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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초소형유전자가위, In vivo 유전자치료의 새 지평을 열다

  • 등록일2022-12-15
  • 조회수3218
  • 분류기술동향
  • 자료발간일
    2022-12-15
  • 출처
    한국경제
  • 원문링크
  • 키워드
    #초소형유전자가위#유전자치료
  • 첨부파일

 

 

[바이오리포트] 초소형유전자가위, In vivo 유전자치료의 새 지평을 열다



김용삼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교정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는 유전물질을 통해 생명현상을 조절하고 다음 세대로 전달하여 종족의 유지와 번식을 이어간다. 심지어 생물인지 무생물인지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한 바이러스도 자체 유전물질을 통해 자신의 종족을 유지해나간다. 유전물질은 크게 DNA와 RNA로 구성된다. 미생물 및 모든 고등 동식물은 DNA를 유전물질로 갖고 있고, 일부의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물질로 활용한다. 유전물질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두 가지 서로 상반된 특성을 갖는다. 복제과정에서 서열이 변화하지 않도록 조절한다는 점과, 그렇다고 100% 완전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닌, 일부 변이를 허용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양면성으로 인해 종족은 유지되면서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개체적 다양성을 통해 특정의 불리한 환경에서 모든 개체가 멸종될 수 있는 위험성을 분산시키게 된다. 우리는 최근 이러한 유전물질의 변이에 따른 진화와 다양성의 예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목도하였다. 일반적으로 RNA는 DNA보다 변이의 속도가 빠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물질로 사용하는 바이러스로 빠른 시간에 자신의 유전물질을 변화시켰고 초기 우한에서 출원한 바이러스로부터 베타, 감마, 델타 변이를 거치면서 지구상에 정착하는데 성공하였다. 이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풍토병이 되어 인류와 함께 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어진 듯하다. 속도는 느리지만 동물, 식물, 사람까지도 유전자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특성과 다양성을 유지, 진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속성이 -특히 인간에게- 다양한 유전질환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유전자변이의 특성은 무작위성(randomness)으로 특정 유전자를 가리지 않는다. 우연히도 생명현상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에 발생하게 되면 유전질환으로 이어진다. 정리하면 진화, 다양성, 그리고 유전질환은 그 본질이 결국 같은 것이다.


희귀하지 않은 희귀질환: 유전질환


정확한 숫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인간은 약 2만개의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2만여 개의 모든 유전자 변이가 반드시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희귀질환 포털인 Orphanet에는 약 9,400여 종류의 원인 돌연변이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이로 인해 3,700 여개 질환이 발생하는데 인구수로는 전 세계 3억 5천만 명, 국내 48만 명으로 추산된다. 국내 인구를 5천만 명으로 감안하면 100명당 한명 꼴이며, 미국의 통계자료는 거의 10명당 한명의 비율로 희귀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리고 희귀질환의 80% 이상은 그 원인이 유전자 변이이다. 유전질환은 발생하는 곳도 다양하다. 헌팅턴과 같이 뇌에 발생할 수 있고, 스티븐 호킹 박사로 널리 알려진 루게릭처럼 근육에 발생하기도 한다. 눈에 발생하면 시각장애를, 귀에 발생하면 청각장애를 일으킨다. 그리고 간이나 폐와 같은 장기에도 발생하여 심각한 대사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정 장기나 조직에 머무르지 않고 온 몸에 증상을 나타내는 유전질환도 적지 않다. 유전질환의 특성중의 하나는 증상이 매우 중하여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거나 생명의 위협을 가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희귀유전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거의 개발되지 않았는데 이는 유전자변이에 이해 발생된 질환인 만큼 이를 복구하여 치료할 수 있는 방식의 근본적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어 ‘유전자가위기술’의 개발로 인해 이제는 잘못된 유전자의 ‘고쳐쓰기’가 가능한 시대가 왔다. 잘못된 곳만을 정확히 찾아 고칠 수 있다는 속성으로 인해 유전자가위 기술은 21세기 가장 혁명적인 기술의 발전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CRISPR-Cas9 기술의 치료제로서의 제약성


