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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전문가가 주목한 Biohealth Focus 2025

  • 등록일2025-03-28
  • 조회수353
  • 분류산업동향 > 종합 > 종합

 

 

전문가가 주목한 Biohealth Focus 2025

 

 

◈본문

지방 바이오헬스 산업과 의사창업

 

국내 산업의 현주소

우수한 자연계 인재들이 의과대학 한군데로 몰려 산업 기술력 약화를 우려하는 요즘 세태는 이젠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오랜 기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 온 기술정책 전문가들은 “말기적 증상”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지난 5년 간 전 세계를 휘몰아친 팬데믹과 미·중 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 모든 국가가 긴급 재정투입을 하는 등 위기 대응에 역량을 집중했으나 위기 이후 회복력은 제조업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혁신 잠재력에 따라 달랐다.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가장 적게 하락한 국가들은 한국을 포함한 제조업 기반이 강한 국가들이 였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에 한국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현재는 혁신역량의 정체와 무엇보다 인재 부족에 기인하는 제조업 기반의 약화로 미래성장 잠재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제조업 경쟁력은 1970년대 우수한 인재들이 전자나 기계 등 공학을 공부하고 산업 현장에서 분투노력을 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지대를 바라는(rentseeking) 안정적인 라이선스 직업만을 무조건적으로 추구하는 지금의 직업선택 양상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저성장의 시련을 겪은 일본을 닮아가는 “Japanification”(일본화)을 우려하는 기업인과 학자들이 2023년 9월 “산업 대전환”을 선언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유전자 치료제 등 첨단 신산업 육성과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우수 인재 레드카펫” 등 정부의 선제적

인 제도 개선과 규제 혁파를 주문했다. 아주 시의적절하고 곪은 환부를 정확히 찌르는 처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축적된 우수한 의료 인력을 단순한 임상 의사에서 신산업 인재풀로 탈바꿈 시키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우리나라는 IT와 바이오, 의료 기술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정작 의학과 공학의 연결 고리가 약해 반도체보다 3배 이상 큰 바이오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반성이 나온다. 기술은 있되 상품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문제점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1조 7천 6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시장에서 몇 년째 점유율 2%의 덫에 갇혀 있다.

우리나라가 우수한 병원과 풍부한 의료 데이터 등 남부럽지 않은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의사가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기 기업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고,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도 단 2%(2003~2021)라는 초라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대해 의사 출신 벤처기업인들은 우리 사회에는 의사-기업가 생태계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을 주 원인으로 지적한다. 의사가 연구 성과를 내면 환자 진료를 하는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과 인재 확보

2023년 8월 정부는 “과학기술 주권 국가, 초격차 대한민국”이라는 비전하에 “국가 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 바이오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3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첨단 바이오, AI 반도체, 양자)의 G3 도약을 위해 2025년 한 해에만 약 3조 4천억 원을 투입하고, 이 중 60% 이상인 2조 1천억 원을 첨단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추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

함과 동시에, 의사과학자와 벤처기업인 등의 인재 양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원, 충북, 전북, 포항 지역이 현재 가장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특히 포항시는 우수한 R&D 인프라 바탕으로 “국가전략 첨단산업바이오 특화 단지”에 지정되는 등 정부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포항시는 지역 내 상급병원의 진료데이터와 포항의 신약 개발 인프라, 안동의 백신 생산 기반을 연계한 의료 빅데이터 구축 사업 등 바이오헬스 산업에 전반적으로 AI를 연계한 융복합 산업 전략을 구상 중이다. 또한 R&D 역량 강화와 인재의 공급을 위해 포스텍 의과대학 설립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같은 상황이지만 그 중 여건이 나은 포항 역시 결국 문제의 핵심은 인재의 확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지원에 의한 R&D 인프라 강화와 지자체의 결연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화룡점정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역 내 대학과 연구기관의 절대적인 숫자가 많다고 하여 그 인재가 전부 지역 산업의 잠재적 종사자라는 생각은 잘못된 인식이며, 대부분의 역내 우수연구 인력은 학업을 마친 후 경력과 삶의 만족도 향상 등을 위해 수도권이나 국외로 이주하는 현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바이오헬스를 비롯한 첨단기술 산업에서 지역 인재 유출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열악한 정주여건, 벤처기업에 친화적인 생태계(벤처금융 투자 등) 결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들이 아니라는데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예외 없는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의 연결고리인 의사 창업

