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향
바이오 산업, 슈퍼컴퓨터 도입으로 연구 성과 높여
- 등록일2001-07-03
- 조회수9985
- 분류기술동향 > 플랫폼바이오 > 바이오융합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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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발간일
200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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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tandard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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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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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바이오 산업
최근 IBM의 알마덴 연구센터는 세계 최초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트랜지스터의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는 기가의 1000배인 테라바이트급 칩 제조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져 전 세계 탄소나노튜브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이 기술이 본격 개발되면 반도체 집적도를 대폭 향상해 가정용 벽시계 크기의 슈퍼컴퓨터도 제조할 수 있게 됩니다.
대부분 방위산업에 이용되던 슈퍼컴퓨터가 바이오 산업으로 응용 분야를 넓혀가면서 생명의 본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체지놈지도 초안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진 데에도 슈퍼컴퓨터가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제 복잡하게 뒤엉킨 화학적·생물학적 구조를 구명하고 대규모의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 바이오-슈퍼컴퓨터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이오산업과 기술업계의 활발한 교류 속에서 슈퍼컴퓨터의 진화과정과 함께 신개념의 슈퍼컴퓨터를 살펴봅니다.
▶ 생명의 신비를 벗긴다
지난해 12월 美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생명공학업체 뉴텍 사이언시스 (NuTecSciences.com)는 상용(商用) 슈퍼컴퓨터 한 대를 구입했다. 슈퍼컴퓨터는 IBM이 제작한 것으로 초당 7.5조 회의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만한 속도를 지닌 컴퓨터는 지구상에 몇 안 된다. 그나마 핵실험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뉴텍은 슈퍼컴퓨터를 핵실험이 아니라 생물학 연구에 이용한다.
생명의 본질에 관한 연구자료가 폭증하게 된 계기는 이른바 '인간지놈 프로젝트'였다. 생명공학업계는 유전자 수만 개와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 수십만 개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슈퍼컴퓨터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야가 핵무기 연구에서 생명공학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업체가 심장발작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의 위치를 확인했다. 뉴텍은 암환자들의 유전적 특질 분석에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환자 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함이다.
IBM, 컴팩,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첨단기술 업체는 생명공학에 대규모로 투자하며 생명공학업계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컴팩과 IBM은 최근 바이오-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이는 결국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컴퓨터 탄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놈연구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슈퍼컴퓨터 개발 역시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약이다. 개발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바이오-슈퍼컴퓨터가 정확히 어떻게 사용될지, 그리고 그것을 누가 구입할지 아직은 불분명하다. 그러나 제작업체들에 시장은 별로 중요치 않다. 그들 업체가 바이오-슈퍼컴퓨터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다.
IBM의 생명공학 부문을 이끌고 있는 캐럴라인 코백은 바이오-슈퍼컴퓨터 개발이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단백질 역할 구명에 반드시 필요
바이오컴퓨터공학 부문이 안고 있는 문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여름 해독된 3만 개 이상의 인간지놈은 과연 각각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 인간 단백질은 정확히 몇 개일까.
그들 단백질 가운데 심장박동과 관련된 것은 무엇일까. 손상된 인체조직을 복구하는 단백질은 또 어떤 것일까. 소화를 돕는 단백질은? 노인성 치매나 결장암 같은 질환 발생시 단백질은 어떤 역할을 담당할까. 결함 단백질을 생성해내는 유전자는 과연 어떤 것들일까.
단백질 기능을 구명하는 작업 가운데 일부는 기존 컴퓨터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발병을 부채질하는 단백질의 역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려면 고성능 컴퓨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바이오-슈퍼컴퓨터는 기본적으로 기존 슈퍼컴퓨터와 별 차이 없다. 그러나 얽히고 설킨 화학적·생물학적 구조를 파악하고 복잡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컴팩의 레드 스톰과 IBM의 블루 진이 등장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현재 개발단계에 있는 바이오-슈퍼컴퓨터 레드 스톰과 블루 진은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더 빠른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코백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를 원하는 이는 물리학자가 아니라 생명공학 연구자라고 말했다.
