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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T 세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항하는 전사(warriors)

  • 등록일2021-06-03
  • 조회수5719
  • 분류기술동향
  • 자료발간일
    2021-06-03
  • 출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 원문링크
  • 키워드
    #코로나 백신#면역기억#T세포
  • 첨부파일


T 세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항하는 전사(warriors)


◈목차

 
요약문

목차
 
1. 서론
 
2. 본론
2.1. 코비드 19 팬데믹(pandemic)
2.2.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에 대항하여 T 세포 면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2.3.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은 림프 기관 이외의 조직(peripheral tissue)에서의 림프구 감소증(lymphopenia)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2.4.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에서 관찰되는 사이토카인 폭풍과 림프구 감소증의 악순환
2.5.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에서는 조절 T 세포(Treg cell)가 감소하고 Effector T 세포는 과활성화(hyperactivation) 혹은 Exhaustion된다
2.6. 연령 혹은 성별과 관련되어 증가하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치명률에 대한 T 세포 면역노화(immunosenescence)의 영향
 
3. 결론
 

◈본문

 


요약문

바이러스 감염에 대항하여 활성화되는 면역반응은 감염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데 필수적인 생물학적 반응이다. 그러나, 일부의 환자에서 발견되는 과도하고 비특이적인 면역반응은 감염이 중증으로 발전하고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면역계는 다양한 요소들의 집합체인데 그중에서도 T 세포 면역은 바이러스 감염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의 여러 연구결과들을 통하여 다수의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감염 환자는 비정상적인 T 세포 면역반응을 보이며, 이로 인하여 더욱 심각한 면역 과활성화가 유도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고령자와 만성질환 보유자의 치사율이 높은 이유 또한 비정상적인 T 세포 면역반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중화항체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와 백신 개발 뿐 아니라, T 세포 면역을 강화하는 치료법과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키워드: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2(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SARS-CoV-2;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면역기억(immunological memory), T 세포, 기억 T 세포(memory T cells),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본 자료는 T cells: Warriors of SARS-CoV-2 Infection. Trends Immunol., 42(1), 18-30 (2021). 의 논문을 한글로 번역, 요약한 자료입니다.

1. 서론
 
사이토카인(cytokine)의 대량 생성과 T 세포의 소실(T cell loss)은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2(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SARS-CoV-2;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의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이다. 이로 인한 과도한 면역반응은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호흡 장애와 장기부전(organ failure)을 유발한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으로 인한 치사율은 고령의 환자에게서 높게 관찰되는데 그 이유는 인체의 면역반응이 고령자에서 흔히 관찰되는 합병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리뷰에서는 이러한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면역반응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면역기억(immunological memory) T 세포 때문이며, 이 현상은 어린이보다는 성인에게서 두드러지고 코비드 19(COVID 19) 환자의 병리적 면역현상(immunopathology)과 다발적 장기 부전의 주요 원인임을 논의한다.
 
2. 본론
2.1. 코비드 19 팬데믹(pandemic)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는 2003년 발생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중동 호흡기 신드롬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와 같은 단일 가닥 RNA 바이러스로서, 2019년 12월 중국의 우한 지방에서 발발한 폐렴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코비드 19 환자의 일반적인 증상은 피로감, 발열, 기침, 호흡 장애(dyspnea)이며, 대부분 공기를 통하여 감염된다.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비드 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하여 그 전염성과 심각성을 경고하였다. 이후 코비드 19에 영향을 받는 지역과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여 2020년 11월 6일 현재 4천9백만 명의 확진자와 120만 명의 사망자가 생겼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의 80%는 경미한 증상 혹은 무증상자이나, 나머지 경우는 산소 호흡기(15%) 혹은 인공호흡장치(5%)를 필요로 할 정도의 중증으로 발전한다. 심각한 경우 장기부전(organ dysfunction), 급성 호흡 부전 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s)에 의하여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에서 발생하는 간질성 폐렴(interstitial pneumonia)은 대량의 사이토카인 생성(사이토카인 폭풍, cytokine storm)으로 이어지며, 바로 이 사이토카인 폭풍이 코비드 19 감염의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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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의 심각한 확산에 맞춰 전 세계는 감염의 병리학적 연구와 함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비상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은 경미한 증상 혹은 무증상을 보이는데 비해 어떤 사람은 심각한 결과에 이르는 가의 물음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아직까지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코비드 19의 병리 현상은 비정상적 면역반응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면역반응을 분석하고 이들 면역반응이 코비드 19의 병리현상에 어떤 식으로 관여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논단에서 우리는 면역의 두 가지 측면(활성화와 억제)을 조화롭게 조절하는 T 세포 면역반응의 여러 가지 특성을 논의할 것이며, 이를 통하여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의 병리적 기전을 밝히고자 한다. 특히, 연령에 따른 치명률의 큰 차이가 T 세포 면역기억과 선천성 면역기억(innate trained immunity) 때문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2.2.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에 대항하여 T 세포 면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T 세포 면역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암에 대항하는 가장 중요한 인체의 면역반응으로서,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1주일에서 2주일에 걸쳐 해당 바이러스를 인식하는 T 세포가 림프절에서 증식하고, 감염 부위로 이동하여 감염된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감염이 치유된다 (그림 1). 
 
