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줄기세포 기반 in vitro 초기 배아 모델 연구 동향
- 등록일2025-10-16
- 조회수164
- 분류기술동향 > 생명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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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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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RIC
-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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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줄기세포#in vitro#초기 배아 모델 연구
줄기세포 기반 in vitro 초기 배아 모델 연구 동향
◈본문
요약문
초기 배아 발생 연구는 배 발달의 분자 생물학적 해석을 비롯한 기초 생물학 연구뿐 아니라, 선천성 난치성 유전질환 모델의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의학적 활용도가 매우 높은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하지만 배아 발생 연구, 특히 인간 초기 배아 발생연구는 기술적으로 적합한 모델의 부재 및 윤리적 문제에 의해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간만능줄기세포(human pluripotent stem cells; hPSCs)로부터 유래한 in vitro 배아 모델의 등장으로 이전에 발생학적 "black box"로 알려진 착상 후 14일 전후 배아를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특히, 전 세계 여러 연구실에서 다양한 프로토콜을 소개하며, hPSC로부터 효율적으로 특정 단계의 배아를 모델링하는 논문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 분명하게 "현재의 배아 모델"의 한계점이 존재하고, 이는 차세대 배아모델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본 동향 리포트에서는 최근 소개되고 있는 PSC 기반의 다양한 in vitro 배아 모델을 소개하고, “배아모델 분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키워드
#배아모델 #발생학모델 #합성생물학 #선천성 유전질환 모델 #만능줄기세포 #첨단바이오
분야
생명과학 > 발생생물학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초기 배아 발생 연구의 필요성
2.2. In vitro “통합형 배아모델(Integrated embryo model)”의 사례
2.3. In vitro “비통합형 배아모델(Non-integrated embryo model)”의 사례
2.3. 현재 배아모델의 한계점
3. 결론
3.1. 배아모델의 잠재적 활용 및 앞으로의 방향성
4. 참고문헌
1. 서론
수정란(zygote)으로부터 완전한 개체로의 전환은 세포의 분화 및 형태발생 구조의 자가 조직화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러한 과정은 매우 복잡하지만, 한편으론 체계적인 “발생 청사진(body plan)”에 의해 정밀하게 조율된다. 이 청사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발생 과정의 근본적인 원리를 파악하고, 세포가 조직, 기관, 개체로 자가 조직화(self-organization) 되는 생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다양한 모델 생물을 활용한 발생생물학 연구를 통해 발생 단계별 중요한 인자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지식은 많이 축적되었지만, 인간 및 영장류에서 초기 발생 체계의 형성과 관련된 분자기전은 적합한 연구용 모델의 부재로 현재까지도 매우 제한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인간 배아 발생의 이 중요한 시기를 이해하고자, 만능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3차원 시험관 내(3D in vitro) 모델이 다수 개발되었다 [1]. 그중에서도 최초로 성공적으로 확립된 모델 중 하나는 ‘블라스토이드(blastoid)’로, 이는 인간의 착상 전 발생 단계 중 일부를 재현하며 시험관 내에서 착상 이전의 배반포(blastocyst)와 유사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2-7]. 특정 시점에서 small molecule 및 성장인자 혼합물을 처리함으로써, 착상 이전 배아의 상태인 나이브 만능성(naïve pluripotency)을 갖는 나이브 만능줄기세포를 확보한 이후에, 초기 배아를 구성하는 세 가지 주요 계통(epiblast, trophectoderm, primitive endoderm 또는 hypoblast)으로 분화되며, 이러한 세포들이 스스로 배반포 형태로 조직화되도록 유도한다 [2, 3, 5].
