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배아줄기세포공학기술
- 등록일2002-09-01
- 조회수14028
- 분류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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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0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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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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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배아줄기세포#배아 줄기세포#배아 줄기 세포
제 161 호
배아줄기세포공학기술
이영진 /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김철근 /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부교수
I. 서론
최근 들어 장기나 조직을 구성하는 말단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사람의 줄기세포가 동정되고 미분화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현실화됨에 따라, 줄기세포는 난치병을 치료할 21세기 의료혁명의 주인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는 이론적으로 전분화능을 지닌 세포이기 때문에 인체를 구성하는 어떠한 세포로도 분화 가능하다. 배아줄기세포의 분화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만 개발된다면 사람의 발생과정에 대한 이해는 물론 난치병 환자의 치료에 필요한 정상 세포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으며, 필요한 장기도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배아줄기세포에 의한 여러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에 대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많은 환자와 그들의 가족은 물론 많은 과학자와 생물공학회사들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기술로 파킨스병, 치매, 당뇨병, 다낭성 홍반, 화상 등을 치료할 수 있기를 열망하고 있다. 특히 인간 유전자 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여러 조직 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의 기능을 해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도 알 수 있어 획기적인 질병 치료기술의 개발은 물론 고부가가치를 지니는 산업적 이용도 가능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인간의 배아나 태아를 다루고 있어 기존의 사회적, 과학적 윤리관 및 규범을 교란할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피할 수 있는 방편으로 성체 줄기세포 이용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본 논고에서는 줄기세포의 종류와 정의, 줄기세포의 과학 및 의학적 중요성, 그리고 줄기세포공학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II. 줄기세포의 종류와 정의
줄기세포란 아직 분화하지 않은 미성숙 상태의 세포로 체외 배양에서도 미분화 상태를 유지하면서 무한정으로 분열,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개체의 발달 시기와 위치하는 장소 등에 따라 생물체를 이루는 많은 종류의 서로 다른 세포로 분화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줄기세포는 그들이 갖고 있는 분화능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만능세포 (totipotent cell)는 하나의 완전한 개체로 발생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는 세포로서, 난자와 정자의 수정이후 8세포기까지의 세포가 이에 속한다. 이 시기의 세포를 각각 분리하여 자궁에 이식하면 하나의 온전한 개체로 발생해 나갈 수 있다. 일란성 쌍둥이가 이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둘째, 전분화능세포 (pluripotent cell)는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 유래의 다양한 세포와 조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세포로서, 수정 후 4, 5일에 나타나는 배반포 (blastocyst)의 안쪽에 위치한 내세포괴 (inner cell mass)에서 유래한다.
이러한 배아줄기세포는 생체의 모든 조직세포로 분화할 수 있으나 온전한 하나의 생명체를 형성하지는 못한다. 전분화능을 지니는 줄기세포는 내세포괴 외에도 태아의 생식융기 (gonadal ridge) 부위에 존재하는 원시생식세포 (primordial germ cell)로부터도 유래할 수 있다. 이러한 세포를 배아생식세포 (embryonic germ cell)라 한다. 마지막으로 다능성세포 (multipotent cell)는 이 세포가 포함되어 있는 조직 및 기관에 특이적인 세포로만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로서, 태아기, 신생아기 및 성체기의 각 조직 및 장기의 성장과 발달은 물론 성체조직의 항상성 유지와 조직 손상시 재생을 유도하는 기능에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 특이적 다능성 세포들을 총칭하여 성체줄기세포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혈액줄기세포 (조혈모세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만들 수 있고, 피부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피부세포를 만들 수 있다.