우리에게 익숙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T 세포 면역이 활성화되어 바이러스가 사실상 인체에서 거의 사라진 이후에 형성된다(정상적인 면역력이 발휘되는 경우).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가장 결정적인 치유력을 발휘하는 것은 항체가 아니라, T 세포 면역이다.
 
현재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약 80%의 감염 환자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고 감염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된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항하는 체액성 면역(humoral immune response, 항체 생성)은 모든 환자에서 생성되는데, 이때 항체와 T 세포와의 연관성에 대한 일부의 연구가 흥미를 끈다. 
 
많은 경우 중화 항체는 발견되지 않더라도, 바이러스의 다른 단백질에 반응하는 항체(이들 역시 항바이러스 면역에 매우 중요함)는 감염에서 회복한 모든 환자에게서 발견되었다. 가족 간 감염을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는 일부 환자가 혈청 전환(seroconversion) 없이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그러면서 동시에 인터페론 감마를 생성하는) T 세포를 보유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는데, 이는 항체보다도 세포성 면역(cellular immunity)의 생성 여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를 알리는 보다 좋은 지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사례연구는 바이러스 항체가 발견되지 않으면서도 무증상 혹은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줄기세포와 비슷한 기억 표현형(stem-like memory phenotype)의 다클론(polyclonal) T 세포 군집을 발견하였다. 이는 항체 없이 T 세포만으로도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항하는 충분한 면역반응이 가능함을 암시한다. 따라서, 세포성 면역과 항체 반응을 조합하는 백신이 항체반응만을 유도하는 현재의 백신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2.3.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은 림프 기관 이외의 조직(peripheral tissue)에서의 림프구 감소증(lymphopenia)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코비드 19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림프구(특히, T 세포)의 수가 감소한다. 이런 림프구 감소증은 무증상 환자보다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와 폐렴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보다는 동반한 환자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관찰된다. 중증 환자는 평균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보다도 더욱 심한 림프구 감소를 보인다. 
 
림프구 감소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환자의 치명률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유용하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고령의 환자의 경우, 급성 호흡 부전 증상이 치명률 예측의 강력한 지표로 여겨지는데, 반대로 혈류 속 림프구 수가 충분히 높은 경우는 회복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로 예상할 수 있다. 회복기 혈청 요법에 있어서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는 요소로 투여할 혈청에 포함된 중화 항체의 양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림프구의 숫자도 중요한 요소로 추정된다. 림프구 감소증은 병리적으로 약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데, 사스 코로나바이러스1의 경우에 있어서도 림프구 감소는 중증도나 치명률과 연관되었다. 
 
면역세포는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인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I (ACE2)를 발현하지 않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T 세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일부 있더라도, 이 바이러스는 면역세포에서 증식하지 못하므로 T 세포 감소증은 바이러스가 직접 면역세포를 감염하여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하지만,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환자의 혈액 내 림프구 숫자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쉽고도 유용한 지표이다.
 