위에서 언급한 블라스토이드의 경우, 실제 배아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갖는 배아 모델로써, 대표적인 “통합형 배아모델”에 포함된다. ‘통합형(integrated)’ 모델은 배아 계통과 더불어 외배엽 계통도 포함하는 모델로서, 배아 전체의 발생 및 포괄적인 개체 구조의 형성을 재현하고자 한다. 반면 ‘비통합형(non-integrated)’ 모델은 외배엽 계통이 결여되어 있으며, 원시선 형성이나 축 형성 등, 배아 본체(epiblast) 내부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발달 과정” 만을 타깃으로 한다. 본 동향리포트에서는 이 두 가지 상보적인 전략 각각의 장점과 제한점을 소개하고, 대표적인 예시를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인간 초기 발생을 재현하고자 하는 배아 모델의 현주소를 한계점에 대해 논하며,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2. 본론
2.1. 초기 배아 발생 연구의 필요성
초기 배아 발생의 이해는 단순히 수정 후 한 개체가 태어날 때까지의 과정을 이해하는 “발생학”적 의미를 넘어, 선천성 유전질환 및 수정란의 착상 기전 연구 등을 통한 보조생식술 효율 향상 등 다양한 연구 및 임상적 적용을 위한 기초 연구 주제이다. 심오한 연구에는 반드시 “적합한 모델”이 필요하지만, 초기 인간 배아 발생을 연구하기 위한 적합한 모델인 “실제 인간 배아”는 윤리적 및 기술적으로 연구에 활용하기가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세포 모델이 필수적인데, 최근에 전세계 다양한 연구 그룹에서 “인간만능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in vitro 배아모델” 관련 논문을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기존에는 모델의 부재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인간의 초기 배아 발생”의 미스테리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최근까지 발표된 다양한 배아모델을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눠, “통합형 배아모델” 및 “비통합형 배아모델”, 각 모델의 장단점 및 한계점 그리고 앞으로의 모델이 개선해야 할 포인트에 대해 아래에 자세히 기술하고자 한다.
그림 1. 줄기세포 기반의 in vitro 배아모델 사례. 가운데 배아 단계별 도식은 Zhai et al. 논문을 참고함.
2.2. in vitro “통합형 배아모델(Integrated embryo model)”의 사례
착상 이후, 배반포 및 초기 배아는 형태학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배아 내부에서 만능성을 가진 배아 세포(epiblast)는 원시선 형성(primitive streak formation) 및 기관형성(organogenesis)을 시작하며, 이는 주변의 외배엽 세포들과 상호작용 함으로써 특정한 방향성을 갖고 진행된다. 착상 이후의 초기 배아는 먼저 양층성 구조(bilaminar structure)로 분화되며, epiblast에서 유래된 양막(amniotic cavity)과 반대편에서 primitive endoderm(또는 hypoblast)로부터 유래된 난황낭(yolk sac)이 각각 형성된다. 이 두 구조는 trophoectoderm과 extraembryonic mesoderm에 의해 support 되며, 착상 후 양층성 구조를 이루게 된다. 배아 세포와 외배엽 세포 간의 상호작용은 올바른 초기 배아 발달을 위해 필수적이며, 인간 배아 axis formation의 형성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초기 인간 발생 동안의 역동적인 과정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통합형 배아 모델(integrated embryo model)이 개발되었으며, 이는 각 배아 및 외배엽 세포 계통을 ‘구성단위(building blocks)’로써 분화한 이후에, 이를 다시 조립 혹은 자가 조직화하여 3D 배아 유사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통합형 접근법은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naïve, formative, 또는 primed 등 다양한 만능성 상태의 인간 만능줄기세포(hPSCs)를 시작점으로 하여 초기 배아의 기본 구성단위를 유도하는 전략이 사용되고 있다. 일부 모델에서는 배반포의 세 가지 계통인 hypoblast (PrE), trophoblast (TE), epiblast (EPI)를 모두 포함한 구조를 구성하지만, epiblast와 hypoblast만을 사용하여 구성하기도 한다. 또한 외배엽 계통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계통 특이적인 전사인자의 발현 [8, 9] 또는 화합물 및 성장인자 단백질을 이용한 화학적 유도 [3, 10-13] 등의 다양한 전략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primed 상태의 hPSC를 출발점으로 사용하여, primitive endoderm 유도에 관여하는 전사인자 GATA6를 과발현 시킨 후, epiblast 유사 줄기세포와 GATA6+ hypoblast 유사 세포가 자가 조직화하여 양층 구조를 형성하는 모델(iDiscoid)을 보고하였다. 이 iDiscoid 내에서는 epiblast에서 유래된 양막 유사 구조가 출현하고, 이는 내배엽 세포에 의해 둘러싸인 구조를 가지며, ‘역방향 위상(upside-down topology)’을 가지는 착상 후 통합형 배아 모델로 정의되었다 [8]. 하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 GATA6의 과발현은 pluripotency 상태에 따라 상이한 내배엽 운명을 유도하였으며, 이는 초기 만능성의 상태가 모델의 형태적 완성도 및 기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4].
