그 세포가 경제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라지 않아 수탁인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면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결하였다.
 
이 사례에서는 지라의 제거가 무어의 치료를 위한 행위였고 따라서 제거된 조직은 폐기되어야 할 운명을 가진 일종의 적출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컨대 뼈에서 골수를 채취하는 조작은 자가이식목적이 아닌 한 환자를 위한 행위로 보기는 어려우며 결국 타인을 위한 기증 행위가 된다. 또 골수 채취는 국소마취와 안정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증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침습적(invasive) 시술이라고 여겨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혈액과 골수는 무상으로 기증하게끔 되어 있지만 이는 그 혈액과 골수가 일회적으로 소모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보상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지 줄기세포의 분화와 배양에서처럼 그 세포군을 계속 증식시킬 수 있다면, 또 그 세포가 치료용으로 쓰일 수 있다면 예상되는 경제적인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며 기증자는 당연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물론 기증 전에 모든 상업적인 성과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동의를 받을 수는 있지만 그것 자체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힘들 것이다.

또 성체줄기세포는 혈액이나 골수에서와 마찬가지로 감염 가능성 등의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혈액이 가끔 유통되는 사고가 일어나듯 유사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또 혈액과는 달리 계속 세포를 증식시켜 여러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회적으로 커다란 보건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성체줄기세포를 실제 치료용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이런 문제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탯줄줄기세포는 이러한 소유권과 감염가능성 등의 문제가 비교적 덜하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이제까지 이 탯줄혈액이 분만 과정에서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태반과 탯줄, 탯줄혈액에 대해 산모와 그 가족들은 별다른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으며 의료용 적출물로 폐기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태어난 아기의 장래를 위해 탯줄혈액을 보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며 이와 관련된 사회적인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즉 탯줄혈액을 보관하면장차 아기에게 생길 수 있는 소아암이나 혈액질환의 치료는 물론, 유사시 다른 가족들을 위해 쓸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많은 병원과 사설 회사들이 제대혈은행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탯줄혈액을 산모가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폐기물로 간주하고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즉 산모와 아기, 그 가족들이 필요로 할 수도 있는 자원이 되었으므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당사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산모로부터 탯줄혈액의 활용 방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한 후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를 받는 것이다. 탯줄 혈액의 활용 방법으로는 1)무조건 폐기 2)가족용 제대혈은행에 보관 3)공여 제대혈은행에 기증 4)연구 목적 기증 등이 있을 수 있다. 각 방법의 의미, 관련 비용, 장단점, 분만센터에 시설의 존재 유무와 만약 그런 시설이 없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며, 연구 목적으로 사용을 원한다면 가급적 ‘일반적인 동의’ 보다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 혈액을 활용하게 되는지를 통상적인 임상연구시의 동의서 양식에 준하여 상세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4. 동물배아연구 및 동물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는 무엇인가?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배아 및 줄기세포 연구로는 1) 인체에 응용가능한 줄기세포 제조, 배양 및 확립기술 확보 2) 줄기세포 분화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와 조절기전의 발견 3) 질병모델동물의 제조 4) 인간이식용 동물줄기세포의 개발 등이 있다.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핵을 이식하여 배아를 만든 후 줄기세포를 추출하려는 시도 역시 이에 포함된다고 하겠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연구의 윤리적인 문제로는 먼저 동물의 사육과 관리, 실험 등 동물의 취급과 관련된 사항을 들 수 있다. 1991년 제정되고, 1997년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의하면 동물의 소유, 혹은 관리자는 적정한 사육과 관리를 보장해야 하고, 동물학대를 해서는 안 되며 동물을 실험할 때는 가능한 한 고통을 주지 말아야 하고, 실험 종료 시에 회복불가능하거나 지속적인 고통이 예상될 때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안락사를 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물 보호와 관련된 법률로는 원자력법, 가축전염병예방법, 생명공학육성법, 한국진도견보호육성법, 조수보호및수렵에관한법률 등이 있으며 실험동물의 사육 및 관리 등에 관한 기준인 보건사회부고시 88-39호(1989년)이 있다. 민간 기구로서는 한국실험동물학회가 정한 ‘동물실험에 관한 지침(1998)’과 대한의학회에서 제정한 ‘대한의학회 동물실험에 관한 권장사항(2000)’이 있고, 실험동물을 사육하는 기관에서 자체적인 사육 및 사용 지침을 정한 곳이 있다. 동물관련 생물의학연구에 관한 국제지침과 대한의학회의 동물실험에 관한 권장사항을 예로 들면 그 내용은 대개 다음과 같다.

