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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라피쉬- 인간 질병 연구와 생물학적 탐구를 위한 전환적 역할
- 등록일2024-08-06
- 조회수77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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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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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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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라피쉬- 인간 질병 연구와 생물학적 탐구를 위한 전환적 역할
◈본문
생물학 연구에 이용되는 모델 생물로 대부분은 쥐나 생쥐 등을 떠올릴 것이다. 쥐를 이용한 생물학적 연구는 별도의 추가 설명 없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제브라피쉬를 모델 생물로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본론’에 앞서 제브라피쉬 연구의 필요성과 가치를 설명하는 프롤로그가 필요하다.
제브라피쉬 또는 제브라 다니오 (Danio rerio)는 잉어과에 속하는 아열대성 물고기이다. “물고기” 또는 “어류”라는 분류 때문에 인간과 거리가 먼 생물 집단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브라피쉬는 인간 유전자의 70% 이상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많은 연구를 통해 제브라피쉬는 인간과 유사한 뇌와 장 등의 주요 조직을 잘 갖추고 있으며, 대사 활동, 신경 및 면역 시스템 등의 주요 생리 작용 등도 잘 보존되어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제브라피쉬는 1970년대 조지 스트레이싱어 (George Streisinger)와 동료들의 선견지명과 열정 덕분에 오늘날 모델 생물로서의 자리를 확립하게 되었다. 제브라피쉬는 간단한 발달 과정 연구뿐만 아니라 복잡한 인간 질병 모델링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전 세계에서 매년 수천 편 이상의 연구 논문들이 출간되고 있다. 제브라피쉬의 유용한 장점들이 알려지고 실험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모델 생물을 이용한 연구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브라피쉬는 실험실과 같은 작은 공간에서 적절한 먹이와 온도만 유지하면 쉽게 키울 수 있으며, 비용도 적게 든다. 제브라피쉬 암컷은 평균적으로 한 번에 100 마리 이상의 알을 낳아 번식이 쉽고 많은 개체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제브라피쉬는 대규모 약물 스크리닝 실험에 매우 유용하다. 약물 스크리닝은 약물 후보를 선별하기 위해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약물을 테스트하기도 하며, 이때 많은 개체수를 필요로 한다. 인간이 만들어 낸 수많은 종류의 환경 오염 물질의 위험성과 새로 개발된 약물의 효능 및 독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에서도 제브라피쉬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제브라피쉬는 많은 개체수 확보가 필요하며, 빠른 결과 도출이 필요한 실험에 이상적인 모델 생물이라 할 수 있다.
제브라피쉬는 체외수정을 하고, 초기 발달이 빠르게 진행되어 수정후 2~3일이면 발달이 거의 완성된다. 배아가 투명하기 때문에 발생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유전자 변형이나 약물 처리 등의 다양한 조건에서 표현형 관찰이 용이하다. 유전자 편집 기술과 분자생물학 실험, 그리고 이미지 분석 장비 등의 발전으로 별다른 처리 과정 없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세포와 조직의 상태를 관찰 할 수 있다. 여러 색의 형광 분자를 도입하여 형형색색의 다양한 세포들이 형성하는 네트워크의 관찰도 가능하다.
이렇게 축적된 실험 방법을 바탕으로 암, 대사질환, 희귀질환 등 다양한 인간 질환들을 제브라피쉬를 통해 연구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제브라피쉬를 활용한 뇌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제브라피쉬의 뇌는 인간의 중요한 신경세포, 신경전달물질, 신호전달 기능을 잘 보존하고 있어, 복잡한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데 적합한 모델 생물이다. 또한, 뇌의 기능과 신경 시스템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행동 분석이 필수적인데, 제브라피쉬는 이 과정에서도 유용한 장점을 제공한다. 인간의 불안, 우울, 과잉행동, 사회성 결여 그리고 공격적 행동 등 다양한 행동을 제브라피쉬를 통해 분석할 수 있으며, 약 190여가지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제브라피쉬는 치매, 파킨슨병, 자폐증과 같은 인간의 뇌 신경 질환 연구에 중요한 도구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인간의 뇌 질환과 장내 미생물 간의 상관관계, 즉 마이크로바이옴-장-뇌 축 연결을 밝히기 위한 연구에서도 제브라피쉬가 훌륭한 모델 생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제브라피쉬는 모델 생물로서 많은 장점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거리가 먼 모델 생물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편견이 연구 발전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초파리 연구를 통해 과학 역사에서 6번의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사례를 보면, 각 모델 생물 마다 각각의 특성을 살린 “전문 분야”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로그 원칙’은 연구 목적에 맞는 적합한 모델 생물의 선택이 연구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어떤 모델 생물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연구 성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과학 기술, 특히 유전자 편집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 덕분에, 이제 우리는 특정 모델 생물에 국한되지 않고 생물 전체가 모델 생물로 연구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모델 생물이 모든 생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제브라피쉬 연구가 다음 세대 모델 생물 연구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특정 종에 의존하는 연구 결과는 종종 과장되거나 단순화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뇌신경 활동과 행동 패턴 연구처럼 종별 특성이 민감하게 작용하는 분야에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편향성을 피하고, 모델 생물을 통해 연구된 결과를 인간에게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종의 결과를 비교하고, 진화적으로 보존된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브라피쉬는 다양한 생물 모델과의 상호보완적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 적용 가능성이 높은 실험 결과를 도출하고, 중요한 생물학적 질문들을 탐구하는 데 유용한 모델 생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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