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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액체생검은 우리 곁에 얼마나 왔는가?

  • 등록일2025-10-28
  • 조회수335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액체생검은 우리 곁에 얼마나 왔는가?


◈본문

요약문

암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질환 중 하나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는 질병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액체생검이 새로운 진단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액체생검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빠르게 성장하며 다양한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상업화에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상업적 제품은 아직 제한적이다. 이는 기술적, 임상적, 제도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기대만큼 빠른 임상 확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요인에 힘입어 꾸준히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넓혀가는데 반하여, 국내 기업들은 주로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액체생검 분야의 최신 동향과 상업화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액체생검이 임상 현장에 보다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아울러,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개선 방향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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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의약학 > 종양의학

목 차

1. 서론: 액체생검이란?
2. 본론: 액체생검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가?
  2.1. 해외 기업 동향
  2.2. 국내 기업 동향
3. 결론: 당면한 문제와 해결책
  3.1. 보험 수가 부재
  3.2. 국내 중심 사업
  3.3. 국내 NGS기반 액체생검 LDT 제품의 구조적 한계
  3.4.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4. 참고문헌


1. 서론: 액체생검이란?

암(cancer)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 중의 하나로, 2024년 기준 183개국 중 112개국에서 1차 또는 2차 사망 원인에 해당하며, 23개국에서는 3번째 사망 원인에 해당한다 [1]. 암 환자의 예후(outcome)와 생존율(survival rate)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early detection)과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personalized treatment plan)의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 현재까지 암 진단의 표준 방법(gold standard)은 조직생검(tissue biopsy)이지만, 이 방법은 시료 채취의 어려움, 환자에게 가해질 수 있는 신체적 손상 및 질병의 진행이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3]. 특히 대부분의 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직생검만으로는 암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액체생검(liquid biopsy)은 종양학(oncology) 분야에서 혁신적인 진단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침습적인 조직생검과 달리, 최소 침습적(minimally invasive) 방법으로 암의 발견 (tumor detection), 분자적 특성 규명(molecular characterization), 실시간 치료 모니터링(real-time treatment monitoring) 등을 가능하게 한다 [4]. 액체생검은 혈액 등 체액에서 순환암 DNA (circulating tumor DNA, ctDNA), 순환암세포(circulating tumor cells, CTCs),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 마이크로 RNA (microRNA, miRNA)와 같은 다양한 바이오마커(biomarkers)를 분석함으로써, 환자에게 물리적인 부담 없이 암의 포괄적인 분자 프로파일링(tumor profiling)을 가능하게 한다 [5].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암 환자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 치료 반응 및 질병 진행의 실시간 추적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즉, 액체생검은 암 진단 및 관리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간 액체생검 시장에는 수많은 바이오기업과 진단기업이 진출하며, 기술 개발과 상업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상업적 액체생검 제품은 아직 제한적이다. 일부 제품이 특정 암종에서 보조적 진단이나 치료 결정에 활용되고 있으나, 대다수는 연구용 또는 제한적 임상 적용에 머물러 있다. 특히 기술적, 임상적, 제도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10여 년 전부터 기대했던 활발한 임상 적용이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 저자가 2024년에 “액체생검은 과연 환자 곁으로 다가왔는가?”라는 제목으로 동향보고서를 작성한 지 1년이 넘었으나, 그 이후로도 새롭게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액체생검 바이오마커의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6].

본 보고서를 통해 액체생검 분야 최신 동향과 상업화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 기업들의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액체생검이 우리와 밀접해질 수 있는 방안(다시 말하면, 임상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 본론: 액체생검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가?