 

 동물관련 생물의학연구에 관한 국제지침(기본지침)

 
1. 인간과 동물 쌍방의 건강과 복지를 수호하기 위한 생물학적 지식을 발전시키고 개선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폭 넓은 품종의 살아 있는 동물에 대한 실험에 의지할 필요가 있다.
 
2. 數値 모델, 컴퓨터 시뮬레이션 및 생체외에서의 생물학적 기법 등과 같은 방법들이 적절한 경우에는 이용되어야 한다.
 
3. 동물실험은 인간 또는 동물의 건강을 위한 연관성과 생물학적 지식의 발전을 충분히 고려한 후에만 수행되어야 한다.
 
4. 실험을 위해 선택된 동물은 과학적으로 타당한 결과를 얻기 위해 적합한 품종과 품질, 그리고 최소한의 동물수를 사용하여야 한다.
 
5. 연구자 및 그 외 담당자들이 동물을 감정이 있는 대상으로 취급하여야 하며, 적절한 관리와 취급에 유의하고 윤리적 당위성으로서 불안, 정신적 또는 육체적 고통을 피하거나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6. 동물에게서 고통의 개념에 관해 더 연구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연구자들은 인간에게서 고통을 일으킬 수 있는 실험이 다른 척추동물에게도 고통을 준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7. 일시적 혹은 최소한의 고통이 아닌 그 이상의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동물실험은 적절한 진정, 진통 또는 마취를 공인된 수의학적 기법에 따라 실시하여야 한다. 화학물질로 마비된 비마취동물에게 외과적 또는 기타 통증을 유발하는 실험을 하여서는 안된다.
 
8. 조항의 규정과 관련하여 실험을 포기해야 하는 곳에서는 직접 관련된 연구자와만 결정을 내릴 것이 아니고, 4, 5, 및 6조의 규정을 적절히 고려하여 적합하게 임명된 심의회에서 결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결정은 단지 교육이나 전시목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9. 실험이 끝날 때나 또는 중도에 정도가 심하거나, 만성적인 고통, 불안, 무력화로 인해 구제될 수 없는 동물은 고통을 주지 않고 안락사시켜야 한다.
 
10 가능한한 최상의 주거환경을 생물의학적 목적에서 동물에게 계속 제공하여야 한다. 보통은 실험동물학에 경력을 갖고 있는 수의사의 감독하에서 동물을 취급하여야 한다. 수의학적 관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필요한 만큼 제공되어야 한다.
 
11. 동물을 사용하는 기관이나 부서의 장은 연구자와 직원이 동물에게 실험처치를 실시하기에 적합한 자격이나 경험을 갖도록 보장할 책임이 있다. 그들의 관리하에서 동물을 위한 적절하고도 인도적인 관심을 포함하여, 실기교육의 기회가 적절히 제공되어야 한다. 
 

 대한의학회 동물실험에 관한 권장사항

 
1. 실험동물을 이용한 동물실험은 인류복지의 증진은 물론 동물복지를 고려한 관점에서 실시하는 것을 권장한다.
 
2. 연구자는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개발하여 동물실험 자체를 줄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3. 연구자는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동물 수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4. 연구자는 동물실험 과정 중 발생하는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5. 동물실험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어야 하며 동물실험의 전과정은 위원회 등 객관적인 전문가 집단에 의하여 검증 받도록 하여야 한다.
 
6. 동물실험을 수행하는 연구자들은 동물실험 전에 적절한 교육 및 훈련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7. 반복적인 동물실험이나 숙달, 훈련을 위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8. 동물실험의 진행에 필요한 적절한 시설과 설비를 갖추는 것을 권장한다.
 
