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기술동향

장수의 비결은 바로 ‘근육의 건강’

  • 등록일2021-02-18
  • 조회수2498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 자료발간일
    2021-02-18
  • 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 키워드
    #노인성 근감소증#근감소증 치료제
  • 첨부파일

 

 

[바이오리포트] 장수의 비결은 바로 ‘근육의 건강’

 


이승민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연구원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초고령사회가 다가오고 있으며 세계 최고령국이 될 날도 머지않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인구의 16.5%를 차지하고 10년 이내에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건강한 노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년의 삶의 질이라는 차원에서 ‘근육의 건강’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조명되고 있다.


노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는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가장 보편적인 변화 중에 하나는 신체의 근육량의 감소이다. 근감소증(Sarcopenia)은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muscle을 뜻하는 ‘Sarco'와 감소되었다는 뜻의 ’penia'가 합성된 단어로서 노화와 연관된 근육량 감소를 의미한다. 이러한 노화과정을 과거에는 단지 자연적인 현상으로 여겼으나, 이제는 질병으로 인식이 전환된다. 2016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성 근감소증에 질병코드(ICD-10-CM M62.84)를 최초 부여했다. 이는 노인성 근감소증을 치료의 대상이라 간주하는 전환점이 된 것이다.


노인성 근감소증의 진단은 인종간의 차이로 아시아, 유럽, 미국의 기준이 있다. 각각 AWGS, EWGSOP, FNIH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다. 공통적으로 근육량과 신체활동 능력 (악력 및 보행속도 등)을 측정하여 국가별로 적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진단 방법과 성별에 따라 유병률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근육량은 주로 40대에 들어서며 눈에 띠게 감소하기 시작해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가속화 된다. 성장기가 지나면 장년기부터 대략 연간 1%이상의 근육이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65세 이상에서는 근감소증 유병률이 약 10%이상이고, 80세 이후에는 최고 50%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노인에 있어서 낙상, 일상생활 수행 장애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상생활의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사회적 참여도를 감소시키게 된다. 낙상은 노인 사망 원인 중 5위로 65세 이상 노인의 약 13% 정도가 낙상으로 사망한다. 낙상의 주원인이 근육감소이다. 또한 근육 퇴행으로 인한 기초대사율의 저하로 2형 당뇨병의 발생이 촉진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3~5배 증가하게된다.


아직까지 FDA, EMA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지만 근감소증 치료제의 개발을 위해 Novartis, Regeneron, Merck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많은 선도 기업들이 First-in-class를 목표로 신약 연구개발이 치열하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노화기전을 알아야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은 성장(growth)이 감소할 뿐 아니라 위축(atrophy)이 점차 증가한다. 근육생성은 근육줄기세포의 분화에 의해 세포가 융합된 근섬유들이 모여 근육다발로 이뤄지게 된다. 이때 근섬유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합성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나이에 따라 점차 약해지지만 늙어서도 여전히 근육을 키울 만큼은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줄기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연구가 한 축의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전략이다. 다른 한 축의 기전은 건강했던 근섬유가 나이가 들며 퇴화되는 위축현상을 저해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줄기세포의 환경을 유리하게 해주는 약물, 근섬유 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하는 약물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후자의 경우 근육분해 신호전달 수용체의 차단제, 근육분해 효소의 저해제 등이 개발 대상이다.


국내의 경우 현재 몇몇 스타트업에서 치료제 개발을 선도적으로 수행 중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당면한 초고령사회를 대비하여 이 분야에 대한 국가주도의 대응체계 구축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발 빠른 식품회사들이 주도하는 건강식품 시장의 형성 및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이 건강식품 시장은 근감소증이 점차 대중에게까지 알려지면서 단기간에 가속화, 과열화 될 전망이다. 향후 근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규모 (미국시장 연 18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을 각종 시장보고서들이 주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전문연구단에서는 근감소증의 원인기전을 밝히기 위하여 화근육의 지질성분을 분석(lipidomics)함으로써 세포내막을 이루는 인지질(phospholipid) 성분의 변화를 발견하였다. 동시에 노화근육의 단백질성분을 분석(proteomics)한 결과 FABP3이라는 지질전달단백질(lipid chaperone)의 변화를 발견하였다. 연구팀은 이런 일련의 발견에서 노화의 인과관계를 밝히게 된 것으로, 노화에 따라 증가된 FABP3가 세포내막 성분의 지방산사슬을 변화시킴으로써 유동성을 감소시켜 소포체(ER)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 이는 근육양과 근력을 저하시키게 하는 것을 설명한다. 반대로 FABP3를 인위적으로 저해시키면 막의 유동성이 증가하게 되고 소포체의 스트레스가 회복되어 노화된 근육을 젊게 되돌릴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연구팀은 세포내막에 표지된 형광물질의 이동을 측정하는 형광회복측정법(FRAP)을 활용하여 포화지방산사슬의 증가하면 막유동성이 감소하는 것을 실시간 관측하였다. 연구팀은 실제 늙은 마우스를 이용한 실험에서 근육의 FABP3발현을 인위적으로 저해시키면 근육양 뿐 아니라 근력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또한 분자수준에서는 막유동성이 PERK라는 소포체 스트레스 신호전달인자를 직접 조절하여 근육 생장에 중요한 단백질합성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연구팀은 이상의 실험적 근거들로부터 노화(시간)에 따른 유전자발현이라는 ‘생물학적’ 시계가 생체막 지질성분의 ‘화학적’ 변화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물리적’인 막의 유동성을 조절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생리학적’인 항상성에 기여하리라는 독창적인 ‘노화의 유동성 이론(fluidity theory of aging)’을 제안하게 된다. 이 이론은 장차 다양한 생체기관의 노화의 원리로서 확장 적용될 뿐 아니라 노화의 시계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신약개발에 응용될 전망이다.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및 연구는 앞으로의 초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영양상태, 사고와 질병으로 인해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환자들도 삶의 질적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본 기술은 새로운 질환에 대한 의약품 국제시장 진출 및 선점뿐만 아니라 노인의료비(전 국민의료비의 40%상회) 절감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고령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계속)

☞ 자세한 내용은 내용바로가기 또는 첨부파일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자료 추천하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메일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