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바이오파운드리와 합성생물학을 통한 바이오혁명
- 등록일2020-07-23
- 조회수2396
- 분류기술동향 > 생명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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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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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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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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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바이오파운드리#합성생물학#바이오혁명
- 첨부파일
[바이오리포트] 바이오파운드리와 합성생물학을 통한 바이오혁명
김하성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세기 가장 대표적인 혁신 기업으로 한 곳을 뽑으라면 단연 테슬라가 아닐까 한다. 설립 17년만에 세계 자동차회사들 중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전기차의 월등한 성능과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전 세계 다섯 곳에 건설된 기가펙토리의 혁신적 생산효율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포드 자동차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1913년 자동차 생산 공장에 컨베이어벨트를 도입하여 자동차의 대량생산과 대중화를 이루어냈고 이는 2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었다. 빅데이터와 AI가 도입된 스마트공장은 맞춤형 대량 생산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모두 기술의 진보에 따른 생산성의 혁신이 산업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생물학은 이러한 생산성의 혁신으로 얻는 혜택이 비교적 적은 분야였다. 실험실에 값비싼 로봇을 들여다 놓는다고 해서 좋은 연구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보이지 않는 분자들의 움직임과 미지의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실험을 경험하며 결과를 해석하려는 연구자들의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생물학에 공학을 융합한 합성생물학의 출현과 빅데이터 기반의 AI가 주목을 받으면서 생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다. 생명현상을 DNA 부품과 유전자회로로 구성된 공학적 결과물로 보기 시작하면서 최첨단 공학기술들이 합성생물학 기술과 급속히 융합되기 시작했다. 특히 합성생물학의 표준화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화 로봇이 DNA 합성과 테스팅에 활용되면서 유전자 서열에 따른 표현형을 고속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 바이오파운드리의 선두 기업인 Ginkgo bioworks의 경우 기존보다 약 5~20배 빠른 속도로 실험을 수행하고 의약품, 향료, 식품 등의 원료를 생산하는 균주를 개발하면서 스타트업으로 설립 된지 10년만인 2019년 기업가치 약 4.2조원을 달성했다. 2020년 현재 CJ제일제당의 시가총액이 약 6조임을 참고하면 Ginkgo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합성생물학 기업인 Amyris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Artemisinin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약 $15M의 비용과 약 10년의 시간을 소모했다 (2003~2013). 그러나 바이오파운드리를 도입하면서 약 2.5분마다 하나의 새로운 균주를 만들어내는 속도로 7년간 (2011~2018) 15개 제품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MIT-broad 바이오파운드리의 경우 10개의 복잡 화학물질을 선정하고 이들의 합성경로 개발과 생산을 단 90일만에 완료하는 Pressure test를 성공하기도 했다. 생물학 연구를 로봇이 수행하는 "로봇 과학자" 연구는 2000년대 이전부터 연구되어 왔으나 값비싼 로봇에 비해 일반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로 주목 받지 못 했다. 반면 합성생물학에 기반한 바이오파운드리는 기존 기술에 비해 20배 이상 빠른 속도와 규모의 DNA 설계 기술을 앞세워 기초과학과 바이오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생물시스템의 복잡도는 20배 빠른 로봇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서 효모를 개량할 경우 효모의 유전자 변이들 중 가장 좋은 개체를 찾으면 된다. 그러나 효모의 유전자 변이에 대한 가짓수가 107284000 으로 아무리 자동화 로봇기술이 발달한다 해도 모든 경우를 탐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참고로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개수가 약 1082이고 바둑의 경우의 수는 10170 이다. 따라서 최대한 정확한 예측을 통해 검증할 효모 변이의 개수를 줄이고 그 후 자동화 기술로 빠르게 테스트 하는 것이 최선이다. MIT-Broad 바이오파운드리에서 개발한 Cello 프로그램은 전자공학의 논리회로와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하여 유전자회로를 예측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서 미생물기반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7종의 미생물을 이용했으며 각 미생물은 12개 이상의 유전자들로 이루어진 논리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총 64개의 유전자를 이용하여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생명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Cello 프로그램의 예측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hin, J,. Zhang, S., Der, B.S., Nielsen, A.A.K., & Voigt C.A. (2020) Programming Escherichia coli to function as a digital display Mol Syst Biol DOI: https://doi.org/10.15252/msb.20199401
예측 기술을 활용하면 탐색할 가짓수를 줄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1970년대 일본 도요타는 total quality management (TQM) 개념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4배 이상 향상시켰고 이는 지금 일본이 자동차 강국이 된 기초가 되었다. TQM은 품질을 좋게 만들면 비용이 증가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한다는 개념이다. 100가지 약물 후보 중 90가지 이상의 약물이 임상에서 실패하는 제약산업에 도입할 경우 엄청난 비용의 절감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현상은 고도로 복잡한 미지의 영역으로 TQM 전략을 도입이 불가능하다. 반면 자동차와 같은 공학적 결과물을 지향하는 합성생물학은 TQM 전략을 활용할 수 있고 Riffyn은 이러한 가능성에 도전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Riffyn은 생물학 실험을 고품질의 재현 가능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종의 도구로 생각하고 이러한 데이터와 클라우드, AI를 활용하는 새로운 범주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기존에 불가능했던 최상의 품질을 갖는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음을 보였다. 그 결과 설립 5년만에 세계 15대 바이오 회사 중 BASF, Novozyme 등 8곳과 협력 연구를 진행할 정도의 혁신적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최초 백신 개발의 기대를 받고 있는 Moderna 경우 역시 생물학 연구의 Digitization을 통한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대규모 투자를 (2015년 $450M, 2018년 $600M) 유치하며 혁신 합성생물학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 메켄지 보고서에는 (2020.4.13 Michael Chui et al) 바이오 관련 파이프라인 400여개가 포스트 코로나시대 20년간 약 $4 trillion/year 가치의 영향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이러한 바이오 혁명의 동력은 바이오 기술과 융합된 컴퓨팅과 자동화 그리고 AI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았다. 합성생물학 기반의 바이오파운드리는 이러한 4조 달러의 바이오 혁명의 중심에 있으며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식량, 생필품, 의약 등 우리 사회 경제의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미국의 한림원 (National Academies of Science, Engineering and Medicine)에서는 미국 바이오 경제의 규모가 약 1조달러에 이르며 바이오 기반 제조를 통해 만들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미국 전체 GDP의 약 7.4%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2020.1). 로봇과 AI는 인류와 공존하는 길로 발전하게 되며 생물학의 R&D 영역도 이들이 가져오는 혁신의 흐름은 피할 수 없다. 생명시스템을 설계하는 사고의 전환과 결과물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술적 발전을 추구한다면 산업혁명 못지 않은 바이오 혁명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10년 전 시작된 미국 Ginkgo (2008)나 MIT-Biofoundry (2013) 등은 이미 10년 전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인공미생물을 이용한 치료제나 우주 정착의 문제까지 도전하고 있다. 속도와 효율을 중요시하는 바이오파운드리 특성상 선두 그룹의 발전 가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지만 선행연구를 충분히 분석하고 국내 특성에 맞는 바이오파운드리 전략을 수립한다면 선진국과의 기초과학기술력의 차이를 극복하고 과학과 산업 전반에 걸친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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