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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비정형 단백질에 의한 생체 고분자 간 상호작용의 조절

  • 등록일2019-12-18
  • 조회수5424
  • 분류기술동향

 

비정형 단백질에 의한 생체 고분자 간 상호작용의 조절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고준석


Introduction

 

비정형 단백질 혹은 단백질 부분(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s (IDPs) or regions(IDRs))에는 전형적인 구조 도메인(structured domain)에 비하여 소수성(hydrophobic: Trp, Tyr, Ile, Phe, Val, Leu) 아미노산이 낮은 비율로 존재한다(본 논단에서는 IDP, IDR을 모두 IDR로 총칭한다) [1]. Protein folding의 주요 driving force 중 하나는 소수성 아미노산들이 solvent로부터 분리되어 자발적으로 응집되는 hydrophobic effect이므로 IDR은 정형화된 안정적인 3차원 구조를 취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2]. 대신, 높은 비율의 친수성(hydrophilic) 아미노산들을 통해 solvent와 호의적으로 상호작용(hydration)하여 수많은 형태의 풀린 구조로 존재한다. 이러한 ensemble내 다양한 풀린 상태들은 유사한 free energy를 갖고 있으며, 이들 간 존재하는 activation energy barrier가 낮아, 완만한 energy landscape을 형성한다 [3, 4]. 따라서 풀린 상태들 간 상호전환이 자발적이며 빠르게 일어난다.


1950-60년대 이루어진 myoglobin, hemoglobin의 구조 규명과 RNase unfolding-refolding 실험을 통해, 단백질의 기능은 이들의 정형화된 3차원 구조에 의해 결정되며, 구조를 결정하는 주요 정보는 amino acid sequence에 내재되어 있다는, (sequence)-structure-function 패러다임이 확립 되었다 [5-8]. 이러한 관점에서 IDR은 구조 도메인 간 수동적 linker 혹은 특별한 기능이 없는 단백질 말단(terminal tail)으로 인식되어 왔다. 따라서, 구조 생물학 연구에서 IDR은 주요 연구 대상이 아니었으며, 특히 x-ray crystallography 혹은 cryo-EM 연구에서는 해상도 향상을 위해 단백질 내 IDR은 많은 경우에 제외(truncation)되어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진 생물정보학 연구들은 진핵 세포 proteome의 약 60% 가량이 30개 이상의 아미노산을 포함하는 긴 (x-ray 결정 구조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구조 도메인 간 linker보다 긴) IDR을 포함하고 있음을 제시하였고 [9, 10], 특히 signaling, transcription, transport와 같이 역동적인 생체 현상이나 암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에 주로 긴 IDR들이 분포하고 있음을 예측하였다 [11].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NMR을 이용한 연구들은 signaling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 혹은 단백질 지역들이 native condition에서도 실제로 풀린 형태와 온전한 기능성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였다 [12-14]. 이후 비정형 단백질의 정제 방법, 이들의 구조 및 기능 분석에 필요한 생물물리학적 방법이 개발, 발전되어 IDR 자체 형태에 대한 연구, 다른 생체 분자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그리고 최근에는 더 나아가 in vivo 에서 이들이 이루는 membrane-less organelle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짐으로써, IDR의 기능성 및 생물학적 중요성이 확립되었고, sequence-disorder-function이라는 단백질 기능에 관한 확장된 패러다임이 제시되기에 이르렀다 [15, 16]. 본 논단에서는 IDR과 생체 고분자 간 상호작용, 특히 ordered domain과는 차별화되는, 특이한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 이러한 상호작용들을 통해 어떻게 다양한 생물학적 현상들이 조절되는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1. Coupled folding and binding (Disorder-to-order transition)

 

IDR에 존재하는 특정 motif들은 표적 단백질 혹은 핵산과 결합하면서 α-helix, β-strand와 같은 2차 구조를 형성한다 [17]. 대표적인 예로, CREB(c-AMP responsive element binding protein)의 pKID(phosphorylated kinase-inducible domain)는 자체적으로는 풀린 형태로 존재하지만 CBP(CREB binding protein)의 KIX(KID interacting domain)와 상호작용 시 helix 구조로 folding 된다 [18]. Transcription factor DNA binding domain의 경우도 특이적 DNA 서열 (specific DNA sequence)에 결합 시 동반되는 folding이 X-ray, NMR 구조에서 다수 관찰되었으며, 이들에 대한 열역학적 실험 및 분석에서도 coupled folding에 관여하는 아미노산 개수가 유사하게 도출되었다 [19-21]. Coupled folding의 역할에 대한 가설로는, 첫째, IDR과 표적 생체 고분자 간 결합자리의 구조적 상보성의 확보, 둘째, binding entropy 감소를 통한 결합력(binding constant)의 미세조정이 제시되었다 [15, 17]. 특히, 결합력의 미세조정은 signaling/regulatory pathway에 관련된 생체 분자 간 상호작용의 특이성(specificity) 확보를 위한 강한 결합력과 이들의 가역적 해리 (reversible dissociation)에 유리한 약한 결합력 사이의 균형점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


IDR에 존재하는 결합 motif들 중 일부는 비결합 상태에서도 2차 구조를 일시적으로 형성하는데, 종양 억제 인자 p53의 amino terminal transactivation domain(N-terminal TAD)에 존재하는 IDR은 이러한 pre-formed structure의 기능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22, 23]. 이 IDR은 비결합 상태에서 helix 구조를 취하는데, 구조가 형성되는 빈도는 이 구역의 보존된 proline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특정 proline(Pro27)을 alanine으로 치환하게 되면, helix 형성 확률이 증가하여 E3 ubiquitin ligase MDM2에 대한 결합력을 강화시키고, 이는 p53 signaling pathway에 관여하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들 간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23]. 반면에, PUMA(p53 upregulated modulator of apoptosis)의 IDR은 pre-formed structure의 인위적인 도입에도 MCL1(induced myeloid leukemia cell differentiation protein)에 대한 결합력이 강화되지 않는다 [24]. 이러한 대조적인 결과들은 시스템과 환경에 따라서 pre-formed structure의 역할과 중요성이 결정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혹은, 측정 기술의 한계가 표면적으로 대조되는 결과들의 원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pre-formed structure를 묘사하는데 가장 간단한 two-state 평형 모델을 이용하면, 실험적으로 관찰되는 결합력은 Kobserved=KbindingKc/(1+Kc)로 나타낼 수 있는데, Kc는 disordered state와 pre-formed structure간 평형상수이며, Kc/(1+Kc)은 pre-formed structure의 비율이다. 따라서, Kc/(1+Kc)의 변화량이 크지 않을 경우 혹은 실험적으로 감지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경우는 결합력 변화의 정확한 정량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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