수많은 연구에서 ctDNA가 암의 발견(discovery)과 진단(diagnosis)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의 잠재력(potential)이 강조되어 왔으나, 여전히 많은 도전 과제(challenge)에 직면해 있다. 초기 단계(early stage)의 암에서는 ctDNA의 수치(level)가 낮은 경우가 많고, 원발 종양(primary tumor)의 유전체 프로파일(genomic profile)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매우 민감한 검출 방법을 필요로 한다. 또한, 개인마다 ctDNA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민감하고 정확하게 적용 가능한 암 진단 기술(cancer diagnosis technology)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자들은 다양한 사람의 ctDNA 특성을 반영한 더 정밀하고 맞춤형인 진단법 (precision and personalized diagnostic methods)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7]. 디지털 PCR (digital PCR)은 ctDNA의 검출 민감도(sensitivity)를 크게 높인 기술로, 기존 PCR이 소량의 DNA를 검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반면, 디지털 PCR은 샘플을 수천 개의 작은 구획으로 나누어 미량의 ctDNA도 높은 특이도(specificity)로 증폭(amplification)하여 검출할 수 있다.

순환암세포는 고형 암환자(patients with solid tumors)의 말초 혈액(peripheral blood)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액체생검의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널리 알려져 있다 [8]. 순환암세포의 표면 마커(surface marker) 발현은 암의 종류(cancer type)와 상피-중간엽 전이(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EMT)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이러한 표면 마커의 변화는 순환암세포의 검출 민감도와 암의 조기(early) 및 진행성(advanced) 단계 구분에 영향을 미친다 [9].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원발 및 전이 부위(metastatic site)에서 유래한 순환암세포는 암세포의 확산 경로(dissemination pathway)를 추적할 수 있게 해 주며, 종양이질성(tumor heterogeneity)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전립선암(prostate cancer) 환자의 부검 연구에서는 순환암세포가 원발 부위에서 전이 부위로 퍼지는 과정을 보여주었는데, 암이 실제로 어떻게 이동하고 퍼지는지 또한 그 과정에서 암세포가 유전자(gene) 및 표현형(phenotype)적으로 다양해지는 현상에 대해 보고하였다 [10-11]. 이러한 결과는 암은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부위로 퍼지면서 점점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순환암세포 분석은 암의 전이(metastasis)와 진화(evolution)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더 효과적은 치료법(effective therapy) 개발과 맞춤형 치료(personalized therapy)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

순환암세포와 ctDNA 연구의 발전과 더불어,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엑소좀(exosomes)과 같은 세포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혈류로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2]. 이러한 작은 소포들은 암의 분자적 특성(molecular characteristic)을 반영하는 DNA, RNA, 단백질을 운반하며, 암세포의 다양한 신호와 행동을 담고 있어 액체생검을 통한 치료 전략 개발에 새로운 통찰(insight)을 제공한다. 엑소좀은 크기가 30–150 nm로 균일하고, 혈액을 비롯한 다양한 체액에서 안정적으로 존재하기에 진단적 활용에 유리하다고 보고된다. 엑소좀 내의 핵산(nucleic acid)과 단백질은 암세포의 유전적 변이(genetic mutation)와 분자적 서명(molecular signature)을 반영하기 때문에, 암 진단과 예후(prognosis) 예측, 치료 반응 평가 등에서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13].

액체생검 기술의 발전은 실시간(real-time) 암 모니터링(monitoring) 및 맞춤형 치료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기존 조직생검이 암의 한 시점만을 포착하는 반면, 액체생검은 암의 진행(progression) 과정을 동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전적 돌연변이(genetic mutation), 내성 기전(resistance mechanism), 치료 후 최소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의 유무까지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각 환자마다 암이 가진 고유한 특성에 맞춘 치료 방침 결정, 즉 정밀 종양학(precision oncology)의 원칙과도 부합한다.

