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

 

 

 

인간중심과학기술의 목표를 삶의 질 향상에 두고 볼 때, 근본이 되는 과학기술은 건 강복지과학기술, 생활환경과학기술과 안전과학기술이다. 이러한 과학기술이 추구하는 건강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삶의 보장은 인간의 존엄성 과 가치를 유지하고 지키는데 절대적인 필요조 건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사항들과는 별도로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노인층 인구의 급증 에 따라 시급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즉 노인층 인구의 증가는 유휴무노동 인구의 단 순한 증가뿐 아니라, 이로 말미암은 경제적·사회적· 의학적·문화적 제반 문제가 일어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종래 우리 사회의 근본으로 전통적으로 추구되어 왔던 효(孝) 사상이 변 질되어 감에 따라 노인인구를 보살피고 지원해주는 사회적 체계가 붕괴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동물 중에서 나이가 들어서 대접받은 종은 인류밖에 없었고, 그 중에서 도 문명 사회에서 경륜과 경험으로 노인들이 대접을 받았으나 앞으로 전개되는 정보화, 전산 망화, 자동화시대에서는 더더욱 탈인간화되 고, 노인들에 대한 푸대접이 늘어나고, 이로 말미 암아 인간의 존엄성이 크게 손상될 우려가 높아져 가고 있다. 따라서 장수과학은 이러한 인 간중심 과학기술의 본질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된다. 더불어 인간중심과학기술은 보다 적극적 사회참여를 위한 실천적 과학이어 야 하며, 공익 성이 강조되는 공공을 위한 과학이어야 하며, 과거의 학제 중심적 경향을 탈피한 다양한 학 제들이 협동하여 조화적 발전을 기하는 연계성의 과학이어야 한다. 이러한 인간 중심과학기 술의 의미는 바로장수과학에 그대로 적용이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장수과학 을 정의해 보 면 다음과 같다. 장수과학이란 노인들의 건강을 지키고, 삶의 편리를 도모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를 효 율적으로 수행하여 보다 높 은 삶의 질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의학·약학·생물학·식품학· 의공·의료정보·스포츠학 등을 망라한 총합적이고 연계적이며 보다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과학이 다.

 

 

장수과학이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추진되어야할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 서 고 려될 수 있다.

 

첫째, 학문적으로는 노화현상이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보편적으로(universality) 피 할 수 없는 필연성(inevitability)과 비가역적인 현상(irreversibility)이기 때문에 그 사회적 필요성이 크다는 점 이다. 그리고 노인성질환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높은 확률(probability)로 걸리게 되며, 질병도 단순하지 않고 매 우 복합적이라는 점에서(complexity) 문제이며, 이들 질환들 이 대부분 장기간 만성으로(chronicity)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 다.

 

둘째로는 사회적으로 그 당위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구환경이 변화하여, 65세 이상의 노인층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는 이들 노인층 인구들의 사회봉사 및 참여기회가 더욱 빠르게 박탈되 어가고 이들을 지원하는 사회보장 시스템은 극히 미비되 어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들은 대부분 첨단문화와 전통문화의 갈등 속에서 사회적응을 못하고 더욱 복잡한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셋째로는 장수과학이 추구하는 연구결과의 시급성과 당면성이다. 물론 단계별로 꾸준 한 연구성과로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노인층 인구들은 보다 신속한 연구결 과를 통해 시급한 당면문제들을 해결하 고자는 욕구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른 과학기 술보다 훨씬 더 연구성과에 대한 기대가 급박하다.

 

넷째, 장수과학연구는 미래사회에 대한 보장보험이다.즉 21세기가 고령화 사회가 된 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는 세계 모든 국가들의 공통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이 종래와 달리 경제권을 쥐고 있고, 나름대로 자기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사회가 되면, 나머지 노인층의 소외감은 더욱 극심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초래되는 사회 문제는 매우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수과학 연구를 통한 노인생활지원을 위한 투 자와 노인활동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확립 하고, 아울러 노인의 기능을 지원하는 각종 의료 보조장구의 개발은 미래사회를 밝게 하는 주요한 견인차가 될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 이 실버산업이 미비된 국가에서는 대부분의 노인용 생활 보호 및 기능보조장구들이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는 국가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때로 이러한 측 면에서 건강복지산업의 육성은 절실하다.

 

 

장수과학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서 기본 방향은 세 가지 현상을 유의하여야 한다 고 본 다.