2.4.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에서 관찰되는 사이토카인 폭풍과 림프구 감소증의 악순환
 
코비드 19 환자의 혈액과 기관지폐포세척액(Bronchoalveolar lavage fluid)에서 발견되는 림프구와 호중구(neutrophil)의 숫자는 감염의 예후를 위한 유용한 데이터이다 (원문의 그림1). 두 개의 메타 분석 결과는 공통적인 결과를 제시하였는데 즉, 중증 코비드 19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다수의 호중구, 소수의 림프구, 높은 호중구/림프구 비율 그리고 낮은 림프구/C-reactive proteins 비율을 보인다. 이는 혈액 검사로 쉽게 알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코비드 19 환자의 예후를 예상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급성 호흡기 부전 증후군을 보이는 중증 코비드 19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혈중 사이토카인(IL-1b, IL-2, IL-6, IL-7, IL-8, IL-10, TNF-a) 농도가 현저히 높은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을 보이는데 코비드 19 병리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된다. 과도한 사이토카인 농도가 미치는 악영향 중의 한 가지는 T 세포의 증식과 생존의 저해에 있다. 
 
코비드 19에 희생된 환자를 관찰한 결과, 비장(spleen)과 림프절에서 림프구가 소실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는데, 특히, 대식세포에서 유래하는 IL-6에 의한 림프구의 괴사가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되었다. 사망한 시신의 흉부 림프구와 비장의 검시에서도 비정상적인 농도의 TNF-a로 인해 BCL6+ follicular helper T 세포(CD4+ T 세포의 일종으로 B세포의 활성과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함)의 분화가 저해될 수 있음이 밝혀졌으며, germinal center (비장이나 림프절에서 발견되는 구조로 B세포 면역반응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장소)의 심각한 소실도 발견되었다. 
 
사이토카인 폭풍과 림프구 감소증의 악순환의 관계는 반대로 사이토카인이 코비드 19 치료의 중요한 타겟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IL-6의 작용을 저해하는 Tocilizumab의 투여는 림프구 수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 결과가 암시하는 바는 과도한 사이토카인이 림프구를 저해하여 환자의 항바이러스 면역력을 교란한다는 점이다. 같은 관점에서 중증 코비드 19 환자에 IL-1 저해제인 Anakinra를 투여한 경우도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거나, 죽음에 이르는 확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었다.
 
T 세포는 바이러스 감염에서 과도한 선천성 면역을 약화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하므로, 림프구 감소는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2 감염에서 관찰되는 병리적 면역반응, 사이토카인 폭풍과 림프구 감소의 악순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생각된다. 또 다른 중요한 관점은 과도한 면역반응이 오히려 항바이러스 면역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중증 코비드 19 환자에게서 호중구 전구세포(neutrophil precursors)와 비정상적 활동성을 보이는 호중구가 다수 발견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혈중 림프구 감소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비정상적으로 과도한 호중구는 림프구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다른 종류의 몇몇 바이러스 감염증과 종양에서 잘 알려져 있다). 이 모든 결과들을 종합하여, 선천성 면역세포에 의한 염증 사이토카인의 대량 생성, 이들 사이토카인에 의한 면역계 교란 그리고 T 세포의 소실, 이 세 가지 악순환의 고리를 코비드 19 환자의 중증도와 치명률을 올리는 원인으로 제시한다.
 
2.5. 중증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에서는 조절T 세포(Treg cell)가 감소하고 Effector T 세포는 과활성화(hyperactivation) 혹은 Exhaustion된다
 
몇몇 연구는 T 세포 면역에 대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고하였다. 중증 코비드 19 환자에서 CD4+ T 세포와 CD8+ T 세포는 그 수는 비록 감소하나,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이들 세포에서 IL-2R, IL-6, JUN, FOX, perforin, granzyme과 같은 염증 유발 유전자 발현이 대폭 증가하였으며, CD38, CD45RO와 같이 T 세포 활성화와 연관된 지표 단백질도 증가하였다. 
 