III.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과학 및 의학적 중요성
1998년 11월 미국의 톰슨 (Thomson)과 기어하트 (Gearhart) 연구팀에 의해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와 배아생식세포의 배양이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사람의 줄기세포는 미래 의학의 핵심 연구분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는 미분화상태로 무한정 배양이 가능하며,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전능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특정 유형의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배양기술이 개발될 경우 다양한 종류의 난치병 환자 치료에 이용 가능할 것이다. 특히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기술은 조직공학과의 연계를 통하여 장기 이식을 포함한 생체 재생의학에도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세포치료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제 1형의 당뇨병은 랑게르한스 섬이라 불리는 췌장세포에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혈당량 조절이 안 되는 질환이다. 이러한 환자에게 췌장세포 또는 랑게르한스 섬 세포를 이식한 결과, 인슐린 투여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따라서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랑게르한스섬 세포를 유도하여 이식한다면 더 이상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고도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2) 신경세포의 소실에 의하여 많은 신경계 질환이 발병하는데, 분화된 신경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않으므로 한 번 소실된 신경세포는 재생될 수 없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가 죽은 것이고 치매는 신경 전달 물질을 생산하는 세포가 죽어서 유발된다. 근위축 측삭 경화증은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운동 신경세포가 죽은 경우이다. 척추손상이나 뇌손상에 의해서도 많은 종류의 신경세포가 소실될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유일한 희망은 줄기세포로부터 새로운 신경 세포를 분화시켜 이식해 주는 것이다.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에게 태아에서 추출한 신경세포를 이식하여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실험결과는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이식하는 치료의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3) 줄기 세포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의 치료에도 이용될 수 있다. 현재 약 70여종의 유전적인 선천성 면역계 결함들이 알려지고 있다. 이들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쉽게 감염되고, 빈혈, 관절염, 설사, 종양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경우, 정상적인 유전자를 지닌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면역세포를 이식하여 면역 기능을 다시 구축할 수 있다.
4) 뼈나 연골에 결함이 있는 경우도 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세포를 손상된 부위로 이식하여 손상 받은 뼈나 연골의 재생을 유도함으로써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의 치료가 가능하다.
5) 만성 심장병을 앓는 환자의 경우에는 줄기세포로부터 분화시킨 심장 근육세포를 이식하여 주면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6) 현재 암 치료를 위해 강력한 화학 요법을 받게되면 암세포뿐 아니라 면역 세포까지 죽으므로, 골수세포를 재 주입하여 면역 기능을 되살리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방법은 불완전하여 면역 기능을 완벽하게 회복시킬 수 없다. 이 경우 덜 분화된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면역 기능을 완벽하게 되살릴 수 있다면, 독성이 좀 더 강하지만 효과가 훨씬 좋은 화학요법에 의한 치료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7) 피부 화상의 현재 치료법은 다른 부위에서 피부조직을 떼어내어 이식하는 것이다. 이 경우 다른 부위에도 흉터가 남고 충분한 조직을 구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는데, 줄기세포를 피부 세포로 분화시킨 후 화상 부위에 이식하면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다. 대머리의 경우도 줄기세포를 모낭 세포로 분화시켜 환자에 이식시켜주면 된다. 유방 절제술을 받은 여성환자는 줄기세포로부터 유방세포를 분화 유도시킨 후 이를 이식하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8) 배아줄기세포는 암세포 조직과 같은 인체조직의 특정 부위에 유전자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도 이용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이러한 세포이식 치료의 유용성 외에도 많은 이용 가능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1)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는 인간의 초기 발생과정을 연구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 현재 사람의 초기 발생에 관한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천성 결함과 태반 이상에 의한 자연 유산의 원인과 치료법 또한 개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야기하는 유전적, 분자적 및 세포학적 기작을 밝힐 수 있고 이를 방지하는 방법도 알아낼 수 있다. 또한 줄기세포는 초기 발생시기의 염색체 이상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는데 이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배아 기원의 유아암 발생과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배아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개체 발생과정 중의 세포 분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도 있다.