또 다른 최근 연구에서는 naïve hPSC를 출발점으로 사용하여, extraembryonic lineage 형성에 관여하는 전사인자(GATA6, SOX17: primitive endoderm 유도; GATA3, TFAP2C: trophoblast 유도)를 유도 발현시키는 시스템을 적용하였다. 이 세포들을 특정 비율로 혼합 및 집합시킨 후, epiblast 유사 세포 내에 양막 공동과 인접한 hypoblast 유사 세포가 형성되는 인간 배아 모델(human em-bryoid)을 생성하였다 [9].
Extended pluripotent stem cells (EPSCs) 또한 통합형 배아 모델인 peri-gastruloids 및 human extra-embryoids의 구축에 활용되었다 [11, 15]. EPSCs로부터 epiblast 및 hypoblast 유래 세포가 초기에 분기된 후, 이 모델들은 양막 유사체(amnion-like) 및 난황낭 유사체(yolk sac-like)을 형성하는 양층 구조가 재현됨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은 trophoectoderm 및 그 유래 세포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최근 연구에서 보고된 것과 같이 amnion 형성 및 성숙 과정에서 TE 유래 세포의 기능을 재현할 수는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14].
또한 최근에는 naïve hPSC로부터 외배엽 세포를 유도함에 있어 유전자 조작 없이 화학적 방법을 통해 외배엽 세포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통합형 배아 모델(Stem Cell-Derived Embryo Model, SEM)을 구성한 연구도 보고되었다 [10]. 이 SEM 모델은 양막 유사체(amnion-like) 및 난황낭 유사체 (yolk sac-like)을 포함하는 착상 후 배아 유사 구조를 형성하였고, 일부 구조는 Carnegie Stage 6a 인간 배아와 유사한 형태학적 특징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매우 낮은 빈도로만 관찰되었으며, 출발 세포의 특성과 조립 전략, 배양 조건 등의 최적화가 여전히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통합형 배아 모델들은 착상 후 발생 과정 동안 발생하는 신호 전달 및 공간적-시간적 역학을 이해하는 데 제한적이지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모델은 전반적으로 낮은 효율성과 재현성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기초 연구 및 응용 연구 모두에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점은 다양한 요인에서 기인하는데, 출발 세포의 만능성 상태, 세포 ‘구성단위’의 분화 및 조립 전략, 그리고 유도 및 배양 배지의 조성 등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Primed hPSC와 EPSC는 특정 외배엽 계통(예, hypoblast)은 유도 가능하나, TE 및 그 유래 세포를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11, 14, 15]. 반면, naïve 상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TE 유래 계통을 포함한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10].
향후 통합형 모델의 효율성과 재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 대한 집중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1) 출발점이 되는 hPSC의 만능성 상태를 최적화할 것, (2) 배아 및 외배엽 세포 계통의 유도 및 조립 전략을 간소화할 것, (3) 모델의 형태 및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시험관 내 분화 및 배양이 가능하도록 최적화된 배양 조건을 개발할 것이다.
2.3. in vitro “비통합형 배아모델(non-integrated embryo model)”의 사례
인간 배아는 착상 이후 특히 수정 후 14일 전후 시점에 형태발생학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겪으며, 대표적으로는 이 과정에는 원시선(primitive streak, PS)의 형성과 원시선에 의한 다양한 발생 조직의 형성이 포함된다. 이러한 과정은 낭배형성(gastrulation)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과정으로부터 epiblast 내의 만능 세포들이 세 가지 배엽층(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으로 분화되며, 이는 향후 개체의 거의 모든 조직과 기관을 구성하는 세포의 기원이 되는 중대한 사건이다. 그러나 인간 배아를 이용한 gastrulation 및 그 이후의 발생 단계에 대한 연구는 윤리적,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제한되어 있으며, 실제 인간 배아는 수정 후 14일을 초과하여 배양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16].
이러한 제한을 극복하고자 최근 다양한 연구에서 인간 만능줄기세포(PSC)를 출발점으로 한 in vitro 모델이 개발되었으며, 이를 통해 인간 gastrulation 및 이후 발생 단계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17].