이러한 지침들은 대개 러셀과 버치가 1959년에 제안한 3R 원칙에 입각하여 동물의 고통을 최소한으로, 또 사용 동물의 수를 최소한으로 하며 동물의 복지를 충분히 고려하고, 사전 계획 하에 전문가 집단의 검증을 거쳐 동물실험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 지침들에 의하면 <실험동물관리위원회>, 혹은 <동물실험위원회>등으로 하여금 동물실험과 관련된 연구의 과학성, 객관성, 동물의 사육과 관리에 대한 적절성, 예상 문제점 등을 심의하고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동물실험을 하는 연구기관은 이러한 위원회를 설치하여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가 동물실험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를 수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일부 동물애호가들의 항의가 존재하긴 하지만 인간의 복지를 위해 제한된 영역에서 동물을 사용하는 것은 대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동물 줄기세포 연구에서의 문제는 단순히 동물의 사육과 관리라는 차원을 떠나 동물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는 연구를 우리가 수행하는 것은 적절한가라는 물음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핵을 이식하거나 다른 동물의 배와 인간줄기세포를 혼합시킨 ‘키메라 동물’의 문제이다. 반인반수의 성격을 가진 키메라는 고대로부터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어 온데다가, 인간과 다른 종의 경계를 허무는 일은 인간의 존엄성에 지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키메라의 제조는 엄청난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인간의 성질을 가진’동물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키메라라고 함은 인간의 고유한 성격, 즉 이성, 언어, 자의식, 상호교류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인간과 생김새가 유사한 동물, 혹은 인간과 생식이 가능한 동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키메라는 서로 다른 유전자형을 가진 세포들이 혼합하여 이루어진 개체를 의미하며 그 발현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최근에 인간 줄기세포를 쥐의 배아와 혼합하여 인간 유전자가 어떤 식으로 발현하는지를 살펴보려는 실험이 있었고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윤리적인 차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혈구세포를 가진 면억억제생쥐(scid-hu mouse)는 이미 인간의 여러 질환을 연구하는 표준모델로 자리 잡았다.
 
사실 어떤 연구가 종간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며, 또 유사하게 보이는 어느 연구는 그렇지 않은가를 따지기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동물세포와 인간세포를 함께 가진 계에서의 세포의 배양, 인간의 유전자 일부를 가진 동물의 제조 등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흔히 추구되는 연구이다. 사실 어디서부터 ‘키메라’이고, 어디서부터 아닌지에 대한 논쟁은 인간 배아가 언제부터 인간이 되는가 하는 논의와 흡사한 점이 있다. 인간의 생물학적 속성은 사실 다른 동물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인간의 유전자 대부분이 다른 동물과 동일하다는 사실이 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엄격한 보수주의자의 입장에 따르면 인간의 유전자, 생식세포, 혹은 배아를 동물과 융합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배격되어야 한다. 그러나 연구의 성격상 필요하다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 또한 존재한다. 어느 시점부터 키메라가 되는지를 실체적으로 정의내리기 곤란하다면 결국은 그 연구의성격과 그로부터 얻어지는 이득이 사회 일반에 미칠 영향 내지는 해(harm)와 견주어 상세한 지침을 만들어 규제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입장도 있다.

보다 극단적으로는 이러한 모든 행위가 인간의 분수를 넘어서는 것이며 자연과 생태계의 균형에 큰 영향을 미쳐 마침내는 인류의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인간이 다른 동물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권리는 없으며 동물은 타고난 그대로의 성질에 따라 불가침의 권리와 나름대로의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을 받아들인다면 지금 수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생명과학연구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의 난자는 얻기 힘들며, 기증자를 활용한다 해도 여성의 몸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구하기 용이한 다른 동물의 난자를 사용하여 체세포핵이식방법으로 배아를 창출, 줄기세포를 얻으려는 시도가 가능하다. 이것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제외한다면 엄밀히 말해 키메라라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인간 배아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체세포핵이식기술을 이용한 배아 및 줄기세포의 창출 자체가 윤리적인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문제가 있고, 또 생식세포에 대한 개입은 엄격하게 통제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5. 줄기세포 연구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는 무엇을 말하는가?
 
