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KRIBB focus 9호] 어떤 종류의 대기오염에도 대비한다.
- 등록일2021-04-23
- 조회수4106
- 분류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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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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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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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생명공학연구원#대기오염#환경질환연구센터
- 첨부파일
[KRIBB focus 09] Biology for sustainable world
◈ 목차
논단
환경을 지키는 생명과학, 인류를 지키는 생명과학
커버스토리
Biology for Sustainable World
어떤 종류의 대기오염에도 대비한다.
환경의 위협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생명연의 연구자들
INSIDE KRIBB
리서치 하이라이트
페트병 분해하는 식물 플랑크톤 개발
환경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단백질의 작용 원리 밝혀내다
과학으로 환경보전과 미래 인류 건강 보호할 해법 찾는다.
안전을 위한 규제와 자요로운 연구 사이에서
우수연구원 인터뷰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 시대, 신품종 개발로 돌파환다
KRIBB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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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의 기술 사업화 성과를 도아보다
연구네트워크
공동의 미래를 모색하는 생명과학
정책동향
생명과학의 지속가능한 발전
연구원 뉴스
Now at KRIBB
◈ 본문
커버스토리 : 어떤 종류의 대기오염에도 대비한다.
생명연 환경질환연구센터
우울한 소식 가득한 2020년이지만, 마냥 나쁜 모습만 있지는 않았다. 적어도 미세먼지 하나만큼은 2019년에 비해 확연히 좋아졌다. 지난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발표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 발령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은 COVID-19로 인해 교통량과 산업시설 가동이 줄어들면서 해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크게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대기가 정체하는 날이 적고 습하지 않은 편이라 국내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양이 줄어든 덕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를 거치면서 미세먼지 생성을 유발하는 입자가 대거 씻겨 나가 대기질 개선에 중요한 영향을 줬다.
작지만 복잡하기 짝이 없는 미세먼지
그러나 시간이 지나 산업시설이 재가동하고 겨울에 접어들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다시 오르고 있다. COVID-19 백신 접종도 목전에 둔 이상 미세먼지 농도는 곧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에 의한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려의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미세먼지가 심각한 보건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도 저마다 미세먼지 관리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의 대부분은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정작 미세먼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미세먼지를 구분하는 기준도 오직 크기일 뿐, 성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마땅한 기준이 없다. 구체적인 정보가 별반 없는 상황에서 문제는 심각해지니 시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진다.
“흔히 미세먼지라고 하면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의 배기가스에서 나온 매연을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오염원에서 직접 만들어진 ‘1차 미세먼지’로, 한국에 피해를 주는 미세먼지의 일부에 불과해요. 한국에서는 1차 미세먼지가 대기중 화학물질과 반응해 형성되는 ‘2차 미세먼지’의 비중이 더 큽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전 본원의 연구실에서 만난 박영준 환경질환연구센터 센터장은 환경질환연구센터의 핵심 연구분야를 설명하면서 미세먼지의 정의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는 생성 원인이나 조성이 복잡하기 때문에 자세한 성분을 파악해야 대응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석탄을 태워 나온 분진이나 각종 산업시설에서 나온 매연은 런던 스모그와 같은 사건을 통해 큰 희생자를 낳곤 했다. 이때 문제를 일으킨 미세먼지는 주로 매연에 포함된 물질로, 마치 탄광 노동자가 진폐증을 앓듯 호흡기를 손상시켜 피해를 냈다.
이러한 미세먼지를 1차 미세먼지라고 한다. 오염원에서 발생한 상태 그대로 인체에 영향을 주는 미세먼지를 말한다. 그러나 현재의 미세먼지는 2차 미세먼지의 비중이 높다. 1차 미세먼지가 대기중 다양한 물질과 반응하여 형성한 물질을 말한다. 이러한 반응은 대단히 다양하므로 2차 미세먼지의 종류도 분류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한국은 2차 미세먼지의 비중이 특히 높다. 인구밀도가 높고 산지가 많아 대기중 떠다니는 유기물과 반응물의 농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음에도, 미세먼지는 법적으로 ‘대기오염물질’로 분류되지 않는다. 어떤 물질을 오염원으로서 법적으로 규제하려면 인체에 대한 영향이 분명하고 출처를 명확히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부유하는 입자 형태의 물질을 단지 크기만으로 구분한 것으로, 계절이나 환경 여건에 따라 성분이 천차만별이라 성분을 일반화하기도 어렵고 출처도 불분명하다. 따라서 미세먼지는 대기오염물질을 규제하는 ‘대기환경보전법’과 예하 법령과 규제가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으로 따로 관리한다.
미세먼지의 다양한 양상을 확인한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미세먼지의 정체가 무엇이고 이들이 인체에 어떤 영항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그러나 미세먼지의 복잡한 정체 탓에 아직 구체적인 연구는 미흡한 편이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의료계의 코호트 분석으로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어떤 메커니즘으로 어떤 장기에 영향을 주는지 분명하지 않다. 코호트 분석에서도 호흡기 분야를 중심으로 미세먼지와 호흡기 질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정도를 아는 수준일 뿐, 정확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알기 어렵다.
미세먼지는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메커니즘은 불분명하다.
미세먼지가 체내에서 직접 작용할뿐 아니라 2차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대기중 미세먼지의 1차 관문은 폐다. 크기가 충분히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포를 통과해 혈관으로 직접 들어오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그보다는 미세먼지가 폐포의 세포들을 자극해서 분비된 물질이 혈관을 타고 움직이면서 장기에 영향을 줄 때가 많다. 이러한 물질은 자극원이나 세포의 면역반응에 따라 대단히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환경질환연구센터는 미세먼지 연구의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고자 2년 전 설립됐다. ‘미세먼지에 의한 다중장기 영향’이 연구 주제다. 말 그대로 미세먼지가 다양한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알아내는 데 목표를 둔다.
아직 역사가 길지 않은 미세먼지 연구지만, 과거에는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이 호흡기를 중심으로 각각의 장기별로 연구되는 경향이 강했다.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유병율이 증가하는 질환에 대한 분석정보를 바탕으로,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때 어떤 장기가 어떻게 손상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장기들의 손상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지, 호흡기의 면역반응에 따라 순환계에 어떤 물질이 분비되어 다른 장기에 영향을 주는지처럼 개체 내에서 복잡하게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내기 어렵다.
센터의 연구팀은 호흡기 챔버를 이용한 마우스 실험을 통해 미세먼지로 인해 개체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장기의 손상을 파악하고자 한다. 마우스를 코와 입만 시료에 노출되는 호흡기 챔버에서 약 60일 정도 미세먼지에 노출시킨 후, 개체별로 장기를 분석한 결과를 분류하여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한다. 이를 통해 한 개체 내에서 폐, 간, 심장 등 다양한 장기의 상태가 어떤 상관관계를 보이는지 알아낼 수 있다. 두려움이나 긴장에 따른 호흡량처럼 개체별로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요인에 의한 오차를 배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센터에서 발표되는 논문은 여러 연구결과가 한데 모였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폐를 연구한 논문, 간을 연구한 논문, 대사를 연구한 논문을 모두 따로 내면 ‘다중장기 영향’이라는 연구목표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탓이다.
최근 센터는 장내미생물총 분석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마우스 실험을 통해 미세먼지에 노출된 개체의 장내미생물총에서 큰 변화가 확인됐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변화하고 다른 장기의 손상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목표다. 이에 더해 섭취하는 영양소에 따라 미세먼지에 의한 미생물총 변화가 어느 정도나 차단되는지 파악하려 한다. 마우스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면 임상 분야와 협력하여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데 좋은 식이요법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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