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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제어 최신 연구동향

  • 등록일2015-12-03
  • 조회수14375
  • 분류생명 > 보건의료학,  레드바이오 > 의료서비스기술
  • 저자/소속
    김남득 교수/부산대학교 약학대학 및 장수생명과학기술연구원 원장
  • 발간일
    2015-12-03
  • 키워드
    #노화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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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및 필요성

 

가. 노화란?

 

노화(aging)란 시간에 따른 생체 기능의 손실을 의미하며, 자연계의 모든 생물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망하는 시간까지 노화가 진행되고, 우리 인간도 이 법칙에 예외가 없이 적용을 받고 있다. 인체의 노화 과정은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퇴행적 변화이며, 이 변화 과정을 적절히 조절할 못하면 단명할 수 있다.

 

노화 제어란 이러한 노화 과정을 적절히 조절하여 각 생명체가 가지는 한계 수명까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하며, 과거부터 다양한 형태의 노화 제어가 시도되었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건으로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우리나라 제주도까지 사신을 보냈다는 전설을 생각해 볼 때 인간 누구에게나 장생불로의 꿈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노화 현상에서 나타나는 기전을 노쇠(senescence)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노화 혹은 노쇠 현상을 방지하려면 우선 근본적 해결책으로 노화의 원인, 즉 생명체는 왜 늙는가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에 7%를 넘어 UN 분류 기준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 이미 접어들었으며, 영유아 사망률 감소 및 생존확률과 기대 수명 증가 등으로 2018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aged society), 2026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post-aged society)에 접어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고령사회와 초고령 사회로의 접근 속도는 여러 선진국들에 비해 유례가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이다. 프랑스가 115년, 미국 94년, 독일 77년, 일본 36년이 소요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26년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향후 우리나라 전체의 의료비 상승, 국민 의료보험료 부담 증가, 생산인구의 감소로 인한 국가 경제 성장 동력을 저하와 국가 경쟁력 저하까지 불러 올 것으로 우려되는 아주 심각한 사회적 현상이다.

 

따라서 노화 연구에 대한 학계와 정부의 관심이 매우 필요한 시기이며, 더 늦기 전에 노화 연구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노화연구는 크게 노화 기전, 노화 제어, 노인 질환 등의 분야로 세분할 수 있으며, 본 동향보고서에서는 노화의 주요 발생 기전을 간략히 설명하고, 노화 제어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 및 노화 제어 기전과 향후 전망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나. 노화의 원인들

 

(1) 노화는 유전 요소와 환경의 산물

 

대개의 경우 노화는 “유전학설(programming theory)"에 기초한 생명체의 탄생-성장-성숙-노쇠-사망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근래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화 과정이 단순하게 “유전학설”로만 설명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과 스웨덴이 일란성 쌍둥이 958쌍, 3천8백3십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The Swedish Adoption/Twin Study of Aging, SATSA), SATSA 연구를 통해 다양한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었는데,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도 이들의 수명이 유전적 요소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불과 30%이고, 나머지 70%는 환경과 생활양식 등의 후천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노화과정은 우리의 환경 조건, 식생활, 육체 활동 등 생활양식을 적절히 조절한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조절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2) 노화의 촉진 요소는 활성 산소(free radical)

 

그동안 많은 노화학자들의 연구 결과 우리의 생명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가 세포의 노화현상의 주범임을 밝혀냈다. 흔히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때문에 세포조직과 그 기능이 파괴된다는 것이며, 이 현상을 “산소의 양면성(oxygen paradox)” 이라고 한다. 호흡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산소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연소되면서 체온유지, 세포활성, 육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ATP)를 생산하게 하는데, 이중 완전 연소가 되지 않은 1~3% 정도의 산소들이 활성산소로 변환되고 이들이 세포들을 손상하게 한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들에는 이들 활성산소를 파괴하거나 중화하는 방어체계, 즉 “항산화 방어체계”(예, SOD, catalase, 비타민C, E 등)을 갖추고 있는데, 이들 방어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을수록 노화는 덜 발생한다고 할 수 있으며,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여 인간에게서 이러한 방어 체계가 가장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인간이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항산화 방어체계”가 활성산소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하여, 결국은 나이가 들면서 이 방어체계가 무너지게 된다. 따라서 활성산소는 생체의 가장 기본 성분인 단백질, 지방, 핵산 등을 무차별 파괴시킴으로서 인체의 주요 세포들 특히 면역세포와 같은 여러 조직의 세포들의 기능을 상실케 하여 노화를 야기 시키고, 동시에 여러 주요 노인성 질병(예: 심장병, 암, 치매, 관절염, 당뇨병, 골다공증 등)들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노화를 방지하려면 활성 산소의 생산을 줄이는 것과 방어체계를 보강하여 독성을 보이는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두 가지 방법이 효율적일 것이다.

