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연구성과
심해의 청소부‘사르202’세균, 실험실 배양 성공
- 등록일2023-09-18
- 조회수1285
- 분류 생명 > 생물공학, 화이트바이오 > 바이오화학・에너지기술
-
성과명
심해의 청소부‘사르202’세균, 실험실 배양 성공
-
저널명
Nature Communications
-
연구자명
조장천,강일남,임연정
-
연구기관
인하대학교
-
사업명
중견연구자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
-
지원기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
보도자료발간일
2023-09-05
- 원문링크
-
키워드
#심해 #사르202 #세균
- 첨부파일
핵심내용
심해의 청소부‘사르202’세균, 실험실 배양 성공
- 1990년대 존재 예측된 버뮤다의 미스터리 세균, 실체 규명
□ 1990년대 버뮤다 해역에서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존재가 밝혀졌지만, 실체 규명이 요원했던 미스터리 미생물인 사르202 세균을 국내 연구진이 배양에 성공하여 해양 미생물 연구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 메타게놈(metagenome): 생물을 배양하지 않고 환경에서 직접 추출한 핵산에 존재하는 모든 유전체를 일컫는다.
□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조장천 교수(인하대학교) 연구팀이 심해 미생물 군집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사르202 세균의 실험실배양과 게놈 해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 해수 1 ml에는 약 백만 개의 미생물이 서식하며 탄소와 에너지의 순환을 매개함으로써 지구 기후를 조절한다. 1990년대부터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해양 미생물의 다양성이 밝혀졌으나, 대다수 미생물은 실험실에서 배양이 되지 않아 실체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 연구팀은 서해 바닷물을 채취해 미생물을 키울 수 있는 배지를 만들고, 미생물 세포를 주입한 후 한 달 동안 빛을 주지 않고 배양하였다.
○ 그 결과 서해 시료에서 24개의 사르202 균주를 획득하고, 유전체 분석을 통해 전체 게놈 서열을 확보하였다.
□ 연구팀은 사르202 세균이 실험실에서 약 3일에 한 번 분열하여 매우 느리게 자라고, 빛에 노출되면 생장을 멈추고 죽는 것을 확인하였다.
○ 또한 사르202 세균은 일반적인 세균의 운동기구인 편모대신 고균(고세균, Archaea)의 특징인 아케엘라 운동기구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고균으로부터 많은 유전자를 획득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 더불어 사르202 세균은 게놈에 다양한 유기물 분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푸코스, 람노스, 푸코네이트 등 다양한 유기물을 이용하여 실험실에서 생장하였다.
○ 이로부터 사르202 세균은 게놈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물질분해 유전자를 활용하여 심해 유기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수행하리라 예상된다.
□ 연구팀은 배양된 사르202 세균을‘빛을 싫어하는 해양세균’이라는 뜻의 ‘루시푸기모나스 마리나’로 명명하였다. 또한 사르202 세균은 생물분류체계에서 새로운 목에 해당하여 ‘루시푸기모나달레스’라는 목이 새롭게 탄생하였다.
□ 조장천 교수는“전 세계 미생물학자들이 오랜 시간 실체를 확인하고자 했던 사르202 세균을 국내 바다에서 배양하여 해양 미생물 연구의 돌파구를 마련하였다”라며, “후속연구를 통해 사르202 세균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기물 분해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22일 게재되었다.
상세내용
주요내용 설명
논문명 | Cultivation of marine bacteria of the SAR202 clade |
저널명 | Nature Communications |
키워드 | 사르202(SAR202), 해양 세균(marine bacteria), 난배양성(uncultured), 유기물 분해(organic matter degradation), 심해(deep sea) |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3-40726-8 |
저 자 | 조장천 교수(교신저자/인하대학교), 임연정 박사(제1저자/인하대학교), 강일남 교수(공동교신저자/인하대학교), 서지희 박사(공동저자/인하대학교), 스티브 지오바노니 교수 (Stephen Giovannoni/공동저자/오리건 주립대학) |
1. 연구의 필요성
○ 해수 1 ml에는 약 백만 개의 미생물이 서식하며 탄소와 에너지의 순환을 통해 지구의 기후를 조절한다. 1990년대부터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해양 미생물의 막대한 다양성이 밝혀졌으나, 대다수 미생물은 실험실에서 배양이 되지 않아 실체 파악이 힘들다.
* 메타게놈 (metagenome):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의 게놈. 생물을 배양하지 않고 환경에서 직접 추출한 핵산에 존재하는 모든 유전체를 일컫는다.
○ 심해 미생물 군집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사르202* 세균은 1993년 스티브 지오바노니 박사에 의해 버뮤다 해역의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처음 예측되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이 세균을 실험실에서 배양한 과학자는 아무도 없어 후속 연구가 지체되었다.
* 사르202(SAR202): 사르가소 해(Sargasso Sea)의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존재가 예측된 세균 중 202번째 클론으로서 심해에서 전체 미생물의 최대 30%까지 차지하는 세균그룹.
