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동향
루마니아, 스마트팜으로 유럽 농업의 패러다임 바꾼다
- 등록일2025-11-19
- 조회수47
- 분류산업동향 > 그린바이오 > 농업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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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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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tra
-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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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루마니아#스마트팜#농업#유럽
루마니아, 스마트팜으로 유럽 농업의 패러다임 바꾼다
◈본문
농업의 세대 교체, 기술로 농업을 재설계하다
루마니아의 스마트팜 전환, 단순한 장비 교체가 아니라 농업 생태계의 재편
기후위기가 위협하는 농업, 해법은 '전환'
루마니아는 유럽 대륙의 중심에서 새로운 농업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동유럽의 너른 대지는 오랫동안 ‘유럽의 곡창지대’로 불렸지만, 지난 수십 년 간의 기후변화와 인프라 낙후, 농업 인력의 고령화가 그 이름을 퇴색시켰다. 여름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곡물은 폐기되고, 이제 기온마저 변화하고 있어 주요 농업 생산국들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루마니아 농업생산자연합(LAPAR)에 따르면, 루마니아 농민이 가뭄으로 입는 피해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가뭄이 심했던 2015년과 2024년에는 농업 손실이 약 20억 유로에 달한다는 추정이 제기되기도 했다. 관개시설은 1980년대에 만들어진 낡은 펌프와 콘크리트 수로가 대부분이다. 루마니아는 1990년대에는 관개 정비 면적이 300만 ha 이상이었으나, 실제 가동 면적은 많이 축소됐고, 최근 자료는 약 100만 ha 수준으로 그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 세계은행 지표(최신 가용 연도 기준)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관개 농지 비율’은 약 4%대로 네덜란드(약 30%), 스페인(약 14%), 프랑스(약 7%대)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한계가 루마니아를 ‘스마트팜’이라는 신산업으로 이끌었다. 기후 리스크를 기술로 관리하고, 인력 부족을 데이터로 보완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의 관개 농지 비율>
국가 | 관개 농지 비율 (%) | 비고 |
루마니아(Romania) | 4.05 | EU 평균의 절반 이하 |
스페인(Spain) | 14.0 | 지중해권 고관개 국가 |
프랑스(France) | 7.5 | 중간 수준 |
네덜란드(Netherlands) | 30.0 | EU 최고 수준 |
EU 평균(추정치) | 약 9.5 | World Bank + Eurostat 추정 |
[자료: World Bank - Agricultural irrigated land (% of total agricultural land), Eurostat 2023년 기준 추정치]
EU 자금이 움직이면 시장이 움직인다
2023년, 루마니아 농림부(MADR)는 'EU 공동농업정책(CAP) 2023-2027'에 적용될 국가전략계획(PNS: Planul Național Strategic)을 최종 승인받았다. 이 계획은 향후 5년간 루마니아 농업 부문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를 결정하는 국가 단위의 ‘농업 전환 로드맵’에 가깝다. 루마니아 정부는 기후 위기·물 부족·고령농 심화·생산성 정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관개)·데이터(디지털)·에너지(재생에너지)의 세 축을 전략적 성장 기반으로 규정했다. 특히, 관개 인프라 재건, 농가 단위의 스마트 관개 도입, 정밀농업·AI 기반 데이터 농업 확산, 농업용 태양광 및 에너지 자립 솔루션 구축 등을 지원하기 위해 총 150억 유로 규모의 CAP 예산 중, 농촌개발기금(EAFRD)과 국가 매칭 예산을 통해 단계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해당 전략계획(PNS)에서 관개·디지털화·에너지 전환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은 아래 네 가지 프로그램(DR-25, DR-26, DR-27, DR-30)으로, 각각 목적과 수혜대상, 재원 구조 등의 정보는 다음과 같다.
구분 | DR-25 | DR-26 | DR-27 | DR-30 |
사업명 | 관개 인프라 현대화 | 농가 단위 관개 시스템 설치 및 현대화 | 농업 접근 인프라 | 청년 농업인 정착 지원 |
지원대상 | 관개 관련 공공 인프라 | 농가, 농업법인, 협동조합 등 | 지자체 및 농업 인프라 접근을 위한 조직 등 | 신규·청년 농업인, 개인 농업인 또는 법인 형태로 등록된 자 |
지원형태 | 보조금(지원율 상이) | 보조금(특정 조건 하 최대 50%) | 보조금(지원율 상이) | 고정 보조금 |
지원범위 | 펌프 스테이션, 관로, 계량기, 압력관계설비 등 관개 인프라 구축·현대화 | 드립관개, 피벗관개, 양액관개, 토양·기상센서와 연결된 제어 시스템 등 | 농장 접근로 건설·확장·현대화, 물류·접근성 개선 | 청년농 정착자금, 사업계획 제출, 일정 기간 경영계획 이행 조건 등 |
정책목적 | 국가 단위 관개 인프라 복구 및 신규 구축, 가뭄 대응 및 물관리 효율화 | 개별 농가 수준에서 물 절감·생산성 향상, 가뭄 리스크 완화 | 농업 생산성 및 시장 접근성 개선, 경쟁력 강화 | 농가의 세대전환 촉진, 농업 인력 구조 개선 및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계 조성 |
우선순위 | 가뭄피해 빈번 지역, 기존 관개망이 비효율적이거나 노후한 지역, 대규모 협동조합·관개조합 등 공공관개지구 | 청년 농업인 및 협동조합, 물 절감 기술 도입 농가, 정밀관개 및 센서 활용 계획 제출자 | 낙후된 농업 지역 지자체, 농산물 집하·운송 경로 개선 필요 지구, 농업 생산단지 연결 프로젝트 |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 우선, 농촌 정착 및 에너지 연계 계획 제출자 |
예산출처 | EAFRD(유럽농촌개발기금) + 국가 매칭펀드 | EAFRD | EAFRD 100% 보조(지방자치단체 대상) | EAFRD(고정액 보조금) |