첫째는 노화현상과 질병발생과의 관계이다. 노화되면서 초래되는 각종 노인성질병과 질환 으로 야기되는 노화촉진현상의 이해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노화현상에 대한 기초생물 학적연구가 추진되어야하며 노인성 질병의 병리기전에 대한 연구진흥이 도모되어야 한다.

 

둘째는 죽음과 생체 기능장애 또는 지체 부자유의 관계이다. 노화현상의 종말은 죽음 으로 직결되며, 그러한 과정에 초래되는 생체기능의 장애 또는 지체부자유현상에 대한 연구는 매 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셋째는 수명과 삶의 질의 관계이다. 인간의 궁극적 소망이 수명연장에 있고, 그러나 수명 연장이라는 단순한 목적이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이 수반되어야하는 복합적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체계적 연구의 필요성은 매우 높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건강증진 연구를 통한 생활습관개선연구가 필요하며 재활 및 장수공학연구를 통한 기능 장애 지체부자 유를 해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수명연장을 위해서는 각종 중재연구를 통해 다인 성 수명연장요인을 해결하여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에 절대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분야 는 과학적 건강정보를 보급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올바른 건강지식을 습득하고, 자신 있는 삶 을 영위토록 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이러한 장수과학의 기본방향을 중심으로 그 추진방향을 규정하여 보면 무엇보다도 장 수과학(생물학), 장수의학, 장수공학으로 크게 대분되며, 이를 보조하는 장수과학교육정보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들 각 분야를 세분해보 면 다음과 같다.

 

장수과학(협의)의 기본 추진방향은 주로 기초생물적, 노화와 영양연구, 노화와 운동 연구, 노인과 약물요법, 노화종적관찰연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한편 장수의학 프로젝트는 우리 나라 노인들의 주사망요인, 또 는 이환율의 고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여, 노인의 순환기질환, 호흡기질환, 소화기질환, 근골격계질환, 내분비대사 질환, 당뇨병, 인지기 능장애 및 행동과학, 노화와 암, 성기능 및 비뇨기계질환, 여성건강, 노 인간호 등의 분야로 나누어 연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장수공학 프로젝트에서는 크게 원격진료시스템 개발과 노령자 지원기기개발로 나 뉘어 추진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다시 노령자를 위한 재택진료 시스템개발, 노령자를 위 한 가상병원시스템개발, 재택노령자를 위한 건강모니터링 기기 개발로 나눈다. 후자의 경우 에는 다시 노령자를 위한 인공장기 및 보철기구개발, 고령자 및 장애자를 위한 지능형보조 기기의 개발, 노령자를 위한 지능형 투약 자동화시스템 개발, 재택 노령자를 위한 자 동형 지 원 로봇개발, 재택노령자를 위한 홈오토메이션 기기개발 등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덧붙여 장수과학분야에 있어서 교육정보시스템 의 확충은 무엇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왜 냐하면 급증하는 노인층 인구들에게 아직도 노인시대에 적절한 각종 건강 및 의학·생활정 보가 정 립되어 있지 못하여, 이들이 온갖 부적합한 정보에 휩쓸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민을 상대로한 노인건강·생활정보의 과학화와 보편화가 급하다.

 

어떻게 장수과학 프로젝트를 추진하여야 하는가. 장수과학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 진하기 위한 기본방향으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장수과 학관련 과학기술 진흥정책의 우선 순위가 제고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확고한 장기계획 이 수립되어야 하며 정부투자의 획기적 증대도 필요하다. 아울러 장수과학의 여러 가지 학 문적 특성은 사회적 복합성을 갖 추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종합정책추진체 계의 구축이 필요하며, 사회적 환경의 조성도 시급하다고 본다. 장수과학프로젝트는 기 본적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간중심과학기술의 핵심으로서 종 합 연계 실천이 본질이다. 따라서 종래 일반과학과는 많은 점에서 차별화 되고 있기 때 문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패러다임을 변경할 필요가 크다.