액체생검의 본격적인 임상적용은 2004년 순환암세포를 기반으로 한 CellSearch® system이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14]. CellSearch® system은 암환자에게 액체생검을 적용한 최초의 상업적 진단 플랫폼(commercial diagnostic platform)으로, 전이성 유방암(metastatic breast cancer, mBC) 환자의 예후 예측을 위한 임상적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암 진단 분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15]. 또한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액체생검은 임상 실무(clinical practice)에 점차 통합되기 시작하였다. 미국 FDA는 2016년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에서 EGFR 돌연변이 검출을 위한 최초의 액체생검인 “cobas EGFR Mutation Test v2”를 승인하였다 [16]. 이 검사는 혈액 내 순환무세포 DNA (cell-free DNA, cfDNA)에서 EGFR 유전자 변이를 검출하는 것으로, 조직생검이 어려운 환자에서도 표적 치료(targeted therapy)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2015년을 전후로 하여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디지털 PCR 등 다양한 고감도 분자진단 기술(high-sensitivity molecular diagnostic technology)의 급격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액체생검의 민감도와 정확도(accuracy)를 크게 향상시켰으며, 연구(research) 뿐만 아니라 임상 현장(clinical practice)에서의 적용도 더욱 활발해졌다 [17]. 최근 액체생검은 다양한 암종(cancer type)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특정 암종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조기 진단(early detection), 치료 반응 모니터링(treatment response monitoring), 약물 내성 평가(drug resistance assessment), 재발 예측(recurrence prediction) 등 임상적으로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액체생검 분야는 이제 단순한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임상 적용과 결합되어 상업화(commercialization)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Guardant Health, Natera, Exact Sciences 등 주요 기업들이 활발하게 신제품 출시와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여러 바이오기업과 진단기업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동향을 살펴봄으로써, 액체생검이 실제로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확인해 보자.

2.1. 해외 기업 동향

2.1.1. Natera Inc.

Natera Inc.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유전체 진단 기업으로, cfDNA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유전자 검사 솔루션을 개발 및 상용화하고 있다 [18]. 2015년 7월 나스닥(NASDAQ)에 상장하였으며, 2024년 기준으로 직원수는 4,424명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종양학(oncology), 여성 건강(women’s health), 장기 이식(organ health) 등이다. Table 1은 Natera의 액체생검 관련 주요 제품, 용도 및 기술적·임상적 특징을 정리한 내용이다.

Table 1. Natera 주요 Liquid Biopsy 제품


2024년 매출은 17억 달러(2조 3천억 원)로 전년 대비 약 57% 성장한 실적을 기록하였는데, 암 진단 부분의 테스트 건수가 2024년 한 해 동안 약 55% 증가하며, 전체 임상 검사 수와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19]. 특히 “SignateraTM”은 폐암, 대장암 등에서 미국 공보험(Medicare) 적용 확대, 임상 데이터 축적, 실제 의료 현장 채택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매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또한 2025년 1분기 재무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는데, 1분기 총매출은 5억 180만 달러로, 이는 2024년 1분기 대비 36.5% 증가한 수치이다. 전체 검사 건수는 약 85만 5,000건으로 16% 증가했으며, 특히 임상 암 진단 부문의 검사 건수는 16만 1,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2%나 증가하여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

2.1.2. Guardant Health Inc.

Guardant Health Inc.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정밀 종양학 기업으로, 액체생검 기반의 혈액 암 진단 및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 및 상용화하고 있다 [21]. 2018년 10월에 나스닥에 상장하였으며, 2024년 기준으로 직원수는 1,999명이다. 개별 유전체 변이를 탐지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지털 시퀀싱(digital sequenc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암 치료 과정에서 조기 진단, 잔존 질환(residual disease) 및 재발 모니터링(recurrence monitoring)에 활용되는 “Guardant360”을 제공한다. Guardant Health의 액체생검 관련 주요 제품, 용도 및 기술적·임상적 특징은 Table 2와 같다.