 

활성산소들에 의한 노화의 분자 기전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이 미세(분자)염증가설이다. 노화과정에서 어떠한 요인에 의해 활성산소와 활성질소가 축적되어 세포가 손상되거나 죽게 되고, 죽은 세포를 제거하기 위하여 체내의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미세 염증반응이 말초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 이것이 다시 활성산소・질소의 과다생성을 조장하여 노화와 노인성 질환을 촉진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노화과정에서 말초 조직은 저산소증이 쉽게 발생하고, 이것이 말초 조직의 미토콘드리아에서 ATP의 생성을 저하시킨다. ATP 생성 저하로 인해 세포의 기능이 잘 유지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세포사가 발생하며 죽은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세포들이 모여들고 이들이 분비하는 염증 매개 물질들에 의해 미세염증이 유발된다.

 

 

2. 노화 제어 연구의 최신 동향

 

과거 진시황이 찾았다던 불로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 같고, 온 인류의 염원인 장수의 묘약도 발명되지 않은 것 같다. 영생불사를 제공하는 불로초와 장수의 묘약이 쉽게 얻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생명의 신비를 떠나서 인체의 노화 기전에 유전적인 요소와 후천적인 요소 등 아주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떤 천연물이나 약물로 노화를 제어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의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는 노화 제어 전략은 “복합적 방법(multi-pronged approach)" 만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많은 노화학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종합하여 분류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4가지 방법인 ① 영양 섭취 조절, ② 호르몬 보충요법, ③ 운동, ④ 항산화제, ⑤ 혈관노화조절, ⑥ 면역 기능 유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가. 영양 섭취 조절

 

(1) 소식(小食)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생 동안 섭취해야 하는 것이 음식을 통한 영양분이다. 인체에 흡수된 영양분의 역할은 ① 체온 유지, ② 신체 활동을 위한 에너지(ATP) 생산에 필요한 물질(주로 탄수화물, 지방)의 공급, ③ 신체 기능에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소(nutrients) 공급이다. 인체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매일 적당량의 에너지와 필수 영양소를 반드시 섭취해야한다. 그러나 잘못된 음식 섭취(과다 혹은 결핍)로 인해 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기본 사실이며, 나아가 영양의 균형 여부와 질병 발생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영양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영양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준 것이 소식(적정 칼로리의 60% 섭취 혹은 평소 먹는 양의 60% 섭취)이라 하겠다. 소식 즉 식이 제한(calorie restriction)은 동물 실험을 통해 여러 장수 비법 중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대다수의 과학자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칼로리 제한을 했을 경우 평균수명뿐 아니라 최고수명을 약 40%까지(실험 방법에 따라 다소 결과가 유동적임) 연장할 수 있음이 규명되고 있다(그림 1). 소식은 적절한 운동요법으로 달성하지 못했던 최고수명의 연장까지 가능하게 했다. 즉 소식을 시행할 경우 최고수명을 연장하게 하고, 노화 현상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노화에 수반되는 질병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의 기전으로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함과 동시에 산화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항산화 방어체계를 보강해 준다는 것이 소식의 비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림 1. 운동과 소식의 수명 연장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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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 Gerontol 1993;48:B97-B100; Appl Physiol 1997;82:399-403

 

이처럼 소식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먹는 즐거움에 대한 욕구를 피하지 못할 경우 소식 모방제(CR mimetics)의 개발이 요구되어 졌다. 천연물로는 폴리페놀류, 포도에 많이 함유된 레스베라트롤 등이 소식 모방제의 효능을 일부 보였다. 이외에 라파마이신(sirolimus, TOR 억제제), 2-deoxy-D-glucose(2DG), 당뇨치료제인 metformin 등도 소식 모방제의 후보 물질로서 이들에 대한 활발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2) 비만 조절

 

비만은 건강생활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물 중 하나이며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나아가 고혈압·당뇨·뇌졸중 등 다양한 성인병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될 뿐만 아니라 한국인에게 많은 대장암·직장암의 원인도 제공한다. 비만치료제로 정신신경계에 작용하는 식욕억제제(예, 시부트라민), 위장관이나 내분비계에 작용하는 지방흡수억제제(예, 제니칼)나 지방분해촉진제 등 다양한 의약품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불면·불안·가슴두근거림·부정맥 등 정신신경계나 심장혈관계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장기 복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1997년 미국 아보트사가 개발한 시부트라민(국내 상품명: 리덕틸)은 심혈관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발생시켜 2010년 전 세계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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