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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선진국의 그림자, 플라스틱 오염

  • 등록일2022-02-17
  • 조회수2925
  • 분류기술동향 > 기타 > 기타
  • 자료발간일
    2022-02-17
  • 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 키워드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 오염
  • 첨부파일

 

 

[바이오리포트] 선진국의 그림자, 플라스틱 오염



이다용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플라스틱 오염국이 되어버린 선진국


지난해인 2021년 7월 6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다. 한국은 1964년 UNCTAD 창설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최초의 나라가 되었다. 이로써 선진국 그룹은 한국을 포함하여 총 32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선진국이라는 빛나는 타이틀 이면에는 마치 빛에 의해 생기는 어두운 그림자와 같은 불명예의 타이틀이 공존한다. 바로 쓰레기 배출량 세계 상위권이라는 타이틀이다. 그 예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세계 제 1위 경제/소비 대국인 동시에 세계 1위 군사력을 지닌 미국은 ‘세계 1위 쓰레기 대국’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가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2020년 발표한 ‘전 세계 쓰레기 브랜드 조사’ 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상위권에 해당하는 기업은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 등과 같이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 기업들이다. 한국의 플라스틱 배출량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다. 최근 세계은행의 217개국 쓰레기 발생 데이터 분석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미국과 영국에 이어 한국이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 세계 3위로 확인되었다.


한국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환경으로 흘러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작은 입자로 쪼개져 결국 크기 5 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2018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세계 주요 연안 중 한국의 인천, 경기도 해안과 낙동강 하구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영국의 Mersey 강과 Irwell 강 연안에 이어 세계 2, 3위에 해당한다. 한국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연구결과이다. 한국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지역별로 비교하면 남해>서해>동해의 순이다.

2015년에 시즌 1을 시작하여 2020년까지 무려 시즌 5까지 방영되었던 인기 예능 TV 프로 ‘삼시세끼 어촌편’에서는 전남 신안군 만재도를 비롯해 완도군 죽굴도에 이르기까지 서해 최남단-남해안 인근의 섬들에서 출연진들이 실제로 생활하며 직접 채취한 문어, 감성돔, 전복, 거북손 등의 다양한 해산물들을 활용하여 스스로 매끼를 해결한다.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청정한 섬과 바다에서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던 삼시세끼 어촌편은 ‘힐링 예능’으로 주목받았으며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 천 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서해 남단-남해안은 맑고 짙푸른 바다색이 주는 청정한 자연적 인상과는 달리 현재 높은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로 상처를 입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오염도 분석결과를 보면 서해 남단-남해안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순위는 전남 부안이 1위(14,562개/m2) 이며 그 외 거제>통영>해남>고흥>여수(만성리, 2,190개/m2) 등의 순이다. 최근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 1의 무대였던 만재도가 속해 있는 신안군의 섬 중 임자도(488개/m2) 와 우이도 해안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 2017년 환경부의 발표에 의하면 해양 오염과 더불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국내 수돗물의 일부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되는 등 더 이상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 미세플라스틱은 소금, 식수, 어류 등을 비롯해 식재료로 사용되는 다양한 생물들의 체내에 흡수된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환경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이 먹이사슬을 통해 순차적으로 생태계의 생물 종들로 유입되어 독성을 유발함으로써 생태계에 위해를 가하고 그 피해가 결국 최상위 포식자이며 오염의 원인을 제공한 인류에게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생명체와 미세플라스틱


구석기 시대에 서식하던 흔히 ‘고인류‘로 지칭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남방의 원숭이)가 출현한 시점으로부터 현생인류의 출현 까지는 400만년이 넘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최초로 인간에 의해 플라스틱이 처음 지구에 나타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고작 150 년 전이다. 생명체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수 백 년은 단지 찰나에 지나지 않을 만큼 짧은 시간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파생된 플라스틱 오염이 생태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속도‘에 있다. 생명체가 체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소화 효소를 만들고 체내 활용과 제거를 위한 생체 내 시스템을 갖추도록 진화하는 과정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지구상에 서식하는 거의 모든 미생물 및 동∙식물은 자신들의 유전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이 미지의 불순물에 대한 처리 프로그램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 지구의 생명체들이 이 새롭게 나타난 불순물에 대해 프로그램화 된 생물학적, 생태학적 활용법과 방어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앞으로 상당한 진화적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나 온 인류의 행보로 보아 진화 과정에 보폭을 맞추기 위한 속도 조절은 어려워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플라스틱 생산량은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3억6700만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었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만들어지는 과다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은 방어체계를 아직 갖지 못한 대부분의 생물체에 흡수될 경우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생체 내 여러 장기들로 흡수되어 대사 및 신경계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생식 능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생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본 연구팀은 50 nm 크기의 초미세플라스틱이 발달 기간에 포유동물인 생쥐의 뇌로 유입되어 뇌 발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검증하였다.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미만인 초미세플라스틱은 세포 내로도 흡수되며 미세플라스틱에 비해 더 큰 생체 유해성을 보이지만 검출 방법과 오염 해결 방안의 모색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성장’에서 ‘보존’으로의 가치 전환


선진국은 미래를 향한 경로를 개척하는 개척자로서의 역할을 요구 받는 위치이다. 한국사회 또한 선진국에 진입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경로의 개척’을 위한 가치의 재고와 고민을 요구 받게 되었다. 환경 보존의 가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단연 중요한 가치이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정확한 인식과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이 그 가치를 실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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