유전자가위 기술은 제1세대 ZFN, 2세대 TALEN, 그리고 3세대 크리스퍼 (CRISPR) 기술로 발전해왔다. 특히 3세대 크리스퍼 기술이 2013년 소개된 이후로 유전자교정 분야의 혁명을 불러 일으켰으며 2020년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엠마뉴엘 샤르팡티에 박사에게 노벨화학상을 안겨주었다. 노벨화학상이 수여된 이유로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대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었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 기술로 간유전질환인 트렌스트레틴 아밀로이드증(ATTR)과 혈액관련 질환인 겸상적혈구빈혈증에 대한 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CRISPR-Cas9 기술을 전신에 퍼져있는 다양한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기술로 활용하기에는 매우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바로 Cas9 유전자의 크기가 크다는 점이다. 유전자가위를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질환이 발생하는 조직의 세포내로 유전자가위를 전달해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때 전달체가 필요한데 DNA나 단백질과 같은 생체분자는 그 자체로 세포내로 잘 투과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전자치료의 전달체는 바이러스 기반의 전달체와 화학물질기반의 전달체로 구분된다. 후자의 경우 최근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에 사용되었던 지질나노입자(LNP)가 대표적이다. 실제 현재 인텔리아가 사용하고 있는 전달체도 LNP이다. 하지만 LNP는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조직이 매우 한정적이다. 백신처럼 근육세포에 전달하거나 정맥주사시 간에 전달되는 것이 전부이다. 즉 그 외의 조직으로는 전달이 아직까지는 불가하다. 따라서 다양한 조직으로의 전달이 필요한데 이를 가능케 하는 전달체가 바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이다. AAV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로 이미 졸겐스마나 럭스터나의 유전자치료에 사용된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전달체이다. 다양한 타입이 존재하며 타입마다 전달하는 조직이 다르다. 가령 AAV9은 간이나 근육의 조직으로 유전물질을 전달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약 20여종의 자연적 AAV가 존재하고 많은 연구기관들이 보다 나은 전달체로서의 AAV를 개발하고 있어 AAV의 효용성은 향후 더 증가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AAV의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전달할 수 있는 유전물질의 길이가 4.7kb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즉 다른 바이러스 전달체들에 비해 전달사이즈의 제한을 크게 받는다. CRISPR-Cas9기술은 Cas9의 크기가 커서 AAV로 전달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점이 현재 임상연구가 간질환이나 ex vivo 형태의 유전자치료에 한정되어 있는 이유이다. 이러한 사이즈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간 외에 다른 기관으로 전달이 가능한 LNP나 엑소좀과 같은 전달체의 개발이 활발하다. 하지만 반대로 AAV라는 우수한 전달체가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기 위해 작은 사이즈의 유전자가위를 개발하려는 전략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AAV와 초소형유전자가위의 결합을 통한 효과적인 유전자치료


크리스퍼 시스템은 미생물과 일부 바이러스가 갖는 일종의 면역시스템이다. 세포내로 들어온 외부 유전물질을 잘라내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려고 고안해낸 초기 원시생물체의 방어시스템이다. 이러한 크리스퍼 시스템은 진화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었으며 그 중의 하나가 Cas9이다. 하지만 고세균이나 초기 미생물체를 조사해보면 작동원리나 방식이 서로 다른 크리스퍼 시스템이 산재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러다보니 다양한 크기의 Cas유전자가 존재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본 연구팀은 그 중 Cas12f라는 크리스퍼 카스 유전자에 주목했다. 유전자의 크기가 Cas9의 1/3밖에 되지 않으면서 Cas9처럼 crRNA와 tracrRNA를 가이드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유전자의 크기가 1.6kb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AAV를 활용한 전달에 안성맞춤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이중나선 DNA를 편집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Cas12f를 지니고 있던 미생물은 파보바이러스처럼 단일가닥의 DNA를 유전물질로 갖는 바이러스에 대항하고자 이 면역시스템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초소형 크리스퍼 시스템을 유전자가위의 도구로 사용하려면 이중나선DNA를 절단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미 Cas12f은 유전자가위로서의 구조적 특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가이드RNA의 미숙한 구조에 있었다. 아마도 가이드RNA가 단일가닥의 절단에 특화된, 이중나선 DNA의 절단관점에서 보면 매우 미숙한 구조를 지니게 되었던 듯하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이드RNA를 유전자가위 도구에 맞도록 ‘리모델링’의 과정을 거친 후 유전자가위의 효율을 조사한 결과 기존의 Cas9 유전자가위와 비교하여 손색이 없을 만큼 효율적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Cas9 유전자가 갖는 또 다른 단점인 오프타겟의 문제도 매우 적은 정확한 유전자가위임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발전시킨 유전자가위를 ‘TaRGET (Tiny nuclease, augment RNA-based Genome Editing Technology)’이라고 명명하였는데 이는 TaRGET기술로 유전질환부위를 정확히 타겟팅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자 함이다. 실제 AAV에 넣어 전달하였을 때, 그 작은 사이즈로 인해 매우 효율적으로 다양한 조직에 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기술한 다양한 유전질환의 치료제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초소형유전자가위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 기술


전통적인 유전자가위는 DNA의 이중나선가닥을 절단함으로써 유전자의 변화를 유도하는 플랫폼이었다면, 최근 이중나선가위는 절단 없이 특정 부위의 유전자만을 바꾸는 단일염기교정기술(base editing)이나 프라임에디팅(prime editing)기술이 개바되면서 유전자가위가 갖는 치료제의 가능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민절단효소(deaminase)나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를 추가적으로 연결시켜야 하므로 추가적인 사이즈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초소형 유전자가위를 이용할 경우 이러한 크기의 문제를 해소하여 AAV 전달을 통한 다양한 유전질환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실제 본 연구팀은 Cas12f1과 비슷한 유전자구조를 갖는 TnpB로 알려진 CWCas12f를 이용해 단일염기교정기술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AAV에 들어갈 만큼 사이즈가 작다. 또한 이중나선DNA를 자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적어 다양한 유전자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여러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를 결합하여 유전자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유전질환 뿐만 아니라 노화나 다양한 퇴행성질환의 치료를 위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초소형유전자가위 기술 및 이를 활용한 다양한 유전자조절 플랫폼 기술을 통해 현재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큰 질병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희망을 줄 수 있는 꿈의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길 기대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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