 

다음 장수과학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태도 또한 확립되어야 한다. 장수과학 프로젝 트가 국가예산의 사회성 낭비가 아니라, 미래복지사회건설을 위한 사회보험적 특성을 가지고 있 음을 명심하여야하며, 따라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투자가 절실한 분야이다. 장수과학은 또 한 세계적으로 노인사회추세이기때문에 미래지향적인 산업공학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으 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만이 아닌 민간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여야 한다. 또한 장수과학프로 젝트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장수과 학 10개년 계획”등의 선언을 명시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장수과학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장수과학 종합정책 추진체계 의 확립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 필요성은 부언하지 않아도 장수과학의 학문적 다양성, 연계성 및 사회적 실천성을 감안할 때 이를 종합적으로 기 획관리추진하는 제도적 장치가 화급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종합추진체계의 안으로서는 국립노화연구소 또는 연구센터의 설립이 바람직하며, 차 선책으로는 국립보건원에 부설 노화연구소를 설립하거나 장수과학 연구 기획단을 구성하 여 software적 운영이 필요하다. 그러한 제도적 장치의 설 립이 어려운 경우에는 보건의료 기술연구 기획 평가단내에 장수과학 연구분과위원회를 구성하여 실질적 연구지원을 추진함 이 보다 가 시적일 수 있다. 이러한 종합추진체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는 노인복지법, 과학기술촉진법, 과학기술혁신 특별법, 보건의료기술진흥법 등에 장 수과학 관련연구 지원 조항을 추가하여야 하며, 장수과 학 관련부처인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처, 정보통신부, 통상부, 노동부, 교육부, 내무부, 재정경 제원등을 망라한 범부처적 matrix 연구개발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장치는 투자중복 을 방지하고, 효율적 운영을 기할 수 있으며, 장기적 추진이 가능하다.

 

한편 이러한 장수과학종합추진체계를 위한 재정적 보완장치로는 원천기술에 대해서 는 정 부가 집중지원하고, 적용연구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기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산업제품화의 경우에는 민간투자를 유도하여야 한다. 특히 우리 나라 노인 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장수과학 연구사업은 궁극적으로 국가적 기획추진사업 이 되어야 하며, 그 공익적 및 사회보험적 특성에 비추어 각종 출연금, 부담금, 공익자금, 각종 보험회 사의 수익금, 경마, 복권 등의 수익금을 재원으로 활용하여도 마땅하다고 본다. 나아가서 장수과학 추진을 위한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 연구인력의 개발이 시 급하 다. 즉 중장기 연구인력개발계획을 세워 장수과학 참여 연구인력을 늘여야 하며, 그러한 목 적을 위하여 병역특례, 취업지원 등도 고려되 어야 한다. 또한 국민교육 및 홍보도 중요하다. 국민들에게 장수과학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홍보하여야 하며 이를 시민운동과 연계하여 실천교육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나아가서 평생교육시스템을 확충하고 국가정보망을 통한 이 분야 교육정보의 보급을 집중하여야 한다. 또한 장수 과학 프로젝트에서는 의식주·자연 환경 및 생활패턴에 대한 전통문화를 수용하고 이를 과학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장수과학프로젝트의 우선 순위 장수과학프로젝트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고려되어야할 우선 순위를 고려해 본다. 첫째, 학문적인 우선 순위는 무엇보다도 노화현상과 질병현상을 구분하는 연구에 주력하 여야 한다.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각종질환의 위험인자 구명과 조기사망이나 질병을 회피할 수 있는 적극적 생체기능 증진방안 연구가 필 요하다. 둘째, 경제적 우선 순위는 질병에 영향받는 인구층, 즉 이환율의 크기와 장애의 심각성이 다. 그리고 삶의 질 향상과 수명연장과 의 상관성이 연구되어야하며, 특정 장애 보정의 경제 적 기술적 용이성이 연구되어야 한다. 셋째, 사회문화적 우선순위로서는 전통적인 우 리나라고유의 문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미래사회를 대비하고 사회적 요구도를 충족하는 연구가 추진되어야 한다.

 

 

장수과학연구는 인간존엄성을 지키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간중심과학의 핵심이 다. 장 수과학연구는 무엇보다도 과학·의학·공학의 삼위일체적 발전이 필요한 연계적이고 공익적 이고 실용실천적인 학문이어야 한 다. 이러한 장수과학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종합추진체계의 확립과 이를 통한 장기 적이고 거시적인 기획과 투자가 필요하며, 국민생활 및 정서와 혼연일체를 이루는 교육정보 보급체계의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장수과학연구는 시대적 요청이며, 세계적 경쟁 속에서 우리 나라 의 건강복지산업을 지키 고 확장시키는 첩경이며, 효가 사회의 본질이었던 우리에게 국민자존심의 확립을 위한 중요 한 근간을 이

 

박상철/서울대하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 ■TEL:02-740-8244 ■ FAX:02-744-4543 ■ E-mil:scpark@plaza.snu.ac.kr ■ 주소:(110-799) 서울시 종로구연건동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