앞서 배아와 유사한 세포 구성을 갖춘 “통합형 모델”과는 달리, 비통합형 모델은 매우 역동적인 배아 발생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형태발생학적” 이벤트를 중심으로 하여 gastrulation이나 체절 형성(somitogenesis)과 같은 핵심적인 배아 발생과정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마우스 PSC를 기반으로 한 gastrulation 모델이 성공적으로 소개된 이후 [18-22], 인간 PSC를 기반으로 한 비통합형 모델(e.g.,gastruloid) 또한 다수 보고되었으며, 이는 세 배엽층의 유도 및 패터닝과 같은 gastrulation의 특정 양상을 시험관 내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하였다 [23-30].
예를 들어, Warmflash 등의 연구에서는 인간 PSC를 BMP 처리 후 미세패턴화된(micropatterned) 배양접시에서 배양하면, 중심에는 외배엽, 주변에는 중배엽과 내배엽이 배열되는 방사형 세포운명 패턴을 형성함을 보였다 [29]. 또한 Martinez-Arias 등의 연구에서는 인간 3차원 gastruloid(창자배형성모사체) 모델이 배엽 유래 세포의 축 방향 조직화(axial organization)를 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0, 31]. 인간 PSC 집합체에 Wnt 활성화제(CHIR99021)를 처리하고, 이후 ECM 성분을 적용하면, 축의 비대칭성(symmetry breaking) 및 축 연장 (axial elongation)을 포함하는 형태학적 변화가 유도되며, 이 모델은 시-공간적 유전자 발현 양상과 신호전달 역학을 포함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생산하였다 [22, 30]. 이러한 특징은 척추동물의 배아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32, 33]. 이와 같은 gastruloid 및 유사 비통합형 모델은 최근 선천성 질환이나 기형 유발 요인의 연구에도 응용되고 있다 [34].
Gastrulation 이후 발생 과정에서 핵심적인 형태학적 마커 중 하나는 체절(somite)의 주기적 형성과 전-후축 방향의 패턴 형성을 담당하는, 즉 “체절조절 시계(segmentation clock)”에 의한 presomitic mesoderm (PSM)의 발생이다 [35, 36]. 최근 여러 연구에서는 인간의 체절 형성 및 축 발생을 시험관 내에서 재현하는 비통합형 모델들이 보고되었으며, 이에는 ‘somitoid(체절유사체)’, ‘segmentoid’, ‘axioloid(축추유사체)’와 같은 모델이 포함된다 [37-39]. 이 모델들은 segmentation clock 유전자의 발현 oscialltion뿐 아니라, anterior-posterior 축을 따라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및 신호전달의 공간적 패턴을 재현하였다. 특히 이 모델들은 부분적이나마 Carnegie Stage 9–11의 인간 배아와 유사한 전사체 특징뿐 아니라 형태학적 특징도 재현하였다. 이러한 모델은 “척추 분절 결함(SDV)” 및 관련 질환의 발생 기전을 연구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HES7 [37, 39] 또는 MESP2 [39] 유전자 변이에 따른 척추 질환 모델링이 수행된 바 있다.
최근에는 보다 복잡한 비통합형 모델도 소개되었으며, 이들 모델은 인간 PSC로부터 체절 및 신경관을 포함한 축 구조를 재현하고 있다. 이 모델에서는 Wnt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와 더불어 retinoic acid signaling의 조절 및 세포외매질(Extracellular Matrix: ECM) 도입등 을 통해 3D 배아 모델을 만든다 [40, 41]. 이 모델은 anterior-posterior 축 및 dorsal-ventral 축의 패턴화를 모두 재현하며, 인간 초기 배아의 축 발생에 있어 효율적인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이 보다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재현성, 구조적 완성도 및 reproducibility를 향상시키는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신경, 심장, 내배엽 발달을 모사하는 비통합형 모델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며 [31, 42-45], 이들 모델은 통합형 모델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인간 착상 후 발생 단계의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향후 통합형 모델이 이와 유사한 후기 발생 단계를 재현할 수 있게 된다면, 비통합형 모델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비통합형 모델은 상대적으로 재현성과 효율성 문제가 덜하지만, 출발 세포 종류나 배양 조건에 따라 여전히 일정한 변동성이 존재한다. 앞으로는 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발달 과정을 재현할 수 있는 비통합형 모델들이 추가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통합형 모델과는 달리 자궁 내 착상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향후 비통합형 모델이 높은 복잡성과 형태학적 유사성을 달성하게 되면 윤리적 논의가 새롭게 필요할 것이다
2.4. 현재 배아모델의 한계점
