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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인간 유전자클론을 분양하는 국내 유일의 한국인간유전자은행

  • 등록일2021-08-11
  • 조회수2475
  • 분류기술동향 > 플랫폼바이오 > 바이오기반기술
  • 자료발간일
    2021-08-11
  • 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 키워드
    #한국인간유전자은행#인간유전자클론
  • 첨부파일

 

 

[바이오리포트] 인간 유전자클론을 분양하는 국내 유일의 한국인간유전자은행

 


이정주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내 대전 본원 본관동 지하에는 1만 개 이상의 인간유전자를 보관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한국인간유전자은행이 있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인간유전자클론 인프라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인간유전자클론을 분양하고 있다.


인간유전자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 현상을 관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사령탑’같은 존재다.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을 개발하거나 암의 발병 원인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려면 유전자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유전자를 확보하는 데 수 개월이 걸리는데, 한국인간유전자은행에서 분양을 받으면 일주일 내에 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연구기간을 단축시켜 여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비싼 비용을 들여 해외에서 수입하는 대신 국내에서 제작한 유전자클론을 사용함으로써 생명자원의 주권도 확보할 수 있다.


○ 인간유전자를 대장균 속에 넣어 영하 70도에서 저장


이렇게 중요한 인간 유전자 자원은 영하 74도의 초저온냉동고에 보관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 유전자는 특정 운반체에 실려 대장균에 삽입된 채로 저장된다. 대장균은 40분마다 스스로 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냉동고에서 꺼낸 뒤 37도에서 배양하면 무한증식이 가능하다.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간유전자은행을 관리하는 생명연 연구진이 단순히 유전자를 보관하고 관리만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새로운 유전자를 발굴하고 확보하고, 또 확보한 유전자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인간유전자은행이 확보한 인간유전자클론은 총 6만2734종. 이중에는 각종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와 노화, 정신질환 등을 일으키는 뇌 유전자도 있다. 신약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유전자들이다. 모두 국내 연구진이 자체 발굴한 유전자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의 공동협약을 통해 약 2만2000종의 인간유전자클론과 약 5만5000종의 생쥐 유전자클론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생명연 연구진은 이런 유전자클론의 염기서열 정보와 특성, 파생물정보 등을 분석해 2003년부터 국내외 연구진의 수요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분양을 받는 방법도 간단하다. 한국인간유전자은행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유전자가 있는지 검색한 뒤, 있다면 결제하고 분양받아 사용하면 된다. 분양 가격은 유전자의 크기와 기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대 10만원 안팎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분양을 신청한 유전자는 일주일 안에 택배로 발송된다.


○ 한국유전자은행에서 파생된 연구 260편에 달해


최근 한국유전자은행에서 분양받은 유전자를 이용한 연구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생명연 연구진은 한국인간유전자은행에서 약 3000종의 암 후보 유전자를 골라내, 이 유전자클론을 제브라피시에 발현시킨 뒤 실제 암을 일으키거나 암전이를 유발하는 60여 종의 유전자를 발굴했다. 이중에는 항암제 내성 원인 유전자인 ‘TIPRL’, 위암 특이적 발암유전자 ’ZNF312b‘, 대장암 전이 관련 유전자 ’SQLE‘ 등이 있다. 생명연 연구진은 발굴한 유전자에 대한 새로운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국제적인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 또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분양된 한국인간유전자은행의 유전자 역시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관련 논문은 260편에 달한다.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내는 데에는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이 됐다. 생명연 본원 지하에 위치한 한국유전자은행은 중요 시설로 분류돼 출입이 허가된 일부 연구원만 들어갈 수 있다. 허가가 나지 않은 경우 원내 인력이라도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 기기나 시설에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자동 통보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유전자를 보관하기에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유전자 샘플은 여러 개의 복사본을 만들어 보관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언제든 대체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만일의 재해에 대비해 지리적으로 분리해 보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역사에 중요한 유물인 조선왕조실록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고(史庫)를 설치하고 네 곳에 나눠 보관하고 관리했다. 전쟁이나 화재 등과 같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유물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유전자클론 역시 유전자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향후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 맞춤의료시대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유전자 확보 노력


올해는 ‘인간게놈프로젝트(HGP)’으로 완성된 ‘인간게놈지도’를 발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인간 게놈에는 인간의 탄생, 성장, 노화 등과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포함돼 있다. 인간 게놈에 있는 각각 유전자의 기능이 잘못 작동되면 많은 질환이 발생한다. 각종 질환의 기전 규명, 질환의 진단, 치료의 시작은 핵심재료인 인간유전자클론 확보를 통해 가능하다.

특히, 요즘과 같은 맞춤의료 시대에서는 인간유전자클론은 더욱 중요하다. 사람마다 다양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간 유전자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명연 연구진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신규 유전자를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이미 확보한 유전자에 대해서도 좀 더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연구가 안정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생명연구자원을 고도화하기 위해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 사업‘이 일부 생명자원에 한정돼 수행되거나 기획되고 있지만, 유전자클론자원은 본 사업에 포함되지 못했다. 유전자클론자원은 진단사업 및 제약산업 등 바이오헬스 미래 신산업 육성에 가장 기본적인 자원이다. 기존 사업에 포함돼 국가 바이오 기술 연구 및 보건의료기반 강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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