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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연결 관점의 새로운 연구영역 -미생물을 중심으로-
- 등록일2023-06-12
- 조회수3520
- 분류기술동향 > 생명 > 생물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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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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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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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미생물#상호연결
상호연결 관점의 새로운 연구영역
-미생물을 중심으로-
◈ 목차
1. 미생물과 동물 간의 상호연결성
2. 인간과 미생물간의 상호연결성
3. 인간과 미생물간의 오래된 상호연결성의 손상과 질병의 발생
4. 미생물의 상호연결성에 기반한 새로운 연구영역
5. 결론 : 미생물이 구축하고 있는 마이크로넷(micronet)을 이해하자
◈본문
미생물은 다른 생물과 달리 세가지 큰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는 작은 크기에 따른 엄청난 수이다. 일반적으로 10~50um인 동,식물 세포에 비해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이상 작아서 대장균은 2~4um, 마이코플라즈마는 0.3um이고 독감 바이러스가 0.1um,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0.028um로서 아주 미세하다. 이 작은 크기에 의해 미생물들은 광대한 지구에 넓게 퍼져있어 그 수는 동,식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즉 세균과 진균, 바이러스 등을 포함한 미생물의 수는 약 1x10³¹마리로서 동,식물보다 1x10¹º배 이상 더 많이 존재한다(1). 그리고 그 서식처는 지구의 거의 모든 곳을 포함하고 있으며 동,식물의 내부조직과 심지어 세포 속에도 서식하고 있다. 우리 몸에도 인간세포 수보다 적어도 10배 이상 많은 수백 조의 미생물들이 여러가지 관계를 맺으면서 같이 살고있다.
미생물은 약 35억년 전 이 지구상에 최초로 출현한 생명체로서 지구의 장구한 역사와 함께 하였고, 공간적으로도 광대하게 펼쳐져 있어 수없이 다양한 서식조건에서 생존하여 왔다. 이 장대한 시,공간의 축적에 의해 미생물은 다른 동,식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두번째 특징이다(2,3). 이런 다양한 생존능력에 의해 미생물은 100ºC 이상의 극호열성 환경이나 pH가 0에 가까운 극산성 지역, 5.5M NaCl의 극호염성 조건, 무산소지역, 고압의 해저와 그 반대의 대기 성층권등 동,식물이 생존할 수 없는 극한의 조건에서도 서식이 가능하다.
세번째로 미생물은 작은 크기와 엄청난 수, 그리고 다양한 기능이 어우러져 생성된 상호연결성의 특출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4). 미생물 집단 전체의 기능은 엄청나게 다양하지만 개별 미생물은 크기가 작고 보유한 유전자 수도 작아서 그 기능도 매우 한정적이다. 따라서 개별미생물들은 독자적으로 생존하기가 쉽지 않아 상호연결되어 살아가는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 상호연결성은 상리공생과 같은 여러 형태의 공생관계와 기생, 포식, 경쟁관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 특성에 의해 미생물은 동·식물, 곤충, 해양생물과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연결시키고 있다. 더 나아가 생물체에 한정되지 않고 무생물인 탄소, 질소, 산소, 그리고 황이나 인산 같은 무기질과도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미생물은 지구상 모든 생물체뿐만 아니라 지구의 원소와 구성물질과도 연결되어 지구 전체에 걸친 거대한 상호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다(4)
1. 미생물과 동물 간의 상호연결성
미생물에 의한 상호연결의 대표적인 예는 상리공생(mutalism), 상조공생(synergism), 편리공생(commensalism), 그리고 편해공생(amensalism)같은 여러 유형의 공생관계일 것이다(2,3,5,6).
이 중 잘 알려진 것은 반추동물과 미생물과의 상리공생관계이다. 소, 양, 사슴과 같은 반추동물의 반추위는 공생미생물들이 활발히 서식하는 발효탱크로서 여기에는 세균, 진균, 원생생물, 그리고 고균들이 군집으로 서식한다(2,3,4,5). 세균으로는 후벽균문(Firmicutes)과 의간균문(Bacteroidetes)이 다수를 차지하고, 진균은 Chytridiomycetes강이 포함되며 원생생물로는 Ophryoscolex, Entodinium 등의 섬모충류가 대표적이다. 이들 공생미생물에 의해 목초의 셀룰로오스, 전분, 다당류 등이 포도당으로 가수분해되고 다시 발효과정을 거쳐 아세트산과 같은 휘발성 지방산과 CO2 그리고 H2를 생성한다. 이 CO2와 H2, 아세트산은 메탄생성고균인 Methanospirillum 등에 의해 메탄(CH4)으로 전환이 되어 대기중으로 배출이 된다. 반추위의 내부는 H2가 낮아야 유기물의 산화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H2는 고균에 의해 메탄으로 신속하게 제거된다. 또한 메탄생성고균들은 반추동물에 필요한 비타민들을 합성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와 같이 반추동물은 미생물에게 서식지와 먹을 양식을 제공하여 미생물을 배양하고 그대신 미생물의 발효산물뿐만 아니라 배양된 미생물 자체를 소화시켜 양분을 얻는 상리공생관계이다. 이 상리공생관계는 반추위에 한정되지 않고 대기중으로 메탄을 배출하여 지구 전체의 탄소순환사이클을 이루는데도 크게 기여를 한다.