최근 바이오헬스 산업이 차세대 국가 주력 산업으로 성장 엔진이 가동되면서 창업에 나서는 의사들이 늘어나는 변화의 조짐은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고려대와 연세대 의료원은 의사들의 도전 DNA를 끌어내고 임상 의사들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보완하기 위해 “의사 창업연구회”를 조직하여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웰트는 복부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스마트벨트”를 개발하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이후 명품 브랜드인 S.T.듀퐁과 협업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경북대 의대 교수와 컴퓨터학부 교수가 공동 창업한 빔웍스는 초음파 영상기기로 유방암을 진단할 때 AI를 기반으로 유방암 의심 병변을 실시간 검출하고 동시에 악성도를 판단해 주는 진단 보조 SW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의사 특히 지방 의대 교수들의 창업은 수도권 집중 현상이 극심한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인재를 담을 수 있는 요람이 되며, 혁신역량이 떨어지는 지방기업들의 보완수단이자 중앙정부가 결정하는 지역별 산업 타기팅에서 벗어나 교수 전공에 따라 자유로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의대교수는 지역 최고의 인재풀이며, 대체로 지역 이동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종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산업 생태계에서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의학과 공학의 연결 고리를 이을 수 있는 대학이란 전략적 입지는 의대 교수들의 창업이 중요해지는 또 다른 이유다.

KAIST 창의학습관에는 학위수여식이 열리는 터먼홀이 있다. 1970년대 KAIST의 설립에 터먼보고서를 통해 핵심적인 도움을 주었던 프레드릭 터먼(Frederick Terman) 스탠퍼드대 교수를 기념하여 2004년 명명되었다. 그는 저명한 공학자이자 교육자로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이다. 1930년대 주변에 과수원뿐이었던 스탠퍼드대의 졸업생들은 일자리를 찾아 기업들이 집중된 동부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안타까워했던 터먼 교수는 우수한 인재들이 동부로유출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산학협력단지를 조성하고 아이디어를 가진 졸업생들이 창업하도록물심양면으로 도와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모태가 되었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모습을 보면 현재의 비수도권 지방과 비슷하다. 변변한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인재들, 인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기업들을 보면, 지역 최고의 두뇌집단인 대학을 중심으로 창업을 돌파구 삼아 새로운 비전을 창조했던 터먼 교수가 남달리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가 정신을 갖춘 창업으로 혁신 생태계의 주체”라는 KAIST의 새판 짜기 모델도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현재 국내 대학교수들의 창업은 전공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과거보다 많이 활성화되었다. 그간 바이오 분야 위주에서 인공지능, 로봇, 반도체 등으로 다양해졌고 최근에는 인문·예체능 분야 창업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3년 동안 987개의 교수 창업이 이루어졌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의해 원천 기술의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고 풍부한 벤처투자 자금 등 창업환경이 개선된 결과다.

대학별로 보면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서울대는 81개의 교수 창업으로 제일 많은 성과를 냈고, 다음은 한양대(60개), 성균관대(53개), UNIST(52개), 연세대(50개), 충북대(41개), 강원대(38개), 고려대(37개), KAIST(34개), 충남대(33개) 등의 순 이었다. 이들 교수창업 선도대학들의 특징

은 단순히 창업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 단계까지 모든 분야를 대학이 함께 기획하고 있다.

서울대는 최대 두 개 회사까지 겸직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고, 한양대는 ‘창업 연구년’ 제도를 도입하여 기술 창업 목적으로 수업을 면제해 주고 있으며, KAIST 교수는 최대 6년까지 창업 휴직을 할 수 있다. GIST는 창업 실적을 교원 평가의 60%까지 반영하고 있다. 병원이 공동으로 출자 회사를 만들어 바이오 벤처에 투자하는 자체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자는 논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스탠퍼드대, UC 버클리, 존스홉킨스대 등 창업을 이끌어온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우리와 달리 교수 창업을 위한 별도의 지원 제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업 상임직 겸직도 허용하지 않는다. 거기다 교내 연구시설과 장비를 창업에 활용할 수도 없다. 이것을 보면 의사창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수도권과 지방, 개업의나 의대교수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전문지식을 검증하여 실용화하려는 학문적 열정과 자신의 삶의 지평을 확대하려는 도전정신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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