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기술동향

인간게놈프로젝트

  • 등록일1999-11-11
  • 조회수18994
  • 분류기술동향

출처 : 다음블로그

 

인간게놈프로젝트


 

 

 

게놈 프로젝트

1953년 왓슨과 크릭이 생명현상의 정보를 담고 있는 세포내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이중나 선 구조를 규명해 낸 지 반세기, 복잡하게 엉킨 '생명의 실타래'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아 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등 네가지로 구성된 30억쌍 인체 염기서열의 암호를 풀기 위한 야심찬 인간게놈프로젝트가 2005년을 목표로 1990년 국제적 공조로 출범한지 8년째, 하루가 다르게 연구가 진척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와 에너지부의 주도로 3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무모한 계획이라는 비난을 사던 프로젝트에 민간부문이 뛰어들면서, 이제 게놈프로젝트는 생명공학산업의 노다지를 노린 숨가쁜 경주로 발전했다.

독자적 연구를 해오던 게놈연구소 (TIGR) 소장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지난 5월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퍼킨 엘머와 손잡고 2억 5 천 달러의 예산으로 3년 안에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해독해내겠다고 공언하며 셀레라 지노믹스 를 출범시켰다.

이어 8월에는 캘리포니아의 인사이트 제약사가 2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앞으로 1∼2년 안에 인체유전자 코드를 해독해 제약업체들에게 게놈정보제공 사업을 펼치겠다고 발표 했다. 게놈프로젝트 진행으로 최대 10만개로 추정되는 인체 유전자들의 구조가 조금씩 밝혀지 고 있고 유전정보에 바탕한 생명공학이 가져올 엄청난 수익에 거대 벤처자본들이 몰려드는 것 이다.

게놈프로젝트는 과연 인류에게 무엇을 선사할 것인가. 지난 9월 14일 미국 인간 게놈프로젝트의 두 책임자인 국립 인간게놈연구소(NHGRI) 소장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와 에너지부 게놈프로그램 대표 아리 패트리노스 박사는 게놈프로젝트를 2년 앞당긴 2003년에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콜린스 박사는 민간부문의 잇단 조기완료 선언에 대한 '대응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새로운 5개년계획 공표는 게놈경쟁에서 정부부문이 뒤질 수 없다는 신호로 읽혔다. '유전자들의 절반 가량이 집중적으로 위치한 게놈의 3분의 1에 대한 완 벽한 서열분석과 나머지 부분의 90%에 대한 개략적 초벌분석은 2001년이면 완료될 것'이라고 콜린스 박사는 덧붙였다. 게놈프로젝트는 30억쌍 인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그것을 지도로 만드는 일이다. 이 유전자지 도가 완성되면 이제껏 우리가 신비하게만 여겨왔던 각종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단계별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왜, 어떻게 질병이 생겨나고 자라나 노화와 사망을 가져오는가를 이해하게 된다. 이제껏 베일에 가려 있던 '신의 영역'인 생명의 설계도를 인간의 손에 넣는 셈이다. 단백 질 합성과 세포복제를 명령하는 DNA 안의 23개 인간염색체의 염기서열 지도를 들여다보면 어 느 부분이 손톱을 만들고 심장과 머리카락을 만드는 곳인지, 피부나 눈동자의 색을 결정하는 곳인지 알 수 있게 된다.

DNA에 어떠한 변이가 생겨나 세포가 제구실을 못하고 결국 질병과 노화를 일으키게 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다. 콜린스 박사는 '새로운 유전자검사법의 개발에 따라 20∼30년 안에 개인이 어떤 유전적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알아내 적합한 서 열의 유전자를 교체 투입하는 방법으로 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희망은 (서유럽계 백인의 치명적 유전병으로 여겨졌던) 낭포성 섬유증의 치료에서처럼 이미 현실화 하기 시작했다. 유전학은 지금 막 황금광시대를 지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인간게놈의 약 6%, 1억 7500만쌍의 서열 분석이 진행된 지금 6000여개의 질병유전자가 발견되었고 그 중 500 개는 지도작성이 끝나 450개 질병에 대해서는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다. 유전이 주 원인인 결장 암, 유방암, 헌팅턴 병등은 이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낭포성 섬유증에 대해서는 최근 미 국립보건연구소가 산전검사로 추천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론 이처럼 유전자검사를 통해 더 많은 질병에 대해 요긴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유전자 검사로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들을 피해가는 것이 가능해지고 개개인 유전자 특성에 따른 맞춤 의약품 시대가 열린다. 최근 외신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의학적 성과들을 전한다.