바이오-슈퍼컴퓨터 개발계획을 처음 들고 나온 업체는 IBM. 블루 진이 계획대로 오는 2004년 개발 완료될 경우 초당 1000조 회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전문용어로 1000테라플롭에 해당하는 속도다. 현재 세계 최고의 연산속도를 자랑한다는 캘리포니아주 소재 美 국립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가 보유중인 IBM 슈퍼컴퓨터에 비하면 비약적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리버모어 연구소의 슈퍼컴퓨터는 초당 12조 회의 연산을 처리한다. 그러나 블루 진의 연산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컴퓨터 500대를 합한 것보다 낫다. 크기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작다. 리버모어 연구소의 슈퍼컴퓨터는 농구장 두 개 면적을 차지하는 반면 블루 진은 냉장고 두 대만하다.
IBM이 1억 달러 이상을 들여 블루 진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이유가 또 있다. 단백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기 전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수학적으로 예측하기 위해서다. 기형 단백질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신약개발에서 단백질 구조를 정확히 파악해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손상된 단백질에 달라붙어 질환을 유발시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컴팩은 IBM과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1월 컴팩은 100테라플롭級 바이오-슈퍼컴퓨터 레드 스톰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간지놈 지도를 완성한 메릴랜드주 로크빌 소재 셀레라 지노믹스 (Celera.com),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소재 美 국립 샌디아 연구소가 컴팩과 손잡았다.
블루 진이 레드 스톰보다 10배 빠르다지만 셀레라의 한 관계자는 레드 스톰이 블루 진과 맞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레드 스톰은 블루 진과 달리 핵실험으로도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
레드 스톰과 블루 진의 구조는 영 딴판이다. 셀레라의 최고 인프라 기술 책임자 마셜 피터슨은 레드 스톰이 표준 부품들로 다소 독특하게 조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블루 진의 구조는 동일한 다수의 칩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블루 진에는 프로세서 100만 개가 장착된다.
▶ 'DNA 컴퓨터' 개발도 머잖아
생물학·컴퓨터공학 시너지효과 기대…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톡톡히 한몫
미래형 바이오-슈퍼컴퓨터의 원형은 기존 슈퍼컴퓨터다. IBM의 고성능 컴퓨터 제작부서를 이끌고 있는 피터 웅가로는 블루 진이 연구실험용이지 상용(商用) 컴퓨터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렇다면 상용도 아닌 컴퓨터에 4년이라는 시간과 1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세계 최강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한다는 것은 사업상 그리 손해볼 일이 아니다. 생명공학업계의 기업고객들이 슈퍼컴퓨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해도 새롭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들 업체를 끌어들일 수는 있다. 게다가 미생물학자·유전학자들이 정보공학에 의존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시장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IBM은 오는 2004년 생명공학 기술 시장 규모를 400억 달러로 잡고 있다.
블루 진은 이미 캐나다 토론토 소재 생명공학업체 MDS 프로티오믹스 (www.MDSProteomics.com)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MDS는 단백질 데이터 분석과 비영리업체 블루프린트(Blueprint) 설립에 IBM의 도움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MDS의 CEO 프랭크 글리슨은 세계 최고속 컴퓨터를 제작하기 위해 1억 달러나 쏟아붓고 있는 업체가 바로 IBM이라며 MDS의 관심을 끈 것도 바로 그 점이라고 말했다.
투자정보 제공업체 모닝스타 (Morningstar.com)의 애널리스트 조지프 볼리유는 바이오-슈퍼컴퓨터 프로젝트로 곧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며 컴팩과 IBM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생명공학 시장에 적극적으로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은 컴팩과 IBM만이 아니다. 현재 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가 원대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명공학·의약 업체들과 공동으로 지놈 연구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선의 생명공학 부문 책임자 시아 자데는 경쟁업체들이 제작중인 바이오-슈퍼컴퓨터는 비즈니스 전략이라기보다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자데는 블루 진에 대해 특수 목표를 겨냥한 컴퓨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IBM이 블루 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지만 하드웨어는 조금만 지나도 구닥다리로 취급받게 마련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특정 유형의 단일 문제와 씨름하기 위해 강력한 특수 컴퓨터를 설계한다는 게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다목적으로 설계됐다는 레드 스톰도 유전자 연구진의 폭넓은 요구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MIT大 화이트헤드 지놈연구소 생명정보학·컴퓨터생물학 연구실장 질 메시로프 같은 과학자들에게 바이오-슈퍼컴퓨터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이트헤드 연구소는 인간지놈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4년 전 메시로프가 IBM에서 화이트헤드로 자리를 옮겼을 당시 유전자 연구는 그야말로 시작단계에 불과했다. 화이트헤드의 컴퓨터들은 에어컨 시설도 없는 무더운 방 안에서 굉음을 내지르고 있었다. 지놈연구의 진척과 더불어 고성능 컴퓨터가 더 요구되는 판에 이미 컴퓨터 수백 대로 가득한 방에 컴퓨터 한 대 더 들여놓는 일조차 힘들었다.
