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동향
한림원의 목소리 제 105호 이제는 기정학(技政學)시대, 과학기술혁신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 등록일2023-07-04
- 조회수2545
- 분류정책동향 > 종합 > 종합
-
자료발간일
2023-07-04
-
출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 원문링크
-
키워드
#기정학시대#과학기술혁신
이제는 기정학(技政學)시대, 과학기술혁신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림원의 목소리 제 105호
◈ 목차
01. 과학기술외교 전문가 라인업을 강화해야 한다
02. K-Science: '과학가치사슬(Science Value Chain)' 구축을 통해 글로벌 과학기술협력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03. 기정학 시대에 맞는 Smart Mover형 R&D 전략이 필요하다
04. 임무지향형 혁신정책을 통한 부처 이기주의 극복이 필요하다
◈본문
01. 과학기술외교 전문가 라인업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은 제11차 한-미 과학기술 공동위원회를 열고 차세대 반도체, 핵융합, AI, 바이오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미국은 물론 각국 정상회담의 주요 이슈는 ‘과학기술협력’이 되고 있다. 이제까지의 과학 기술 국제협력은 ‘연구자 또는 연구기관 차원에서의 연구개발 협력’에, 그리고 외교는 ‘국가 차원의 관계와 교류’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호 분리된 영역에서 머물러왔다. 그러나 첨단과학기술이 관세장벽을 대체하는 새로운 전략적 협상의 핵심 요소가 되면서 기정학 시대의 과학기술외교는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과도 직결되어 있는 반도체의 경우 반도체 공정기술과 세계 각국의 가치사슬 및 혁신생태계,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전략적 과학기술외교를 펼쳐야 하나 안타깝게도 구체적이지 못한 데이터와 부족한 전문성이 과학기술외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루 빨리 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에 과학기술전문가를 파견하고 과학관을 보강하는 등 과학기술외교 전문가 라인업을 강화해야 한다.
02. K-Science: '과학가치사슬(Science Value Chain)' 구축을 통해 글로벌 과학기술협력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제품의 생산을 포함하는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은 국제 정세이슈에 따라 얼마든지 재편 가능하나 과학가치사슬(Science Value Chain, SVC)은 단기적 경제이슈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장기에 걸친 안정적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주도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과학가치사슬(SVC) 구축을 통해 기정학 시대를 대비해야한다.
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에서만 투자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강화하면서 전략적 협력파트너를 물색하고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 과거 지정학(Geo-politics) 시대에는 상품의 지역별 이동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하지만, 생산과 제조가 다변화되고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관세보다 원천특허를 통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기술경쟁의 전장이 기술혁신의 다운스트림(제품·서비스)에서 업스트림(기초 원천기술)으로 옮아오고 있는 것이다. 조속한 전략적 과학가치사슬(SVC) 구축을 통해 기초원천 기술 단계에서의 우리 나라의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03. 기정학 시대에 맞는 Smart Mover형 R&D 전략이 필요하다
기정학 시대에 글로벌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의 역량 강화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과학기술혁신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 R&D 30조원, 국가 R&D 100조원 시대가 도래했지만 아직 기존의 선형적 R&D 모델 등과 같은 구시대적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격화되고 있는 기술패권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도국의 추격형 전략, 선진국의 First Mover 전략과 차별화되는 Smart Mover형 R&D 모델이 필요하다. 양자, 첨단바이오 등 Science Economy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미국의 DARPA, 영국의 ARIA 같은 새로운 시스템과 책임 PM(Project Manager)같은 혁신적인 R&D 시스템의 도입과 확산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에서도 K-DARPA 구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기초역량과 시장 기반이 취약한 점을 감안하여 추격형과 선도형의 장점을 혼합한 ‘스마트 무버(Smart Mover)’ 전략을 채택하고 민간전문가(책임 PM) 주도로 창의성 극대화를 위한 권한 내 자율권 강화에 힘써야 한다.
04. 임무지향형 혁신정책을 통한 부처 이기주의 극복이 필요하다
기정학 시대에는 새로운 변화에 걸맞은 행정·정책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의 기술패권 이슈는 동시에 많은 부처의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개별 부처는 여전히 부처별 주요 이해관계자에 포섭되어 있다. 현재의 이러한 구조는 반복 되는 문제 해결에는 효과적이지만 기술패권 이슈처럼 여러 정부부처가 관계되거나, 국가전략기술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이슈에 대응하기 어려운 약점이 있다. 특히, 각 이해관계자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개별 부처가 국가차원에서 통섭적인 정책을 수립·추진할 수 없다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아래 그림처럼 국가차원의 임무에 여러 부처가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재의 분야 중심 R&D를 이슈, 즉 임무 중심의 R&D로 재편해야 한다. 이를 통해 파편화·분절화 되어 있는 현재의 기술개발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바꾸고 정책적 시너지를 극대화 해야 한다. 기정학 이슈는 단순히 우리가 어떤 첨단기술을 개발할 것이냐가 아니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이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기정학은 새로운 개념이며, 동시에 현재 진행형이므로 이에 대한 혁신적이고 통섭적인, 그리고 협력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계속)
☞ 자세한 내용은 내용바로가기 또는 첨부파일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