생체면역체계의 스위치 구실을 하는 유전자(영국 카이로사이언스), X염색체 상의 전립선암 유전자(미 NHGRI와 존스홉킨 스대), 비만·고혈압 유전자(독 에센대학), 파킨슨병 유전자(미 NIH), 세포 자살스위치 유전자 (독 막스플랑크 연구소), 인슐린의존형 당뇨병 유전자(미 워싱턴대) 등이 지난 한달여 동안 발견된 유전자들의 일부 목록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연구진은 건강한 유전자를 지닌 DNA를 인체 세포에 투입해 정상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잇단 발견으로 관련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과 약품개발에 새 빛이 던져지고 있다. 빌 게이 츠와 빌 클린턴이 '21세기의 과학은 생명공학'이라고 전망한 것처럼,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생물 학혁명이 예고돼 있다. 인간게놈계획은 생명공학의 고속도로, 생명의 청사진을 만드는 일에 비유된다. 생명의 선악과 를 손에 넣게 될 인간은 과연 무궁히 진보할 것인가, 피할 수 없는 생물학적 진보는 어떤 색일 까, 잿빛일까, 장밋빛일까.

※ 한국의 경우는 96년 생명공학연구소 내 게놈사업단이 출범함으로써, 21세기 생명산업 경쟁 에 뒤늦게 명함을 내밀었다.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 본격 서열 분석에 참여하지 못하고 한국인 에게 흔한 간암·위암 등 종양관련 유전자군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10억원의 연 구비는 미국예산의 0.2%에 불과한 실정이다. 곧 닥칠 생명공학의 신세기를 거의 빈손으로 기다 리고 있는 형국이다.


포스트 게놈 프로젝트

게놈 프로젝트의 조기완성을 기대하고 있는 지금, 한쪽에선 포스트 게놈 프로젝트 논의가 달 아오르고 있다. 게놈처럼 대규모 국제적 공조가 될지는 미지수이나 각 연구주체들은 벌써부터 게놈 계획 이후를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내는 일이 맨 앞에 온다. 이 연구는 질병 치료와 의약품 개발로 직결되 기 때문에 민간부문의 투자·연구가 정부부문을 압도할 것이다. 단백질의 3차원의 구조를 밝혀내 세포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프로테 움프로젝트 역시 주요한 영역이다.

인간을 넘어 다른 생명체로 유전자분석을 확대해 나가는 작업도 한창이다. 효모 등 16개 생 명체의 게놈 분석이 이미 끝났고 70여종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생명 체의 설계도를 손에 넣는 것이 목표다. 미생물로부터 인간에 이르는 다양한 생물의 유전자 구 조를 이해하게 됨에 따라 발생생물학의 연구가 급진전하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어떤 과정 을 거쳐 어디로부터 진화했는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 중 가장 복잡한 뇌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 역시 한 축을 이룬다. NIH 는 이미 브레인매핑프로젝트를 올해 시작했다.

뇌에서 발견되는 유전자를 모두 규명해 그 발현 향상을 분석해내는 일이다. 미 국립 정신건강연구소 신경기능프로그램 유전학적 기초연구 책임 자 진혜민 박사는 뇌 형성과정 등에 대한 연구로 치매·노화·약물로 인한 뇌손상 때의 유전 자 변이 탐구에 주력하고 있다.며 3차원적인 유전자 위치 확인에 이어 시간경과에 따라 어떤 변이가 일어나는지를 추적하는 4차원적 지도 작성이 최종목표라고 밝혔다. 포스트게놈프로젝트는 게놈 계획의 연구성과 이용을 토대로 한다.

게놈정보를 효율적으로 관 리·이용하기 위한 생물정보학(바이오인포매틱스)이 각광받는 학문으로 떠올랐다. 최근 국내외 에서 가장 수익높은 벤처업종으로 간주되는 DNA칩 개발이 생물정보학의 각광받는 한 분야로, 실험실의 게놈연구를 상업화하고 다른 분야로의 활용을 가능케 해주는 주요 도구가 될 전망이다.


유전자 조작 통한 인간 개량의 '빛과 그늘'

한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분만실에서는 아이의 발바닥에서 채취한 한방울 혈액의 DNA 분 석을 거쳐 그 자리에서 그의 미래를 예언한다. 분만의는 부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아이가 앞으 로 걸릴 질병과 장애, 성격적 특이사항 등을 백분율로 환산해 알려준다. 최종적으로 예상수명을 몇살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지난 5월 국내에서도 상영됐던 영화 <가 타카>의 도입장면이다.