2. 인간과 미생물간의 상호연결성
미생물과 인간과의 관계는 동적이지만, 특정 부위에는 지배적인 미생물들이 집락을 형성하는데, 이를 인체의 정상미생물상normal microbial flora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피부에는 포도상구균, 대장에는 장관내세균, 구강에는 연쇄상구균, 그리고 질에는 젖산간균 등이 지배적인 군집을 이루고 있다(2,5,6,7).
지금까지 알려진 정상미생물상의 대부분은 세균이고, 진균이나 원생생물, 그리고 고균은 소수가 알려져 있으며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있지 않다. 피부와 점막, 그리고 장내의 미생물 군집은 파악이 쉽고 많은 수가 서식하고 있는 반면, 폐와 방광에는 소수의 미생물이 보고되어 있고, 뇌와 뇌척수액, 근육에는 정상적인 상태에는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연구에 의해 존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4,7,8).
인간과 미생물 군집과의 관계는 다수의 상리 또는 상조공생, 그리고 편리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고, 침입한 병원균에 대해 방어력을 제공하지만, 어떤 경우는 정상적으로 서식하던 미생물이 병원성을 나타내기도 한다(8).
3. 인간과 미생물간의 오래된 상호연결성의 손상과 질병의 발생
항생제나 항균제 등 여러 항미생물제는 많은 전염병과 질병을 퇴치하거나 컨트롤하여 인간의 건강과 수명연장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런 항미생물제들에 의해 인간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던 미생물들도 제거됨으로써 우리 몸에는 오히려 새로운 질병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항생제의 과다사용에 의해 장내균총의 감소와 변화를 일으켜 천식, 아토피, 대사신드롬, 비만, 당뇨병, 우울증과 같은 여러 질환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최근에 무수히 나오고 있다(7,8,9). 특히 장-뇌 축 the gut-brain axis이라 하여 미생물과 미생물 대사산물이 뇌의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이 규명되어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가 우울증depression, 쌍극성 정동장애bipolar affective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그리고 자폐증autism 등의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9,10).
그리고 뜻밖의 연구 결과로는 위 속에 있는 Helicobacter pylori 와 인간 질병과의 관계다(8,9). 이 균은 적어도 10만 년 전에 위에 정착한 위의 상주균이지만 염증유발작용이 있어 위궤양과 위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의해 항생제로 박멸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그 결과 과거 거의 모든 미국 성인의 위에 존재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미국 어린이도 10% 미만이 감염되어 있다. 그러나 H. pylori가 사라지면서 위식도역류증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의 발병이 증가되었고, 이 GERD에 의해 유발되는 천식 발병도 미국 어린이에서 함께 증가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 균이 제거됨으로써 대사질환, 제2형 당뇨병, 비만 그리고 식도선암oesophageal adenocarcinoma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보고되었다(8,9). 그러므로 H. pylori의 한 면만 보고 제거의 대상으로 간주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고 오랜 기간 같이 살아온 공생관계 속에 감추어진 내면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 외에도 어린 시절의 과도한 위생으로 미생물에 대한 노출의 감소가 나중에 알레르기와 자가면역질환의 발병에 관련있다는 가설도 있다(9). 왜냐하면 미생물에 대한 노출의 부족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편향이 일어나서 새로운 질환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생물과의 오래된 상리공생과 상호관계를 좀 더 폭넓고 깊숙이 규명하여 미생물과의 상호연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이나 사회적인 요인들에 대해 현재보다 훨씬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한다.