줄기세포 연구는 폐기 예정인 잉여배아를 활용하여 줄기세포를 만든다면 그 배아의 제공자로부터, 성체줄기세포 및 탯줄줄기세포라면 그 공여자로부터 동의를 받을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줄기세포만이 아닌 인간의 모든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일 때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연구 과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인간의 조직이나 혈액 및 부산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존재한다. 첫째 환자의 권리가 신장되고 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몸에서 유래한 조직이나 산물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타인에 의해 자의적으로 활용이 되기를 원하지 않게 되었다. 두 번째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체조직산물의 활용범위가 확장되었고 그로 인한 경제적인 가치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권리, 의무관계의 설정이 중요해졌고 당사자의 동의는 그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세 번째 유전공학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개인 유전정보의 파악, 검색, 저장 및 확산이 용이해졌고 이는 프라이버시를 크게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연구 전에 이에 대한 동의를 받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의 고전적 요소는 크게 다음 다섯 가지로 나눈다.
 
1) 정보의 공개(disclosure)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위해서는 우선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어야 한다. 해당 연구의 목적, 방법,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 연구책임자, 책임기관, 연구비제공기관,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한 권리, 문제 발생시의 대처방안 등 당사자가 알고 싶어하는 모든 내용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내용 중의 일부를 연구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알리지 못할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에는 감독기관, 혹은 심의위원회의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한다.
 
2) 정보의 이해(comprehension)
정보를 공개하고 제공하였다고 해서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 이해(comprehension)의 과정은 정보의 제공자와 수령자간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과정이며 쌍방의 지적 능력, 교육 정도와 배경, 문화적 배경 등의 영향을 받으며 의사소통 당시의 여러 주변 요인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받아야 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대상자가 자신이 설명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였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의무가 있다. 이상적인 상황에서도 100%의 내용 전달이 이루어지기는 힘들며 누군가에게 특정 사안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정보의 제공자는 가급적 쉬운 표현과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하며 대상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 질문을 반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허락받아야 한다. 또 동의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떠한 불이익도 없음을 주지시켜야 하며 대상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경제적인권리와 같은 미묘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가 충분한 합의에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3) 자발성(voluntariness)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동의여야 한다. 흔히 연구 환경에서 자발성이 지켜지기 힘든 경우는 대상자가 연구자의 학생, 조수 등으로 상하관계 하에 있어 연구자의 요청을 거부하기 힘든 때, 대상자가 연구자의 환자로서 연구자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혹 진료 및 치료에 있어 불이익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할 때, 대상자 자신이 그 연구팀의 일원으로 연구가 원활하게 수행되지 못할 때 학문적, 금전적인 손실이 우려될 때 등이다. 충분히 자기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수감자, 군인, 학생 등의 단체검진 등의 경우에도 자발성이 훼손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입장에 있는 피검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특히 자발성의 준수 유무에 대해서 주의해야 하며 심의기구는 이를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연구에 참여하는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하는 행위도 자발성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연구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실비를 제외하고는 금품 등의 제공은 금지되어야 한다.
 
4) 판단력(competence)
대상자가 완전한 판단력을 갖지 못할 때는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의 유효성이 의문시된다. 심신박약이나 심신상실로 인한 한정치산자와 금치산자, 미성년자, 교육 정도가 아주 낮아 연구와 관련된 상황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동의를 받을 때는 대상자가 혹시 이에 해당하지는 않는지를 유의해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 등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유효한 대리인의 동의를 받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해도 당사자의 최선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5) 동의(consent)
유효한 동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통상 문서에 의한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 문서는 관련된 모든 정보에 대한 내용과 설명, 연구기관과 책임자의 소재지 주소와 명칭, 성명, 대상자의 성명과 주소지 등이 기록되어야 한다. 이 동의는 그 설명된 내용에 한해서만 유효하며 새로운 연구가 필요할 때는 다시 문서에 의한 재동의를 받아야 한다.

