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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동향

임상시험의 과제 및 한국임상시험의 경쟁력

  • 등록일2016-06-20
  • 조회수6144
  • 분류정책동향 > 기타 > 기타

출처 : 대한의학회

 

임상시험의 과제 및 한국임상시험의 경쟁력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새로운 국부 창출과 과학 선진국으로서의 이미지 만들어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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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동 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

 

 

의료인들에게 임상시험은 표준치료와 비교하여 새로운 치료방법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는 새로운 치료에 기대하는 효과가 실제 나타나는지 보기 위한 의학적 방법이라는 정의가 가장 친숙할 것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임상시험은 과학적 발견(discovery)을 환자 진료에 사용(utility)할 수 있게 되기까지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고, 전 과정에서 의사들의 참여와 기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임상시험은 산업적으로 80조에 가까운 글로벌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경쟁력은 그 나라의 과학 및 의료기술의 수준과 비례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임상시험이 신약 개발 역량 확보를 위한 핵심영역이라 보고 있으며 우리 국민 혹은 인종에서의 미충족된 의학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약 개발에 대한 촉진, 그리고 혁신적 신약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 확보 등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CRO 등 유관산업의 발전과 질 높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는 등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31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의 ‘글로벌 임상시험 혁신센터’ 개소식에 맞추어 「임상시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분산되어 있는 임상시험 관련 정보, 즉 임상시험 등록 정보, 임상시험 실시 기관 정보, 연구자 정보, 임상시험 관련 산업 및 산업체 정보, 연구자 및 연구 네트워크 정보, 임상시험 대상 환자 pool 과 분포 등의 정보를 망라하는 ‘임상시험 통합정보시스템’의 구축과 글로벌 제약사 등의 임상시험 한국 유치 및 진입을 지원함으로써 임상시험 시장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국내 임상시험 관련 기관의 글로벌 진출 및 동반성장을 통해 국내 임상시험 산업의 글로벌화를 유도하고자 하며, 아시아 특화질환 및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특화 연구분야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임상시험 동북아 리더십 확보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중심의 임상시험 환경 조성, 임상시험 분야 종사자의 윤리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추진, 그리고 임상시험에 포함되는 통상진료 비용에 대한 요양급여 확대적용 모색을 통해 난치성질환자들의 임상시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국민들의 신약 접근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정부가 이러한 방안을 발표한 배경에는, 한국의 임상시험이 지난 10년간 정부 주도의 임상시험 지원 정책과 적극적인 민간의 노력으로 임상시험의 차세대 선두주자라는 국제적 평가와 함께 2014년 기준 임상시험 시장규모 세계 7위 (총 프로토콜 기준)로 도약하는 등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이루었으나, 우리보다 월등히 낮은 임상시험 비용과 큰 시장,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브라질 등의 신흥국가뿐 아니라, 국민의 신약접근 기회 확대 및 자국 신약개발 촉진 등을 위해 ‘임상시험 자국 회귀’를 강조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전통 임상시험 강국들의 심화된 유치경쟁에서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2010년 ‘환자 보호 및 건강보험료 적정 부담을 위한 법률(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소위 ‘오바마케어(Obamacare)’ 연방 입법 추진 내용에 기존의 선별된 임상시험에 지불하던 메디케어 통상 진료비 지원에 추가하여 2014년 1월부터는 사보험 시스템도 임상시험 통상 진료비를 커버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이는 아시아 등으로 미국을 떠나는 임상시험을 지킬 뿐만 아니라 5% 밖에 되지 않는 미국의 암환자 임상시험 참여율을 10%로 끌어올리고자 하는 오바마 정부의 의지,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미국임상암학회(ASCO), 미국암학회(AACR), 미국 심장학회(AHA) 등의 학회들과 연구소, 연구자 네트워크 등의 적극적 참여와 지원에 힘입은 것이었다.


또한 현재의 임상시험은 85%를 상회하는 신약 임상시험 실패율 (attrition rate)과 연구자 및 환자들의 낮은 임상시험 참여율 -요컨대 약 50%의 사이트에서는 환자 모집이 지연되거나 모집되지 않는다-등 이로 인해 신약개발의 생산성 및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나 새로운 치료 방법이 일상 환자 진료에 적용되지 못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어 신약개발국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정부와 의료계, 산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여기서 임상개발 패러다임의 가장 큰 변화는 과거 임상1상, 2상, 3상 시험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가며 2상부터 Proof-of-Concept (POC)과 유효성을 확보하였으나 이제는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전인 초기 임상시험, 즉 1상 시험에서 POC를 비롯한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비용을 많이 투자하여야 하는 후기임상시험단계 전에 신약 후보 물질의 운명을 결정하고자 하는 ‘Quick win, Fast fail’ 전략의 부각이다. 이 변화된 패러다임에서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검증된 신약 표적을 초기 임상시험에서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고, 또한 이 초기 임상에서부터 궁극적 허가 요건인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되도록 정확하게 예측해 줄 수 있는 생체인자들의 초기 활용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되었다. 때문에 이러한 생체지표인자들의 탐색과 검증을 위한 중개연구 기술과 역량에 대한 투자와 육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연구자임상시험’의 규모나 데이터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연구자 임상시험결과가 신약 등의 상업화에 이용될 수 있도록 국내외 임상연구 네트워크 구축 및 지원, 데이터의 신뢰성과 질을 높이기 위한 임상시험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들이 여러 나라 정부에서 지원되고 있다.