2) 배아줄기세포는 신약 개발에도 도움을 준다. 현재까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전 임상 실험으로서 동물 모델을 이용하였다. 즉, 쥐의 배양세포를 이용하여 체외 실험을 하거나 약물을 동물 체내에 직접 주입하여 그 안전성을 조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약물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종종 인간의 세포를 배양하여 안전성 조사를 수행하였으나, 이때 이용된 인간 세포주들은 대개 오랜 기간동안 체외에서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체내 세포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만약 인간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 유도된 특정 세포유형의 이용이 가능하다면, 이는 상기의 문제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인체에 미치는 약물의 효과 분석에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배아줄기세포는 독성 조사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이는 줄기세포가 약물 조사에 이용되는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독성물질은 사람과 다른 동물 종에서 상이한 효과를 보일 수 있으므로, 사람의 줄기세포로부터 유래한 특정 유형의 세포는 독성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좋은 체외 실험 모델이 될 수 있다.
IV. 배아줄기세포공학기술
배아줄기세포공학기술이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손상된 세포나 조직 및 기관을 정상적 기능을 갖춘 세포나 조직으로 대체시키는 세포대체요법 (cell replacement therapy) 또는 재생의학 (regenerative medicine) 기술을 의미한다. 배아줄기세포공학기술에는 미분화상태의 배아줄기세포의 제조 및 대량 배양기술, 세포치료에 필요한 특정 조직 세포로의 분화유도 기술, 세포이식 및 조직공학기술, 생체 안정성 검증기술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기술들은 대부분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이의 개발을 위해서는 기초 생명과학자, 생명공학자 및 임상의사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간의 긴밀한 유대관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첫째, 미분화상태의 배아줄기세포 제조 기술과, 개발된 배아줄기세포주의 대량 배양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배아줄기세포는 불임 치료시 임신에 이용하고 남은 잉여배아로부터 유도될 수 있다. 포배상태의 배아에서 내세포괴 세포를 분리한 후 특수 배양액에서 배양함으로써 오직 분열만 거듭하는 미분화상태의 배아줄기세포를 얻는다. 또한, 1997년 복제양 '돌리 (Dolly)'를 생산한 것과 같은 체세포 핵치환 방법을 통하여 얻을 수도 있다. 환자의 체세포에서 핵을 분리한 후, 이를 핵이 제거된 수정난에 주입하고 포배상태까지 발생시킨 후 잉여배아와 동일한 방법을 통하여 줄기세포를 얻는다.
이러한 체세포 핵치환기술은 환자 자신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이므로 자가이식에 따른 면역거부반응을 회피할 수 있으므로 의학적 적용에 있어 장점을 지니므로 주목받는 방법이지만, 이는 성공확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유전적 imprinting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므로 동물모델을 중심으로 기초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체외 배양시 세포사멸이나 분화가 잘 일어나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보편 타당한 배양방법이 개발되어야 하며, 배아줄기세포의 분자적 특성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 배아줄기세포는 다른 세포와의 공배양 혹은 배양액 속에 LIF나 FGF2 등의 세포성장인자를 첨가하여 미분화상태로 유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자발적 분화를 완전하게 억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세포치료에 이용될 배아줄기세포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이 배제된 상태에서 대량 배양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배양 방법의 최적화가 요구된다. 앞으로 이 분야의 주요 연구를 통해서, 인간 배아의 배 발생능 개선 기술, 배반포에서 내세포괴의 분리 기술, feeder cell 종류의 다변화 기술, 배아줄기세포의 배양조건 개발, 배아줄기세포의 특성 분석과 quality control standard 개발, 효율적이고 투명한 배아줄기세포주 은행 운영 방안 등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질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세포치료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배아줄기세포를 미분화상테로 유지하다가 원하는 시기에 필요로 하는 특정 유형의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확립되어야 한다. Bjorklund 등 (2002)은 생쥐 배아줄기세포를 신경뉴런으로 분화시킨 후 파킨슨병 모델동물에 이식했을 때, 현저한 증상개선이 가능함을 발표하였으나 세포수 증가에 따른 종양유도 등의 부작용도 발견하였다. 이와 같이 미분화상태의 배아줄기세포를 동물에 주입되었을 때 기형종 (teratoma)이 형성되므로, 분화된 세포를 이식하는 경우 이식 전에 미분화상태의 줄기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 역시 개발되어야 한다.
