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전문가 기고] 뇌 기증의 필요성
- 등록일2020-10-14
- 조회수4326
- 분류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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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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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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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뇌#알츠하이머#뇌 기증#치매
- 첨부파일
뇌 기증의 필요성
김은주(부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판(Amyloid Plaque)과 신경원섬유매듭(Neurofibrillary tangle)이라는 물질이 뇌에 쌓여서 정상적인 신경세포의 기능을 마비시켜 치매를 유발한다. 이 중, 신경원섬유매듭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부터 축적되기에 알츠하이머병치매 환자들은 대개 기억장애부터 증상이 생긴다. 신경원섬유매듭은운동이나 일차감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는 가장 나중에 쌓이므로, 알츠하이머병치매 환자들은 낮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녀도 알아보지 못하는 심한 치매 상태에서도, 걸음걸이가 생생하고 운동장애가 없는 경우가 많다.
A환자는 알츠하이머병치매로 진단받은 후 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고 2차 의료기관에서 의뢰되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A환자의 모습에서, 보통의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와 달리, 좌측 다리를 끌고, 걸을 때 좌측 팔의 움직임이 우측에 비해 현저히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환자의 병은 3년 전, 기억장애로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1년 뒤 운동장애가 나타났고, 내원 무렵에는 인지장애외에도 환시와 같은 신경정신과적 증상이 동반되었다. A환자처럼 비대칭적인 운동장애와 치매가 두드러지는 질환으로 피질기저핵변성이 있다.이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비정상 타우단백질이 뇌에 쌓여 발생한다. 따라서 A환자는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치매보다는 피질기저핵변성에의한 피질기저핵증후군이 의심되었고, 다른 대안이 없었으므로 알츠하이머병 치매약제 복용은 유지한 채로 경과 관찰하였다. 환자의 증상은점차 진행하여, 외래 내원 후 5년 정도 경과하였을 무렵, 요양병원에서 사망하였다. 사망 후 뇌부검을 진행하였는데, 부검결과는 예상외로,예측하였던 피질기저핵변성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으로 확인되었다.
신경퇴행질환 분야에선, A환자처럼 생전에 내려진 임상진단과 사후 병리진단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보고된다.알츠하이머병치매의 경우 임상진단과 병리진단의 일치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나, 전두측두치매, 혹은 A환자와 같은 피질기저핵증후군등의 파킨슨증후군은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임상형과 병리소견을 가진다. 여러 임상소견을 바탕으로 정확한 병리진단을 예측하는것은 신경퇴행질환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해질 미래를 위해 임상의사가 숙지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후 뇌부검을 통한신경퇴행질환의 병리진단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진단과 병리진단을 비교,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호자와환자에게 뇌 기증의 중요성, 즉, 사후 병리진단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하면, 환자가 죽고 난 뒤 진단을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되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질환은 환자 당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자녀, 그 다음 세대에도 계속적으로영향을 미친다. 즉, 부모가 치매를 앓았을 경우, 자식 세대는 치매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태어나므로, 유사 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그렇지않은 경우에 비해 높다. 훗날, 치매에 대한 근본적 치료가 행해지고 있는 미래 어느 진료 현장에서, 치매 환자의 자녀가 치매에 걸려 진료를받을 때, 담당의에게 부모가 앓았던 질환에 대해 정확한 진단명과 함께 정보를 주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있어서는 치료 측면에서 엄청난차이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신경퇴행질환의 사후 뇌 기증을 통한 정확한 병리진단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뇌 기증문화가활발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성숙한 사회적 분위기를 마련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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