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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대사이상 지방간, 단순 질환에서 심각한 질병으로… 표적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 제시

  • 등록일2025-01-06
  • 조회수56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 자료발간일
    2025-01-06
  • 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대사이상 지방간, 단순 질환에서 심각한 질병으로… 표적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 제시


◈본문

김희진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중년기에 접어들 무렵,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방간이 흔한 질환으로 여겨지다 보니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생활습관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지방간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예를 들어, 운동량은 부족하더라도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고 음주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에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어, 그 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최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이 질환이 대사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질환과 관련이 깊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약 40%가 지방간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보고되고 있다. 초기에는 무증상일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면 지방간염, 간 섬유화, 그리고 간경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간경변은 간부전이나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고위험성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 지방간은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지만, 지방간염은 염증반응과 섬유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약물치료 대상이다. 2024년 3월, 세계 최초의 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인 ‘레즈디프라(Rezdifra)’가 출시되면서, 약 33조 원 규모의 새로운 의약품 시장이 열렸다. 이 약물은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β 선택적 작용제로, 간에서의 지방 대사를 촉진하여 간 내 지방 축적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인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간 섬유화를 동반한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에게 식이 요법 및 운동과 함께 사용하도록 승인되었다. 임상 시험에서 레즈디프라는 설사와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부정맥, 심부전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의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환자 선별을 위한 진단과 병행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겟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지방간 및 지방간염 환자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간 조직검사(간 생검)가 가장 신뢰받는 방법으로 여겨지지만, 침습적인 특성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FibroScan과 같은 비침습적 진단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더 높은 정확도를 위한 혈액 기반 바이오 마커 개발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맞춤형 치료를 위해 빅데이터 기반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부작용이 적은 대체 치료제나 병행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팀은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과 함께 한국인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간 조직을 분석하여 DNA 메틸화를 기반으로 한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확인했다. 특히, 지방간이 지방간염으로 악화하면서 보체 시스템 유전자들의 DNA 메틸화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보체 시스템은 선천멱역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외부에서 침입하는 병원체를 직접 공격하고 파괴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보체가 면역반응을 넘어 염증 해소, 세포 사멸, 혈관 생성, 상처 치유, 줄기세포 활성화, 조직 복구 등 생리 과정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성유전학은 DNA 서열의 변화없이 환경 자극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작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조절의 핵심은 DNA 메틸화로, 유전물질 DNA의 구성요소인 A, C, G, T 염기들 중에서 특히 CpG의 C에서 메틸화가 일어나서 전사 인자 결합을 방해하고 억제적 메틸 결합 단백질을 모집하여 효과적으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본 연구는 106명의 간 생검의 DNA 메틸화 분석 결과 6개의 과메틸화 보체 유전자들(C1R, C1S, C3, C6, C4BPA, SERPING1)과 3개의 저메틸화 보체 유전자들(C5AR1, C7, CD59)이 지방간염 샘플에서 유의미한 메틸화 변화를 확인하였다. 이러한 메틸화 패턴은 간 지방증, 소엽 염증 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확인하였고 보체 유전자의 메틸화가 주로 지방간염 상태에 영향을 받으며 DNA 메틸화 상태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진행의 핵심 메커니즘 중 하나로 보체 시스템 유전자들의 메틸화 변화를 제시하였다. 앞으로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변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표적 치료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유전자가위(CRISPR-Cas9) 기술은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유도하거나 연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2024년 3월, 이탈리아 SR-Tiget 연구소는 유전자가위 기반 후성유전학 기술을 사용하여 생쥐의 Pcsk9 유전자를 과메틸화하여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Nature지에 보고하였다. 더욱이 한번의 치료로 그 효과가 1년 이상 유지되는 것을 보여주어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유전자 억제가 가능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은 안정성을 확인하려면 다양한 동물 모델 실험과 임상 시험 단계를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며, 현재로서는 유전자치료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전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 할 것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지방간이 단순 질환에서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 기술 개발은 앞으로도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다. 본 연구팀은 후성유전학적 변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한 표적 치료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유전자치료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DNA 메틸화를 통한 유전자조절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미래에는 고위험성 지방간염의 맞춤형 치료 가능성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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