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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첨단산업의 공급망 구조 변화와 대응 전략: 반도체·배터리·의약품을 중심으로

◈본문

서론

 미·중 경쟁이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제재, 산업 육성 정책의 부활,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의

진영화 등의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은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동맹을 확대하였고, 중국은 이에 대응하여 원자재 부문의 점유율 우위와 방대한 자국 시장을 토대로 수출입 규제 등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첨단산업의 중간재에 대한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로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한·중 간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등의 첨단부품뿐만 아니라 리튬, 원료의약품과 같은 소재 분야까지 분업 구조가 밀접하게 형성되어 있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우리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중 간 첨단산업의 공급망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양국의 공급망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등을 살펴본다. 반도체·배터리·의약품산업을 중심으로 대중국 공급망 의존성 및 공급망 구조의 특징을 분석하고,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한·중 간 공급망 구조의 변화를 전망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공급망 대응 전략과 대중국 공급망 전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2. 한국 첨단산업의 대중국 공급망 의존

1) 한국의 대중국 소재·부품·장비별 수입 의존도 분석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 분석을 위해 반도체·배터리·의약품산업의 주요 수입 품목을 소재·부품·장비로 구분(HS 코드 6단위)하고, 전체 수입에서

대중국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하였다.

1) 반도체

한국의 대중국 소재·부품·장비의 수입 의존도 (전체 수입 중 중국 비중)를 분석해 보면 <표 1>과 같다. 특히 반도체 소재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34.0%로 가장 높았다. 2022년 국내 반도체 소재 총수입액인 30억 8,000만 달러 중 10억 5,000만 달러가 대중국 수입에 해당한다.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재는 실리콘 웨이퍼, 리드프레임 관련 소재, 조립회로 부품 등으로 반도체 제조와 직결되는 소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2) 배터리

한국 배터리 원자재의 2022년 총수입액은 58억 2,000만 달러이며, 이 중 64.6%에 해당하는 37억 6,000만 달러가 중국에서 수입되었다. 배터리 소재의 경우는 2022년 총수입액이 135억 2,000만 달러이며, 이 중 대중국 수입 비중이 72.6%로 원자재보다 수입액과 비중 모두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개별 품목에서도 전구체, 전해액, 양극재, 음극재, 바인더, 파우치 등 모든 주요 소재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며 특히 배터리 가격의 40~50%를 차지하는 양극재 및 전구체의 대중국 의존도는 95% 수준에 달한다.

<표 1> 한국의 반도체 관련 품목 국가별 수입 비중(2022년)

<표 2> 한국의 배터리 관련 품목 국가별 수입 비중(2022년)

3) 의약품

한국 원료의약품의 2022년 총수입액은 29억 1,000만 달러이며, 대중국 수입액은 이 중 34.3%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 규모이다. 이는 원료의약

품 분야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준임을 보여 주며, 의약품 완제품이 벨기에, 미국 등 선진국에 주로 의존하는 것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개별 품

목으로는 아황산나트륨, 황화합물, 모르포린, 기타 항생물질 등 1차 가공원료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품목이 많은 편인데, 이는 중국 원료의약품의 가격경쟁력이 수입 비중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의미한다.

<표 3> 한국의 의약품 관련 품목 국가별 수입 비중(2022년)

(2) 대중국 공급망 의존 요인

<표 4>는 한국 첨단산업(반도체·배터리·의약품)이 대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요인을 정리한 것이다. 각 요인은 3개 산업에 속한 기업체의 설문조

사 결과로부터 도출되었으며, 다음의 두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요인을 주요 요인으로 선별하였다. 

첫째는 해당 요인으로 인해 대중국 공급망에 의존 한다고 응답한 기업의2)수(관련 기업 수)가 얼마나 많은지, 둘째는 해당 요인이 공급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중요도)에 대한 것이다. 먼저 반도체산업을 살펴보면, 대중국 공급망 의존 요인으로 가장 많은 기업이 ‘중국 시장 진출’ (판로 개척)을 꼽았으며, 32개 기업 중 30개사가 응답하였다. 이는 중국이 한국 반도체산업의 최대 판매처라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 다. 마찬가지로 판로 개척에 해당하는 ‘제3국 진출’(아세안, 유럽, 중동 등)이 관련 기업 18개사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서 ‘부품 조달’ 12개사, ‘소재 조달’ 11개사, ‘유통/판매 비용 절감’ 10개 기업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표 4> 첨단산업별 대중국 공급망 의존 주요 요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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