Table 2. Guardant Health 주요 Liquid Biopsy 제품


액체생검 시장의 경쟁 심화, 신제품 출시 및 보험 적용 확대의 지연, 미국 FDA 등 규제기관의 승인 절차 지연 등 다양한 외부 리스크로 인해, 2023년 Guardant Health는 약 4억 7,94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연간 총매출은 7억 3,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특히 정밀 종양학 부문에서 “Guardant360”을 중심으로 한 임상 치료선택, 동반진단, 치료 반응 모니터링 부문의 매출이 6억 8,79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34% 증가하며 전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22]. 또한 검사 단가(average selling price, ASP) 인상과 보험 적용 확대, 제품 업그레이드(스마트 액체생검 플랫폼 도입 등)로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으며, 임상 검사 건수는 20% 이상 증가해 미국 내외 의료기관에서의 채택이 빠르게 확대되었다. 뿐만 아니라 스크리닝 및 MRD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데, “Shield™”는 2024년 미국 FDA 승인과 Medicare 보험 적용 확대를 통해 상업적 도입이 본격화되었고, 6,400건 이상 시행되어 41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Guardant Reveal™“ 역시 Medicare 환급 승인 등 제도적 진전을 이루며 임상 현장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2.1.3. Exact Sciences Corp

Exact Sciences Corp.는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본사를 둔 글로벌 분자진단 기업으로, 암의 조기 진단, 예방, 맞춤 치료 가이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1995년 설립되었고, 2001년 1월에 나스닥에 상장하였다 [23]. Table 3는 액체생검 관련 대표 제품, 임상적 용도 및 기술적·임상적 특징을 정리한 내용이다.

Table 3. Exact Sciences 주요 Liquid Biopsy 제품


2024년 연간 총매출은 27억 6천만 달러(약 3조 7,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하였고, 스크리닝 부분의 매출이 76%를 차지하며, 대표 제품인 “Cologuard®“(대장암 스크리닝 검사)와 “Oncoguard Liver”(간암 검사), 신규 혈액 기반 다중암 조기진단(multi-cancer early detection, MCED) 등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24]. 정밀진단 부문 매출은 6억 5,500만 달러(약 8,900억 원)로 24%를 차지했으며, “Oncotype DX®“(유방암·전립선암 정밀진단), “OncoExTra™“(고형암 유전체 프로파일링), MRD/혈액 기반 신제품 등이 주요 매출원으로 작용했다. 또한 2025년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약 7억 2,500만 달러(약 9,860억 원)를 기록했는데, 액체생검 기반 제품군 (Cologuard®, OncoExTra™, Oncodetect™ 등)의 검사 건수 증가와 신제품 출시 및 기존 제품의 보험 적용 확대가 매출 성장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2.1.4. Menarini Silicon Biosystems

CellSearch® system은 2004년 미국 FDA로부터 순환암세포 분석 시스템으로 최초 승인을 받은 액체생검 플랫폼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액체생검 시장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에 임상적 표준을 수립하였으며, 전이성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 고형암 환자에서 순환암세포 수치를 기반으로 예후 및 치료 반응 평가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Menarini Silicon Biosystems는 2017년 Janssen Diagnostics (Johnson & Johnson 계열)로부터 CellSearch® system을 인수하였는데, 당시 CellSearch® system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순환암세포 분석 플랫폼이었다 [25]. 인수 주요 목적은 Menarini Silicon Biosystems가 보유하고 있던 DEPArray™ 시스템(희귀 세포 단일분리 기술)과의 통합을 통해, 순환암세포 분리/분석부터 단일세포 수준에서의 분자분석까지 완전한 액체생검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정밀의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Menarini Silicon Biosystems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으로, Menarini Group의 100% 자회사이며, 현재 비상장(private company)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CellSearch® system 기반 액체생검 검사는 미국에서 Medicare/Medicaid 등 공보험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2022년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는 CellSearch® system 기반의 다발성골수종 세포(circulating multiple myeloma cell, CMMC)와 CTC-HER2 액체생검 검사에 대해 고유 CPT (current procedural terminology)/PLA (proprietary laboratory analyses) 코드를 부여하였다 [26]. 이 코드는 미국 내 보험 청구 및 환급의 전제 조건으로, Medicare/Medicaid 등 공보험 적용의 근거가 된다. 또한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CMS)는 2024년부터 보험가격책정(gapfill, 공백이 생겼을 시 그 공백을 채운다는 의미) 절차를 완료하고 공식 보험 수가를 적용함으로써,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험 청구 및 환급이 가능해져 환자 접근성 및 임상 활용도가 크게 확대되었다. 정확한 회사 재무 자료를 공개되지 않으나 여러 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약 1,980만 달러로 추정되며, 매출 근거는 CMMC, HER2-CTC의 보험코드 진입이 미국 내 매출 성장에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27].

