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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액체생검 기술로 정확한 암 진단, 적절한 치료제 사용
- 등록일2020-04-22
- 조회수2330
- 분류기술동향 > 생명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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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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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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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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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액체생검 기술#암 진단
- 첨부파일
[바이오리포트] 실시간 액체생검 기술로 정확한 암 진단, 적절한 치료제 사용
한태수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신약중개연구센터
기존 진단시스템의 어려움, 문제점 제기
암의 조기 진단은 환자의 생존율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한 환자보다 이미 진행되어 발견된 환자의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하지만, 암의 종류에 따라서 진단 방법이 상이하고 조기에 발견하기 힘든 암들이 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발병률 1위 암인 위암의 경우 위 내시경 방법을 활용하여 이상 병변이 있으면 조직검사를 시행 후 병리적 소견을 통해 최종 암을 진단하게 된다. 위암은 비교적 진단이 용이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 시 생존율이 높다. 반면에 췌장암의 경우 조기에 진단하기 매우 어려운 암이다. 진단을 위한 CT 촬영과 MRI 검사 등의 이미징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췌장암 환자의 예후에 큰 향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조기 진단이 어렵거나 혹은 내시경, 조직생검 분석이 용이하지 않은 암에 대해 보다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거나 병의 진행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존의 침습적 조직생검 방법에서 액체생검 기반 암 진단
영화 아일랜드 (2005년)에서 주인공은 아침마다 소변을 검사하여 질병의 유무를 검진한다. 변기에 남아 있는 소변으로부터 질병을 진단하고, 이 결과는 담당 의사에게 전송된다. 진단마커 수치에 이상이 있으면 소량의 혈액을 뽑아 질병 유무를 더욱 정확하게 진단 받는다. 영화속에서는 먼 미래의 의료시스템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진단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아주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 될 전망이다.
영화처럼 환자의 혈액, 소변은 물론 침, 땀, 모유 등의 체액은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귀중한 시료이다. 환자의 체액에는 암 진단에 활용 할 수 있는 핵산, 단백질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체액 중 혈액을 분석하여 암을 진단하는 방법의 대표적인 예로서는 전립선특이항원 (Prostate Specific Antigen, PSA) 단백질 수치를 측정하여 전 립선암을 진단하는 검사가 있다. 이와 같은 단백질 검사는 전립선암의 진단 및 치료에 매우 유용하지만, 염증 반응에도 수치가 높아지는 위양성 판정의 가능성이 종종 존재한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더욱 정확한 진단을 위해 단백질 외에 순환종양세포 (circulating tumor cell)와 순환종양DNA (circulating tumor DNA), 세포외소포체 (엑소좀, exosome) 연구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순환종양세포는 암환자의 원발암 혹은 전이암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떠돌아다니는 암세포를 의미한다. 암 환자에서 발견되는 평균 순환종양세포 수는 1ml 혈액 속에 10개 미만으로 매우 적은 수가 발견된다, 이 세포의 분석을 통해 DNA 돌연변이 및 어떤 항암제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여부를 판단하여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 투여를 결정할 수 있다.
암세포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증식과 사멸을 반복하면서 종양의 크기를 키워나간다. 암세포가 사멸 할 때 세포 내 구성물질들이 혈류로 방출이 되는데, 이 중 DNA (순환종양DNA)는 매우 중요한 진단마커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순환종양DNA는 암 특유의 돌연변이 및 유전적 변화를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암의 진행상황, 항암제 저항성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세포외소포체는 세포막과 동일한 지질층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안에 있는 DNA, mRNA, microRNA, 단백질 등의 유전물질을 체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다른 세포에게 전달 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세포외소포체는 혈액, 소변, 침, 땀, 모유 등에서 검출된다. 최근 암환자의 체액 내 세포외소포체 분석을 통한 질병 진행상황 파악 및 치료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진단마커 발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치료 방향의 빠른 변화
실시간 액체생검 분석 기술의 발달은 앞으로 암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의 표적항암제 사용이 많은 암종들에 대해 표적항암제 적용 여부의 판단 및 추가적인 돌연변이 진단에 따른 항암 치료의 발 빠른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재 액체생검을 이용한 표적항암제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혈액 내에 떠돌아 다니는 순황종양세포 및 순환종양DNA를 수집하여 표적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암을 촉진시키는 유전자인 표피성장인자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에 특이적으로 작용하여 그 기능을 억제하는 항암제들 (Gefitinib, Panitumumab)은 EGFR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없을 때 치료제로서 효과가 있다. 만약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표적항암제들의 효과를 볼 수 없다. 따라서 환자의 혈액 내 순황종양세포 및 순환종양DNA를 분석하게 되면 표적항암제 사용 가능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표적항암제가 환자들에게 일시적으로 유효한 반응을 보이지만, 암의 진화에 따른 추가 돌연변이를 획득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더 이상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액체생검 기반의 순환종양세포 및 순환종양DNA를 활용한 발빠른 추가 돌연변이 분석은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공하여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며, 나아가 환자들에게 획일적인 항암제 투여를 하지 않게 되어 무분별한 항암제 남용을 막을 수도 있다.
극복해야 할 점
실시간 액체생검 기반의 정확한 질병의 진단기술 개발에는 많은 한계점을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각 암종에 대해 정확하게 선별 할 수 있는 진단마커 발굴이다. 그 다음으로는 이러한 체액에서 얻을 수 있는 순환종양세포, 순환종양DNA, 세포외소포체 등은 매우 적은 양으로 존재하므로 분리, 정제 및 고감도 핵산 검사 기술의 발전이 필요로 하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는 액체생검 기반의 진단시스템의 높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사용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을 필요로 한다. 특히 실시간 액체생검 기술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표준화된 검출시스템 개발도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점들을 잘 극복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당뇨 검사처럼 피 한 방울로 쉽고 정확하게 암을 진단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사진 설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들이 Lab-on-a-disc 시스템을 이용해 순환종양세포 (CTC)를 추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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