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미생물 천연물, 신약개발로의 재도약
- 등록일2023-07-12
- 조회수1728
- 분류기술동향 > 종합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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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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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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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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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미생물#미생물 천연물#신약개발
- 첨부파일
미생물 천연물, 신약개발로의 재도약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화학생물연구센터
장재혁 센터장
◈본문
지구상의 무궁무진한 미생물은 동물, 식물, 토양, 해양퇴적물, 담수, 해수 같은 다양한 환경과 사람의 몸속에 서식하면서 오랜 기간 인류와 공존하고 있는 생물체이다. 그리고 이들은 미생물 그 자체 또는 그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통해 농축산 및 의약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인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미생물들이 만들어 내는 생리활성물질 (이차 대사산물, 미생물 천연물)들은 미생물의 몸을 구성하거나 살아가기 위해 생성되기보다는 오히려 주변 환경의 변화, 예를 들어 미생물이 살아가기 힘든 열악한 환경, 외부의 침입 등에 대한 방어기작 또는 서로 다른 종간의 상호작용을 위해서 만들어 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류는 이러한 물질들을 활용하여 오랜기간 항암제나 항생제와 같은 많은 의약품을 개발해 왔고, 현재도 신약 개발의 중요한 출발물질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항생제 개발에 있어서는 미생물이 만들어 낸 물질들이 60-70% 를 차지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는 푸른곰팡이인 페니실리움에서 1928년에 얻어졌고, 토양 방선균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결핵치료에 사용되는 첫 번째 항생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은 스트렙토마이세스라고 하는 방선균으로부터 1940년경에 개발이 되었다. 또한,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오오무라 교수와 켐벨 교수의 연구성과인 아버멕틴과 이버멕틴이라는 항기생충제 또한 일본의 골프장 토양에서 분리한 방선균으로 부터 발견된 사례이기도 하다.
이러한 미생물천연물을 활용한 신약개발연구는 70~90년대까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졌으나, 90년대 이후 다국적 제약사들이 조합합성화합물 위주의 신약 개발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침체기를 맞기도 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류가 예상치 못했던 감염성 질환 등의 발생과 함께 신물질 탐색 대상이 자연환경에서 확보해 오던 기존의 미생물 자원을 넘어 인체 마이크로비옴까지 오고 있고 이를 활용한 질환치료제 개발의 도전이 계속 시도되고 있어 미생물천연물 연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 되고 있다.
생활속 미생물자원 확보
미생물 유래 신약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기존에 발굴되지 않은 새로운 화학구조를 지니는 화합물을 발견하는 것이며, 이는 기존의 약물과 차별화되는 작용기작을 지니는 신약의 특성상 신약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기법들이 도입이 되어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우선적으로 정해져야 할 사항은 활용되지 않았던 미생물 자원의 확보이다. 이를 위해 많은 연구자들은 다른 연구자들이 사용하지 않은 샘플들로부터 미생물을 확보하기 위해서 신물질 발굴 보고가 되어 있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채집활동을 한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는 화산활동이 활발한 화산구 일대나 심해의 퇴적물, 그리고 남극, 북극 등의 미개척 극한지역을 이용하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미개척지의 미사용 미생물들을 확보하고 이들을 잘 배양한다면 일반적인 자연환경과는 다른 특수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들이기에 물질 또한 새로운 것을 만들 것이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접근하여 많은 신규 물질들을 발굴하고 있다.
