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동향
우리 고유생물을 자원화한다
- 등록일200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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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산업동향 > 제품 > 바이오화학・에너지
우리 고유생물을 자원화한다
25개 ‘특수연구소재은행’ 현황과 전망
우리 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는 ‘각국의 고유한 생물자원에 대한 각국의 권리를 인정하는’ 부다페스트조약에 가입되어 있다. 과거에는 생물자원을 식물원이나 동물원에서, 혹은 박물관에서 관상용으로 보존하거나 형태를 관찰하는 데에만 사용되었다. 그러나, 현대의 생물자원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종자의 중요성, 외래종 유입에 의한 생태계 파괴문제, 수산자원의 국가간 영역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그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각종 신약개발을 위한 생산물로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각종 인체 질병 치료와 진단의 원재료로서의 중요성이 점차 더 커가고 있다.
생물자원 중 우리 나라의 겨우살이가 전세계 겨우살이 중 항암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입증되었으며, 우리 나라 토종 개구리 피부에서 신약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미국의 경우, 주목에 기생하는 곰팡이가 주목 껍질에 있는 항암제를 지니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비단 이런 동식물뿐만 아니라, 세계각국의 미생물, 곰팡이, 이끼, 버섯, 곤충, 동식물 모든 것이 생물자원으로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수십년 전부터 인식하여 세계 각국 오지의 생물자원을 수집하고 연구 개발을 시작하여 많은 성과를 얻고 있다.
‘미스킴 라일락’은 한국에서 유출된 것
우리 나라의 경우,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많은 생물자원이 외국에 유출되었다. 예를 들어 미스킴 라일락 등 현재 미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가정 원예 중 상당수는 우리 나라에서 유출되어 개발된 것이다.
또한 각종 암 조직을 비롯한 병리 조직은 암의 발생기전을 밝히는 연구재료로 사용될 뿐 아니라 암 검사 방법 개발과 새로운 신약 개발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모든 연구 소재들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정확하게 분류되어 보관되면, 필요한 연구자들에게 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게 된다.
현대의 과학은 여러 분야의 전공자들에 의한 협동 연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예를들어,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임상의사가 세균을 분리하고, 생화학자가 분리된 세균의 내성 기전을 규명하고 프로테오믹스로 항생제 타겟을 찾아내면, 단백질 구조 결정 전공자가 타겟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하고, 이 구조에 근거해서 컴퓨터의 가상 현실로 결합에 가장 적합한 구조를 알아내면, 이에 근거해서 화학자가 약을 합성하고, 다시 이 약을 미생물학자가 약효를 검색하고, 약학자가 동물 실험을, 의학자가 임상실험을, 그리고 화학공업전공자가 대량 생산 공장을 세우는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연구소재의 수집, 보관, 제공에 주력
이에 따라 본인이 준비할 수 없는 연구 재료와 검색대상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 모든 요소를 제공해 주는 곳이 바로 연구소재은행들의 역할이다. 국내에는 25개의 특수연구소재은행이 있다. 특수연구소재은행의 역할은 크게 연구 소재의 확보, 동정과 분류, 보관, 분배, 전문 인력 양성, 기탁, 관련 정보 제공이다.
연구소재를 수집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기탁자가 제공한 그대로, 혹은 수집한 상태 그대로 보관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이를 가공하여 보관하는 방법이다. 즉 유전체를 분리하여 보관하거나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보관하는 방법, 혹은 벡터에 삽입하여 보관하는 방법, 조직 절편을 만드는 등의 방법이 있다.
확보된 소재는 단순하게 일련번호를 붙여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보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표준화된 소재와의 비교를 통한 체계적인 분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생물소재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생존성을 유지 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방법이 사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생물의 경우 동결건조, 냉동법, 액체질소 보관법 등이 사용되며, 이때 동결에 따른 세포 손상을 막기 위해 적절한 보호제가 사용되어야 한다.
살아있는 동식물의 경우 건강한 상태로 생존시켜야 하며, 씨앗과 난자, 정자, 체세포를 보관해 만일의 불의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소재를 분류할 때에는 어떤 항목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들 중 어떤 항목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사용할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각 소재은행별로 보관 기관, 소재별 보관 개수, 자료보관 기관, 은행 운영 중단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확보된 연구소재의 분야에는 분배 공평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증식이 비교적 쉬운 미생물이나 세포주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증식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경우 소재의 유한성에 따라 분양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체에서 떼어낸 암조직, 광물 등은 증식할 수 없다. 이런 경우 연구와 산업 활용 중 어느 곳에 우선적으로 분양권을 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다.
