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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프라임에디팅 기술: 유전질환의 치료에 성큼 다가서다

  • 등록일2020-03-12
  • 조회수2019
  • 분류기술동향 > 생명 > 생명과학
  • 자료발간일
    2020-03-12
  • 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 키워드
    #프라임에디팅#유전질환의 치료
  • 첨부파일
    • hwp 유전질환의 치료에 성큼다가서게 한 프라임에디팅 기술_한경_김용... (다운로드 118회) 다운로드 바로보기

 

 

[바이오리포트] 프라임에디팅 기술: 유전질환의 치료에 성큼 다가서다

김용삼

김용삼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교정연구센터

 

1932년 출판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1996년 영화 <<가타카(GATTACA)>>에서 그렸던 미래의 인간 유전자변형의 시대가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유전자가 변형된 사람을 태어나게 하는 것은 윤리적, 법적, 안전성의 문제가 있어 규제의 대상이지만, 많은 희귀유전질환자들에게 자신의 잘못된 유전자를 고쳐 질병을 낫고자 하는 것은 절실한 문제이며 기술적인 제약만이 남아 있다. 현재 유전자돌연변이에 의한 희귀질환의 종류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희귀질환 포털인 Orphanet에 의하면 약 9,400여 종류의 원인 돌연변이가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3,700 여개 질환이 발생한다. 인구수로는 전 세계 3억 5천만 명, 국내 48만 명으로 적지 않다. 우리에게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앓았던 루게릭병이 꽤 익숙한 질환이며 그 외 혈우병이나 겸상적혈구빈혈증과 같은 질환도 다발성 질환에 속한다.

지금까지 비교적 발생빈도가 높고 대체요법이 가능한 몇몇 질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유전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없었으며 증상완화를 위한 대증적인 요법정도만 있다. 지금까지 유전자는 그것이 정상이건 잘못되었건 우리가 죽을 때까지 그대로 가지고가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잘못된 유전자를 ‘고쳐쓰기’가 가능한 시대가 왔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유전자가위 기술이다. 즉, 유전자가위 기술의 발달로 DNA가 읽기와 쓰기가 모두 가능한 생명의 저장장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 전의 유전자재조합 기술과 같이 제한적인 형태의 쓰기가 가능한 기술은 존재하였으나, 세포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매우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쓰기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유전자편집 기술은 종래의 쓰기기술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기술이다.


기존 유전자가위로는 부족한 유전자교정

유전자가위 기술은 제1세대 기술 징크핑거뉴클라아제 (Zinc Finger Nuclease: ZFN), 2세대 탈렌(TALEN:Tranor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 3세대 크리스퍼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기술로 발전해왔다. 특히 3세대 크리스퍼 기술이 2013년 소개된 이후로 유전자교정 분야는 혁명적인 수준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의 염색체는 약 30억 쌍의 DNA로 구성되기 때문에 필요한 위치를 정확히 인식해 원하는 유전자로 바꾸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자르고자 하는 목표 유전자 부위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가이드 RNA와, DNA를 변형시키는 역할을 하는 캐스(Cas) 단백질이 짝을 이루어 DNA를 교정하며 교정효율도 매우 높다. 하지만 크리스퍼 기술을 진정한 유전자 교정 기술이라 부르기는 한계가 있었다. 원하는 DNA 서열을 인식해 정확히 절단해내는 능력은 매우 우수하나, 그 후 원하는 서열로 바꾸고자 할 때에는 원하는 서열을 포함하는 일종의 ‘답안지 DNA’를 함께 넣어줘야 하는데, 이 답안지대로 교정을 수행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비효율적이다. 대부분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성공률이 1%이하인 경우도 많다.

이러한 낮은 효율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베이스에디팅 기술이 소개되었다. 이 기술은 DNA를 자르는 기존의 크리스퍼 기술과는 달리 염기 중 시토신(C)과 아데닌(A)을 각각 티민(T), 구아닌(G)으로 치환시키는 교정 기술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해당 유전자변이가 있는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전통적인 유전자 교정 기술과 비교할 때 베이스에디팅 기술의 효율이 현격히 높았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술의 단점은 바꾸고자 하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 가령 A를 T로 바꾼다던지 C를 G로 바꿀 수는 없는 점이다. 더군다나 몇 개의 DNA가 빠진 곳(deletion)을 채운다거나 아니면 불필요하게 덧붙여진 곳(insertion)을 제거해 다듬는 일은 더더욱 할 수가 없었다.


90% 유전병 치료 가능한 프라임 에디팅 기술

미국 하버드대 데이비드 리우 교수팀은 전통적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이나 베이스 에디팅 기술이 갖는 단점을 모두 해결한 프라임에디팅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답안지 DNA를 별도로 넣어 세포가 수동적으로 교정하도록 하는 대신 기존에 사용하던 가이드RNA에 답안지 서열을 추가한 후 캐스 단백질에 붙어 있는 역전사효소가 적극적으로 이 답안지서열대로 교정하도록 만든 장치이다. 이렇게 하면 가이드RNA에 의해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장소에 모인 프라임 에디팅 도구들이 어우러져 유전자 수술을 수행한다. 효율도 높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를 치환 또는 넣거나 뺄 수 있어 유전질환의 약 90%를 치료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점이 놀랍다. CFTR이라는 유전자에서 3개의 DNA가 빠져서 기도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잃게 되는 낭포성섬유증, A가 T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낫모양의 적혈구가 생성돼 심각한 빈혈을 유발하는 겸상적혈구빈혈증(sickle-cell anemia), 중추신경계가 파괴되는 테이삭스 병(Tay-Sachs disease) 등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유전질환의 치료가 이제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프라임에디팅 기술: 유전질환의 치료에 성큼 다가서다

(그림1) 프라임에디팅에 의해 교정된 유전자를 PCR로 증폭시켜 확인하는 모습. PCR에 의해 미량인 DNA시료에서 목적인 특정영역의 DNA를 수시간에 20만~50만배로 증폭시킬 수 있다.


프라임에디팅 기술이 유전자 치료제로 사용되려면?

그렇다면 프라임에디팅 기술을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의 기술적 제약들이 추가로 극복되어야 한다. 우선 프라임에디팅 기술에도 원하지 않는 오프타겟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프라임에디팅 구성성분을 기도나 췌장처럼 원하는 위치로 보내기 위한 전달기술의 발전도 필요하다. 현재 유전자치료에 전달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에 프라임에디팅 도구를 실을 수 없다. 프라임에디팅 도구가 너무 크다는 점이 문제이다. 여기에 각각의 단백질 성분이 사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다. 핵심기술의 발달에는 다양한 보조기술의 발달이 함께 이루어지게 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기술의 완성이 이루어지듯이, 프라임 에디팅도 이를 보완할 다양한 보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된다면 큰 질병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유전질환자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발생할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혁신적 유전자치료제를 공급하게 될 날을 우리는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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