○ 학자들은 사르202 세균이 다양한 유기물 분해 유전자를 가져 다른 세균이 분해하지 못해 심해로 운송된 유기화학물질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 세균이 약 20억년 전에 유기물을 부분 산화할 수 있는 유전자의 획득을 통해 지구의 산소대폭발과정(Great Oxydation Event)을 매개하였을 것이라는 가설이 제안되었다.
○ 사르202 세균은 미생물학자들이 가장 배양하고 싶은 세균 중 하나인데, 해양에서 이 세균이 우점하며 서식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실험실에서 배양하며 관찰하는 것이다.
2. 연구내용
○ 연구팀은 2017년 서해 가로림만에서 바닷물을 채취하여 배지로 만들고 몇 개의 세포를 주입한 후에 한 달 동안 빛을 주지 않고 배양했다. 통상적으로 세균을 배양할 때 쓰는 배지 대신 바닷물을 사용하고, 세균의 집락을 확인하는 대신 바닷물 배지에서 자란 세균수를 측정한 것이 적중했다. 이 서해 시료에서 세계 최초로 24개의 사르202 균주를 획득하였으며 더 나아가 전체 게놈(유전체) 서열을 확보하여 다음과 같은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었다.
○ 사르202 세균은 약 3일에 한번 분열하는(참고로 대장균은 20분에 한번 분열) 매우 느리게 자라는 세균이며 빛에 노출되면 생장을 멈추고 죽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이 사르202 세균이 오랫동안 배양이 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한다.
○ 사르202 세균은 대다수 세균이 갖는 펩티도글리칸(peptidoglycan) 세포벽 대신 고세균이 갖는 S층의 세포벽을 보유하며, 세균이 갖는 운동기구인 편모 대신 고균(고세균, Archaea)이 갖는 아케엘라(archaella) 합성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최초로 드러나 약 20억 년 전에 고균으로부터 많은 유전자를 획득했을 것으로 새롭게 추정되었다.
○ 유전체 분석 결과, 이 세균은 80개의 에놀레이즈 슈퍼패밀리(enolase superfamily) 유전자 등 다양한 유기물 분해 효소집단을 가지고 있어서 푸코스(fucose), 람노스(rhamnose), 람노네이트(rhamnonate) 등 다양한 유기화학물질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실제로 이 유기물을 배지에 첨가했더니 35일 동안 자란 최대 세균수가 약 100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이 연구결과는 사르202 세균이 다양한 물질분해 유전자를 활용하여 심해로 운송되는 다양한 유기물질을 분해한다는 가설을 검증해 준다.
○ 이 세균은 지금까지 알려진 세균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지녀서, 빛을 싫어하는 해양세균이라는 라틴어 어원에 기초하여 ‘루시푸기모나스 마리나’ 종으로 제안되었다. 특히 독특한 특징으로 인해 신속, 신과, 신목으로 분류되었고, 추후 학자들의 합의에 따라 새로운 강(綱, class)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초목(超目,superorder)으로 제시되어 세균 분류학적으로도 중요한 발견이라 할 수 있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전 세계 미생물학자들이 30여년 동안 배양하고자 노력했지만 실패했던 사르202 세균을 서해에서 최초로 배양하여 유전자 분석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세포생리학적 특성을 규명한 것이 가장 큰 연구 성과이다.
○ 이번 연구는 환경에 존재하지만 아직 배양에 성공하지 못한 다양한 세균을 발견한 성공사례의 하나이다. 특히 유전자 분석에 기초하여 세균생장을 촉진하는 인자를 발굴한 이 연구는 사르202 세균 이외에도 다양한 미생물을 배양하는 원천연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 연구는 프리프린트 서버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지난 3월 최초 게재되었으며,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주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의 편집자로부터 투고 요청을 받아 투고되었으며 동료평가를 거쳐 8월 22일에 게재되었다고 조장천 교수는 밝혔다.
그림 설명
(그림1) 사르202 세균의 생장곡선과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왼쪽) 사르202 세균을 어둠 조건에서 21일 동안 배양 후 강도가 다른 빛에 노출하면 빛의 세기에 비례하여 생장이 저해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약 3일에 한번 분열하는 매우 느린 생장속도를 보이며, 완전한 생장에는 50일 이상이 필요하다.
(오른쪽) 주사전자현미경 관찰 결과, 사르202 세균은 1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아주 작은 크기이며 구형, 혹은 가운데가 파인 도넛 형태를 갖는다.