때로 시술과정에서 얻은 혈액이나 양수 등을 실험의 보조 목적으로 익명성을 띠고 활용할 수 있다. 즉 해당 조직은 일종의 부산물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연구에 사용되지 않으면 폐기될 운명으로서 실험 내용에 있어서도 원 소유자와 어떠한 관련도 맺지 않게 될 수가 있다. 헌혈로 기증받은 혈액에서 일부 혈장성분을 뽑아 세포배양에 활용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경우 그 원래의 소유자에게 꼭 동의를 받는 것은 지나치게 번거로운 요구일 수가 있으므로 연구윤리심의위원회 등의 검토를 거쳐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 때에도 그러한 재료를 획득한 과정과 절차를 밝히고, 그 재료가 원 소유자와 인간정체성과 사생활보호의 측면에서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상이 줄기세포연구과정에서 요구되는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의 일반적인 사안이다. 그러나 이 분야의 연구와 관련된 특별한 문제 역시 존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의의 주체에 관한 내용이다. 폐기 예정인 배아를 가지고 실험을 하려면 그 배아의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합법적인 권리 보유자와 실 기증자가 다른 경우 누구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즉 난자나 정자의 기증자는 불임부부를 위해 자신의 성세포를 공여하였고, 그 결과 특정 불임부부가 그 배아에 대한 합법적인 권리를 갖게 되었는데 이를 폐기하려고 할 때 줄기세포 연구용으로 사용하려 한다면 누구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또 한가지는 불임치료 당시 합법적인 부부였고 수정에만 문제가 있어 자신들의 성세포를 이용, 체외수정술을 받았는데 자녀를 가진 후 이혼을 하였다면 누가 그 배아의 취급에 대한 동의를 해야 하는지의 문제가 생긴다. 두 사람이 의견이 일치한다면 모르되,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 가지 해결방법은 사태가 이렇게 복잡한 경우에는 원천적으로 동의를 받으려 하지 말고 그러한 배아는 연구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 분야에 있어서 여러 분분한 논의를 고려한다면 당분간은 가장 안전한 방식을 택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 낙태 예정 태아의 줄기세포나 조직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산모의 동의를 얻는 데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우리나라 모자보건법에 의하면 사실상 합법적인 낙태는 근친간, 혹은 강간에 의한 임신이나 전염병, 유전질환 등의 질병이 있는 경우, 모체의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을 지속하기 힘든 경우에 한한다. 유전질환이나 전염병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낙태된 태아 조직을 활용하여 치료용 줄기세포 연구를 하기는 곤란할 것이므로 결국 낙태 예정 태아에 대한 산모의 동의서는 모체의 건강을 심히 위협하거나 강간이나 준강간, 근친간에 의한 임신으로 국한되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 낙태 예정 태아에 대해서 그 모체에게 연구용 기증 여부를 동의하게 하는 것은 과연 윤리적일까?
 
자신의 신체 조직은 자신에게 소중한 의미가 있으므로 그 사용에 대해 동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도, 태아는 자신의 일부가 아니며 또 낙태예정이라 함은 그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함을 의미하는데 산모가 동의를 해야 할까? 그렇다면 윤리적으로 합당한 태아조직의 기증과 산모의 동의는 산모가 더 임신을 지속할 수 없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서 부득이하게 태아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로 국한시켜야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1백만 건이 넘는 낙태가 시행되고 있으므로 낙태된 태아조직의 활용에 대한 엄격한 지침을 만들어놓지 않는다면 무분별한 낙태가 더욱 조장되고 심지어 영리 목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 낙태된 태아조직의 활용은 이러한 지침이 우선한 뒤에 산모가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 선의의 목적으로 기증에 동의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이밖에 동의의 유효기간과 절차, 내용 등도 실제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해당 동의는 유효한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중간에 언제든지 자유의사로 철회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줄기세포 연구의 성격상 한번 이를 기증하면 임상시험과는 달리 중간에 철회를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임상시험에서는 본인이 연구에 참여를 하지 않으면 되지만 배아, 혹은 배아 유래 줄기세포를 연구가 종료되기 이전이라 해서 압류할 수 있을 것인가? 연구에서 얻은 무형의 지식이 연구 성과가 되는 다른 연구와는 달리 줄기세포 관련 연구는 연구를 통해 얻은 줄기세포나 분화된 세포주 자체가 연구성과가 될 수 있다. 또 동의의 유효성 역시 각종 유전자 조작과 처리를 거쳐 애초와 다른 모습으로 분화된 어떤 세포에 대해 그 원 배아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권리를 주장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면 줄기세포 연구에서의 배아, 혹은 조직 공여자는 연구자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도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어떤 완벽한 동의서도 예상가능한 모든 상황을 다 포함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동의서가 연구자에게 모든 자유를 허락하는 만능의 문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만 동의서는 연구의 윤리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연구윤리심의위원회와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속에서 그 윤리성을 담보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6. 세포치료를 인간에게 적용할 때의 윤리적 문제는 무엇인가?
  