K-스마트팜 진출기회 | 대형 펌프·SCADA 시스템, 수문·압력제어·관로 설계기술, 스마트 워터 매니지먼트 솔루션 등 | 드립·피벗 관개 장비, 토양·기상 센서 및 IoT 제어 시스템, 농가 관개 플랫폼 SW 및 양액 솔루션 등 | 농장 도로 및 물류 접근 설계 시스템, GIS·드론 측량 솔루션, 농산물 물류 데이터 연계 플랫폼 등 | 스마트팜 창업 컨설팅·교육 서비스, 농장 에너지 모듈 패키지, 농업 데이터 경영 솔루션 등 |
[자료: European Commission, Ministerul Agriculturii și Dezvoltării Rurale, LAPAR 자료를 토대로 KOTRA 부쿠레슈티무역관이 재구성]
루마니아의 'PNS 2023-2027은 관개, 농업 인프라, 세대 전환 등 여러 축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DR-25, DR-26, DR-30은 물 관리 및 농가 단위 농업 현대화를 직접 지원하고 있으며, DR-27은 농업 생산체계의 접근성과 물류 기반을 개선하는 인프라 지원 사업이다. 스마트팜 기업 관점에서는 DR-25/26이 물관리·센서·디지털 제어 기술, DR-30이 청년농 창업 및 에너지 융합 모델, DR-27이 인프라·물류 ICT 솔루션과 가장 밀접한 시장 분야로 볼 수 있다. 루마니아 농업생산자연합(LAPAR) 관계자는 이 같은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루마니아 농업은 더 이상 전통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에너지 산업과 맞닿아 있다”라며, “관개는 생존 인프라, 디지털은 지속가능성 인프라”라고 정의했다.
현장의 목소리, “스마트 관개 없이는 미래도 없다”
루마니아 농업생산자연합(LAPAR)의 릴리아나 피론(Liliana Piron) 소장은 10월 말 KOTRA와의 공동 세미나에서 “관개가 농업 현대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OTRA 부쿠레슈티무역관 관계자를 비롯한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우리는 더 이상 물이 없어서 생산하지 못하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 스마트 관개 기술은 물 사용량을 30~40%, 에너지 비용을 15~20% 절감한다. 펌프·센서·SCADA·태양광 전력 시스템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이 절실하다.”라고 거듭 언급했다.
피론 소장은 “대다수 농민은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렵다. 담보도, 재무 기록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증제도, 리스와 같은 새로운 금융 수단이 필요하다.”라며 현실적인 문제를 덧붙이기도 했다.
LAPAR은 이 같은 금융 공백을 메우기 위해 EU 농업개발기금(EAFRD)과 민간투자를 결합한 ‘관개-에너지 통합 시범농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의 기술력과 루마니아의 농지, 그리고 EU의 자금이 만난다면 가장 이상적인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농 중심의 구조, ‘서비스형’ 시장으로 열린다
기술만큼 중요한 건 ‘사람’이다. 루마니아 농업의 세대 단절은 심각하다. EU 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65세 이상 농업인 비중이 44.3%로 EU 최고 수준이며, 농가의 90%가 10ha 미만의 소규모이다. 이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에서 약점을 가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의 기회가 된다. 루마니아 농업인 클럽(CFRO)은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청년농 육성 프로그램을 2019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Young Leaders for Agriculture’ 6기(380명), ‘Entrepreneur in Agriculture 4.0’ 4기(92명)가 배출됐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영농기술 교육이 아니라, 경영과 데이터 활용, 리테일 협상기술까지 포함한다. CFRO 관계자는 “디지털 농업은 장비보다 사람이 먼저 변해야 성공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단체는 2035년을 목표로 ‘통합 농업정책(Integrated Agricultural Policy 2035)’을 추진 중이다.
루마니아 농가의 90%는 소농으로, 이들 대다수는 대규모 스마트팜보다는 '서비스형 농업' 모델을 선호한다. 농기계·센서·소프트웨어를 한꺼번에 구매하기보다는 구독·리스 형태로 사용하는 모델이 더욱 현실적이다. 루마니아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스타트업들이 구독형 관개·센서 패키지를 출시했으며, 농민들은 앱을 통해 토양수분, 강우 예보, 펌프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자동 제어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형 모델은 CAP 보조금과 연동돼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는 한국의 중소·스타트업 스마트팜 기술 보유 기업에게도 매우 유망한 틈새시장이다.
시사점
현재 루마니아 스마트팜 시장은 ‘정책 + 자금 + 수요’가 동시에 작동하는 시점에 있다. 스마트 관개, 디지털 관리 시스템, 재생에너지의 결합은 우리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특히 DR-25~DR-30 프로그램은 한국 기업의 강점 분야와 직결된다. 센서, AI 기반 농장 관리 솔루션, 태양광·배터리 시스템 등은 루마니아 정부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루마니아의 스마트팜 전환은 단순한 장비 교체가 아니라 농업 생태계의 재편이다. 기술, 금융, 교육, 에너지가 맞물리는 복합 산업이며, 관개 인프라가 데이터 인프라로, 농장이 에너지 생산 단위로 진화하고 있다. 향후 5년간 루마니아는 EU 내에서 스마트농업 예산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며, 이 흐름은 폴란드·불가리아 등 인접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루마니아는 한국 기업이 유럽형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에 진입하는 첫 관문이 될 것이다.
자료: World Bank - Agricultural irrigated land (% of total agricultural land), Eurostat, European Commission, Ministerul Agriculturii și Dezvoltării Rurale, LAPAR, KOTRA 부쿠레슈티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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