본 연구진 또한 오랜기간 다양하고 특수한 환경속의 미생물을 분리해 신규 물질 발굴연구를 수행하여 다수의 새로운 물질을 발굴하였지만 연구를 거듭하는 동안 습득한 노하우로 새로운 물질을 찾기 위해서 반드시 새롭고 특수한 환경 그리고 신종 미생물이 필요하지는 않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신종 미생물의 경우 확보는 가능하나 배양이 어려운 난배양성 미생물들이 많아 새로운 물질 탐색에 많은 어려움을 가졌던 것이다. 이에 본 연구진은 우리 주변의 환경에 주시하기 시작하여 필자를 비롯한 연구원들은 휴일, 휴가시 토양이나 갯벌 한 스푼 정도를 담을 수 있는 간단한 실험용 튜브를 지참하고 여행지에서도 채집활동을 하고 있다. 소위“생활속 샘플링”을 통해 전국의 다양한 환경으로부터 미생물자원들을 확보 할 수가 있었으며, 특히 2013년 여름휴가로 울릉도를 방문한 대학원생이 확보해 온 울릉도 토양으로부터 200여개의 방선균을 분리하여 이들의 대량배양을 통해 신규 물질 발굴에 성공하였다. 항균활성 울릉가마이드, 항암활성 울릉마이신, 울릉고사이드, 울릉아닐린, 암전이 억제능을 가지는 울릉딘, 울릉도린과 같이 울릉도 지명을 넣은 화합물명으로 세계적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울릉도 시리즈 외에도 보성가제핀, 해남인돌, 금산놀, 제주케토마이신, 제주카바졸과 같이 이제껏 보고되지 않은 화학골격과 생리활성을 가진 신규 화합물들에 우리나라의 지역명을 활용한 이름을 부여하여 국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토종 미생물과 토종 화합물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생물 유래 신약개발의 환경변화
최근 들어 미생물들은 다양하고 새로운 이차대사산물을 만들 수 있는 생합성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음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잠재 유전적인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실험실 배양 환경에서는 다양한 이차대사산물 생합성 유전자들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기존에 보고되었던 특정 물질만이 반복적으로 발굴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진보한 게놈 서열분석 기술로 확보되는 미생물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여 미생물 내 존재하나 발현되지 않은 생합성 유전자군 (cryptic biosynthetic gene cluster)을 발굴하고, 그 생합성 효소의 기능 분석을 통해 대사산물을 발굴하는 게놈 마이닝 (genome mining) 기법을 통해 신규 화합물을 발굴하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유전 정보를 활용한 접근방식은 미생물에 내재된 새로운 골격의 화합물을 발굴하는 연구로 향후 합성화합물이나 전통적인 천연물 스크닝법에 의한 신물질 발굴의 가능성을 보강,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발굴된 미생물천연물을 화학생물학연구 (Chemical Biology)를 기반으로 한 생리활성 기작 및 타겟단백질 규명을 위하여 첨단 분석장비를 통한 정밀 분석, 바이오인포메틱스, 인공지능 및 다양한 Omics 기법 등이 접목되어 신약개발의 가속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외적으로 기존의 천연물을 포함한 화합물로부터 벗어난 신약개발을 위해 핵산치료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신약개발 출발물질로써의 미생물천연물의 중요성은 여전히 인정받고 있어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자국의 자원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물질 확보에 다시 한번 만전을 기하고 있다. COVID-19와 같은 팬데믹은 언제든지 다시 찾아 올 수 있다. 이를 대비하여 발생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유효물질들을 확보하여 뱅크화하고 있으며, 특히 항생제 개발로 각광받던 미생물천연물의 르네상스 시대를 다시한번 꿈꾸며 국가적 차원에서 대비하고 있다.
국제공동연구
본 연구진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연구기관인 일본 이화학연구소 (RIKEN)의 chemical biology 연구그룹과 지난 20여년간 국제공동연구, 인력교류 및 공동심포지엄 개최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생명연-리켄 화학생물공동연구센터”를 구축하여 양기관의 강약점의 보완, 강화가 가능한 생리활성대사산물 기반 화학생물 (Bioactive metabolite based-chemical biology) 연구로 미생물 등의 생물자원 유래 생리활성물질을 탐색하여 생체에서의 작용기작을 분석하고 생명현상의 해석을 위한 기초연구와 이를 이용한 암, 비만, 당뇨, 골다공증 등의 다양한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의 타겟을 알아내고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연구를 중점으로 수행하여 우수한 연구성과를 도출하여 왔다. 신약개발의 출발이자 근간이 되는 미생물 유래 천연물 연구분야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연구 수준은 미국, 일본, 중국 등과 더불어 이미 선도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하였다고 판단된다. 지난 20여년 동안 배우고자 하는 국제협력연구 체제에서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하여 하나의 목표를 위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연구력을 지닌 과학기술 강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사료된다. 하지만 현재의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미생물 천연물 연구분야의 연구역량을 초일류 수준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연구자 각자의 분야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연구역량을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분야와의 국내 및 국제적 협력 강화를 통해 두려움 없는 융합연구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성과를 도출하여 글로벌 대한민국 브랜드의 미생물 유래 신약개발에 한발짝 다가서게 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기대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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