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대장균에 유용한 물질 만드는 유전자 넣으면 항암제도 대량생산
- 등록일2022-03-17
- 조회수3095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바이오리포트] 대장균에 유용한 물질 만드는 유전자 넣으면 항암제도 대량생산
이무승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대장균은 미생물이다. 문자 그대로 우리 몸의 장속, 대장(大腸, large intestine)과 관련 있는 박테리아, 즉 세균인 것이다. 라틴어 학명으로 Escherichia coli로 흔히 이콜라이라고 불리는데 여기서 coli는 ‘대장’을 뜻한다. 대장균의 느낌은 우리에게 딱히 좋지 않게 여겨져 왔다. 왜냐하면 배가 아픈 경험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장균은 우리에게 항상 해롭기만 한 미생물일까? 아니면 유익하고 이로운 점도 있는 미생물일까? 예를 들어, 우리가 식탁이나 식당에서 즐거 먹는 버섯은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등 맛있고 몸에 좋은 종류도 있지만, 먹으면 치명적인 독을 우리 몸에 분비하여 마비되거나 심지어 장애,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독버섯 종류도 많이 있다. 이렇듯 대장균이라는 박테리아도 독을 품은 종류와 독이 없는 종류로 구분 할 수도 있다. 우리는 누구나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식중독 사태’, ‘오염된 음식’ 이라는 말을 뉴스나 언론을 통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친구, 동료, 가족들과 즐겁게 식사를 한 후 12~48시간 정도 지나서 배가 아프거나 심한 경우 설사 같은 매우 불편한 경험을 우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은 장출혈성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이질(시겔라)균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이중 병원성세균인 시가독소생산대장균(Shiga toxin-producing Escherichia coli, STEC)의 하위그룹에 속한 장출혈성대장균(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 EHEC)과 같은 병원성 대장균이 단연코 전체 식중독 발생건수의 최다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대장균은 무조건 몸에 이롭기만 한 박테리아도 아니지만 독소를 생산하게 될 경우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이하 HUS)
* 장출혈성대장균(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 EHEC)
* 시가독소생산대장균(Shiga toxin-producing Escherichia coli, STEC)
유익한 대장균
우리 몸에 존재하는 상당수의 대장균은 장속에서 어떤 급격한 환경적 요인이나 질병요인이 없다면 비타민 같은 유용한 영양소나 유해한 박테리아가 침입하였을 때 막아주는 역할도 하는 등 우리 장내 공생미생물들처럼 착한대장균으로도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대장균을 이용해서 우리 실생활에 많이 쓰이는 화장품원료, 생물화학물질 등 유용한 기능성바이오소재를 대량으로 생산하기도 하는데, 이는 약 20분마다 복제(Doubling time)하는 짧은 증식기간으로 단기간에 많은 물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기업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원료물질을 생성하는 야생미생물을 바다에서 발견했을 때 실제 실생활에서 사용할 정도의 제품화는 어려운 매우 적은 양만을 원료로서 이 유익한 미생물이 만들어낸다면 상용화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성소재를 대량생산이 가능한 단시간 증식 배양하는 대장균에 유전자도입하여 추출한다면 이 대장균은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즉 안전하면서도 우리 실생활에 유익한 대장균이 되는 것이다. 또한 야생에서 항암제역할이 가능한 천연물을 추출하는 경우도 대장균에 도입하여 좀 더 기업의 이윤에 합당한 생산성을 증폭하는 좋은 역할을 하는 박테리아로서의 기능을 할 것이다.
해로운 대장균
보통 가장 악명 높은 대장균으로는 흔히 O157식중독균을 대표적으로 들어보았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100만 명 이상이 매년 감염되고 있다. 2011년 독일에서 1만 3000명 이상이 대량 감염되고 65명이 사망케 한 종자자체가 나쁜 대장균이다. O157, 마치 암호코드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어떤 의미일까? 대장균은 보통 400종 이상의 종류가 있는데 이들 무리 각각이 보유한 특이적인 단백질(항원)구조에 따라 다시 여러 그룹으로 분류되는데, 표면 지질다당질항원성분(O항원)에 따라서, 캡슐의 항원성분(K항원)에 따라서, 그리고 편모의 항원성분(H항원)에 따라 균주(strain)가 구분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여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부여되는 주민등록번호에 어떤 규칙이 있게 숫자가 나열되는 것이나, 우리들 누구나 혈액형이 있는 것처럼 대장균도 형태가 조금씩은 다른 것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O157이라고 하는 대장균종류는 냉장고 속에서도 자라는 매우 위험한 식중독을 일으키는 나쁜 해로운 대장균인 것이다. 그 세균 안에 치명적 독소를 가지고 있어 마치 우리가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몸에 들어와서 장상피세포로 독침을 쏘듯, Type3secretion system이라고 하는 박테리아주사기를 이용해 독소를 우리 몸 안에 주입하고, 장출혈을 일으켜 혈변을 유발한다. 문제는 장 손상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장 조직이 손상되고 무너져서 혈관에 이러한 대장균독소가 뚫고 들어가 혈류를 마음대로 여행하며 주요장기들, 특히 우리혈액의 정수기 기능을 하는 콩팥을 망가뜨려 식중독 합병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가 O157대장균에 오염된 덜익은 소고기, 야채 등을 섭취하면, 식중독유발 감염박테리아인 장 출혈성 대장균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독소인 시가독소가 신장(콩팥,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장기)의 심각한 세포괴사 및 전신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이로 인한 신장의 급성기능 저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을 유발하게 된다 (그림1). 우리가 언론을 통해 접해왔던 일명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정확하지 않은 용어이므로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사용해야한다.
그림1. 장출혈성대장균 독소에 의한 다장기손상을 유발하는 식중독 합병증 감염경로; Frontiers in Cellular and Infection Microbiology, 이무승, 2020
출혈성 장염 증상이 용혈성 요독 증후군으로 악화될 경우 빈혈, 혈소판 감소증,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며, 주로 10세 미만의 영유아에게서 발병률이 높고 치명률은 약 5~1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일반적인 세균성 질환과 달리 세균 사멸을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면 세균이 죽으면서 과량의 독소가 분출되어 용혈성 요독 증후군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기에 항생제 치료가 제한되어야 하지만 정밀한 진단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제시하기도 하였는데, 시가독소에 노출된 숙주 세포는 단백질 변형의 일종인 오글루넥당화(O-GlcNAcylation)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새롭게 발견하였다. 또한 오글루넥당화 수치의 비정상적 상승이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촉진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오글루넥당화 저해제를 활용하여 용혈성 요독 증후군 질환에 대한 식중독대장균 치료 효과를 마우스 동물모델과 3차원 인간 신장 배양 모사체(3D-human kidney organoids)를 통해 증명하였다.
해로운 대장균, 시가독소생산대장균이 유발하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질환에서 현재로서는 특효약은 없지만 세계보건기구의 가이드라인처럼, 음식조리 전후, 식사전후 손을 씻어야하며, 72도씨에서도 대장균독소가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100도씨 이상의 가열을 통해 음식을 천천히 식혀먹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계속)
☞ 자세한 내용은 내용바로가기 또는 첨부파일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이전글
- (2022-GT-BE-038)GT 글로벌산업기술시장동향_피부암 사전진단용 모바일 인공지능 솔루션
-
다음글
- (2022-GT-BE-035)GT 글로벌산업기술시장동향_펩타이드 나노기술, 새로운 유기 전자장치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