2.1.5. ANGLE plc

ANGLE plc는 영국 길드포드(Guildford)에 본사를 둔 정밀의료 진단 기업으로, 순환암세포 기반 액체생검 기술 분야의 회사이며, 2011년 3월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ondon Stock Exchange, LSE)에 상장되었다 [28]. 핵심 제품은 Parsortix® PC1 시스템이며, 혈액 내에 존재하는 극미량의 순환암세포를 비침습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미세유체(microfluidic) 기반 기기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암 환자의 혈액에서 순환암세포를 분리할 수 있으며, 이후 유전체·전사체·단백체 등 다양한 정밀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Parsortix® PC1 시스템은 De Novo pathway를 통해 2022년 미국 FDA로부터 최초의 “순환암세포 분리 기기”로 허가(Class II)를 받았다 [29]. 단, 이 허가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혈액 내 순환암세포 분리 및 수집”에 한정되어 있기에, 특정 암 진단이나 치료 보조 등을 위한 보험수가 인정(insurance reimbursement code)을 위한 임상적 적응증(indication)은 획득하지 못했다. 즉, 분리된 순환암세포를 이용한 진단, 예후 평가, 치료 결정 등 임상적 해석(예: 환자 치료 방향 결정 등)은 별도의 임상적 검증과 추가 허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의료기관, 제약사, 연구소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Parsortix® PC1 시스템의 상업적 사용 및 임상적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ANGLE의 2024년 매출은 약 286만 파운드(45억 7천만 원)으로 2023년 대비 31% 증가하였으며, 이들의 주요 매출은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 체결에 의한 것이다 [30]. 하지만 ANGLE은 Parsortix® PC1 시스템 및 서비스, 연구용 제품 판매에 집중하는 구조로, 파트너사가 임상시험,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CDx) 등 임상적 적응증을 발굴하여 보험코드에 진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시장에서의 직접 매출은 제한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31].

2.2. 국내 기업 동향

2.2.1. GC Genome [32]

GC Genome(지씨지놈)은 2013년에 ㈜녹십자지놈으로 설립된 후, 2020년 사명을 현재와 같이 변경하였으며, 2025년 6월 코스닥에 상장되었고, 직원 수는 123명이다. 녹십자 그룹 계열사로, 액체생검 및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기반을 바탕으로 암 조기진단, 산전검사, 유전질환 진단 등 다양한 NGS 기반 진단서비스와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Table 4. GC Genome 주요 Liquid Biopsy 제품


2024년 매출은 258억 8,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하였다. 이는 주로 의료계 파업, 원가 상승, 연구개발비 증가, 일부 서비스 단가 하락, 해외 매출 확대 지연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1분기에는 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지씨지놈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아이캔서치(iCancerSee)”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며, 국내 액체생검 분야에서 최대 규모의 임상 데이터를 검증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녹십자의료재단 플랫폼 및 대형병원 대상 진단서비스 위탁 매출에 집중되어 있고, 해외 매출 비중은 3% 내외로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 성장 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2.2. Genomictree, Inc. [33]

Genomictree(지노믹트리)는 2000년 설립되어 2019년 3월에 코스닥에 상장된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으로, 바이오마커 기반 분자진단 기술을 활용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체외진단 제품을 개발·상용화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74명이다.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 발굴 및 초민감 검출 기술을 바탕으로 대장암, 방광암, 폐암 등 다양한 암 종의 조기진단 제품을 개발하여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Table 5. Genomictree 주요 Liquid Biopsy 제품