4. 미생물의 상호연결성에 기반한 새로운 연구영역
ⓛ 인체미생물과 인체 장기와의 상호연결성
앞의 반추위와 같이 인체의 대장 내에도 수많은 세균과 고균, 진균,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들이 인체 세포들과 여러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어떻게 구축이 되어있는지, 또 이의 이상은 어떤 질병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10,11). 그 연구대상은 세균뿐만 아니라 그동안 연구가 거의 안된 고균, 진균과 바이러스 등으로 더 확대되어 규명이 되어야 한다. 이런 연구를 통해 미생물과의 여러 공생관계도 드러나고 장내미생물군집의 정체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미생물들과 장조직 세포와 면역세포 등 여러 인체조직 세포들과의 공생관계가 밝혀지면 인체의 정상생리현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연구가 더 확대되면 인체 장기간의 상호연결성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② 난치성 질병의 원인규명과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영역
난치성 질환 연구에 지금까지 포함시키지 않았던 인체미생물군집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악성암의 미해결 영역인 전이에 대해서도 전이과정 중 암세포가 조우하게 되는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암유전체지도The Cancer Genome Atlas, TCGA에 축적된 유전체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소량의 미생물 염기서열 정보가 각종 암조직에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다(12,13). 특히 악성암세포가 정상조직세포와 달리 단세포인 세균과 유사성이 많이 있으므로 암세포가 악성화 단계에서 주변의 세균과 유전정보의 교환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충분히 예상된다.
암 외에도 루프스, 강직성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도 미생물군집과의 관련성이 규명되면 이들 질환의 완화와 치료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미생물군집이 인체 면역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미생물군집의 조성과 미생물군집의 붕괴(dysbiosis)가 면역질환의 원인과 진행과정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8). 이렇게 연구범위가 미생물과 인체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전환이 되면 그에 따라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창출되어 현재의 생명과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연구영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14).
③ 인체 내 미생물사이의 유전정보 교환
미생물 사이에는 수평적 유전자전달horizontal gene transfer, HGT같은 유전정보의 전달이 동,식물보다 훨씬 용이하게 일어난다(15,16). 따라서 인체내의 미생물과 인체 주변의 미생물 사이에 유전정보의 전달이 일어날 것으로 충분히 예상이 된다.
특히 가장 많은 미생물집단이 서식하는 장에서 세균사이에 HGT가 일어나 새로운 형질의 세균이 생성될 가능성이 높다(17). 현재 알려진 것으로는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일본인의 장세균에는 해조류의 세포벽 성분인 포피란porphyran같은 다당류를 분해할 수 있는 porphyrase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 유전자는 해조류의 기생세균인 Zobellia galactanivorans에서 일본인 장세균인 Phocaeicola plebeius로 HGT에 의해 전달된 것이다(15).
이와 유사하게 치즈나 유제품에 서식하는 미생물들도 장내미생물이나 주변 미생물과 HGT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18). 이런 HGT는 세균뿐만 아니라 그 수가 10배 이상 많은 박테리오파지와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④ 지구미생물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장기간 체류가 가능할까?
아직은 공상의 범주에 있지만 달이나 화성으로의 탐사계획이 구체화되고 있으므로 미래에는 우주공간에서 수년 또는 수십년의 체류가 예상이 된다. 그럴 경우 우리 몸에 순환하면서 공생하는 지구상의 미생물과의 상호연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4,19,20,21) 타행성에서 거주할 때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공기와 식수, 음식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미생물의 바다에서 살고 있다는 관점을 도외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지구상 미생물과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의문은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것으로 36년 전인 1987년에 미국 NASA에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그 당시 NASA에서는 이러한 연구를 하고 있지 않다는 답장(22)을 1988년에 받은 바가 있다. 아마도 지금은 지구 미생물이 구축한 상호연결망이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하고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5. 결론 : 미생물이 구축하고 있는 마이크로넷(micronet)을 이해하자
미생물은 점과 같이 작은 존재이다. 그러나 서로 연결이 되면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그동안 미생물보다 훨씬 큰 동,식물들이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존재로 여겨졌으나, 그 내막에는 무수한 미생물과 상호연결 되어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그러므로 크기가 큰 동,식물도 미생물과 동행하고 있으며 미생물이 잡은 손을 놓고 사라지면 같이 소멸할 공동의 운명체임이 이제는 명백하다. 그동안은 인간과 다른 생물체 사이에 넘을 수 없는 높은 장벽을 세워 미생물과 인간이 분리되었고, 간혹 병원성 미생물이 분리의 장벽을 넘어 인간세계에 침입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분리의 장벽을 제거하고 미생물이 펼쳐 보이는 상호연결망을 인간의 건강과 생존의 관점에서 심도 있게 연구하여야 한다. 미생물의 상호연결망은 다층적으로 겹쳐있어 일차원이 아니라 복잡한 다차원의 네트워크이다. 이 다차원의 네트워크는 알려진 미생물보다 미지세계의 미생물이 훨씬 많다는 사실에 의해 상상을 초월한 세계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4). 그 세계에는 인간이 구축한 인터넷(Internet)과 유사하게 ‘상호연결된 미생물군집의 네트워크(Interconnected Microbiome Network)’, 즉 ‘마이크로넷(Micronet)’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거대한 마이크로넷을 우리가 더 깊고 넓게 이해해야 하고, 이런 연결망을 주관하고 있는 미생물들과 더 자주 소통하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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