최근의 다양한 기술의 발달 및 연구에도 불구하고, 인간 배아 발생을 모사하는 통합형 및 비통합형 모델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으며, 기술적, 개념적, 윤리적 문제들을 안고 있는 연구 분야이다. 이들 모델은 인간 초기 발생 과정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인간 종 특이적 생물학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기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의 정보만을 제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모델들이 지닌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한다면, 인간 발생과 질병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비통합형 모델은 재현 가능한 발생 과정의 수와 복잡성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에도 실제 in vivo 발생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그 대략적 구조를 모사하는 형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은 정의된 형태발생 과정의 생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으며, in vivo 모델 시스템과 비교 및 통합적으로 사용될 때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예를 들어, 현재까지 보고된 인간 체절 형성 3D 모델은 다른 배엽층 또는 척삭(notochord), 신경관 등과 같은 해부학적 구조가 결여되어 있다. 흥미롭게도, 마우스 PSC로부터 유도된 trunk-like 구조는 체절과 신경관을 동시에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20]. 향후에는 추가적인 세포 계통과 기능 구조를 포함하는 고도화된 비통합형 모델이 확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microfluidics 및 bioengineering 접근법-예를 들어, morphogen gradient(형태인자의 구배) 유도 [46, 47], 미세패턴 배양 기술을 통한 세포 배열 및 환경 조절 [48, 49]을 활용하여 비통합형 모델의 기능성과 복잡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빛에 반응하여 신호 전달이나 유전자 발현을 시공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 역시 비통합형 모델의 조작 및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50, 51]. 특히, 다양한 줄기세포 라인 및 배양 조건에서 일관되게 적용 가능한 유도 및 배양 프로토콜의 최적화는 비통합형 모델의 확장성과 재현성 향상에 있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통합형 및 비통합형 배아 모델은 과학적으로 매우 유망한 도구임이 분명하며, 이 분야의 연구는 향후 더욱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 모델의 한계와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노력 또한 같이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 모델이 가진 기능과 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되며, 모델을 통해 얻어진 과학적 결과는 신중하게 검토되고, 학계뿐 아니라 언론 및 대중에게도 신중히 공유되어야 한다. 특히, gastrulation 및 이후 발생 단계까지 도달하는 통합형 모델의 경우에는 윤리적인 고려가 필수적이며, 관련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들 (비)통합 배아 모델은 배아를 대체할 수 없으며, 초기 배아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써 연구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전달해야 할 것이다.
통합형 모델이 가지는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는 구조적 및 기능적으로 실제 배아와 유사한 형태를 생성하는 데 있어 효율성과 재현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세포주나 배양 조건에서 기인하는 본질적 변동성 외에도, 통합형 모델이 달성해야 하는 세포적 및 형태학적 기준에 정량적이고 엄격한 평가 잣대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gastrulation 또는 primitive streak의 형성을 주장할 때, 중배엽성 세포의 대표적 단백질 마커를 발현하는 TBXT+ 또는 MIXL1+ 세포가 소수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형태발생 사건이 완전히 재현되었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모델의 평가 시에는 특정 세포 종류의 존재 여부뿐 아니라, 전체 구조의 형태학적 완성도와 세포들의 위치적 관계 또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실제 배아와 유사한 형태를 부분적으로만 재현하거나, 특정 핵심 세포가 결여되어 있거나, 엉뚱한 위치에 존재하는 경우도 많으며, 이러한 한계는 모델의 유용성을 배제하는 근거가 아니라 오히려 재현성이 확보될 경우 강력한 연구 도구가 될 수 있다. 단, 특정 모델의 특성을 과장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은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다 [52, 53].