2024년 매출액은 약 23.6억 원으로, 2023년 대비 30.9% 감소하였으며, 이는 미국 코로나 진단사업의 종료 영향이 컸다. 2022년에는 298.7억 원의 일시적 매출 급증이 있었으나, 이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등 비정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2023~2024년에는 본업인 암 조기진단 매출이 사업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EarlyTect Colon Cancer)이 2024년 전체 매출의 93.1%로, 지노믹트리 매출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며, 이 매출에는 분변 기반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 서비스와 기술이전 수익이 포함된다.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의 99%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하며, 해외는 1% 수준으로, 이탈리아 등 유럽 중심으로 일부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2.2.3. IMBdx Inc. [34]

IMBdx(아이엠비디엑스)는 2018년 설립되어 2024년 4월에 코스닥에 상장된 액체생검 기반의 암 정밀의료 기업이며, 직원 수는 58명이다. 혈액 등 체액에서 ctDNA를 NGS 기반으로 분석하고,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병원·제약사·연구기관과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Table 6. IMBdx 주요 Liquid Biopsy 제품


아이엠비디엑스는 최근 3개년(2022~2024년) 동안 매출 구조와 성장 동력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2022년 26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 후, 2023년 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의 성장을 달성했다. 이는 기술 기반 신제품의 시장 안착과 대형 의료기관 및 해외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확대가 주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4년에는 34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내수 의료시장 위축, 정부 R&D 예산 축소,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 등 외부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출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여 전체 매출 감소 폭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2.2.4. Gencurix Inc. [35]

Gencurix Inc.(젠큐릭스)는 2011년 설립되어 2020년 6월에 코스닥에 상장된 액체생검 및 바이오마커 기반으로 분자진단 검사를 개발하는 기업이며, 직원 수는 68명이다. 암 환자를 대상으로 예후진단, 동반진단, 조기진단 등 암 치료 전주기에 걸친 분자진단 솔루션을 개발 및 제공하고 있다.

Table 7. Gencurix 주요 Liquid Biopsy 제품


2022년 매출은 약 25.6억 원, 2023년은 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2024년에는 5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5%의 성장을 달성했다. 이 같은 매출 증가는 주력 암진단 제품의 시장 점유율 확대와 판매 단가 상승, 신제품 출시가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예후진단(GenesWell BCT, 유방암 예후진단) 및 동반진단(Droplex EGFR Mutation Test, 폐암 동반진단) 등 암진단 관련 매출이 2024년 46.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해외 매출 보다 국내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은데(91%), 국내 대형병원 네트워크 확장, 보험급여 적용 확대, 제품 신뢰성 제고가 주요 성장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2023년과 비교하여 해외 매출은 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했으며, 아시아 시장(일본, 대만 등)에서의 파트너십 확대와 일부 제품의 해외 인증·허가가 수출 성장에 기여했다.

젠큐릭스의 자회사인 지노바이오는 순환암세포 분리 및 액체생검 기반 암 진단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2개년(2023~2024년)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2023년 약 3.4억 원, 2024년 약 3.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주요 매출원은 “GenoCTC Isolation Kit” 및 관련 장비·소모품으로, 현재 “GenoCTC Isolation Kit”는 국내에서 식약처로부터 체외진단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사실상 유일한 순환암세포 분리용 체외진단 제품으로 파악된다.

2.2.5. Cytogen Inc. [36]

Cytogen Inc.(싸이토젠)는 2010년 설립되어 2018년 11월에 코스닥에 상장된 순환암세포 기반의 액체생검을 이용한 진단 기반의 서비스 및 제품 개발 기업이며, 직원 수는 80여 명이다. 자동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미국, 일본 등 해외 현지법인 및 CLIA (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Lab 운영,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확대, 신약개발 동반진단 시장 진입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Table 8. Cytogen 주요 Liquid Biopsy 제품


2024년 매출은 109억 1,064만 원으로 전년 대비 242.6%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특히 순환암세포 기반 “액체생검 응용사업 부문”은 2024년 5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였고, 유전자기술개발 및 분석서비스와 같은 신규 사업도 3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매출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해외 매출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염색 등 일부 장비를 제외한 핵심 진단 서비스에서 국내외 공식 허가가 제한적이므로, 당분간 LDT (Laboratory Developed Test) 모델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규제 리스크와 시장 확대의 한계, 글로벌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3. 결론: 당면한 문제와 해결책

