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발암유전자 KRAS를 겨냥한 맞춤형 암 치료의 새로운 장
- 등록일2025-05-21
- 조회수180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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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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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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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발암유전자#KRAS#암
발암유전자 KRAS를 겨냥한 맞춤형 암 치료의 새로운 장
◈본문
암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550년경 이집트의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 문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이를 키르키노스(Carcinos)라고 명명했다. 키르키노스는 그리스어로 게(Crab)를 뜻하며 암의 색깔이나 퍼져나가는 모양이 게처럼 비쭉비쭉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현재 이 단어가 암(Cancer)의 어원이 되었다. 이처럼 암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암은 여전히 현대사회에서 주요 사망원인으로 자리잡아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암 환자수가 급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당시 암에 대한 연구와 지식이 부족했던 탓에 암 발생률과 생존율 개선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후 기초과학과 분자생물학의 발전을 통해 암세포의 본질적인 특징을 이해하게 되었고 암을 유발하는 발암 유전자와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로써 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세포주기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빠른 세포주기를 차단하여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암 치료제가 개발되었다. 독소루비신(Doxorubicin), 에토포시드(Etoposide) 항암제 등이 이에 속하고 이를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라고 부른다. 하지만 세포주기는 정상세포에서도 발생하는 기본적인 세포활동이기 때문에 분열이 활발한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의 세포가 항암제의 공격을 받아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암세포만을 특이적으로 공격하도록 개발된 항암제가 2세대 항암제인 표적항암제이다. 표적항암제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된 것은 암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변이에 의해 활성화된 발암유전자가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대표적인 발암유전자로는 RAS, EGFR, MYC 등이 있고 현재 새로운 발암유전자들이 계속해서 발굴되고 있다. 그 중 RAS는 여러 암종에서 빈번하게 돌연변이가 일어나 인체의 발암과정을 유도하는 강력한 발암성 인자로 알려졌으며 비슷한 구조를 가진 3가지 유전자(KRAS, HRAS, NRAS)로 나뉜다.
KRAS는 구아노신 삼인산(GTP)과 결합하여 활성화되면 하위 세포신호 전달경로를 촉진하고 반대로 구아노신 이인산(GDP)과 결합하면 비활성화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 과정을 통해 세포의 성장과 분화가 정상적으로 조절된다. 그러나 KRAS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KRAS는 계속해서 KRAS-GTP 결합상태로 존재하고 활성화되어 세포의 무한 증식을 유도한다. KRAS의 돌연변이는 폐암 환자의 30%, 대장암 환자의 40%에서 발견되고 특히 췌장암 환자에서는 90% 이상에서 돌연변이가 확인된다. 췌장암에서 KRAS의 돌연변이는 암 초기단계에서 발생되어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돌연변이 KRAS를 제어하기 위한 주요 전략은 활성화와 관련된 세포막으로의 이동을 억제하거나 직접 결합하여 KRAS의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는 연구들이었다. 하지만 KRAS 단백질의 독특한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오랫동안 제어가 불가능한 타겟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KRAS를 직접 타겟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그 중에 KRAS의 12번째 글리신(G)이 시스테인(C)으로 바뀐 KRAS(G12C) 돌연변이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약물들이 개발되었다. 소토라십(Sotorasib)과 아다그라십(Adagrasib) 약물이 KRAS(G12C) 돌연변이가 있는 암세포를 치료하기 위해 승인된 첫 번째 약물들이었다. 이 약물들은 G12C 돌연변이가 높은 폐암에서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G12C 돌연변이 빈도가 낮은 암종 특히 1%에 불과한 췌장암에서는 사용에 있어 제약이 있었다. KRAS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돌연변이형에는 G12C뿐만 아니라 G12D와 G12V도 존재하기 때문에 타 돌연변이에는 사용할 수 없는 제한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대안이 요구되었다.
현재 KRAS를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새로운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 중에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mRNA 백신기술이다. 돌연변이 KRAS mRNA 백신에 의해 면역시스템이 KRAS 변이를 인식하고 변이가 있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차세대 면역치료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백신기술은 치료의 정밀도가 높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향후 다양한 KRAS 돌연변이를 가진 암을 타겟으로 한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KRAS 단백질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전략이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KRAS 단백질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발견됐다. 새로 규명된 메커니즘은 USP9X/NDRG3가 KRAS와 복합체를 형성하여 KRAS에 결합된 유비퀴틴을 제거하는 탈유비퀴틴화 과정을 통해 KRAS 단백질의 분해를 차단하였다. 이로 인해 돌연변이 KRAS의 단백질 안정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한다는 원리가 밝혀졌다. 이러한 발암 복합체의 형성을 차단하면 KRAS 단백질 분해가 촉진되고 그 결과 KRAS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된 췌장암 성장이 억제되는 현상을 암 세포주와 질환 마우스 모델을 통해 규명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로 G12C, G12D, G12V 포함한 모든 유형의 돌연변이 KRAS의 안정성을 제어할 수 있는 신약개발의 가능성이 높아졌고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가 미비했던 췌장암에 대한 치료 가능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표적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프로탁(PROTAC) 기술을 활용한 KRAS의 안정성을 제어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프로탁은 KRAS 단백질에 직접 결합하여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돌연변이 KRAS가 프로탁에 의해 완전히 제거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효과를 낼 수 있고 활성 억제제와 같은 약물에 의해 유도되는 내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들이 있어 국내외 기업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임상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지만 기존 약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여러 질병들에 대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기존의 전통적인 KRAS의 활성을 제어하는 기술외에도 KRAS 단백질의 안정성을 조절하여 KRAS 기능을 ON/OFF 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치료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면 그동안 가장 큰 도전과제 중 하나로 여겨졌던 발암유전자 KRAS를 제어하는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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