일반적인 정도의 증상을 보인 환자에서 발견되는 CD8+ T 세포는 높은 증식 지표(amplification index)를 보이고, CXCR6나 XCL1같이 조직 상주성(tissue residence)에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다. 이에 반하여, 중증 환자에서 발견되는 CD8+ T 세포의 표현형은 보다 비균질적이었다.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중증 환자에서 발견되는 T 세포는 보다 많은 양의 세포 독성 과립(cytotoxic granule) 단백질을 분비한다. 그러나, 반대로 인터페론 감마나 TNF-a의 분비는 대폭 감소하였다. 전사체 분석(transcriptomic analysis)에 의하면 이들 세포는 면역에 관련된 다수의 유전자(IL-23A, CD74 등)의 발현에 문제가 있었다. 중증 코비드 19 환자를 상대로 한 또 다른 연구결과는, 혈액 내 CD8+ T 세포 수는 감소하지 않았으나, CD107a, IFN-r, IL-2, granzyme B의 발현이 대폭 감소하였음을 보고하였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환자의 CD8+ T 세포는 상대적으로 노화(senescence)되었으며 T 세포가 일반적으로 생성하는 항바이러스 사이토카인이 현저히 감소하였음도 보고된 바 있다.
 
이와 같이, T 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었거나,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상반된 보고가 이어지는 뚜렷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T 세포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는 경우 그 기능이 정지되는 exhaustion의 상태에 이른다는 기존에 이미 알려진 사실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원문의 그림1). 중증 코비드 19 환자의 T 세포에서는 exhaustion 지표로 잘 알려진 PD-1, TIM-3, NKG2A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관찰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T 세포의 아종(subtype)인 effector T 세포의 과활성화는 조절 T 세포(Treg, regulatory T cell)의 감소와 연관되어 있으며, 실제로 중증 코비드 19 환자에서는 조절 T 세포의 수가 감소한다 (원문의 그림1). 조절 T 세포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들 세포의 감소는 중증의 감염에서 면역계가 과활성화하는 원인의 하나로 생각된다.
 
T 세포의 양적인 변화와 더불어 질적인 변화는 코비드 19 감염의 중요한 관점이다. 감염 당시, 환자의 면역반응은 항바이러스 면역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주로 Th1 사이토카인 생성을 통하여) 진행되는데, 중증 감염자에서는 오히려 이와 반대 작용을 하는 Th2 사이토카인이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또 다른 Th2 반응의 조력자인 호산구(Eosinophil)의 증가도 관찰되었다. 이에 더불어 Th17 T 세포(CD4+ T 세포의 한 종류로 염증반응을 매개하는 중요한 면역세포)가 크게 증가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IL-17을 타겟으로 하는 면역치료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중증 코비드 19 환자에서는 T 세포 면역반응에 양적, 질적 변화가 감지되는데, T 세포 면역이 과활성화되거나, 혹은 고갈되는 두 가지 극단적인 양상을 보인다. T 세포 면역의 과활성화는 결국 전체 면역계의 과도한 반응으로 T 세포 면역의 고갈은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의 실패로 이어진다.
 
2.6. 연령 혹은 성별과 관련되어 증가하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치명률에 대한 T 세포 면역노화(immunosenescence)의 영향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으로 인한 치사율은 고령자와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매우 높게 나타나며 또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높게 나타난다. 
 
이를 설명하는 한 가지 관점은 공통적으로 기저 염증 수준(basal proinflammation status)이 높으며, 감염원에 대하여 면역반응이 적절하게 일어나지 않는 면역노화가 관찰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고령자의 신체에서는 T 세포가 적정한 수준 이하로 존재하며, 이러한 T 세포 감소 현상이 코비드 19에 감염되었을 때 중증 감염으로 이어지는 원인의 하나로 생각된다.
 
65세 이상의 남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epigenetic 그리고 RNAseq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자 여성이 고령자 남성에 비해 면역에 관련된 유전자 활성이 높았으며, 또한 고령자 남성은 연령과 관련된 T 세포의 감소 현상이 여성에 비해 더 심각하였고,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인 IL-6 과 IL-18을 더욱 많이 생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이와 성별에 연관된 이러한 면역력의 차이가 노령층 남성이 코비드 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이유로 추정된다.
 
비만과 그로 인한 지방 조직의 기능 장애(dysfunction)는 기저 염증 수준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이다. 과다한 당분과 지질 섭취는 염증 신호 전달과정을 활성화하거나 패턴 인식 수용체(pattern recognition receptors, PPRs)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으며, 비만한 사람의 혈장에는 높은 농도의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IL-8, TNFa, CRP)이 발견된다. 비만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감염에 취약하며 그 예후도 좋지 않다. 따라서, 비만은 코비드 19 환자의 중증도를 높이는 원인이다.
 