또한 실험이 중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 이루어진 실험에 대한 정보 공개도 필요하다. 분양자가 연구에 필요한 기본 시설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 연구소재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연구 소재 분양시 소재에 관한 정보를 어디까지 제공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지침도 필요하다. 인체조직의 경우, 환자의 신상정보를 어는 정도까지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도 필요하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해서는 안되며 또한 자신의 신체 일부에 대한 기증 의사 확인 여부도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산업화가 되어 결과물이 발생한 경우 원기탁자, 개발자, 소재은행간의 권리 배분에 관한 지침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외부 분양된 소재로 인한 환경 오염등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 후 폐기처리 지침까지 제공하여야 한다.
세계 생물소재은행 가입 국가기관 167개
세계 생물소재은행에서 다루고 있는 생물 자원은 매우 다양하다. 동물의 경우, 우량종, 돌연변이종, 멸종된 종과 이들 동물의 조직까지 다룬다. 식물의 경우 농작물의 씨앗에서부터 세포, 버섯, 바닷말, 식품성 플랑크톤까지 수집, 보관한다. 유전자변형생물, 미생물의 경우, 식물공생 곰팡이, 광합성 세균, 극한미생물, 원시생물, 규조류, 곤충 질병 곰팡이와 세균, 식물 질병 세균, 바다미생물, 임상미생물, 공업용 주정 미생물, 효모, 질소고정 세균, 자가 영양 세균, 자가 영양 세균, 형광 세균 등 헤아릴수 없이 많은 생물자원이 그 대상이다. 현재 세계생물소재은행에 가입한 소재은행은 국가기관이 167개, 준국가기관이 33개, 대학 141개, 기업 7개,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19개가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과기부/과학재단에서 지정받은 25개의 특수연구소재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특수연구소재은행은 1995년도에 한국세포주은행을 포함하여 5개 은행이 처음으로 지원받아 시작되어 현재 25개 은행으로 그 수가 증가되었다. 이 중 20개 은행이 생물관련 소재은행으로 바이러스, 세균, 버섯, 해양미세조류, 식물, 동물, 인체 조직 및 유전자, 관련 단백질, 알레르rps 항원 등을 보관하고 있다. 이들 은행 중 4개 은행은 WFCC 회원이다. 또한 25개 은행은 연구소재의 확보, 분류, 보관의 기본 기능 이외에도 각각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식지 발간등을 통한 정보 제공, 자문 역할, 워크숍과 세미나 개최를 통한 인력 양성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 특수연구소재은행들은 외국의 연구 재료 수입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보면 20억원의 국가지원으로 최소 50억원 이상의 수입 절감효과를 발생시켰으며, 현재 확보된 소재는 3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또한 소재 수입에 1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을 1주일 이내로 단축시켜 연구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국내은행 자산가치, 300억원 이상
외국의 예를 보면 태국과 브라질도 현재 50개 이상의 생물 소재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처별로 소재은행을 지원하고 있어 농림부는 우수 동물은행, 보건성은 암조직은행을 지원하고 있는 등 각 부처별로 소재은행을 발굴하여 지원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소재은행도 범부처적으로 각 부처에서 필요한 소재은행을 제안하여 과기부에서 지원하기를 제안한다.
또한 대학만이 아니라 국공립 연구소 등에도 확대하여 소재의 대상 만이 아니라 운영 주체도 다양화를 이루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해양수산부는 각종 어류 질병 바이러스와 세균을 확보하고 이를 관련 연구 연구자에게 분양하여 질병 예방 치료 연구를 활성화 해야 한다.
또한 각종 어류자원을 확보하여 자원화 해야 한다. 농림부의 경우 곡식과 채소의 종자는 물론, 화훼류 은행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특수연구소재은행으로 이미 운영되고 있는 식물 바이러스 은행이외에도 각종 뿌리혹 박테리아, 난에 공생하는 곰팡이 은행등이 필요 할 것이다. 산업자원부의 경우 방청제, 방부제와 청정기 등의 대상 미생물 은행을 운영하여 우리 나라 조건에서 문제되는 미생물에 대한 효율을 측정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듯 확보된 소재는 다른 분야 전공자에게 홍보되고 연구를 활성화해 여러분야의 전공자들의 협업을 유도하게 해야 한다.
즉, 다양한 전공자들이 참여하여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더욱 다양한 연구소재은행을 발굴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 하며 다양한 소재은행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국가적인 소재은행에 관한 운영 지침을 마련하여야 하고, 이들을 이끌어갈 조직이 필요하다.
글쓴이는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후, 동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UCLA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기부 지정 특수연구소재은행 항생제내성균주은행장, 특수연구소재은행 협의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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