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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동향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2023년 12월호]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의 최신 동향

  • 등록일2023-12-06
  • 조회수2918
  • 분류기술동향 > 레드바이오 > 의약기술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의 최신 동향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2023년 12월호]

 

◈ 목차

[서론]

[본론]

  1.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중증 진행에 따라 활성화되는 체내 메커니즘

  2.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 전략

  3.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관련 최근 임상 시험 결과

[결론]

 

 

◈본문

[서론]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팬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의 유병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병률이 높은 호흡기 질환인 천식보다 8배나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전세계 사망 원인 3위로 발표했으며 2050년에는 1위에 등재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12.0명으로 사망원인 9위를 차지하였으며 환자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질병에 대한 사회적 손실을 나타내는 지표인 장애보정생존년수(Disability-Adjusted Life Year, DALY)는 2016년 기준 10만 명당 461년으로 전체 질병 중 1.96%에 해당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에 사용되는 경제적 비용도 상당한데,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될수록 의료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하였을 때 경증 환자보다 중증 환자에게 사용되는 직접 의료 비용이 연간 약 6.4배 증가함을 보였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세계 만성 폐쇄성 폐질환 기구(GOLD)는 2023년 중증도 분류 기준, 진료 및 치료 방법에 관한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보고서에는 질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를 폐 기능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방법과 원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임상적 특징을 정리하여 증상에 따라 차별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또한, 질환 악화 중증도를 호흡곤란 지수, 호흡률, CRP (C-reactive protein) 농도 등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중증, 중등증, 중증으로 구분하여 환자를 분류할 수 있게 하였다[4]. 하지만 현재 중증 환자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호흡기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완치제가 승인된 사례는 없다. 본 논단에서는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진행에 관련된 체내 메커니즘과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치료 전략 및 최근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론]


1.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중증 진행에 따라 활성화되는 체내 메커니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중증 진행은 대개 기도 및 전신 염증 악화를 동반하며, 환자 체내에서 염증 관련 마커 발현의 증가를 보인다.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혈중 CRP 농도 증가와 부종으로 인한 기도 폐쇄, 기관지경련 및 가래 생성 증가 등 환자의 증상을 기반으로 진단하고 있다. 또한, Jeffery 교수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조군 및 경증 환자 대비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기관지 내 조직에서 호중구 및 관련 케모카인(Chemokine)의 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염증 악화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또는 공기 오염으로 인한 감염 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체내 산화성 스트레스(Oxidative stress)가 증가한다. 그 결과 oxidant sensitive transcription factor 활성화를 통한 전 염증성 유전자 발현이 촉진되며 더해진 염증으로 인해 질환의 중증도가 향상된다. 중증 환자의 경우 날숨에서 활성화 산소인 슈퍼 옥사이드 음이온과 과산화수소의 농도가 증가함을 보이는데, 특히 Barnes 교수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증으로 진행됨에 따라 환자의 호기 농축 시료(Exhaled breath condensate)에서 산화성 스트레스 마커인 8-isoprostane의 농도가 증가함을 밝혔다. 또한, MacNee 교수 팀의 논문에 따르면 기관지세척액 내에서 항산화제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 GSH)의 농도가 건강한 흡연자에 비해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서 낮게 관찰됐으며, 중증으로 진행됨에 따라 더욱 감소함을 확인하여 환자 검체에서 산화성 스트레스가 증가함을 검증하였다.


산화성 스트레스로 인해 악화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발병 기전 (Signal Transduction Target Theraphy, 2020)

그림 1. 산화성 스트레스로 인해 악화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발병 기전 (Signal Transduction Target Theraphy, 2020)

 

