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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다양한 세포 사멸 경로 찾아내…차세대 항암제 새 길 열어

  • 등록일2021-01-26
  • 조회수5413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 자료발간일
    2021-01-26
  • 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 키워드
    #세포사멸 #차세대 항암제#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리포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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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가 죽는 방법도 다양,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의 치료에 적용가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사제어연구센터 이은우 선임연구원
  
세포도 매 순간 삶과 죽음을 고민하며 선택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에 나오는 대사이다. 이것은 비단 인간만의 고민은 아니다. 우리 세포도 매 순간 죽을지 살지를 고민한다. 세포가 스스로 결정하여 죽는 현상을 아폽토시스(Apoptosis, 세포자살)로 불러왔다. 세포자살은 불필요한 세포나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생긴 비정상적 세포를 제거하는 데 필수적이다. 아폽토시스는 태아발생에서도 중요한데, 예를 들어, 태아 발생에서 손가락 마디사이가 개구리 처럼 붙어있다가 아폽토시스로 죽으면서 없어지는 과정이며,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면역세포를 미리 제거하여, 면역세포가 외부 물질에만 반응할 수 할 수 있게한다. 후자가 잘못되게 되면, 면역세포가 자신의 세포에 반응하는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s)에 걸리게 된다. 또한, 돌연변이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는 아폽토시스로 인해 제거되야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소위 말하는 암으로 발전가능하게 된다.  
 
세포자살과 반대로, 감염이나 상처와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세포가 수종적으로 죽기도 하는데, 이를 네크로시스(Necrosis:세포괴사)로 이해해왔다. 하지만, 2000년 무렵 네크로시스 또한 세포가 특정 환경에 반응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능동적인 세포자살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관련 증거들이 밝혀짐에 따라, 이러한 방식의 세포사멸을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또는 예정괴사(programmed necrosis)로 부르게 되었다. 
 
아폽토시스와 네크롭토시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염증유도 여부에 있다. 아폽토시스로 죽는 세포들은 세포 내부가 먼저 파괴되고, 주변 면역세포에게 세포의 죽음을 알리는 find-me 신호와 eat-me 신호를 보내, 면역세포가 이를 깨끗하게 제거함으로서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반면에, 네크로시스나 네크롭토시스는 세포막이 파괴되면서 죽게 되어, 세포 내부 물질이 세포 밖으로 유출되는데, 이 중에는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손상연관분자패턴(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이 있어서고 심각한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쉽게 말해서, 아폽토시스는 찍 소리도 못하고 죽어버린다면, 네크로시스는 자신이 죽더라도 주변에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죽어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이 침입에 의해 세포가 죽게 된다면, 세포는 의도적으로 네크로시스로 죽으려 하고, 염증반응과 면역세포를 불러서 병원균에 대항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과도한 네크롭토시스는 염증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전신성 염증 반응성 증후군(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과 더 나아가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손상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에는 네크롭토시스에 의한 염증반응이 암에 대항하는 면역(항종양면역; anti-tumor immunity)을 활성화시킨다는 연구결과에 근거해 네크롭토시를 이용한 항암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이 외에도 페롭토시스(ferroptosis), 파이롭토시스(pyroptosis), 네토시스(NETosis), 엔토시스(Entosis) 등의 다양한 세포사멸경로가 있음이 밝혀지고,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 중이다. 따라서 단순히 살고 죽는 문제보다, 죽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면 어떻게 죽을지(How to die) 선택하는 것이 주변 세포와 개체에게 매우 중요하며, 이를 이해는 것이 면역질환, 암,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예방 및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차세대 항암제 개발의 필요성
 
암은 세포의 이상증식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아직까지 가장 좋은 항암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로 직접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위치에 암이 존재하거나, 여러 부위에 퍼져있을 경우, 또한 수술 후 제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이나 약물을 이용한 항암치료가 진행된다.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암제는 직접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세포독성 항암제이며 이를 소위 1세대 항암제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2세대로 분류되는 표적항암제도 많이 쓰이게 되는데, 이는 주로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발생한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한다. 하지만 항암제에 선천적저항성을 갖고 있는 암과 한 번 치료 후 재발하여 후천적저항성을 가지는 암들은 기존 항암제에 잘 반응하지 않으며, 따라서 환자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따라서, 많은 연구진이 항암제 내성암의 치료법을 찾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3세대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이고, 다른 한 축은 암대사저해제이다. 
 
