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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면역체계 비밀 푼다

  • 등록일2010-11-23
  • 조회수9160
  • 분류기술동향

 

면역체계 비밀 푼다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이화학연구소(리켄)가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분자 메커니즘에 T-세포의 보조 자극 수용체인 CTLA-4 (Cytotoxic T-lymphocyte-associated protein 4)를 포함한 ‘microcluster’의 존재를 발견하고, 이것이 T-세포의 과잉 활성화를 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것은 리켄 면역 알레르기과학 종합연구센터 면역신호 연구그룹의 사이토 팀장 및 요코스카 연구원을 비롯한 동경공업대학 대학원 생명공학 연구과, 오사카대학 면역학 프론티어 연구센터, 준텐도 대학 등과의 공동 연구에 의한 성과이다.

 


CTLA-4에 의한 T-세포 활성화 장면


바이러스와 꽃가루 등 이물질 침투로 수행되는 면역체계

생체를 외부 환경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면역체계는 먼저 바이러스와 꽃가루 등의 이물질이 체내에 침투한 것을 감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수지상세포 등과 같은 항원제시세포(APCs, antigen presenting cells)가 이물질을 감지하여 그것을 포식한 후 항원을 제시하며, T-세포는 제시된 항원을 인식하고 활성화하여 다양한 사이토카인을 방출함으로써 암세포와 감염된 세포들을 제거하고, 항체 생산을 촉진하는 등 보다 고도의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T-세포는 T-세포 수용체(T-cell receptor) 통해 APC 표면의 항원을 인식하지만, 이 정보는 T-세포와 APC가 직접적인 접착을 통해서 전달된다. 그 접착면에는 세포 표면의 다양한 수용체와 세포의 신호전달 분자들이 동심원을 형성하며 규칙적으로 나열하고 있으며, 이 구조는 신경계의 시냅스와 유사하다는 것으로부터 ‘면역 시냅스’라고 불린다. 이 연구팀은 면역 시냅스의 형성보다 빠른 시기에 이미 T-세포 수용체와 하류의 신호 분자의 작은 집합체인 ‘마이크로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이것이 T-세포 활성화의 출발점이며, ‘면역 시냅스’가 이들 마이크로 클러스터의 집합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은 물론 T-세포를 가장 강력하게 활성화하는 보조 자극 수용체인 CD28의 경우도 마이크로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단백질 키나아제 Cθ(PKCθ)를 끌어들여 상호작용함으로써 T-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보조 자극 수용체 CTLA-4

한편, 면역계에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전체적인 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T-세포 활성화를 억제하는 음성적인 보조 자극 수용체인 CTLA-4가 존재한다. CTLA-4는 CD28과 리간드 (CD80, CD86)가 동일하지만 CD28보다 결합 친화성이 높기 때문에 소량 발현할 경우 CD28로부터 리간드를 분리시킬 수 있다. CTLA-4 유전자 결핍 마우스는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하여 생후 2개월 만에 사망하는 것으로부터 CTLA-4가 생체에서 강력한 면역억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최근 제어성 T-세포의 면역 제어 기전에 CTLA-4가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CTLA-4에 대한 저해 항체 및 가용화 CTLA-4를 이용한 임상적 응용이 이미 시작되고 있으며 점점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신호 전달 등에 대한 자세한 억제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CTLA-4가 음성적인 보조 자극 수용체로써 T-세포 수용체/CD28 마이크로 클러스터를 어떻게 제어하는 지에 관해서 미시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팀은 정상적인 T-세포의 실시간 분자의 움직임을 최신의 생체 분자 이미징 기술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우선, APC가 발현하는 T-세포 수용체의 리간드와 CD28/CTLA-4의 리간드인 CD80과 CD86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형태로 유리 표면상의 인공 세포막 (인공 지질 이중막)에 첨가하여 APC 세포막의 기능을 가진 ‘planar bilayer’를 개발하였다. 인공막 상에 T-세포를 올려놓았을 때 접착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T-세포 수용체 및 CD28과 CTLA-4, 신호 전달 분자 등의 분자에 GFP 등의 형광 단백질을 첨가하여 1 분자 수준의 분해능으로 분석이 가능한 고감도 전반사 형광 현미경을 통해서 관찰을 하였다.

 


CTLA-4에 의한 T-세포 결합 장면 모식도


T-세포 활성화를 지속하는 활성 중심

관찰 결과, T-세포는 인공막에 접착하여 항원을 인식할 경우 즉시 T-세포 수용체 마이크로 클러스터를 형성하였으며, CD28은 T-세포 수용체와 함께 마이크로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면역 시냅스의 중심으로 이동하였다. 그 후에 CD28은 T-세포 수용체에서 벗어나 T-세포 수용체의 주위에 바퀴 모양의 구조를 구축하고 PKCθ를 불러들여 T-세포 활성화를 지속하는 활성 중심(cSMAC, central-supramolecular activation cluster)을 만들었다. 한편, 세포의 리소좀에 축적되어 있던 CTLA-4는 T-세포 수용체의 활성화 신호를 받으면 면역 시냅스에 나타나서 CD28/PKCθ로 이루어진 cSMAC를 점거하여 CD28을 제거하고 활성화를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억제 메커니즘은 CTLA-4에 의한 세포 내 신호 제어가 아니라 주로 리간드의 결합 능력과 분자의 크기 등 세포 밖의 분자 구조에 의해 조절되고 있었다. 또한 항상 높은 CTLA-4 발현 수준을 가진 제어성 T-세포에서도 CTLA-4가 CD28의 cSMAC로의 유도를 저해하기 때문에 제어성 T-세포가 불응답 상태로 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T-세포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활성화 억제도 담당

 

 

 지금까지 CTLA-4가 CD28과 동일한 리간드에 결합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두 분자의 경쟁을 가시화하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단백질 결정 구조 해석을 통해서 큰 원반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CTLA-4가 마이크로 클러스터라는 작은 집합체를 형성하고, T-세포 수용체/CD28 마이크로 클러스터의 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 결과는 마이크로 클러스터가 T-세포의 활성화만이 아닌 활성화의 억제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함으로써 분자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밝히고, 면역 반응의 활성화와 억제의 분자 메커니즘을 해명한 획기적인 연구 성과라고 할 수 있다. CTLA-4는 처음으로 밝혀진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분자로써 예전부터 임상 현장에서 응용이 진행되고 있다. 가용화 CTLA-4는 그 리간드인 CD80 및 CD86와 강력하게 결합하여 CD28의 활성화 신호를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류마티스, 루푸스성 신장염, I 형 당뇨병, 뇌척수염, 장기이식 마우스 실험 모델 등에서 증상 완화 효과가 인정되어 2006년부터 유럽에서 류마티스 환자에 대한 임상적 적용이 시작된 바 있다. 또한 CTLA-4 저해항체(중화항체)도 CTLA-4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면역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부터 악성 흑색종 등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무작위적인 면역계의 활성화에 따른 이차적인 자가 면역 질환의 발병과 CTLA-4를 지속적으로 발현하는 제어성 T-세포를 반대로 자극하고 버리는 등 CTLA-4 저해항체의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CTLA-4에 의한 새로운 T-세포 억제 메커니즘을 밝힌 것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면역 치료법에 큰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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