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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인프라 78호] 바이오 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 새로운 챕터의 시작
- 등록일2020-07-22
- 조회수4740
- 분류기술동향 > 플랫폼바이오 > 바이오융합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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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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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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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Cryo-EM#구조 연구
- 첨부파일
[KISTI 지식정보인프라 78호]
바이오 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 새로운챕터의 시작
김호민 교수(기초과학연구원)
한 대의 자동차 안에는 약 3만 개의 부품이 있고, 사람의 몸에는 약 60조 개의 세포와 세포당 약 2만 개 이상의 단백질이 존재한다. 자동차 부품이 각기 다른 모양과 기능을 갖듯 단백질 또한 생김새도 기능도 다르다. 이러한 세포 내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고 설계하는 일은 대형연구 장비의 혁신과 대용량데이터 분석 역량 발전으로부터 힘을 얻고 있다.
write. 박세란 photo. 전영필
write. 박세란 photo. 전영필
Cryo-EM을 활용한 단백질 구조 규명의 미래
바이오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오늘날처럼 혁신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원인을 꼽자면 극저온전자현미경인 Cryo-EM의 탄생과 성장을 들 수 있다. 이 기술은 특정 단백질을 초저온으로 얼린 후, 바이오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미지를 수집해 분자구조를 3차원으로 밝혀내는 첨단융합기술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단백질 구조 규명 방법에 비해 훨씬 손쉽게 결과를 얻게 한다.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의 구조 또한 이 기술을 통해 밝혔고, 표적신약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현대 과학기술 연구는 대부분 융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Cryo-EM 분야만 보아도 그래요. 물리학·화학·생물학· 의약학·기계공학·전자반도체공학·전산/컴퓨터공학 등 거의 모든 과학기술이 집약돼 있지요.”
기초과학연구원 바이오분자 및 세포구조연구단의 김호민 교수는 이 기술이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때부터 기술의 우수성을 확신하고 꾸준히 연구에 임해왔다. 그 결과 Cryo-EM 국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당 분야의 연구 활성화와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면역조절 단백질, 신경조절 단백질, 질병 관련 단백질을 중심으로 3차원 분자구조 규명, 단백질 설계를 통한 신약 후보물질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더 확장할 GSDC
KISTI는 2011년부터 국내 연구자들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용량실험데이터를 공유·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 GSDC(글로벌대용량실험데이터허브센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GSDC는 고가의 첨단 연구장비, 거대관측 장비, 모의실험에서 발생하는 대용량 실험 데이터 등을 확보하고 이를 저장·공유·분석할 수 있는 컴퓨팅 인프라,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데이터센터다. 이는 국내 기초과학연구의 지평을 넓혀가는 탄탄한 인프라와 서비스 체계를 갖췄다. 김호민 교수 또한 Cryo-EM 연구를 수행하면서 GSDC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고분해능 초저온 바이오투과전자현미경은 기초과학연구원에 두 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데이터 생성, 저장, 활용 과정은 이렇습니다. 연구자들이 Cryo-EM 데이터를 생성하면, 장비를 통해 수집한 이미지는 굉장히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한 장 당 용량이 커서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는데요. 이것이 GSDC 스토리지에 실시간으로 저장됩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이미지 프로세싱 또한 엄청난 컴퓨터 파워가 필요하기 때문에 GSDC에서 기술지원을 하고요. 이 결과물은 관련 연구자들이 과학적 성과를 창출하는 기반이 됩니다.”
Cryo-EM은 전 세계적으로 200여 대가 구축돼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두 번째, 세 번째 장비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 세계적인 격차를 줄여가기 위해 바이오 연구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래서 바이오 분야에서도 대용량 실험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생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호민 교수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GSDC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마음속 깊이 품고 있다.
“현재 바이오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그 어떤 분야보다도 많은 양의 데이터가 생성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유전체 데이터 등 앞으로 과학기술 발전으로 대용량 실험데이터가 생성될 분야가 아주 많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고 보관하고 프로세싱해 더 유용한 정보로 만들어낼지에 대한 부분이 더욱 중요하겠죠. 그런 측면에서 GSDC의 역할이 더 강해지는 시기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만이 해낼 수 있는 연구 아이템을 위해
“개별 연구자들이 대형·고가의 장비, KISTI와 같은 시스템을 자신의 랩에 구축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KISTI,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과 같은 정부출연연구원에서 인프라를 공유할 경우, 각각의 연구원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융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리소스가 아주 국한된 상황에서는 연구원간 융합 연구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호민 교수는 자신이 이끄는 바이오분자 및 세포구조연구단이 KISTI GSDC와 업무협약을 맺고 긴밀히 협력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연구원 간 융합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향후 얼마나 더 중요해질지 알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예요. 우선 제가 건강한 몸, 건강한 마음으로 연구를 성실하게 수행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도 Cryo-EM 연구가 많이 활성화 됐고 관련 커뮤니티도 상당히 커졌습니다만, 선진국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요. 이때 연구 격차를 줄이는 데만 집중하면 결국 추격형 연구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한민국 연구자들만이 할 수 있는 연구 아이템을 발굴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가 되고자 합니다.”
Cryo-EM 덕분에 바이오 분자 및 세포구조 연구의 새로운 챕터가 열렸다. KISTI GSDC가 탄탄한 디딤돌 되어 한 걸음 한 걸음 멈춤 없이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다음 챕터에는 어떠한 성과들이 꽃피어 있을지 궁금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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