암은 위암, 간암, 폐암 등 종류별 특성과 치료법이 다르지만, 무한증식 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를 위해 포도당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지질도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암이 빠르게 증식해 해당 기관이 저산소, 저영양 상태의 극한환경에 이르러도 암세포는 활발히 대사활동을 하며 증식할 수 있으며, 상황이 더욱 악화 될 경우, 다른 기관으로 전이하게 된다. 이 같이 암의 대사과정을 이해하여 에너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대사약물은 새로운 항암치료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표준항암제, 면역항암제, 대사항암제 모두 궁극적으로 세포사멸을 유도하기 때문에, 본 연구팀에서는 다양한 항암치료법과 세포사멸의 관계를 이해하여,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완벽하게 죽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세포사멸 및 대사경로를 이용한 새로운 항암제 내성암 치료법 개발 
 
최근 국내에서도 ‘페롭토시스(Ferroptosis)’라는 새로운 세포사멸 기전을 이용한 난치성 위암의 효과적인 치료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였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불포화지방산은 쉽게 과산화(Peroxidation)가 되는데, 여기에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e species)가 발생하게 되어 세포막이 파괴되어 죽는 괴사성 세포사멸 경로를 페롭토시스라고 부르며, 이는 철분의 한 형태인 제1철(Fe2+, ferrous)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정상적인 세포 내에는 지질과산화를 환원시키는 효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세포는 죽지 않고 살아가지만, 이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처리하게 되면 페롭토시스를 통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암의 효과적인 세포사멸 경로로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사제어연구팀세브란스병원 허용민 교수팀 및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암 환자의 전사체 정보를 기반으로 위암세포주들을 중간엽형(mesenchymal-type)과 상피형(epithelial-type)으로 분류 했을 때, 중간엽형 위암세포만이 페롭토시스 약물에 의해 죽는 것을 확인하였다. 세포 내의 모든 유전자의 발현을 분석하는 전사체학(Transcriptomics)와 모든 지질을 분석하는 지질대사체학(Lipidomics) 기술을 이용하여 중간엽형 위암세포들에서 다중불포화지방산 합성효소들의 발현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세포들이 실제로 다중불포화지방산과 이를 포함하는 인지질을 많이 함유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지질추적분석(lipid tracing analysis)를 이용해 중간엽형 위암세포들에서 불포화지방산 합성이 매우 활발함을 확인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 발굴한 신규 유전자(ELOVL5, FADS1)가 중간엽형 위암세포주에서 페롭토시스 진행의 핵심 인지질 형성에 필수적이며, 지질과산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위암세포를 잘 죽게 만들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은우 박사는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기전에서 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의 중요성을 밝힌 것”이라며, “새로이 발굴된 유전자(ELOVL5와 FADS1)가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허용민 교수는 “동 연구성과를 통해 향후 개발될 난치병 치료제는 위암 중에서도 기존의 표준 항암제로는 재발을 방지할 수 없는 난치성 위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대사 신약 개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황금숙 박사는 “본 연구성과에서 불포화 지방산 합성경로 규명에 활용된 지질체학 및 대사추적 신기술은 앞으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페롭토시스는 암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동맹경화, 비알콜성지방간질환, 뇌질환 등 다양한 질환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사제어연구센터에서도 페롭토시스를 억제하는 약물들을 개발 중에 있다. 이와 같이 세포사멸 조절기술을 통해 향후 혁신적인 신약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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