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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동향

포스트게놈시대(post-genome era) 국내 생명과학 연구정책의 방향

  • 등록일2000-09-04
  • 조회수13324
  • 분류정책동향 > 기타 > 기타
  • 자료발간일
    2000-09-04
  • 출처
    과학재단소식지
  • 원문링크
  • 키워드
    #포스트게놈#포스트 게놈

포스트게놈시대(post-genome era) 국내 생명과학 연구정책의 방향
김우식 / 연세대학교 총장


1990년대 초부터 미국 등 선진국 주도로 추진한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의해 지난 6월 26일에 발표된 인간 유
전체구조 초안은 생명과학분야뿐 아니라 인류역사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된다. 이는 이미
밝혀진 27종의 다른 생물체의 유전체구조와 더불어 새로운 산업적 패러다임의 전개와 본격적인 포스트게놈
시대 개막을 예고하는 것이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미국의 6개 대학과 일본의 게이오대 및 중국의 베이징대들도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 우리 나라는 이 사업에 전혀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의 모든 매스컴이 인간유전체 해독의 의미와 인류가 누릴 혜택에 대하여는 연일 특보를 하면서
도, 정작 우리 나라의 위축된 위상이나 그런 원인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포스트게놈시대를 맞이하여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향후 이와 유사한 중요한 과학적 사업에 우
리 나라도 기여하고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도록 재다짐 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인간 유전체구조 발표 이후 포스트게놈시대에 대응하는 우리 나라의 생명과학 연구정책
의 방향이다. 대부분 생물체의 유전정보가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됨에 따라 이를 활용하여 산업화하기 위
한 유전체기능 연구(Functional Genomics)가 21세기 핵심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국가의 대
응은 부처별 협의체 구성도 안된 채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이 분야에서 우리의 위상제고를 차치하
고라도 국가경쟁력의 정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유전체기능 연구는 21세기 전략산업인 생물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기반기술로 인식되어 최근에는
미국, 일본, 호주 등 선진국들이 국가의 핵심 기술로 선정하여 집중지원하기 시작했다.

우리 나라도 기술수준과 경쟁성 여부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어느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세계적인 경쟁
성을 갖출 수 있는지를 선별하는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스트게놈시대에 대비하여 생물산업
의 국가적 육성을 위한 새로운 국가의 생명과학 연구정책을 수립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
다.

첫째, 인적·물적자원이 부족한 우리 나라는 생물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필요하
다. 이를 위해 관련 정부부처가 협의체를 만들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하고, 협의체를 통해 먼저 전체적인 합
의를 한 후 관련사업을 부처별로 역할 분담하여 수행해야 한다.

둘째, 바이오테크놀러지 관련 지원예산을 대폭 증액하여 공통이 되는 기술을 중점 개발하여 생물산업의 발
전기반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국가 과학기술개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반드시 시급성, 타당성, 경쟁성 및 파급효과를 적용하여
사업대상과 수행주체를 선정하여 육성해야 한다.

넷째, 포스트게놈시대의 기술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과감히 보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유전체
기능 연구를 위한 국책전문연구소를 설립하여야 한다. 독일, 일본 및 호주 등도 이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
여 전문연구소를 설립하였는데, 이러한 국가차원의 전문연구소를 통한 관련기술 확보를 위해 첨예한 경쟁
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섯째, 산·학·연·관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보다 빠르게 변하는 연구환경에 대처하고 개발기술의 산업
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 게놈연구의 대표적인 셀레라회사 등 미국의 유망한 생명공학회사들이 왜 이 시점에서 게놈연구를 마무
리 짓고, 다음 목표를 향해 포스트게놈시대의 생명과학 연구분야를 재설정 했는지 다시 한번 깊이 새겨 보
면서 ‘투자 시기를 놓치면 살아 남지 못한다’는 국제 경쟁의 냉엄한 현실을 깨달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생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분야를 정책적으로 선정하여 집중 육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앞에 펼쳐진 21세기의 포스트게놈시대에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는 정부의 정책적 선택과 관련
연구자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종래에 중시하던 고답적인 절차나 가치를 떠나 보
다 파격적이고 과감한 정책과 투자가 시급하므로, 기획과정과 사업시행 및 추진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패
러다임을 주문하고 싶다.



(과학재단소식지 200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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