세포치료를 인간에게 적용한다면 일반적인 임상시험(clinical trial)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 세포치료(cell therapy)는 아직까지 확립된 표준 치료방법이 아니므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피험자의 선정, 피험자로부터의 동의, 연구의 수행, 결과의 검토, 결과의 공표 등 모든 과정에 걸쳐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배아로부터 분화된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가 성공하였다는 확실한 보고는 없었으며 태아조직 등을 사용한 일부 실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을 뿐이다. 오히려 어떤 동물실험에서는 암(기형종)을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다.

이식된 세포가 과연 기대된 만큼의 활동을 보일지, 엉뚱한 세포로 더 분화해 나가거나 악성종양을 일으키지는 않을지, 이 과정에서 어떤 요인들이 작용하는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며, 그것이 어느 정도 해결되기 전에는 인체에 대한 임상시험은 삼가야 할 것이다. 효과는 말할 것도 없이 적어도 안전성은 증명되어야만 인체에 대해서 적용하는 것이 정당화된다.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전임상연구(pre-clinical study)를 하여 그 결과를 얻어야 한다. 전임상연구의 목적은 첫째, 임상시험에서 필요한 최초 투여용량을 정하며 투여용량을 증가시킬 경우 이에 필요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두 번째 세포치료제의 표적장기(target organ), 임상시험을 통해 검사할 독성과 파라미터를 결정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임상연구를 통해 세포치료제가 독성을 나타낼 위험성이 큰 대상 환자군을 결정할 수 있다. 전임상 연구에서는 1)투여하고자 하는 세포군, 2)임상의 효능 효과와 제품군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동물종 및 생리적인 조건, 3)투여 용량, 투여 경로, 처방 등을 고려하여 연구계획을 작성하여야 하며 생식 및 발생독성, 발암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적절한 동물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세포치료는 다른 약물과는 달리 살아있는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용하며, 동물 모델의 적용 결과를 그대로 인간에게 외삽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전임상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의 안전성이 확보되었다고 해도, 개체간의 차이, 종의 차이를 넘어서 인간에게 바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러므로 세포치료에서의 전임상연구를 통한 안전성의 검증은 다른 약물보다 더욱 엄격하고 광범위할 필요가 있다.

다른 약물과는 다른 세포치료의 또 하나의 안전상의 문제점은 바이러스 등 감염체의 존재를 철저히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제조된 약물들에 있어 공통적인 부분이다. 세포는 추출, 배양, 이송 과정에서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 감염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전 과정에 걸쳐서 수혈과 동등한 정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종의 세포로부터 얻은 것일 때는 다른 종에 존재하는 미생물이 예기치 못한 감염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더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를 모두 만족시킨 후에 비로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모험적인 치료에 있어서는 대상자의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원칙적으로 는 이 치료를 통해 피험자가 얻을 수 있는 이득과 피험자에게 가해질 위해를 신중하게 고려해서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다른 표준적이고 안전한 치료대안(therapeutic option)이 있으면 이를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치료가 소용이 없는 환자에게만 이러한 시험적인 치료를 국한시킨다면 적절한 임상시험 결과를 얻기가 곤란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모든 관련된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고 환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가운데 임상시험의 제반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하는 생물학적 제재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 및 KGCP(의약품임상시험관리기준)에 의거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KGCP에 해당하는 연구는 모든 연구 과정 및 계획서 등이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및 사업단 윤리위원회 등 연구의 유관 관리기관의 심의/승인을 거쳐 이루어져야 하며 그 기준에 합당하게 진행하여야 한다. 즉 대상자는 이 연구의 목적, 방법, 예상가능한 결과와 위험, 문제 발생시의 처리방법, 책임자, 책임기관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유의사에 의해 동의를 해야 하며 연구윤리심의위원회가 이 전 과정을 감독해야 한다. 충분한 자격이 있는 연구자만이 이러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으며 환자의 의무기록과 관련 정보는 꼭 필요한 사람만 알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이종세포의 이식에서처럼 미지의 감염질환의 전파를 막기 위해 일정 기간 대상자를 격리하는 일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연구 도중 어떠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연구책임자, 혹은 연구윤리심의위원회는 즉시 연구를 중단하여야 하나 세포치료는 일반 약물과는 달리 한번 체내에 주입하면 세포가 스스로 사멸하지 않는 한 되돌이킬 방법이 없으므로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세포치료의 임상시험은 아마도 다른 약물에 대한 시험보다는 그 결과와 부작용의 추적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치료용 세포가 표적장기에 무사히 도달하고, 이식하여 필요한 효과를 나타내고 다른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증할 때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연구의 종료 시점도 이에 맞출 필요가 있으며 대상자가 생존해 있을 동안에는 계속 추적이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개인의 사생활에 미칠 영향까지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연구 계획을 수립해야 비교적 문제가 없을 것이다.
 