이와 관련하여,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이나 다양한 오믹스(omics) 수준의 분석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는 형태학적 및 기능적 평가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하게 강조되어야 한다. 시험관 내(in vitro) 데이터와 실제 생체 내(in vivo) 데이터 간의 비교, 예컨대 인간 또는 영장류 배아 샘플에서 확보된 전사체 또는 후생유전학 데이터 등을 반드시 형태적 평가와 병행해야 할 것이다 [54-58]. 이러한 멀티오믹스 분석의 기술적 진보는 향후 in vitro 모델의 특성 분석을 더욱 심화시키고, 인간 초기 발생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향후 중점이 될 또 하나의 영역은, 인간 PSC 기반 배아 모델을 gastrulation 이후 혹은 neurulation 이후 단계로까지 배양하는 기술의 개발이다. 마우스 배아를 대상으로 한 자궁 외 배양(ex utero culture)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배양이 부분적으로 성공한 바 있으며 [59-61], 긴꼬리원숭이 (Cynomolgus monkey)의 배반포를 활용한 시험관 내 배양에서도 후기 gastrulation 단계를 재현하는 데에 성공한 바 있다 [46, 62, 63]. 이러한 최근의 성과는 인간 PSC로부터 유도된 통합형 모델도 향후 gastrulation 및 post-gastrulation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비인간 영장류(non-human primate) 기반의 통합형 모델은 인간 배아 모델이 직면한 윤리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으며, 최근 이들에 대한 생체 내 데이터 확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인간 배아의 post-gastrulation 단계를 재현하는 통합형 모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윤리 기준과 정책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에서 제시한 인간 배아 모델 관련 가이드라인은 이와 같은 논의에 도움이 되지만, 가까운 미래에 예상되는 기술 발전을 반영하여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64, 65]. 전반적으로, 통합형 및 비통합형 배아 모델은 인간 발생의 중요한 창을 열어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학계 및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한 뜻으로 협력하고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3. 결론
3.1. 배아모델의 잠재적 활용 및 앞으로의 방향성
통합형 및 비통합형 인간 배아 모델은 배아 발생의 특정 측면을 시험관 내에서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모델은 인간 발생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천성 질환의 모델링에도 적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척추 분절 결함(segmentation defects)이나 신경관 결손(neural tube malformation)과 같은 선천성 이상에 대한 모델링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미 일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39].
또한, 배아모델은 특정 발생 단계에서 기원하는 전구세포(progenitor cells)를 분리하여 활용하는 응용에도 적합하다. 예를 들어, 배아 모델로부터 유도된 조혈 전구세포(blood progenitors)나 원시 생식세포 유사세포(primordial germ cell-like cells; PGCLCs)를 분리하여 연구에 활용한 사례가 이미 보고된 바 있다 [66, 67]. 이러한 세포 전구체를 분리한 뒤, 이들을 기반으로 장기 유사체(organoid)를 생성하는 전략 또한 배아모델의 중요한 응용 분야 중 하나 일 것이다.
또 다른 주요 응용 분야는 비유전성(non-genetic) 선천성 질환 모델링이다. 앞서 언급한 segmentation defects of the vertebrae (SDV) 뿐 아니라, 약물이나 환경 독성 물질에 의한 신경관 결손(neural tube defects, NTD) 등의 발생 이상도 배아 모델을 통해 시험관 내에서 재현하고 분석할 수 있다 [39, 48, 68]. 착상 실패(implantation failure)는 전체 착상 시도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이 중 상당수는 반복적 착상 실패(recurrent implantation failure, RIF)로 분류되는데, 이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유발된다 [69]. 블라스토이드(blastoid)와 같은 in vitro 배아 모델은 이러한 착상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보다 효율적인 착상 유도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궁내막 오가노이드(endometrium organoid, EMO) 혹은 실제 자궁내막 조직을 활용하여 배아 착상 과정을 시험관 내에서 모사하려는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2, 70], 이러한 접근은 지금까지 적절한 모델의 부재로 인해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던 RIF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71]. 이와 같은 줄기세포 기반의 배아 모델은 초기 포유류 배아의 다양한 측면을 성공적으로 모사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의학·임상적 활용(translational application)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종(species)의 동일 발달 단계에 해당하는 배아모델을 서로 비교함으로써, 종 특이적 특성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72]. 이러한 비교를 통해 각 종의 배아 발생에서 나타나는 고유한 특성을 규명할 수 있으며, 이는 조기 발생 단계에서 작용하는 알려지지 않은 핵심 조절 인자들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모셋(marmoset) 등 신세계원숭이(new world monkey)의 착상 형성 과정은 인간과 다른 특성을 보이며, 이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 또는 조절 인자의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종 간의 형태학적 차이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다 [73]. 이는 향후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 Evo-Devo)의 측면에서 다양한 종간 형태적 다양성의 기원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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