미국에서 액체생검 기업들이 꾸준히 매출을 올리며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다. 본 보고서의 결론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3.1. 보험 수가 부재

2024년부터 미국의 Medicare 등 공보험(public insurance)에서 액체생검 검사에 대한 공식 보험수가(reimbursement)가 적용되면서, 실제 임상 현장(clinical field)에서의 검사 건수(test volume)와 기업의 매출(revenue)이 본격적으로 증가하였다. 즉, 보험 적용의 확대는 액체생검의 임상적 접근성(clinical accessibility)을 크게 높였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검사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또한 CellSearch® system은 선도적으로 FDA 허가를 받았으나, 예후예측(prognosis prediction)에 국한된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CMMC, HER2-CTC 검사 등 새로운 액체생검 기반 진단법의 임상적 신뢰성(clinical reliability)과 보험 환급(insurance reimbursement)이 확보되면서, 미국과 유럽 주요 병원에서 검사 처방(prescription)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 적용 확대가 액체생검의 실제 환자 진료 도입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임상적 신뢰성이 확보되면서 연구(research)와 제약(pharmaceutical) 분야에서도 액체생검의 활용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제약사의 임상시험(clinical trial),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신약개발(drug development) 등 다양한 연구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이는 기업 매출 성장의 또 다른 중요한 동력(growth driver)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보험 제도, 임상 도입, 연구 및 제약 활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액체생검이 상업적으로 성공(commercial success)할 수 있는 기반이 잘 마련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보험 적용, 임상 활용, 연구 수요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까지 미국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험 등재(reimbursement listing)와 임상적 신뢰성 확보, 연구 및 제약 분야와의 연계 등 구조적 환경 차이가 국내 액체생검 기업의 성장과 시장 안착(market establishment)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2. 국내 중심 사업

국내 액체생검 기업의 매출 구조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높은 위험 요소(risk)를 내포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90-99%가 국내 시장(domestic market)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거래처 집중도(customer concentration)가 매우 높아 상위 5대 거래처(top 5 customers)가 전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기관과의 계약이 종료되거나 조건이 변경될 경우, 기업의 매출 안정성(revenue stability)에 즉각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거래처 다변화(customer diversification)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매출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해외 매출 확대(global sales expansion) 측면에서는, 아직 진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지 허가(local regulatory approval), 보험 등재, 파트너십(partnership) 구축 등 다양한 진입장벽(entry barrier)이 존재하기에 단기간 내 실질적인 매출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규제 환경(regulatory environment)과 보험 제도(insurance system)에 대한 이해 및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해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액체생검 기업은 국내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거래처 집중도와 해외 시장 진출의 한계 등 구조적인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앞으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외 시장 다변화와 거래처 분산, 그리고 해외 진출 전략(global expansion strategy)의 체계적 수립이 필요하다.