7. 정보의 공개와 비밀의 유지 
 
줄기세포 추출에 필요한 배아제공자의 경우에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그 신원의 비밀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외수정 등 불임치료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으로 낙인(stigma)이 찍히는 문제일 수 있으므로 인간배아를 만들고 보관하는 불임클리닉에서는 그 신원의 비밀을 충분히 지켜야 한다.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성세포의 기증, 인공적인 수단을 통한 배아의 생성에 참여했다는 사실 등이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의 영역과 밀접하게 관련되었다는 데에 기인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이를 반드시 알 필요가 있는 사람들로 국한되어야 하며 그들은 비밀을 준수해야 한다. 이는 성체줄기세포 및 탯줄혈액의 공여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물론 성체줄기세포를 자가치료용으로 사용을 한정하였을 때나, 가족들만 사용하기 위해서 탯줄혈액을 보관했을 때는 예외가 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통상적인 의무기록과 마찬가지로 이를 채취, 보관하는 의료기관이 환자의 신원상의 비밀이 누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개인 유전정보의 유출에 관한 우려이다. 줄기세포와 관련된 연구를 할 때 어떤 연구상의 목적으로 공여 받은 배아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밝혀진 유전정보와 공여자 개인의 신원, 그리고 의무기록이 연계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배아를 공여 받아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기관과, 이미 확립된 줄기세포를 분주 받아 해당 연구를 하는 연구기관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으며 두 기관 사이에는 배아 및 줄기세포 공여자의 신원과 의무기록에 대한 정보가 그래야 할만한 특별한 이유 없이 전달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유전정보가 어디까지 활용될 수 있으며 개인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현재 시점에서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인간유전체계획(HGP)의 완성 이후 단백질유전체학 등 관련 분야 학문의 성장 속도를 보면 조만간 임상 영역에서 유전정보를 활발하게 활용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더군다나 오늘날 유전정보를 검사해서 성격과 지능, 적성 등을 미리 예측해준다는 통속적인 사설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잘못 해석되거나 유출된 개인의 유전정보가 그 사람에게 사회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의무기록과 인간의 유전정보는 디지털화, 전산화되었으며 인터넷과 컴퓨터는 대중적으로 보급되어 있다. 그 결과 막대한 양의 정보를 손쉽게 복사, 전송,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고의든 그렇지 않든 의무기록 등 개인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연구의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책임연구자로부터 연구보조원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원에 접근(access)할 수 있는 사람의 규모 역시 커지고 있지만 정보의 관리와 보안에 대한 인식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시건장치가 되어 있는 문서보관소의 설치, 개인용 컴퓨터에서 불필요한 파일의 삭제, 해킹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부터 민감한 자료들을 보호하는 대책, 정보를 분산시키고 알 필요나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는 전체적인 정보원에 접근하지 못하게 등급을 마련하는 일, 개인정보 보안 및 유전정보의 비밀 준수에 대한 교육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지를 주기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 
 
8. 기타 발생가능한 문제들

 