 흡연, 감염 및 다른 요소로 인해 발생한 산화성 스트레스와 염증세포의 축적은 활성 산소 농도 증가를 초래한다. 여러 신호 경로를 통해 활성화된 염증 세포는 조직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분해 효소의 불균형과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통해 질환을 악화시킨다. 만성 염증으로 인해 증가된 EGFR은 배상 세포와 기도 내 점액 생성을 가속화하며, TGF-β1은 호중구와 면역 세포를 유인하여 폐섬유증 및 EMT를 유도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체내 산화성 스트레스 상승은 폐포 대식세포 내에 존재하는 Nrf2 (Nuclear factor erythroid-2-related facter2)의 활성화 감소로 인한 결과이다. Biswal 교수 팀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혈액 검체에서 항산화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 인자인 Nrf2의 기능이 저하된 것을 검증하였다. 또한, Nrf2는 병원체를 인식함으로써 대식세포의 식세포작용을 도와주는 MARCO (Macrophage receptor with collagenous structure)의 전사 인자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서는 기능 저하로 인해 MARCO의 발현이 감소된 것을 확인하였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병원체가 유입되더라도 면역 시스템을 통해 극복 가능하지만, 이미 면역세포의 기능이 손상된 환자의 경우 2차 감염을 돌파하지 못해 염증 수치가 올라가게 되며 특히 손상 정도가 심한 중증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여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2.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 전략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는 기관지확장제(Inhaled bronchodilator)이다. 현재는 타깃 질환 완치를 가능케하는 약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폐 기능 저하 속도 감소 및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가 처방되고 있는데, 기관지 확장 기전에 따라 베타-2 작용제(β-2 adrenoceptor agonist), 항콜린제(Anticholinergics) 또는 메틸잔틴계(Methylxanthines)로 나뉜다. 기관지확장제는 약물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가 흡입하는 방식으로 타깃 장기에 전달하며, 목적에 따라 속효성(Short-acting) 또는 지속성(Long-acting)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위의 치료 전략은 합병증으로 인한 상태 악화 방지와 기침 및 호흡곤란 등의 현재 증상 완화를 통한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뿐 폐 기능을 되돌리지 못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 또한, 경구제와 달리 약물을 기도와 폐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환자가 흡입기 사용법을 정확하게 숙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3.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관련 최근 임상 시험 결과


 현재 정식 승인을 받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완치제가 전무함에 따라 여러 국내외 제약 회사에서 제1호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도전장을 내민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서 공통으로 관찰되는 호산구 수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하여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인터루킨(Interleukin-5) 또는 인터루킨 수용체에 결합하는 기존의 천식치료제의 임상 시험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두 약물 모두 호중구 수치 및 폐 기능 호전을 보이지 못해 임상 3상에서 좌절을 겪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의 벤랄리주맙(Benralizumab, 상품명: Fasenra)은 기존의 치료와 병행했음에도 중증 진행을 억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GSK 사의 Mepolizumab (상) (NEJM, 2017) 및 아스트라제네카 사의 Benralizumab (하) (NEJM, 2019)의 임상 3상 결과

그림 2. GSK 사의 Mepolizumab (상) (NEJM, 2017) 및 아스트라제네카 사의 Benralizumab (하) (NEJM, 2019)의 임상 3상 결과


 (상): Mepolizumab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을 비교하였을 때 연평균 악화율은 각각 1.40과 1.71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약물 용량을 다르게 하여(100, 300mg) 장기 투여를 하였을 때도 위약군 대비 확연한 악화율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하): Benralizumab의 질환 악화 억제를 검증하기 위한 두 임상 3상 시험(GALATHEA, TERRANOVA)에서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연평균 악화율 감소를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의 사노피(Sanofi)와 미국의 리제네론(Regeneron)이 협업하여 개발한 인터루킨 억제제인 듀피젠트(Dupixent)는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임상시험 명: Boreas)에서 흡연 여부에 관계없이 위약 대비 중증 진행을 30% 억제한 것으로 올해 5월 발표했다. 호흡기 내 염증 및 기능 수치를 반영하는 호기 산화질소(Fractional exhaled nitric oxide, FeNO)의 농도 또한 위약군 대비 38% 감소했으며 질환의 중증 진행 속도 감소를 보였다. 현재 두 회사는 제2형 염증이 관찰된 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임상 3상 시험(임상시험 명: NOTUS)을 시행 중이며 치료제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림 3. Dupixent 작용 기전(좌) 및 임상 3상 결과(우) (N Engl J Med, 2023)


 Dupixent는 제2형 염증에 관여하는 주요 인터루킨인 IL-4와 IL-13의 공통 수용체에 결합하여 염증 악화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dupilumab)이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약물 투여군과 위약군의 연평균 악화율은 각각 0.78과 1.10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결론]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많은 사망자를 낳을 질병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질병의 낮은 사회적 인지도와 가벼운 초기 증상으로 인해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염증과 기도 폐쇄로 인한 호흡 장애가 특징으로 감염 등으로 인해 기관지 염증이 악화될 경우 중증 진행으로 이어진다. 현재 임상에서는 환자의 기도 확장을 위해 흡입용 기관지확장제를 처방하고 있으나 일시적으로 호흡에 도움을 줄 뿐 폐기능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여러 제약회사에서 염증 완화를 목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아 고배를 마셨다. 최근 두 회사의 합작으로 개발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가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병증 악화와 함께 치솟는 경제적 부담과 사망자 수의 지속적인 증가를 고려했을 때 질환과 치료제 개발에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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