3.3. 국내 NGS기반 액체생검 LDT 제품의 구조적 한계

국내에서 NGS 기반 LDT (Laboratory Developed Test, 실험실 자체개발검사)는 암 유전자 변이(gene mutation), 유전질환(genetic disorder), 미세잔존암 등 다양한 임상 분야에서 빠르게 도입되었다. 대형병원과 전문 검사기관이 식약처의 “NGS 실시 승인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자체적으로 검사법을 개발 및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유연성이 성장의 촉진제가 되었다. 이로 인해 국내 유전자 진단 기업들은 개별 품목허가 없이도 자체 개발 패널(panel)로 임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 중심의 성장 구조는 글로벌 시장 진입 시 여러 한계에 직면한다. 해외 시장에서는 FDA, CE-IVD(유럽 체외진단기기 인증) 등 공식 인허가와 대규모 임상 데이터, 표준화, 보험 등재 등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국내에서 통용되는 LDT 서비스 모델을 해외에서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 즉, 각국의 규제 환경과 보험 체계, 환자군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물론 한국에서 개발된 LDT 제품이 미국 내 CLIA (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인증만으로도 임상 서비스가 가능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FDA 등 추가적인 규제와 감독이 점점 강화되는 추세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도 LDT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FDA의 사전 승인 또는 사후 감독이 확대되고 있다. 결국, 미국의 CLIA lab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한국에서 개발된 LDT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품질관리, 임상적 근거 강화, 현지 규제와 보험 체계에 맞춘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한 사례로 국내 상장기업의 경우, 국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NGS 진단 매출을 빠른 속도로 증가시켰지만, 이는 국내 LDT 제도에 특화된 영업 전략의 결과였다. 해외에서는 IVD 인증, 보험 등재, 현지 임상 데이터 등 진입장벽이 높았고, 미국 현지에 CLIA lab을 인수했음에도 국내에서 검증된 LDT 제품이 곧바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최근 동남아, 중동 등 신흥국에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선진국 시장에서는 글로벌 대기업(일루미나, 써모피셔 등)과의 기술, 임상, 규제(regulatory) 경쟁에서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NGS기반 액체생검 LDT 기업들은 국내 제도적 특수성에 기반한 빠른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신흥국 시장에서 진출 성과를 내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규제, 임상, 보험, 현지화 등 다양한 장벽에 직면해 있다. 단순히 국내에서 성공한 LDT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꾸준한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진정한 글로벌 성공을 위해서는 핵심 경쟁력 강화와 장기적 투자, 현지에 맞는 전략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3.4.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국내 액체생검 기업들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지금은 국내 시장 의존도(domestic market dependence)가 매우 높고, 거래처가 소수에 집중되어 있으며, 해외 진출(global expansion)에도 여러 제한이 있어 구조적인 위험(structural risk)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속적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국내에서 공식 허가(regulatory approval) 절차를 거쳐 체외진단제품(In Vitro Diagnostics, IVD)으로 인증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허가를 받은 제품은 품질(quality), 안전성(safety), 임상적 유효성(clinical utility) 등에서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이는 향후 보험 등재, 대형 병원 및 공공기관 납품, 해외 진출 등 다양한 성장 기회의 기반이 된다. 또한, 국내 허가 과정에서 쌓인 임상 데이터와 표준화된 프로세스는 글로벌 시장 진입 시 필수적인 요건을 충족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LDT는 NGS 기반 검사에 국한된 제도적 특수성에 불과하며, NGS 외의 다양한 분자진단, 바이오마커, 액체생검 기술 등은 모두 별도의 품목허가(product approval)와 임상적 근거(clinical evidence)가 요구된다. 따라서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추구한다면, LDT에 머무르지 말고 국내 허가를 통한 공식 인증과 표준화, 임상 근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시장 신뢰를 얻고, 국내외에서 진정한 경쟁우위 (competitive advantage)를 확보하는 핵심 전략임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임상 데이터 축적 및 근거 강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각국의 의료 시스템과 보험 체계에 맞는 임상 근거(clinical evidence)와 대규모 임상 데이터(clinical data)가 필요하다. 다양한 환자군(patient population)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clinical trial)과 성능 평가(performance evaluation)를 통해 제품의 임상적 유용성(clinical utility)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FDA, CE-IVD 등 국제적 규제 기관의 공식 인허가(regulatory approval)와 글로벌 표준(global standard) 획득도 중요하다.

액체생검은 암 진단(cancer diagnosis)과 관리(cancer management)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혁신적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임상 적용의 확대, 그리고 국내외 기업의 적극적인 개발과 상업화 노력 덕분에 액체생검은 연구실을 넘어 실제 환자 진료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앞으로도 액체생검은 암 조기 진단, 치료 전략 결정, 재발 예측 등 다양한 임상적 요구에 대응하며, 정밀의료의 핵심 도구로서 우리 곁에 한걸음 더 다가올 것으로(다시 말하면, 그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4. 참고문헌

==>첨부파일(PDF) 참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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