요즘 MIT大가 블루 진이나 레드 스톰 같은 바이오-슈퍼컴퓨터를 들여 놓느냐 마느냐는 MIT大의 소프트웨어와 호환이 가능한가에 달려 있다.
요즘 슈퍼컴퓨터 기능이 점차 향상되고 있지만 셀레라의 피터슨은 더 놀라운 그 무엇을 기대하고 있다. 완성되려면 아직 몇 년 더 있어야 하는 바이오-슈퍼컴퓨터보다 생물학 데이터를 훨씬 지능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피터슨은 현재 진행중인 DNA 컴퓨터 개발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지적하면서 진짜 필요한 것은 훨씬 극적인 그 무엇이라고 말했다.
생물학이 컴퓨터공학의 영역을 넓혀 가듯 컴퓨터공학도 생물학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 PC들도 한 데 연결하면 '슈퍼컴퓨터'
PC의 남아도는 처리능력 온라인으로 연결… 한정된 과학연구에 안성맞춤
美 캘리포니아주 러호이어 소재 스크립스 하워드 연구소의 분자생물학자 아서 올슨에게 슈퍼컴퓨터 구입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올슨은 지난해 9월 이래 세계 전역에 흩어진 2만6000대의 컴퓨터를 무료로 이용,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더 매진할 수 있었다.
올슨이 에이즈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것은 샌디에이고 소재 신생업체 엔트로피아 (Entropia.com)가 제공하는 이른바 '분산 컴퓨팅 서비스' 덕이었다. 분산 컴퓨팅 서비스란 독자적으로 작동하는 컴퓨터들을 통신망으로 한 데 연결·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올슨은 엔트로피아의 소프트웨어 '파이트에이즈앳홈'(FightAIDS@Home)이 깔린 개별 컴퓨터들을 인터넷으로 연결, 느려터진 처리속도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에이즈 바이러스 변종과 수백만 종의 의약성분을 매체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연구에 가속도가 붙었다. 에이즈 신약 개발에 서광이 비치게 된 것이다. 올슨은 에이즈 전쟁에 필요한 또 다른 무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파이트에이즈앳홈은 2년 전 우주 연구용으로 출범한 한 프로젝트를 모방한 것이다. 캘리포니아大 버클리 캠퍼스의 한 교수가 고안한 세티앳홈(SETI@home)이 바로 그것. 세티앳홈으로 연결된 컴퓨터는 300만 대가 넘었다. 파이트에이즈앳홈과 세티앳홈은 컴퓨터 이용자들이 컴퓨터 처리능력 가운데 5% 정도만 사용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컴퓨터에서 미처 활용되지 못하는 처리능력을 한 데 끌어 모을 경우 몇몇 생물학 연구에 안성맞춤이다. 학자들이 엄청난 양의 유전자·분자 데이터를 다루면서 직면하게 된 가장 큰 문제는 결정적 자료를 어떻게 하면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걸러낼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세계적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 영국의 옥스퍼드大, 美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분산 컴퓨팅 서비스 업체 유나이티드 디바이시스 (UD.com)는 지난 4월 암연구 공동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암 유발 단백질을 무력화할 수 있는 의약성분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프로젝트 출범 이래 지금까지 분산 컴퓨팅 프로그램을 다운받은 사람은 60만이 훨씬 넘는다. 프로젝트는 과연 어떤 약이 효과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각종 의약성분과 단백질을 서로 꿰맞춰보는 30억 단계의 조합과정이다.
유나이티드 디바이시스의 CEO 에드 허바드는 제약업계로 하여금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라며 분산 컴퓨팅을 활용할 경우 수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슈퍼컴퓨터 기능에 여러 차례 접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엔트로피아와 유나이티드 디바이시스는 기업고객 직원들 컴퓨터의 남아도는 처리능력으로 그와 유사한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분산 컴퓨팅에 적합한 것은 독립된 과학연구다. 단백질 구조 구명 같은 작업에는 각종 데이터가 한 컴퓨터로 집중되는 슈퍼컴퓨팅 기능이 필요하다. 그러나 세계 전역의 데스크톱 컴퓨터를 한 데 연결할 경우 목표가 한정된 프로젝트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http://www.thestandard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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