<줄기세포연구와 특허권>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치료용 세포, 혹은 유용한 형질전환동물을 얻었을 때 이들에 대해 특허권을 취득할 수 있는가도 윤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생물에 대한 특허는 1930년대 미국에서 식물특허법이 제정된 이래로 부분적으로 운용되어 왔으나 1980년에 들어와 미생물학자 차크라바티가 유전자조작으로 기름 오염을 제거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제조하여 특허를 얻는 데 성공한 것을 계기로 1998년에는 암 모델 마우스가 특허를 받음으로써 동물에게까지 확장되었다. 특허권의 인정은 어떠한 발견, 혹은 발명을 한 사람들의 노고와 투입된 비용을 보상하고 그 정보가 영구적인 비밀로 은닉되는 것을 막아 공개를 가능하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동식물, 인간의 유전자 등은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생명체는 근본적으로 지적재산권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생명을 그렇게 취급한다면 존엄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1994년 WTO 부속서인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교역(TRIPS, Trade 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협정서 27조 3항에서는 a. 인간이나 동물의 치료와 관련된 진단 및 내, 외과적 치료수단 b. 미생물 외의 동식물, 그리고 미생물학적, 비생물학적 제법이 아닌 동식물 생산방법은 특허권의 대상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과학 선진국을 중심으로 생물체에 대한 특허권의 인정은 점점 더 확산되는 추세에 있으며 우리나라도 2000년에 T세포면역결핍생쥐와 당뇨병모델생쥐가 특허청으로부터 생물특허를 인정받음으로서 본격적인 생물특허의 시대를 열었다.

특허권과 관련된 문제는 생명윤리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기술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회의 정책적 판단에 더 가까운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지식이나 기술이 아닌 생명체 자체를 재산권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며, 특허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
 

<연구윤리심의위원회>


줄기세포연구를 비롯한 생명과학연구의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일관된 원칙에 의거하여 정답을 도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윤리적 상대주의를 배격한다고 해도 해당 사회가 특정 문제를 얼마나 윤리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윤리적인 부분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그 사회의 전통, 문화, 교육수준, 종교, 정치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의 집단적 지혜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는 생명과학연구에 수반되는 복잡한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개별 연구자들에게 자문하며, 연구 대상자들은 물론, 연구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이다. 이 기구는 해당 분야의 전문 학자는 물론 생명윤리학자와 변호사, 종교인, 혹은 일반 시민을 대표하는 인물로 구성되어 다양한 견해를 제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물론 이런 위원회의 결정사항이 언제나 옳다거나 모든 문제에 대한 만능의 해결책은 아닐 것이고 그렇다고 윤리위원회의 심사를 일종의 요식행위로 여겨서도 안 된다. 모두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겸손한 인식을 바탕으로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서로 배우고 늘 성찰하는 태도만이 연구의 윤리성, 그리고 인간과 생명의 존엄성을 담보해 줄 것이다. 
 
결 론

줄기세포연구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는 단시간 내에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 자연계에서의 인간의 위치, 인간에 대한 정의, 과학기술과 의료산업의 발전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유사한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결론이 내려지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매우 통제된 환경 하에서 제한된 조건을 가지고 실험을 하지만 그런 실험이 대중의 시각에는 당장이라도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이 태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비칠 수도 있다. 생명과학의 안전과 윤리를 확보하고자 하는 법률의 제정과정에서 벌어진 논의는 바로 이런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구자들은 연구의 전 과정에 걸쳐 그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보의 공개와 개방적인 논의는 불필요한 오해와 두려움을 줄여준다. 그리고도 남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의 합의를 기다리며 꾸준히 설득하고 이해를 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연구의 자유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특히 생명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규범을 훼손하지 않도록 한계를 지을 필요가 있다. 물론 그 한계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연구자 집단과 사회와의 변증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변화하고 확장될 수 있는 유연한 경계선일 것이다.

과학 연구, 특히 생명과학의 연구는 점점 기업이든 국가든 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대규모의 사업이 되어가고 있으며 시민사회는 과학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양심적이고 윤리적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야만 연구자들은 신뢰를 잃지 않고 연구에 필요한 지속적인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 영역에만 매몰되지 말고 보다 큰 관점에서 자신이 하는 행위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을 살피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견해가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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