그리고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 유도된 세포가 어느 분화단계에서 가장 이식이 잘 되며 다른 응용분야, 예를 들어 새로 만들어진 약물이나 독성검사에도 가장 유용한지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줄기세포가 어떤 경로를 통해 각각의 세포로 분화하는지 그 기전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고, 줄기세포의 전능성 유지와 특정 세포 및 조직으로의 분화 유도 인자들의 동정 및 기능 연구도 미흡한 상태에 있으므로, 줄기세포의 특성 유지와 분화조절 기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1차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과 더불어 다양하고 획기적인 생명공학기술의 발달과 학문간 융합연구를 통해 유전자 및 단백질의 대단위적 탐색과 기능분석이 단기간 내에 가능하게 되었다.
배아 줄기세포의 분화 연구에 있어서 분화 단계별 세포 및 각종 줄기세포들을 대상으로 유전자와 단백질의 발현을 정보화하고 분석함으로써 분화와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와 단백질들을 대량 탐색하며, 이를 바탕으로 세포치료에 필요한 특정 조직 세포로의 분화유도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단위적 유전자 발현 탐색은 cDNA microarray (Schena et al., 1995; Shalon et al., 1996), differential display (Liang and Pardee, 1992), rapid analysis of gene expression (RAGE; Wang et al., 1999), serial analysis of gene expression (SAGE; Velculescu et al., 1995) 등과 같은 전사체 (tranome) 수준에서의 분석과 2차 전기영동 및 matrix-associated laser desorption ionization mass spectros (MALDI-MS) (Karas and Hillenkamp, 1988)를 이용한 단백질 수준에서의 분석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cDNA microarray 방법은 수천∼수만 개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짧은 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고 다른 시료들과의 비교 분석이 용이하므로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전체 정보와 초고속 고밀도 칩의 제작, 그리고 이에 대한 생명정보학적 분석 등 21세기 첨단 기술의 총화가 필요하다.
셋째, 세포 이식에 적당한 특정 세포 유형이나 이의 전구세포가 효율적으로 제조된다 하여도 이를 임상에 적용하려면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이식 세포의 운명 측정, 세포의 타가 이식에 따른 면역거부반응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생체 안정성 검증기술이 확립되어야 한다. 각 질환에 적합한 모델동물을 개발하고, 이러한 모델동물에서 이식실험을 실시하여 줄기세포의 생착 여부, 분열능 및 기능회복을 확인하여야 하며, 임상실험 전에 세포치료에 이용하고자 하는 세포에 의한 종양이나 감염성 질환 유발 여부를 검증하는 안전성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이식은 체세포 핵치환 기술을 이용하지 않는 한 타가 이식에 따른 면역 거부 반응을 수반하므로 다양한 면역거부 반응 제어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세포의 면역 반응은 자신과 외부의 조직을 구별하고, 외부의 물질인 경우 Class I major histocompatibility antigen (MHC)을 발현시킴으로써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면역 거부 반응을 피하는 방법으로는 골수은행처럼 다양한 배아줄기세포 은행을 만들 수 있고, 유전자조작을 통하여 MHC 항원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조작한 universal donor 배아줄기세포주를 만들어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의 개발에는 기초 생명과학자와 생명공학자 및 임상의사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간에 긴밀한 유대관계가 요구되며, 다양한 생리적 기능성과 적합성을 가지는 생분해성 고분자화합물을 이용한 조직공학 기술을 접목하거나 세포성장인자 혹은 치료적 유용성을 보이는 외부유전자를 발현토록 하는 유전자 치료기술과 연계함으로써 줄기세포 이용기술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다.