어린이는 코비드 19에 감염되어도 성인에 비하여 심각한 증상을 겪지 않는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20세 이하의 감염 환자는 21%에서만 증상을 발현했는데, 70세 이상의 환자는 69%에서 증상을 발현하였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는 인류에게는 새로운 바이러스이므로 모든 사람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감수성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연령별로 매우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되는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면역계의 상태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T 세포 면역의 관점에서 고찰할 때, 어린이는 naïve (항원에 노출된 경험이 없는) T 세포의 비율이 높은 반면에 나이가 들수록 항원에 노출되어 생성된 후 인체에서 계속 유지되는 기억 T 세포의 비율이 점점 증가한다. 
 
기억 T 세포는 naïve T 세포에 비하여 감염에 빠르게 대응하는 이점을 가진 세포이나, 반대로 과도한 염증 반응을 보일 확률을 증가시킨다. 이른 발생 시기(태아)의 CD4+ T 세포는 성인보다 조절 T 세포로 분화하는 경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하여 감염에 대하여 염증 반응을 보다 잘 억제하는 특성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다.
 
면역기억(immunological memory)이 바이러스 감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1918년도에 시작된 H1N1 팬데믹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당시 많은 젊은 성인이 심각한 감염증세를 나타냈는데, 어린 시절에 걸렸던 호흡기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면역기억 T 세포가 비특이적으로 과활성화되었던 점을 주요한 원인의 한가지로 추정한다. 
 
기본적으로는 T 세포가 증식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특정 항원에 노출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예외적으로 항원에 노출되지 않고도 활성화될 수 있으며(소위 방관자 효과 bystander effect), 특히, 기억 T 세포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된다. 따라서, 기억 T 세포의 비율이 훨씬 높은 고령자에서 비특이적인(본질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는 반응성이 없는 면역기억 T 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반응하는 현상) T 세포 면역반응이 유도되고 이들 세포가 다량의 사이토카인을 방출함으로써, 심각한 병리적 증상이 유발된다는 가설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한편, 여러 면역기억 형태 중의 한 종류인 trained immunity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심각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Trained immunity는 선천성 면역세포, 특히 대식세포(macrophage)가 과거에 겪은 감염을 기억하고 차후에 또 다른 (전혀 다른 종류의 감염일지라도) 감염에 대하여 보다 빠르고 강력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현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중증 코비드 19 환자의 대식세포는 보다 강력한 염증 반응 지표를 보인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과도한 면역반응은 심각한 병세를 보이는 코비드 19 환자의 가장 큰 특징이며, 과도한 면역반응의 주체로는 과활성화된 면역 기억세포를 그 원인으로 꼽는다. 고령자가 더욱 심한 증상을 보이는 이유는 고령자에게 이러한 면역 기억세포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원문의 그림2).
 
3. 결론
 
코비드 19 감염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진행한다: 감염 직후 시작하는 빠른 바이러스의 증식, 이에 대한 인체의 면역발현 그리고 회복 혹은 장기 부전과 사망.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점은 면역반응의 적절성이다. T 세포 면역반응은 바이러스 감염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필수적인 면역계의 요소이다. 감염이 치유되지 않고 심각한 병세가 지속되는 환자에서는 전반적으로 T 세포가 대폭 감소하며, 존재하는 T 세포도 정상적인 항바이러스 활동을 하는 대신 비특이적으로 과활성화되어 사이토카인을 대량으로 생성함으로써, 코비드 19 감염의 병리 현상을 악화시킨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화하는 면역계의 특성상, 이런 왜곡된 T 세포 면역현상은 고령자에게서 두드러지며,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서도 왜곡된 면역현상이 관찰된다. 현재는 항체에 기반한 면역반응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의 주요 관점이나, T 세포 면역에 기반한 치료제의 개발이나 특히 T 세포 면역을 특이적으로 활성화하는 백신의 개발은 코비드 19 감염 혹은 미래에 올 수 있는 또 다른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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