A, G, C, T 네가지로 이루어진 유전자가 한 개인의 모든 것을 결정하 는 '멋진 신세계'에 대한 우려를 다룬 영화다.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이 수년 앞으로 닥친 지 금, 현실은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가. 낭포성 섬유증, 헌팅턴병, 혈우병 등 단일한 유전자 결함으로 유발되는 질병이 먼저 퇴치될 것이고,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환경적 영향이 유전적 요소와 결함된 복잡한 질병 역시 미 래에는 그다지 두려운 질병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태어나면서부터 유전자검사를 통해 개인이 지는 질병 유전자를 알아내, 유전자조작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들은 치료하고, 치 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질병 유소견에 대해서는 식이, 운동, 생활습관 조절과 같은 간접적 방법 을 통해 예방노력을 기울여나가는 방향이 될 것이다. 인간복제만큼이나 뜨거운 논란을 품고 있는 문제는 배(胚)단계의 유전자 치료이다.

유전형질 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한 개체에만 작용하는 체세포 유전자 치료와는 대대로 유전되는 생식 세포, 배 단계에 대한 유전자조작은 우생학으로 직결된다. 지금 양수검사 등 산전검사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유전적 질병은 수백가지, 외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태아에 이상이나 기형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 대부분 인공유산을 한다. 더 큰 불행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지만 그 자체로 큰 불행이다. 만약 태아로 자라나기 이전에 수 정란에서 분열한 지 얼마 안되는 배단계에서 산전검사가 가능해진다면 어떨까. 이때 유전적 질 병이 발견됐다 하더라도 낙태 아닌 유전자치료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태아와 임신 부 모두 행복한 선택일 수 있다.

체세포에 대한 유전자치료와 달리 배단계 치료는 한번으로 완 벽한 치료가 가능하다. 배단계 치료를 받아 혈통 내 있었을 다운증후군, 혈우병, 고혈압 등 '바람직하지 않은' 유전자 들이 제거될 수 있다. 큰 논란에도 불구하고 배단계의 유전자치료는 부모의 유전적 결함으로 기형 또는 치명적 질병을 안고 태어날 아이를 대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생명윤리학자와 시민단체들의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아무리 크다 해도 이들 부모의 절박한 요구를 넘어설 수 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운증후군의 치료를 위해 배단계 유전자 치료를 결정한 부모, 만약 이 부모 양쪽이 소인증에 걸려, 태어날 아이 역시 키가 140cm 이상 자라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면 자녀의 키를 결정하는 유전자 역시 '치료'를 부탁할 수 있다. 애초 치명적 질병들을 대상으로 도입될 유전자 치료는 '치명적이 않은 인간특성'의 선호, 개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고 다양한 서비스가 '합리적 가격'에 제공될 것이다. 유전자 치료를 감당할 만한 재력이 있는 부모라면 '좀더 건강하고 지능높 고 체격좋고 다정한 성격의 잘생긴 자녀'를 낳고 싶지 않을까. 이러한 '치료'의 만연으로 평균키 가 185cm인 사회에선 160cm의 키는 지금처럼 '정상'일까. 결국 경제력에 따라 인류가 유전적 조작을 통해 '우월할 계급'과 '그렇지 않은 계급'으로 나뉠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프린스턴 대학의 리 실버는 <리메이킹 에덴>에서 인류는 결국 생식할 수 없는 두 종으로 나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만약 한 전체주의 국가에서 유전학을 우생학에 이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복지와 건강에 이용한다는 명분 아래 전국민 DNA 등록을 강압적으로 실시한다. 머리카락, 체모 하나 남겨 진 범죄는 모두즉시 해결된다.

범죄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활동이 감시당하고, 신분노출이 두려 워 개인은 극도로 위축되는 사회가 된다. 유전자 기능과 역할에 정통한 게놈연구진, 매수당한 다국적 제약업체가 독재자와 손잡고 마침내 우생학을 실시한다. 민족의 순수 혈통을 복원하고 혈통을 복원하고 건강한 후세를 낳는다는 명분 아래 '열등한 유전자'를 도태시킨다.

유전병과 성인병을 일으키는 인자를 도태시킴은 물론 정신병자, 동성애자, 저능인, 범죄자, 공격성향 성격자 등에서 나타나는 유전적 특징을 제거한다. 질병 해결에 던질 빛을 능가할 지도 모를 게놈프로젝트의 그늘이다. 생물학의 아폴로 발사계 획으로 일컬어지는 게놈프로젝트는 출발부터 그 윤리적 파장을 예견해 총 예산의 약 5%를 윤 리, 법, 사회적 함축(ELSI:엘시) 프로그램에 투입하고 있다. 과학연구 사상 최초로 그 윤리사회 적 파장을 출발과 동시에 우려한 배려였다.

엘시의 과제는 게놈프로젝트의 진행으로 예견되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논의와 교육 등이 다. 보험사가 가입 때 유전자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 취업 때 유전자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 유 전자 정보가 본인의 도의 없이 유출되는 경우, DNA 정보은행의 유지. 이용 등과 관련된 문제 를 논의하고 의료진과 법조인등을 상대로 한 교육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엘시의 논의가 유전 자 조작이 가져올 재앙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까.

관련정보

자료 추천하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메일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