출처 : 인하대학교 생명과학과 조장천 교수 제공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환경에 존재하지만 배양이 되지 않는 해양세균에 대한 연구는 지난 40년간 계속되어 왔습니다. 환경 존재 세균의 1%만 배양 가능하다는 사실로부터 99%의 난배양성 세균들의 잠재력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제가 속한 조장천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동해의 바닷물을 사용하여 난배양성 세균을 배양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 수행해 왔으나, 2018년에 최초로 서해 가로림만의 바닷물을 사용하여 실험하게 되었습니다. 가로림만 연안의 해수는 10월 무렵에 고세균의 번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심과 조류의 작용, 염도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물리적 지표가 동해와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다른 세균 군집이 분포할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처음 가로림만 연안의 해수를 사용한 배양 실험에서 사르202 세균이 배양되었으며, 안정적인 계대 배양이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인 사르202 세균에 관한 연구가 가능해졌습니다. |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사르202 세균은 1993년 스티브 지오바노니 교수님이 버뮤다 해역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30년간 배양이 되지 않았던 세균입니다. 환경에 많은 세균이 배양이 되지 않았지만, 특히 사르202 세균은 메타게놈에서 많이 발견되고, 독특한 유전자 특성이 예측되어 세계의 해양 미생물학자들이 배양에 성공하기를 원하는 세균집단입니다. 가로림만 연안의 해수를 사용한 배양 실험에서 사르202 세균의 배양을 확인한 후, 특히 어둠 조건에서만 배양이 됐던 점에 주목했습니다. 정말로 어두운 조건에서만 생장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빛 상자를 제작하여 빛의 세기에 비례하는 생장 저해 현상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런 결과에 따라 어둠 조건의 배양을 통해 사르202 세균의 배양체를 확보하였으며, 최초의 순수배양체 기반의 사르202 게놈을 해독하게 되었습니다. 초기 실험은 바닷물을 활용한 배지로 수행하였지만, 실험의 재현성과 정확성을 위해 바닷물 성분을 모방한 인공해수 배지에서 배양하고자 하였습니다. 보통 배양이 까다로운 세균은 인공 배지에서 잘 자라지 못하지만, 사르202는 비록 더 느리게 자라지만 인공 배지에서도 배양이 가능했습니다. 인공 해수 배지에서 보다 안정적인 생장을 확보하기 위해 게놈에서 힌트를 얻고자 하였으며, 80개나 존재하는 에놀레이즈 슈퍼패밀리 유전자에 주목했습니다. 에놀레이즈 관련 효소의 기질로 예측되는 유기화학물질을 배지에 첨가하는 실험을 수행하게 되었고, 실제로 람노네이트와 푸코스 등 유기물이 인공 해수에서의 배양 속도를 크게 촉진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사르202 세균은 약 3일에 한 번씩 분열하는 매우 느리게 자라는 세균이기 때문에 간단한 실험이라도 수행하려면 두 달 이상이 소요되었습니다. 계획한 실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3개월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시간 분배가 중요한 박사 과정 수행 중에는 불안감을 크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사르202 세균은 콜로니를 형성하지 않습니다. 단지 액체배양만 가능했으며, 1 리터의 배양액을 모아야 겨우 눈에 보일 정도의 작은 세포덩어리가 관찰되었습니다. 따라서 상당한 생물량을 필요로 하는 지방산 분석이나, 게놈 시퀀싱, 현미경 촬영을 위해서는 두 달간의 대량 배양을 수행하여야 했습니다. 10 리터의 배양액을 만들었는데 플라스크 바닥에 금이 가 전부 새 버렸던 일, 전체 20 리터의 배양액을 이틀을 꼬박 원심분리하여 세포 덩어리로 모으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이런 어려움을 완화시키고자 사르202 세균의 최적 배양 조건을 확립하기 위해 게놈 특성 기반의 다양한 기질 실험을 시도하였으며, 실제 푸코스와 람노네이트 첨가 시 35일 동안 자란 최대세균수가 약 100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세포가 최대 생장기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여전히 사르202 세균의 생장을 촉진하거나 최대 세포생장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유기물질을 대상으로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에 메타게놈으로만 존재가 예측된 사르202 세균의 순수배양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사르202 세균의 연구는 배양체가 없어서 유전자 서열을 기반으로 수행됐는데, 알려진 게놈 역시 유전자의 단편을 모아 조립하거나 하나의 세포를 증폭시켜서 조립한 불완전한 게놈이었습니다. 특히 세균의 모양에 대한 정보는 둥근 모양일 것이라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을 정도로 연구는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본 연구팀의 사르202 세균의 배양을 통해 사르202 세균의 세포학적 특징과 유전자적 특징을 실제 실험실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그동안의 게놈 연구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사르202 세균은 기존의 세균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아케엘라 운동기구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펩티도글리칸 세포벽 합성 유전자가 없어 고세균의 S-층 외막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 배양된 세균에서 발견된 이러한 고세균과 유사한 특징들이 본 연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세균와 고세균 사이의 진화적 관계의 이해를 도울 것으로 기대합니다. |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본 연구를 통해 사르202 세균이 고세균이 갖는 아케엘라 운동기구 합성 유전자를 갖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주사전자현미경,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서는 아케엘라 구조뿐 아니라 독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르202 세균의 독특한 세포막 구조의 관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사르202 세균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펩티도글리칸 세포벽 합성 유전자가 없으며, 따라서 고세균이 갖는 S-층 외막 구조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알려진 S-층 구성 단백질과 유사성을 보이는 단백질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구조생물학에 특화된 저온전자현미경을 사용하여 사르202 세균의 자세한 외막 구조를 관찰, 더 나아가 아케엘라를 발견하게 된다면 최초의 고세균의 운동기구를 갖는 세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