한국의 의학한림원에 해당하는 미국의 IOM(institute of Medicine)은 2020년을 위한 어젠다 수립을 목적으로 ‘변화된 미국 임상시험 생태계에 대한 비전 및 전략 워크숍’을 주관하여 FDA를 비롯한 정부기관, 학계, 산업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임상시험 디자인이나 수행에 있어 환자가 원하는 결과를 반영하는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 접근, 연구자나 환자의 참여 증가 등 미국 임상시험의 성공률과 효율성 개선방안에 대한 방대한 보고서를 2012년 출판하였다. 또한 CTTI나 CTSA 등 임상시험의 효율성 개선 및 중개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임상시험 인프라 프로그램이 시행되었다.


영국도 NHS 주관으로 운영되는 UK Clinical Research Collaboration (UKCRC)을 통해 전국 단위의 질환군별 임상시험 네트워크 및 임상시험 정보시스템 구축으로 임상시험 효율 개선, 의사와 환자의 임상시험 참여 독려 등으로 공중보건에의 기여뿐만 아니라 국부 창출을 위한 임상시험 유치 및 활성화를 위한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도 후생노동성(MHLW) 및 문부과학성(MEXT)이 임상시험 네트워크, 정보시스템, 교육 등의 임상시험 인프라 지원 및 중개임상연구를 위한 네트워크, 일본 주도의 글로벌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외국의 이러한 임상시험 인프라 투자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의 질을 향상시켜 신약 개발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의 질과 효율성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3월 국가임상시험사업단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임상시험 인프라 선진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여, 대한민국을 임상시험의 세계적 중심국가로 도약시키고자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KoNECT)’를 보건복지부 산하 재단으로 출범하였다. 그리고 2012년 시작된 임상시험 글로벌 선도센터 사업도 2014년부터 임상시험글로벌사업단(KCGI)사업으로 재정비되어 글로벌 선도 수준의 초기임상시험과 중개연구 역량을 배양하며 컨소시엄 내 병원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 바 있다.


지난 8월 말, KoNECT은 국내외 임상시험 관계자의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파트너링을 위한 오픈 커뮤니티로서의 역할과, 해외임상시험 유치를 위한 원-스톱숍이자, 한국임상시험 역량을 알리는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의 ‘글로벌 임상시험 혁신센터 (KoNECT Collaboration Center)’를 개소하였다. 센터에는 각 병원의 가상(virtual) 투어를 포함한 첨단 ICT 전시 홍보관, 4자 화상회의 등의 회의시설, 해외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인큐베이션 시설 등이 갖춰졌고 임상시험 산업 통합정보시스템(KIIS)이 구축됐다. KIIS는 특히 한국에 경험이 적거나 없는 글로벌 스폰서들에게 한국을 포함하는 다지역 임상시험(MRCT)의 계획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글로벌 임상시험 혁신센터 홈페이지 http://kcc.konect.or.kr 에 접속하여 열람 혹은 요청할 수 있다. 반대로 KIIS에 정보를 등록하고자 하는 임상시험실시기관, 연구자, 연구자 네트워크 등은 http://kiisreg.konect.or.kr 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KIIS에 집적된 정보는 한국 의료기관에서의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는 해외 제약사 등의 의뢰자에게 한국의 역량과 경험을 데이터에 기반하여 보여주며 구체적 임상시험 계획이 제시되는 경우, 등록 데이터 검색을 통해 사이트나 연구자, 연구자 네트워크, CRO등과의 연결을 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제 임상시험 경쟁력은 시설이나 장비, 빠른 환자 모집을 넘어서 임상개발의 성공률을 높여 주는 중개연구, 초기 임상 기술, 그리고 임상시험 협력 네트워크 운영 및 환자에게 의미가 있는 임상적 결과변수 등을 찾아내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개인 의사 연구자뿐만 아니라 병원의 경영진, 각 학회가 임상연구는 진료의 연장이며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에 리더십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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