V. 전망
배아줄기세포공학기술의 발달로 세포치료에 의한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이 예측되지만, 상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직도 많은 기술이 연구되고 개발되어야 한다. 한편,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의 이용 기술 개발도 매우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 성체의 각 장기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는 극단적인 경우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분화능력을 보이므로, 성체줄기세포를 세포치료에 사용할 경우 배아줄기세포 사용시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윤리적, 도덕적 문제와 논란을 해결할 수 있고, 자가 세포를 사용함에 따라 세포 이식에 따른 면역 거부 현상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의 임상적 활용에도 아직은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재까지, 모든 조직에서 성체줄기세포의 존재 여부가 확실히 확인되지는 않았고, 세포의 수가 적으며 분리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각 조직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의 수, 분화능력 및 증식능력이 저하되므로, 자가 세포치료에 충분한 정도의 세포를 얻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Bjornson 등 (1999)은 생쥐의 신경줄기세포가 조혈줄기세포로, Petersen 등 (1999)은 생쥐 골수줄기세포가 간장줄기세포로 교차분화 (transdifferentiation) 된다는 사실을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보고함으로써 성체줄기세포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만약, 성체줄기세포가 이러한 분화유연성을 나타낸다면, 분리와 배양이 용이한 조혈줄기세포 (hematopoietic stem cells)나 간충직줄기세포 (mesenchymal stem cells)를 이용하여 세포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Ying 등 (2002)은 이러한 교차분화가 줄기세포의 유연성 (plasticity)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입한 줄기세포가 주입부위에 존재하는 세포들과 세포 융합 (cell fusion)하여 나타날 수 있다고 제기함으로써, 교차분화 능력에 대한 논쟁은 치열한 상태에 있다.
한편, Jiang 등 (2002)은 성체에도 배아줄기세포만이 지니는 것으로 알려진 전능성을 지니는 성체 다능성 줄기세포 (MAPC)가 존재한다고 보고함으로써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만약, 이러한 성체 다능성 줄기세포를 용이하게 동정하고 미분화 상태로 배양하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배아줄기세포가 지니는 여러 가지 단점들이 극복될 수 있게되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법이 좀더 현실화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의한 세포치료가 가능해지려면 배아줄기세포 못지 않게 많은 기초 생물학적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에 따라, 배아줄기세포 연구로부터 얻어지는 고유한 과학적, 의학적 성과를 차치하더라도, 성체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를 대체 활용될 수 있을 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배아줄기세포의 연구와 활용은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궁극적으로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의해 세포치료법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성체줄기세포의 특성 규명, 분화 기작의 이해 및 성체줄기세포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서는 배아줄기세포의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인간 초기 발생과정의 이해와 유전질환의 조기 진단 등의 연구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서는 단초를 찾을 수 없으므로, 배아줄기세포의 연구는 필히 요구된다.
VI. 결언
줄기세포 연구의 최종적 목표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줄기세포의 확립과 효율적인 분화유도 시스템 개발 및 임상 응용을 거쳐 인류 복지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줄기세포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집중 투자되고 있고, 선진국을 위시한 많은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분야이다. 배아 및 성체줄기세포의 대량 증식 기술과 특정세포로의 분화 유도기술은 첨단 세포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현 기술로는 극복 불가능한 신경퇴행, 심장 및 간 질환 등의 불치병 혹은 난치병에 대한 치료를 현실화 할 수 있다.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 결과는 첨단 기술에 대한 지적 재산권으로서 분화유도물질 과 유전자 규명 등의 기초연구와 응용 연구에 폭넓게 이용할 수 있으며, 신약 개발 및 질병 진단 기술 개발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실제로 치료에 이용하려면 줄기세포의 분리는 물론 미분화 상태로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필요한 때 특정한 기능을 하는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유전체 및 단백질 연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따라서, 배아줄기세포의 특성파악과 인간 줄기세포의 질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기초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가 사람에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아닌 다른 포유동물을 이용한 충분한 기초연구가 선행되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줄기세포공학기술은 세포생물학, 발생생물학, 분자생물학을 비롯한 기초 생명과학에 기초하여 임상의학 및 공학 등의 응용학문과 융합된 새로운 종합학문 분야로서,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통합적이고 통찰력 있는 연구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며, 꾸준한 노력과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고부가가치의 창출은 물론 인류복지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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